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 있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식食'이라는 요소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만들어 먹는다'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구체적인 평생의 취미로 발전할지도 모른다. 평생을 준비해야 하는 식사라면 귀찮은 노동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말순 채소법 中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나 역시 채소보다는 고기를 외치는 아이였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다 보니 건강을 위해, 영향을 위해 채소를 먹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버린 나 역시 채소요리의 맛을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지만 여전히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정도에만 도전해볼 수 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조말순 채소법'.
책을 처음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두꺼울수가. 무려 350페이지가 넘는다. 채소만 가지고 이렇게 많은 요리법이 가능하다니. 한 대 꽝 얻어맞은 기분이다.
'조말순'은 막내라는 이유로 '말순'이라는 이름이 붙은 엄마의 이름이다. 책의 저자는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작은 카페를 열고, 채소로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아토피를 앓고, 면역력이 떨어져 20대 후반에는 온 몸이 힘들어 하다가 엄마 곁에서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비건 음식으로 몇 달을 지내보니 몸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해서 채소를 위주로 만들게 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주 사용하는 재료와 양념'이 들어있다. 건고추와 실고추, 레몬과 레몬즙, 화이트와인식초와 화이트발사빅식초 등은 나도 나중에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또 미리 준비해두면 좋은 육수, 기본재료 등도 있다. 요리책들에 보면 이렇게 미리 만들어 놓으면 좋은 것들이 나오는데, 이것만 마련해 놓아도 앞으로의 요리가 편해질 것 같다.
채소법이라고 해서 한식만 가능할 것 같았는데 메뉴 등을 보면 '곤드레파스타', '애호박 앤초비볶음을 올린 토스트', '고춧잎 오믈렛' , '양배추 샌드위치' 등 입맛을 자극하는 서양식 요리 등도 많다.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메뉴 등이 많아서 좋았다. 요리의 과정은 상세하게 사진과 설명으로 첨부되어 있다. 역시 요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구나! 느껴지는 순간이다.
요리를 하면 귀신같이 채소를 골라내버리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색다른 요리법을 찾는 나를 위해서도, 좋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