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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논어의 가르침 50가지 | 고전/문학 2021-11-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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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오십에 읽는 논어

최종엽 저
유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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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50이면 지천명의 나이다. 쉼 없이 달려 인생의 절반에 다다랐고, 이제 인생 2막을 지나가는 시기이다. 공자의 표현대로라면 자신이 해야 할 천명을 깨달아야 하는 나이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나이 50은 충만함보다는 공허함과 가벼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제대로 된 방향으로 뛰었는지도 의문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정확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오십의 인생들에게 공자의 논어 가르침을 배워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도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새로운 출발을 했는데 논어의 가르침이 헛헛한 마음을 잡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천명과 지천명, 그리고 변화의 의미를 돌아보며 다가오는 미래의 오십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인생 2막의 시작을 앞두고 방황하는 시기인 오십에 공자의 말처럼 내가 가야 할 길을 일관되게 걷는 '일이관지'의 삶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논어의 교훈들이 소개된다.

 

흔들리는 오십을 다잡을 수 있도록 논어에서 이야기하는 교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돌보지 않는다. 어찌해야 할까하는 심사숙고의 힘을 키운다. 힘들어도 시쓰고 노래하는 여유를 부린다. 혼자만의 삶을 함께하는 삶으로 전환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한다. 저자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50가지 논어의 가르침을 정리해 현대인의 입장에서 재해석해 들려준다.

 

이 책에 소개된 논어의 가르침은 아이작 뉴턴의 말처럼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저 멀리까지" 인생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논어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의 모습과 태도를 현대인의 입장에서 재해석해 본다는 올바른 '리더'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꼭 리더가 되지 않더라도 오십이 되기까지 충분한 여유와 미래에 대한 준비없이 살아온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조금은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아가라고 권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논어 이야기 중에는 맨 처음 시작부문인 학이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끊임없이 배우고 주변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주도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여유와 함께 멋진 인생의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 

친구가 먼 곳에서 오니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아니하니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이면 不亦君子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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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나란히 걸어가기에는 너무나 좁은 문 | 고전/문학 2021-11-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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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좁은 문

앙드레 지드 저/김화영 역
열린책들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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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인데 무슨 메시지나 교훈을 주는지 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이다. 소설의 제목인 <좁은 문>이라는 것이 인간의 본성과 욕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을 거부하는 삶으로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구원의 길로 보인다. 이 작품은 이런 기독교적 종교관에 바탕이 두고 쓰여진 작품이라 비기독교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사촌 남매간의 사랑을 다룬 프랑스 문화나 실제 사촌과 결혼했던 앙드레 지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토리 전개는 비교적 단순하다. 사촌간인 제롬과 알리사는 자라면서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문제는 제롬은 지상에서의 행복(넓은 문)을 꿈꾸는 반면, 알리사는 천상의 성스러움에 가닿기(좁은 문)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롬에게 끌리면서 계속해서 그 감정을 억누르는 알리사와, 그녀를 흠모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그녀에게 가기 위해 비슷한 길을 걸으려고 노력하는 제롬과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앙드레 지드는 두 사람의 정신적인 고투와 엇갈림의 과정을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그려 내고 있다.

 

 

제롬을 사랑하지만 의도적으로 그와 멀리 떨어지려고 했던 알리사의 행동과 그 이유가 스토리의 핵심이다. 그녀의 일기속에서 고통스러운 비밀이 알려진다. 알리사는 제롬을 사랑하고 있었으나, 또 한편으로는 완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것인데 그녀는 완전이란 사랑을 물리침으로써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알리사가 찾고 있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행복보다도 제롬의 행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제롬을 자기 자신에게서 떼어놓음으로써 성서에서 말하는 어떤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좁은문’ 쪽으로 제롬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은 바람이었던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라는 누가복음의 구절에서 따온 소설의 제목에서 본능적 삶과 종교적 이상간의 갈등이 느껴진다. 이 세상에 태어나 세속적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최선의 삶인지, 천상의 지복(영생의 삶)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 윤리적, 종교적 측면에서 논란거리일 것이다.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 보면 알리사가 내면적 고행을 통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 끝에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이를 두고 앙드레 지드가 금욕적 종교적 열망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알리사와 달리 결혼 생활의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그녀의 동생 쥘리에트나 인기 작가가 된 친구 아벨처럼 세속의 기쁨을 추구하는 삶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결국 앙드레 지드는 특별한 판단 없이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이러한 가치 판단의 문제는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결국 인간이란 흔들리고 고뇌하면서 결국에는 선택하는 존재일 뿐이다. 어쩌면 앙드레 지드가 말하는 좁은 문이란 사랑의 길이며, 배려의 길이며, 봉사의 길일진대, 둘이서 나란히 걸어가기에는 좁은 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종국에는 개개인이 절대자와 고독하게 만나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손으로 영원을 만지면서, 다른 한손으로 인생을 만지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까? 주변에는 서로 사랑하며 결혼하고 신앙생활에도 도움을 주는 부부들도 많은데 알리사 방식의 신앙생활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좁은 문>은 나로서는 쉽지 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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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와 속죄,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백조와 박쥐 | 고전/문학 2021-11-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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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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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이번에는 33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벌어진 두 개의 살인사건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안 도로변 차 안에서 흉기에 찔린 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국선 변호로 어려운 사람을 돕던 명망있고 정의로운 변호사로서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고 증언한다. 살해 동기가 전혀 짐작되지 않아 단서 하나 못 잡고 수사가 미궁에 빠질 뻔 했지만, 사건은 싱겁게도 초반부에 갑작스럽게 해결된다. 한 남자가 자신이 범인이라며 자백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33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 사건의 진범도 바로 자신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증폭시킨다. 이미 공소시효는 만료되었지만, 당시 체포되었던 용의자가 결백을 증명하고자 유치장에서 자살을 해 사회적 반향이 컸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 두 개의 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을 파헤쳐 나가는 것이 이 작품의 큰 흐름이다.

 

초반에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하는 장면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것이 진실이 아닐 것이라는 암시를 독자들에게 심어 준다. 또한 범인임을 자백한 사람이 평소 온화하고 선량한 사람이었다는 주변사람들의 평판을 통해 이 사건에는 말못할 사연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과연 어떤 반전이 나오고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돕는 사건 구성방식이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경찰은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사건진행의 흐름을 안내하는 정도의 역할을 담당한다. 누구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지도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범인 자백으로 사건을 종료하려는 상황에서 사건의 진실을 캐려는 사람들이 있다. 피해자의 딸과 가해자의 아들이다. 정반대의 입장에 처해 있는 두사람은 가족으로서 알 수 있는 의문점을 가지고 서로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윽고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이 싹트는 부문에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 소설에서 누가 보더라도 악인이라고 평가되는 사람은 악덕상술로 노인들을 등쳐먹다 살해당한 33년전 살인사건의 피해자뿐이다. 작가는 다른 등장인물들은 악인과 선인의 양면성을 동시에 지닐 수 있다는 상황설정에서 사건을 전개시키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백조와 박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생각해 볼 거리이다. 독자들은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누가 착한 백조이며 누가 나쁜 박쥐인지 구별하고 확인하려고 하지만 작가는 이 작품에서 그런 이분법을 허용하지 않는다. 범죄소설에 등장하는 대결구조인 선과 악, 피해자와 가해자, 죄와 벌, 빛과 그림자 등이 어쩌면 확연히 구분되는 별개의 일들이 아니라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가진, 하나가 또 하나를 잉태하는 그런 존재이기도 하다는 측면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측면들이 스토리에 반영되어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어진다. 사건의 피해자가 다른 사건의 가해자이기도 하고, 원죄를 속죄하기 위한 시도가 또 다른 범죄가 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뒤엉키기도 한다. 범죄를 다룬 추리소설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리는 작품 속의 등장인물에게서 우리 인간에 대한 맑고 따뜻한 시선도 담겨 있음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을 히가시노 게이고판의 <죄와 벌>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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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행복의 다양한 얼굴들 | 고전/문학 2021-11-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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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복의 지도

에릭 와이너 저/김승욱 역
어크로스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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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지혜를 탐색하던 저자가 이번엔 <행복의 지도>에서 행복을 향한 탐색의 여행을 떠난다. 삶의 목적의 하나로 우리는 종종 행복의 추구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어떤 곳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할까? 행복을 얻는 법이 있을까? 행복은 측정 가능한가? 도대체 행복이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고 있다.

 

책 제목이 <행복의 지도>이다. 저자는 이 세상에 '행복의 낙원(원제: The Geography of Bliss)'이 있는 것처럼 행복을 찾아 세계여행을 떠난다. 느껴진다.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열대와 한대,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행복의 필수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돈, 즐거움, 영적 깊이, 관심과 배려 등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나라들을 다녀보면서 행복의 진정한 얼굴을 만나보려고 노력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방문한 스위스, 아이슬란드, 부탄, 인도 등 10개국 사람들의 행복찾기가 소개된다. 행복의 다양한 얼굴들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그려진다.

 

에릭 와이너의 첫 번째 방문국은 네델란드이다. 거기에는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는 루트 벤호벤 교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곳에 대한 모든 지식이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서 출발점으로 적절하게 들린다. 행복은 경제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은 부탄의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히말라야 산맥의 부탄에 살고 있다. 여기서는 국민총생산(GDP)이 아닌 국민총행복(GDH)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는 곳이다. 대규모 천연가스 발견이라는 로또에 당첨되어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카타르, 실패가 용인되고 권장되는 아이슬란드, 불행의 시작이 시기심과 비교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주는 몰도바의 사례 등 다양한 국가에서의 삶과 행복과의 관계가 비교된다.

 

1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에릭 와이너가 발견한 행복의 얼굴은 다양하다.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에 의해 행복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된다. 네델란드인에게 행복은 끝없는 관용에서 오며, 스위스인의 행복은 조용한 만족감에서 생기며, 아이슬란드인에게 행복은 실패할 수 있는 기회에서 생긴다는 점을 알려준다. 태국을 여행하면서 행복은ㄴ 행복을 의식하지 않는 삶에서 생기며, 인도에서는 모순적인 삶에 행복이 녹아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영국을 여행하고 나서 행복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어깨에 내려앉는 나비와 같다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행복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주어진 환경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태도와 자세에도 크게 좌우된다는 점도 배운다. 또한 의식적으로 행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다 보면 행복은 스스로 찾아오는 인생의 부산물 같다는 점도 알려준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지구촌 구석구석을 찾아나서는 저자를 뒤따라 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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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함과 따뜻함이 담겨 있는 7편의 이야기 | 고전/문학 2021-10-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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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저/이용숙 역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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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 않는 이 책에는 7편의 기발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찌 보면 한 세상을 다 살아본 나이 든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 사회가 주입하는 규칙에 반기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 알고는 있으나 믿지 못하는 것들을 한 번 확인해 보려는 도전정신, 주위 이웃들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된 소통부재의 현장 모습등이 다양하게 녹아들어 있다. 

 

이제 아무것도 더 할 일이 없는 나이든 남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많은 것들을 알긴 아는데 믿어지지 않는 것도 있다. 그는 지구가 둥근지 확인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또 다른 나이 많은 남자는 변화없는 일상이 지루해 변화를 주기로 마음 먹는다. 책상을 양탄자라고 부르고, 침대를 사진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즉 자기만의 언어체계를 새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주위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고 세상에서 고립되고 만다.

 

수십 년 동안 세상을 등지고 혼자 발명에 전념한 사람이 있다. 천신만고 끝에 발명에 성공했는데 그 물건이 이미 세상에 다 보급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요도크 아저씨 이야기를 끝없이 하다가 마침내 세상 모든 사물을 요도크라고 부르는 할아버지도 등장한다. 열차 시간표를 모두 외우고 다니면서도 자신은 결코 기차를 타지 않는 남자, 아무것도 더 이상 알지 않고 살려고 애쓰다가 결국 중국어까지 배우게 되는 남자도 등장한다. 모두 기발한 착상에 바탕을 둔 이야기들이다. 쉬운 언어로 단순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주인공들이 모두 나이 든 남자들이다. 주변에 가족과 친척들도 모두 떠난 상황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이는 상식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다. 편집증 증세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 결과 세상에서 고립되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주인공들을 세상의 눈으로 비판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있다.

 

이 작품은 1960년대 말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한다. 오늘날 스마트폰 24시간 들여다보며 SMS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메시지를 교환하고 이메일을 보내며 소통하고 있는데 우린 과연 소외의 문제, 소통부재의 문제를 해결했는지 묻고 있는 듣하다. 훌륭한 작품이란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처하고 있는 본질적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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