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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는 '책은 도끼다' | 고전/문학 2022-12-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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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은 도끼다

박웅현 저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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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카프카의 '변신'중에서)

 

카프카의 변신에 나온 말에서로 책의 제목을 따왔다. 자신의 독서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왜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떻게 책을 읽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책 한 장 한 장을 넘겨가다 보면 지금의 내 책 읽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내 등짝을 죽비로 내리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읽은 책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참 많이 읽었음을 은연중에 자랑하고 싶어했던 내 속마음을 꼭 집어낸다 그리고 다독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날린다. '다독은 중요하지 않아! 책은 지식만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야! 얼어붙은 자신의 감수성을 깨뜨리는 그런 도끼가 되어야 하는 거야!'

 

울림이 약한 독서를 하는 많은  다독가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삶에 울림을 주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강연회 내용을 정리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에서는 저자가 좋아하는 책 약 40여권이 소개된다. 일년동안 저자가 읽는 책의 권수가 이 정도라고 한다. 소개된 책의 저자는 이철수, 최인훈, 이오덕, 김훈, 알랭 드 보통, 고은, 오스카 와일드, 미셸 투르니에, 김화영, 니코스 카잔차키스,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밀란 쿤데라, 톨스토이, 손철주, 오주석, 법정, 프리초프 카프라, 한형조같은 분으로 동서고금의 유명한 저자들이 망라되어 있다.

 

강연의 내용 하나하나를 따라가다보면 책 선정은 물론 정독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의 독서법은 한마디로 지나치기 쉬운 문장들을 꾹꾹 눌려가며 읽는 것이다. 재독, 삼독은 기본이고 문장 하나 하나에 촉을 세워가며 읽어 내려가면서 울림이 오는 부분은 밑줄을 긋는다. 한 권의 책읽기가 끝나면 메모한 것을 따로 옮겨놓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재독, 삼독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을수록 새로운 울림이 오고 따라서 메모한 분량도 점점 늘어간다고 한다.

 

김훈을 왜 좋아하는지, 알랭 드 보통에 왜 빠지는지, 고은의 시가 왜 황홀한지, 실존주의 경향의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에 왜 전율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사람들의 뒷발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겸손해한다. 마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독서법은 저자에 비해 크게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것을 고백하듯이...

 

울림을 주는 책과 함께 하면 우리의 삶이 풍요로와진다. 풍요롭다는 것이 반드시 물질적 충족이나 세속적으로 성공한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같은 것을 접하고도 얼마나 감상할 수 있고 행복을 느끼느냐에 따라 삶의 풍요가 정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울림이 있는 책 읽기야말로 풍요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양적이고 얕은 독서를 주로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직장인으로서 온전히 책읽기에만 전념할 수 없는 입장이라 온전히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독서를 바탕으로 이젠 울림이 있는 독서를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 평가도 해 본다. 앞으로의 독서가 다독보다는 정독을, 지식의 습득보다는 감수성을 깨치는 방향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최근에 <다시, 책은 도끼다>를 출간했다.

 

(출처 http://blog.yes24.com/document/5829498)

 


 

이 책은 출간 당시에 감명깊게 읽은 책이다. 최근에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리뷰는 위에 보인 것처럼 이미 작성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훈의 작품 소개글 중에서 가슴에 남는 구절들을 옮겨 적어 본다.

 

동백꽃은 해안선을 가득 메우고도 군집으로서의 현란한 힘을 이루지 않는다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버린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散華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끓는다.

 

목련은 등불 켜듯이 피어난다. () 목련꽃의 죽음은 느리고도 무겁다. 천천히 진행되는 말기 암 환자처럼, 그 꽃은 죽음이 요구하는 모든 고통을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펄썩, 소리를 내면서 무겁게 떨어진다.

 

얼고 또 녹는 물의 싹들은 겨울 흙의 그 완강함을 흔들고, 풀어진 흙 속에서는 솜사탕 속처럼 빛과 물기와 공기의 미로들이 퍼져나간다. 풀의 싹들이 흙덩이의 무게를 치받고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고, 흙덩이의 무게가 솟아오르는 풀싹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풀싹이 무슨 힘으로 흙덩이를 밀쳐낼 수 있겠는가. 이것은 물리현상이 아니라 생명현상이고, 역학이 아니라 리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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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유쾌하며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류시화의 여행에세이 | 고전/문학 2022-12-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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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저
연금술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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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라인으로 주로 책을 읽는다. 최근 여행 에세이 몇 권 읽었더니 인공지능(AI)이 나를 여행 매니아로 분류했나 보다. 온통 여행서만 가득 추천해 준다. 그 중에 제목으로 이미 읽은 듯하지만 아직 내가 쓴 리뷰는 없는 류시화의 인도 여행서인 <지구별 여행자>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여행서가 현지 체험을 바탕으로 화려한 경관과 특별한 체험을 주로 소개한다. 하지만 류시화의 인도 여행기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을 혼자 여행하면서 만난 인도인들의 삶 속에 배어 있는 지혜과 깨달음을 들려준다. 그 중의 압권은 속세를 떠나 신들과 함께 살고 있는 영적 스승인 사두들의 명언이다.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시인 류시화의 엉뚱하고 기발하고 가볍고 유쾌한 필치 덕분에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여행중에 일어난 황당하고 엉뚱한 사건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면서 대답하기 불편한 엉뚱한 질문을 통해 우리 삶의 목적과 근원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도망간 새를 기다리는 새점 치는 남자, 말끝마다 명언하기를 좋아하는 식당 주인, 다른 사람들로부터 여행자를 독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남자, 시를 좋아하는 강도 두목 들이 등장해 영화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건 주인공들은 대부분 물질적으로 가난하고 외형적으로 지저분하며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인도인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복의 본질은 무엇인지, 오늘 여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만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의 물질적 욕망과 이율배반적 태도 속에 담긴 인생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 삶에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면서 빠르게만 살아가는 있는 우리들에게 타산지석이 되는 소중한 교훈들이다. 

 

인도가 주는 이런 특별함 때문에 삶에 대한 순례를 추구하는 시인은 매번 인도를 찾는다. 인도에 가 있을 때는 꿈에 한국에서의 삶을 맛보고, 한국에 있을 때에는 꿈마다 인도를 찾는다고 한다. 인도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경계를 늦춘 느슨함과 자기 성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류시화 시인 덕분에 우리는 인도를 가보지 않고서도 그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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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시인의 여행 에세이 | 고전/문학 2022-11-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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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끌림

이병률 저
달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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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일상에서의 탈출이라고 한다. 여행이란 익숙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고 떠나는 일이다. 여행지는 마음이 끌리는 곳을 고르면 된다. 그럼 여행을 떠나야 할 때는 언제일까?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것이 레몬인지 오렌지인지 그걸 모르겠을 때

맛이 조금 아쉬운데

소금을 넣어야 할 지 설탕을 넣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어젠 그게 분명히 좋았는데, 오늘은 그게 까닭없이 싫을 때

기껏 잘 다려놓기까지 한 옷을,

빨랫감이라고 생각하고 세탁기에 넣고 빨고 있을 때

이렇게 손을 쓸려야 쓸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오면 떠나야 하는 거다

('햇빛 비추는 길' 중에서)

 

이 책은 기존의 정보전달을 위한 여행서와는 감성을 전달하는 여행서이다. 내용은 에세이지만 형식은 시를 닮았다. 50여개국 200여곳을 다니면서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과 사연을 글로 쓰고, 사진을 찍고, 자신의 느낌을 보탰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담긴 여행지도 다르고 사연도 다르기 때문에 끌리는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좋고 어디에서 끝내도 좋다.

 

시인은 누구와 함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 대부분 혼자만의 외로운 여정이다. 돌아오면 다시 떠남을 준비하는 시인에게 여행은 바로 인생이다. 낯선 곳에서 보낸 수많은 순간 중에서 여행자의 가슴속에 남아 사라지지 않는 순간은 언제일까?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인가 하는 질문과 동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곧 삶의 다른 이름이다. 파리 여행중에 만난 한 청년이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란 대답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에펠 탑도 가고 박물관도 가고 미술관에도 가지만 빛의 세기와 바람의 결에 따라 파리의 모습은 수많은 표정을 짓는다고 이야기한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것 같은 우리의 일상도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젖어본다. 시인처럼 날카로운 감성과 표현 능력은 부족하더라도 세상과 대화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반쯤은 시인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낯선 공간에서 남의 입장이 되어서 막막해지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해 보는 여행이야말로 우리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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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템포를 늦추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숲 속의 북 스테이 | 고전/문학 2022-11-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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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들의 부엌

김지혜 저
팩토리나인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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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만만한 시기가 어디 있었겠냐만은 유독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시간이 힘들고 어려운가 보다. 요즘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담겨져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등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서적이 대세이다. <책들의 부엌>도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소양리 숲 속 책들의 부엌, '북스 키친'이다. 촌캉스, 숲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북스 키친은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꼭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책과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북 카페와 북 스테이를 결합한 장소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몇 년간 앞만 보며 달려왔던 주인공 유진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연 북 카페와 그곳을 찾아온 9명의 손님들과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에서는 시간마져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갈 것만 같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밤하늘 별빛을 바라보며 끝없는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유명세로 제대로 숙면에 빠져보지 못한 연예인, 서른을 눈앞에 둔 대학 시절 절친들, 느닷없이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변호사, 꿈꾸던 일에서 좌절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어머니의 죽음까지 겪은 뒤 마음의 문을 닫은 남자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여기서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휴식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새로운 전환의 순간을 맞게 된다.

 

이들은 맑은 공기, 편안한 휴식, 한 권의 책으로 힐링을 하고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아간다. 이야기 속에 드러나는 사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는 맛도 있고, 책 속에서 추천하는 책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면서 독자들도 이야기의 등장인물처럼 마음이 조금은 더 넓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책이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작은 쉼표를 가져야 할 순간들을 맞이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런 순간을 만들어가야 할 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담긴 일이겠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만의 '책들의 부엌' 하나를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지만 가끔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이런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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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 고전/문학 2022-11-20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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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2

조우성 저
서삼독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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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삶과 태도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 2편은 일과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모두  저자가 25년간 변호사 생활 도중에 만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다운 그런 에피소드를 선정해 소개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법률지식을 소개한다.

 

우리의 삶은 매일 힘겹고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사가 코앞인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주고, 직원교육을 해 주었는데 강의료를 보내지 않기도 하고, 거래상대방인 대기업이 부당한 계약조건을 강요하기도 한다. 세상의 갑질로부터 상처를 받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대로 해보자'고 덤벼들고 싶지만 그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 어떤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2편의 이야기가 들려주는 교훈은 물러날 때와 맞설 때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갈등과 분쟁의 사례를 법에 의존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것보다 감사의 편지를 쓰는 것이 사건해결의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호감을 사는 것이 일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때론 법률적 지식없이 무턱대고 배푼 호의 하나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져주는 것이 우리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라는 것이다. 학창시절에 배운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사람에게 집중하자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사건 내용에만 매달리기보다는 그 문제가 발생한 사람과 관계에 촛점을 두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2편은 가족, 동료, 이웃과의 소소한 다툼부터 비즈니스 협상까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선택의 상황을 분쟁과 후회 없이 해결해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지략을 담고 있다.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결국 산다는 것은 치유의 과정이자 용서의 과정”이라는 점을 배우게 된다.
 

술자리에서 건배사를 하는 경우에 내가 종종 사용하는 구호가 '당신멋져'이다. 당당하고, 신나게, 멋지게, 그리고 가끔은 져주며 살자는 말이다.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인생이 그렇게만 해서 잘 풀리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주변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책인데 무엇보다도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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