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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시간 | 기본 카테고리 2019-09-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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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을 믿어요

김윤나 저
카시오페아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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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멈춰섰다. 내 속의 고통보다 훨씬 커다란 걸 가진 사람이 진실을 털어놓는 소리, 지금껏 내 것이 제일 쓴맛일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어리석음, 그녀의 내면 아이가 울음을 꾹꾹 눌러참는 소리가 계속 나를 흔들었다. 

'어머나...'

'어쩌다가...'

이런 안타까움의 말들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저자는 자신의 고통을 털어내기 위해 어린시절을 담담히 적어내려갔다. 이혼으로 엄마가 떠나버린 일,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실패, 자살미수, 새엄마의 고통, 가난과의 싸움, 불안한 심리...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가 넘어질 때마다 삶이 참 버거웠던 그녀는 결국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려놓고, 인정하고, 치유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심리상담가로 사람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토닥여주고 있다. 


그녀를 찾아오는 사람들 또한 비슷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거나, 성장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은 경우, 혹은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를 보듬고 내면을 돌볼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들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그건 마치 실체가 없는 괴물에 맞서 싸우는 치열한 전투 같은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고통의 이유도 모른채 전투에만 몰입하곤 한다. 불쑥 불쑥 우리를 공격해 들어오는 적에 맞서 싸우는 건 지치고, 외롭고, 힘든 일이다.

그럼 과연 고통을 끝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의 상처를 꺼내는 것이다. 저자가 그랬듯이 마음속 어두운 방에서 상처를 하나씩 건져 올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내 보란다. 못 본척하거나 모르는 척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지만, 그럴 경우 실상 우리의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꺼내 대면해 보란다. 물론 기억을 불러오는 일조차 고통이지만, 그래도 대면하고나면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을까?


딱딱한 심리서에서 본 내용은 그리 와 닿지 않더니, 저자의 경험담은 왜이리 내 마음에 팍팍 꽂히는걸까? 불안으로 인해 빚어진 미숙함들이 나와 꼭 닮아있어서일까?

'그래, 내 문제도 그거였구나, 나도 그녀도 불안해서 그랬던거구나, 밖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어 내 속에 묶어두어야겠구나'...깨달음들이 무수히 내 속을 통과해갔다. 그리고 그때마다 어린 시절 그녀와 내가 가여워 울컥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책을 다 읽었을때쯤, 나는 기꺼이 손을 뻗어 참 외롭고 불안했을 두 아이를 가만히 토닥여주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아이 어깨가 조금씩 펴질때마다 내 고통도 조금씩 사라져갔다.  


그녀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오래 울었던 당신, 정말 수고했다.'

이 짧은 말이야말로 우리가 내내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그냥 위로해주고, 토닥여주면 그만일 것을, 나는 이유없이 왜 그리 치열하게 살아왔을까?

잊지말고 나에게도 그 말을 건네야겠다.

"힘들었지? 수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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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 기본 카테고리 2019-09-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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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짜 공부

박경숙 저
와이즈베리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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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님의 전작인 <문제는 무기력이다>를 아주 인상깊게 읽어서 선택한 책이다.

<진짜 공부>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공부의 단계, 필수요건, 목적, 동기 등에 관해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특히 공부의 3단계, 즉 암기 위주의 1단계 공부, 자기 주도의 2단계 공부, 융합의 3단계 공부에 관해 정확하게 짚어준다. 


테슬라 모터스 대표인 일론 머스크가 월드 거번먼트 서밋에서 말한 '20 대 80사회'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면 인간의 단 20퍼센트만이 의미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토마스 프레이는 UN 미래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현 일자리 중 20퍼센트만 남고, 80퍼센트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3단계 융합 공부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인상깊은 대목은 단연 '뇌가소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용하면 할 수록 뇌가 발전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에 더해 이 책에서는 '상상만 해도 뇌 구조가 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제로 연습하지 않고 상상만으로 연주한 그룹도 운동피질 영역이 발달한 것으로 드러나, 생각이 두뇌의 물리적인 구조를 바꾼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30년 전 지능검사를 받았던 127명의 군인들을 대상으로, 30년 후에 또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한 심리학자 오언스의 연구도 주목할 만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군인들 대부분의 지능이 30년 전보다 높게 나왔다. 결국 이 연구를 통해 지능이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또한 이후에 진행된 연구에서 '지능이 매우 높았던 사람'들만 다시 검사를 실시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의 지능이 나이에 상관없이 평균 10-15점 향상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최고령자는 첫번째 검사를 받을 당시 57세, 두번째 검사를 받았을 때 70세인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그의 지능이 이전 검사보다 5점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노화와 함께 영원히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을테지만 말이다.


알다시피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 그리 큰 강점이 아니다. 그보다는 전혀 다른 지식들을 연결하고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급속도로 빨라질 예정이라 단기간에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여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몇 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역량, 즉 공부에 특화된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예정이다. 따라서 3단계 융합적인 사고방식과 공부법은 생존을 위한 필수 덕목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들이 등장해서 조금 딱딱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아주 유익한 대목이 많아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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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지침서 | 기본 카테고리 2019-09-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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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독서에 미친 사람들

김의섭 저
바이북스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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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독서를 지극히 개인적이고, 조용한 활동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오랜동안 혼자서 책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내 시야의 한계를 절감하기 시작했다. 보고 싶은 부분만 확대 해석하거나, 구태의연한 시각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문득 '독서모임'을 생각하던 중,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독서에 미친 사람들'이다. 

이 책은 5년동안 생존 독서를 하며 독서모임을 이끌어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저자는 독서모임의 대표주자로 일컬어지는 '양재나비'의 7대 회장이었다. 또한 현재 네오비 독서지향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독서모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조언들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독서모임의 형태는 각자 책을 읽고 와서 감상평을 나누는 정도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결코 '생존 독서'라고 부를 수 없다. 근본적으로 독서를 통해 나를 바꾸고,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감상평을 나누는 것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본깨적' 방식을 독서모임에 적용하라고 조언한다. 

본 것, 깨달은 것, 내 삶에 적용할 것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라는 뜻이다. 책의 내용을 추리고, 새롭게 깨달은 바를 밝히고, 나아가 그 내용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생각하다보면 조금씩 삶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알려준 독서모임 노하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반년회원제를 도입해 회비를 미리 받는다. 그럼 회원들은 해당 기간동안 소속감을 가지기 때문에 출석률도 저절로 높아진다. 

둘째, 독서 모임 시간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우선 한 명씩 본깨적을 발표하는 시간과 조별 대표가 나와서 조별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 원포인트 레슨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해주는 시간 등으로 나눈다. 그리고 이를 할당된 시간 안에 완수하도록 한다.

셋째, 3P 바인더 교육을 통해 매일의 시간을 기록하는 습관도 함께 들인다. 


나도 '독서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엄마들의 수다가 아니라, 생존 독서를 목표로 하는 독서 모임 말이다. 이 책에 제시된 내용으로 틀을 세우면 언젠가 회원들 모두가 독서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도 시야를 넓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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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달이 참 예뻐서 | 기본 카테고리 2019-08-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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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따라 달이 참 예뻐서

에든 저
SISO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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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들, 이를테면 고독, 슬픔, 외로움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고 있다. 일부 글귀는 시처럼 짧막하게 운율을 타고 흘러서 리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상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덕분에 '미식한 고독방'이라는 오픈 채팅방들이 여럿 생겨났다. 이 방에서는 대화 없이 사진만 공유하는 것이 규칙이다. 물론 이 방에 대응해 대화가 허용된 '안 고독한 방'도 개설되었다.

저자는 고독방 이용자들의 심리를 이렇게 말한다. 혼자이고 싶지만, 고립되고 싶지 않은 이중적인 마음! '혼자'가 주는 편안함을 즐기지만, '고립감'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의 말 "고독은 좋지만, 고독이 좋다는 것을 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다"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SNS도 같은 맥락인듯 싶다. '독백' 같지만 결코 '독백'이 될 수 없는, 한 마디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일이니 말이다.  


둘째, '우리가 외로워지는 이유는 어쩌면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슴 깊이 공감하는 문장이다. 외로움과 사랑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 그리고 외로움은 본질적으로 사랑으로 극복되어야 할 감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외로움을 사랑으로 빼곡히 채우기란 불가능하다. 

누군가 위로해 줄 의도로 꺼내는 말, '스스로를 사랑해주세요' 는 처방전이 되기는 커녕, 보기좋게 공기 중으로 흩어져버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스로를 사랑할 힘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스스로를 사랑해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외로움을 온전히 극복할 만큼의 사랑을 타인에게서 다 받을 순 없을테니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마치 '한밤중에 외로워 쓴 편지'를 끝내 부치지 못한 느낌이다. 또한 수신인이 적혀 있지 않은 편지를 몰래 열어본 것도 같다. 다행히 그 내용 중에는 예상외로 공감을 불러오는 대목들도 있었다.

만약 누군가 고독, 슬픔, 외로움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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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독특한 기담집 | 기본 카테고리 2019-08-1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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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

박생강 저
걷는사람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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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독특하다. <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 표지에 치킨 닭다리를 야무지게 쥔 사람이 앞을 보고 서 있다. 금방이라도 닭다리를 휘둘러 귀신을 잡을 것만 같다. 근데 저 맛있는걸 먹지 않고 무기로 사용하다니, 좀 아깝지 않은가?


이 책은 각 단편들이 아주 짧다. 그리고 짧은 분량이 그 자체로 매력이라 한 편씩 읽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기담집이기 때문에 묘한 재미를 찾는 이들에게 큰 재미를 주는 책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조금은 이상하고, 기괴한 이야기들!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는 <손가락에 감긴 머리카락>이었다. 주인공이 다리 근처를 배회하고 있을때, 우연찮게 케냐에 살고 있는 친구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먼 곳에서 친구가 왔을리도 없고, 얼굴도 창백했으며, 행색도 어딘가 모르게 이상해 보였다. 주인공은 친구를 불러 말을 걸까 싶었지만, 오싹한 느낌 탓에 그냥 돌아섰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가 한국에 왔다고 연락이 왔다. 그가 말하길 몇달 동안 몸이 아주 아팠다고 했다. 이유인즉, 현지인 친구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소개해주었는데, 그 할아버지에게는 기이한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다름아닌 영혼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능력!

친구는 반신반의하며 도전했고, 할아버지가 친구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얼마 있다가 친구는 쏟아지는 졸음에 살짝 정신을 잃었다. 꿈 속에서 그는 한국을 보았고, 다리 위를 걸었다고 했다. 주인공이 헛것을 본게 아닌 셈이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친구는 어딘가 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할아버지가 영혼이 완전히 돌아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기에 그는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여전히 기묘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자신의 영혼 일부분, 그러니까 아주 작은 부분이 사라진 기분!  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머리카락, 즉 영혼 일부를 가져갔다고 믿고 있었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영혼이 공간 이동을 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그 영혼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저승으로 떠난 할아버지는 친구의 영혼 일부가 왜 필요했을까? 할아버지의 행동은 애당초 선의를 베풀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던 것일까? 주인공이 다리 위에서 본 친구 모습은 일종의 아바타였을까? 영혼도 일부분을 잃어버릴 수 있는걸까?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 책은 기묘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기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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