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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인생이 꽃처럼 피어나네요 | 기본 카테고리 2020-11-2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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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아갈수록 인생이 꽃처럼 피어나네요

임후남 저
생각을담는집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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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담는집 / 살아갈수록 인생이 꽃처럼 피어나네요 / 임후남 인터뷰집

<살아갈수록 인생이 꽃처럼 피어나네요>는 용인시에 책방과 북스테이를 하며 <시골 책방입니다>라는 책을 쓴 임후남 작가가 평균 나이 80세의 7분을 인터뷰한 글을 담은 책이다. 평균 나이 80세라니?! 내 나이에 반을 얹은 그분들의 연세가 경이롭게 다가왔지만 7분의 사연을 하나씩 마주하다 보면 80세란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무색함을 느낀다.

많게는 85세부터 적게는 75세까지 용인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그분들의 연세만큼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피폐해진 나라에 줄줄이 딸린 식구들을 부양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고생한 이야기는 그 어느 영화나 소설보다 생생하게 다가왔다.

용인에서 태어나 평생을 용인에 살며 고향의 발전에 기여했던 이양구 어르신, 힘겨운 일에도 하나님을 향한 감사함으로 모든 것을 기쁘게 헤쳐나가며 배움을 전해주는 것을 즐기는 서석정 어르신, 이웃 주민의 일을 대신 봐주러 나갔던 남편을 뺑소니 사고로 잃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서울로 상경해 식당 일을 했던 손영자 어르신, 아내의 든든한 내조로 중국에서 가발공장을 크게 해 사업을 했던 염강수 어르신, 80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모교에서 경비 일을 하시는 전태식 어르신,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남았지만 마을 사람들과 다양한 일을 모색하는 박귀자 어르신, 남편의 외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자녀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최영남 어르신의 이야기는 못 먹고 못 살던 시대를 다 함께 헤치고 살아온 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성실함,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안간힘이 배어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육성회비를 못내 학교에서 오지 말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고 줄줄이 딸린 동생들을 위해 고등학교의 진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했던 맏이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잘 살았지만 갑자기 가세가 기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이 몇 년 사이로 돌아가셔서 큰 어려움을 겪은 분도 계셨다. 힘든 살림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교장직까지 올라가셨던 분도 계시고 든든한 아내의 내조로 중국과의 수교 전 가발공장을 시작해 큰돈을 번 분도 계시다. 지금 시대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전쟁 이야기나 쌀이 없어 고구마를 점심으로 먹어야 했던 이야기, 그로 인해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이야기들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할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와 다르지 않게 다가왔다.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울 수 없고 한창 먹을 나이에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아야 했던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을 겪었기에 평균 나이 80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지금이 더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아프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7분의 이야기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이 시대에 행복은 무엇인가란 생각을 떠올리며 고민하기에 충분한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행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만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 더욱 힘을 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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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 다이어트 레시피 | 기본 카테고리 2020-11-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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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올인원 다이어트 레시피

김상영,김은미 공저
길벗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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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 올인원 다이어트 레시피 / 요리 김상영 영양 김은미

앞에 붙는 나이의 숫자가 달라질수록 몸 상태가 달라지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39과 40의 차이가 다르더라며 호들갑스럽게 이야기하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겨우 1살 차이인데 저렇게까지 말을 할까 싶어 웃곤 했지만 체력은 물론 나이를 먹는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게 바로 신진대사였었다. 젊었을 땐 야식을 먹어도 더부룩한 느낌이 별로 없었고 아침에 일어나 조금만 움직이면 금세 배가 고파졌지만 30대 후반을 지나며 늦은 시간에 밥을 먹거나 조금만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바로 기분 나쁜 복부팽만감은 물론 소화가 더뎌 밤새 고생하는 일이 잦아지는 일이 많았고 살도 금세 붙었으며 그렇게 붙은 살들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워낙 통통한 체격이지만 먹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다이어트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최근 살이 붙으며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게 느껴져 체중도 줄이고 근력을 높이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요즘 유행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였으나 인체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 없이 그저 누군가 먼저 시도해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만으로 시작하기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기에 뭔가 제대로 된 정보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보고 싶은 맘이 강했던 것 같다.

아마 미용이나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결심한 다이어터라면 나와 같은 고민이 많을 텐데 누군가에게는 맞는 방법이 나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나의 몸에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하면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올인원 다이어트 레시피>는 건강하게 살을 빼고 싶은 다이어터라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그저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레시피만을 담은 책이라면 그저 그렇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요리사와 영양사가 다이어트 필수 정보와 식단을 담아내고 있어 다이어트를 하며 제일 걱정되는 부분인 건강 영양소를 잘 잡아내고 있다. 그와 함께 기본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야 할 기초식품군과 칼로리 설명은 물론 나의 키와 몸무게를 계산한 하루 적정 칼로리 계산법과 최근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의 허와 실을 담아 다이어트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맞아 성공적인 다이어트 사례로 소개된 것이 내 몸에는 독이 되는 다이어트법이 되기도 해 저탄고지 다이어트 같은 경우 탄수화물의 무조건적인 배제는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내 몸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법인지 의문이 많이 들었던 사람이라면 필수 영양소로 꾸려져 소개된 아침, 점심 식단을 따라 하기만 해도 어떻게 먹을 것인가란 막막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한 가지만 먹어서는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같은 음식을 먹으면 물려서 대충 굶거나 영양소를 따지지 않고 칼로리만 따져서 먹기 일쑤였는데 균형 잡힌 영양소로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 레시피를 통해 건강을 잃지 않으며 다이어트를 할 수 있으니 누군가의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며 고민하는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었다.

그저 굶거나 원푸드나 샐러드만을 고집하던 다이어트에서 탈피해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즐겁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힘들었던 다이어트가 즐거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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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 기본 카테고리 2020-11-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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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저/최필원 역
책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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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 스튜어트 터튼 지음

심장이 요동치고 몸에서는 땀 냄새가 풍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로 봐서는 서있는 곳까지 필사적으로 달려온 모양인데 주인공은 자신이 서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왜 뛰어왔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애나'라는 이름 밖에....

어딘지 모를 숲,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당혹스러운 순간 떠오르는 단 하나의 이름 '애나', 그리고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서 울려 퍼진 여자의 비명 소리와 그녀를 뒤쫓는 검은 그림자, 이어지는 총성에 주인공은 아찔한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고 두려움에 애나를 구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한다. 두 방의 총성 이후 더 이상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묵직한 발걸음의 주인공은 동쪽으로 가라는 말과 함께 나침반을 그의 주머니에 떨어뜨려주고 사라져버린다.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가, 아무것도 기억해 낼 수 없었던 주인공에게 남겨진 이름과 생생한 살인의 현장, 나침반을 손에 들고 길을 찾던 주인공은 숲속에 위치한 저택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이 하드캐슬 경의 저택이며 오랜 세월 파리 생활을 하고 돌아온 에블린 양을 축하하기 위해 초대되었고 자신의 이름은 '서배스천 벨'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전날 밤 하드캐슬 경의 아들인 마이클 하드캐슬과 함께 술을 마시다 하녀가 전해준 쪽지를 받고 급히 사라진 후 숲속에서 발견돼 기억을 잃은 서배스천은 저택에 머무르며 자신이 어떤 이유로 초대되었으며 어떤 사건과 연결되어 있는지 조심스럽게 기억을 더듬어나가기 시작한다.

제목을 봤을 때는 '환생'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기존에 그와 비슷한 SF 소설을 읽었기에 비슷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억을 잃고 등장하는 사내의 이야기는 심리 스릴러를 보는듯해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사연이 있기에 저택에 초대된 것일까란 궁금증을 따라가게 만든다. 하지만 가면무도회 초대의 주인공인 에블린이 죽은 채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저택을 떠나려는 서배스천 앞에 나타난 까마귀 의상을 입은 남자와 매일 반복되는 에블린의 죽음, 그리고 저택에 초대된 사람들의 모습으로 같은 하루를 맞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비슷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전개에 신선함을 안겨준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인셉션>이 만났다'라는 표지의 문구가 소설을 한마디로 정의해 주는데 다른 이의 몸에서 눈을 뜨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구도가 독자들에게 신선함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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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1-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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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저
몽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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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스북 /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 편성준 지음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만 놓고 보면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뭘 먹고살지?', '그래도 뭔가 있겠지?', '뭔 정신으로 사는 거야. 참 대책 없이 사네'가 아닐까?, 단순한 호기심에서부터 인생에 대한 조언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하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저자는 책에서 털어놓는다. 읽다 보면 자신이 대신 살아줄 인생도 아니고 남의 정신 걱정하기 전에 나 자신이나 신경 쓰는 게 더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글에 한방 맞은듯한 기분을 느꼈다.

20년 동안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했던 남자, 길치라 차를 사고도 뚜벅이로 다니는 일이 많아 금세 팔아치우고 이후 친구에게 남들이 타고 싶은 차를 받았지만 술을 사랑하고 여전히 길치라는 이유로 고이 모셔두기만 하는 독특한 성격의 남자, 평생 결혼 없이, 가끔 연애는 괜찮지만 비혼주의였던 저자는 한 여자를 만나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부부가 놀고 있다는데 너무 초점을 맞춰 이들이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에만 관심이 쏠렸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등장한 이들 부부의 만남부터 결혼까지의 이야기가 너무 생생해서 나도 모르게 쏙 빠져들게 됐던 것 같다. 슬픈 제목인데 글에서 왜 유쾌함이 묻어나는 거지? 싶었는데 나이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젊지도 않아 딱 그만큼의 연륜이 느껴지면서도 그렇다고 그 나이에 맞지 않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이 그래서 더 뭐지? 싶게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술을 좋아해서 연애도 그렇게 시작했고 신혼여행을 가서도 종일 호텔 수영장에서 머무는 이들의 모습은 리얼 현실이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더 친근감이 느껴졌던 것 같다. 큰 욕심보다 소박하지만 그들만의 확고한 주관으로 가치 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반전 매력으로 다가와 도입부터 무엇 하나 단정할 수 없는 이야기에 이것이 스릴러 소설도 아닌데 이런 반전들이 있을 수 있나 싶어 허탈하지만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사는 게, 인생이 나 자신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 건 아닌가... 책을 덮으며 곱씹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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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 기본 카테고리 2020-11-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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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랑의 달

나기라 유 저/정수윤 역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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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 유랑의 달 / 나기라 유 장편소설

짙은 외로움이 물씬 느껴지는 제목 외엔 작가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음에도 '2020 서점 대상 1위'라는 문구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집어 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실로 탁월했음을 읽는 내내, 책을 덮으며 수시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던 <유랑의 달>. 사람마다 느끼는 감동의 포인트는 다르겠지만 소설에서 느낀 감동이란 잔잔하며 가슴 찡할 정도로 벅차오르는 감동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말로 표현하자면 그런 느낌이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동을 표현하자면 뭔가 다른 느낌, 글로 쓰고 보니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표현 같으나 읽는 내내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은 실로 오랜만에 느껴본 듯싶다.

화려한 것을 좋아해 예쁜 잔에 술 마시기를 좋아했던 엄마는 아빠와 나란히 앉아 사이좋게 술을 즐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이야기꽃을 피웠던 사라사네 가족, 다른 집 부모들과는 확실히 다른 독특함이 있었지만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엄마, 아빠로 인해 사라사는 나중에 커서도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가버리게 되고 홀로 남겨진 사라사는 이모집에 맡겨지게 된다. 이모와 이모부는 엄마 아빠와 달랐고 이모는 가끔 엄마의 험담도 했지만 그보다 사라사를 힘들게 한건 사촌 오빠의 존재였다. 밤마다 사라사의 방문을 열고 들어와 몸을 더듬는 사촌 오빠 때문에 사라사는 밤마다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없었고 그런 생활은 단란했던 가족의 옛 기억을 수시로 꺼내보게 만들었으며 급기야 학교 벤치에서 여자아이들이 노는 것을 몰래 지켜보는 롤리타콤플렉스로 추정되는 대학생 오빠를 따라가기에 이르렀으니 행복했던 기억이 갑자기 사라져버렸을 때 찾아올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마음 짠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위험해 보이는 후미를 따라간 사라사, 하지만 사라사는 사촌 오빠가 있는 이모집이 아니라면 그 어디라도 좋았고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말했던 후미는 생각 외로 위험하지 않고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입에 대지 않으며 하루 일과를 빈틈없이 소화해내는 인물이라 사라사는 그런 후미와의 생활에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미루게 된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없어져 버린 사건은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결국 동물원에 놀러 갔던 후미와 사라사가 잡히게 되면서 추잡한 소아성애자인 대학생이 초등학생을 납치해 감금한 것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후미와 사라사는 이별하게 된다.

결국 다시 이모집으로 돌아간 사라사는 다시금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촌 오빠를 다치게 하면서 보육원에 맡겨졌고 그렇게 15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엄마는 물론 이모와도 연락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혼자라서 느껴지는 외로움보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사람들이 생각할 편견이 더욱 두렵고 힘겨웠던 사라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함께 하기를 꺼린다. 만났던 남자친구도 사라사를 지켜주겠다 말했지만 결국 자신이 내뱉은 말이 무거워 이별하기에 이르렀고 납치 사건에 대한 기사는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대로 남아 검색만 하면 누구든지 알 수 있다.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며 사라사를 동정하고 안쓰러워하면서도 그 이면에 숨은 사람들이 호기심과 편견에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아걸게 되는 사라사, 의미 없고 외로운 그녀의 생활에서 두 달이었지만 강렬함을 남겼던 후미와의 생활은 어쩌면 그녀를 지탱하는 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연히 사라사는 카페에서 그토록 궁금해하던 후미를 만나게 되는데....

소설은 소아성애자, 디지털 폭력과 가정폭력, 아동 성추행 등의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일면을 비추고 있을 뿐 파고들면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이 피해자를 더욱 혹독하게 내모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건 당시 녹화된 비디오를 통해 잘못된 범죄 심리분석이 도출되는가 하면 삭제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디지털 기록이 피해자들을 평생 따라다니며 정신적으로 옭아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런 무거운 내용을 이런 감각적인 이야기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게 놀라웠는데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온통 가슴을 파고들어 꽤 오랫동안 진정시키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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