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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없음 | 경제/경영 2020-09-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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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규칙 없음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저/이경남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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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대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장기간 파견근무를 했던 적이 있는데, 파견지에서 머리색은 물론, 옷의 종류와 옷감의 패턴, 신발의 종류까지. 프린트되어 벽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외국인은 해당사항 없음) 학생들에게도 허용되는 복장과 모발 규칙을 직장에서 규제하는 회사가 있다니! 더군다나 이런 굴지의 대기업에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규칙 없음'을 표방하며 가장 빠른 유연함을 가진 넷플릭스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그 기업이 떠오른 것도 당연하다. 생각난 김에 그 회사를 검색해보니, 올 예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사가 제일 상단에 떴다. 역시, 경직된 조직문화가 매출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는 생각을 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 봉쇄 조치로 넷플릭스 가입자는 1600만 명이 늘어났고 넷플릭스의 주가는 10년간 40배나 상승했다.


비단 코로나 영향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는 일찍부터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했고,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을 시작으로 드라마와 영화제작에 뛰어들면서 콘텐츠 기업으로 혁신을 거듭했다.

그 혁신의 기반이 무엇인지, 넷플릭스 CEO와 직원들의 생생한 인터뷰로 만나보자.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규칙 없음'이다. 당연히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럼 어떤 규칙들이 없을까? 우선 넷플릭스에는 휴가 제한이 없다. 직원이 원하는 데로 휴가를 낼 수 있다. 7주 휴가를 내도 된다. 연차도 다 소진하기 어려운 한국 기업의 현실에서 보면 정말 꿈과 같은 일이다. 우선 CEO부터 적극적으로 휴가를 사용한다. 휴가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CEO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직원들이 휴가를 갈 수 없어서다. 물품구매에도 따로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냥 구매해 사용하면 된다. 야근 식대 영수증에 적힌 시간까지 확인해 영수증 처리를 해주던 우리 회사 회계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에는 당연하다 여기던 규칙들이 없다.


그럼 이렇게 규칙이 없는데 어떻게 조직이 유지될까? 의문이 들 것이다. 저자는 이를 '책임질 자유를 부여한다'라고 정의한다. 즉 무조건적인 자유가 아니라 스스로 통제 가능한 자유를 허락한다는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사람을 취우 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표방한다. 그러나 정작 구성원에 대한 신뢰보다는 조직의 부속품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직장 내 갑질이 왜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규칙 대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가 눈길을 끄는 것은 사실이다. 동료들에 대한 신뢰와 책임을 부여한 자유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식은 우리도 꼭 배워야 할 태도다. 비단 기업뿐이겠는가. 자녀를 키울 때도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넷플릭스의 기업문화가 직원들에게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최고의 인재들을 최고 대우로 스타우트 하는 반면, 성과를 내지 않는 직원은 두둑한 퇴직금을 주고 해고한다.(해고는 슬프지만, 두둑한 퇴직금이 어딘가.) 영입한 직원의 성과가 기대치보다 낮을 때는 연봉을 동결시킨다. 일견 냉혹해 보이지만, 직원들은 이를 받아들인다. 평가가 공정하고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성장했는지 이유를 조금은 알 게 된다.

신뢰와 책임질 자유. 그리고 공정한 평가. 상강만 해도 좋은 문화가 아닌가.

넷플릭스의 성공비결이 궁금한가? 그럼 일단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믿어라. 거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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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 소설 2020-09-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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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저/임희선 역
샘터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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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누구나 제목을 읽자마자 여자들이 주도하는 범죄가 벌어진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솔직한 제목이다. 이미 범인의 윤곽을 알고 읽기 시작하는 소설의 묘미는 범죄 동기다. 왜 그녀들은 범죄자가 되었나. 그 이유를 따라가보자.



모든 사건의 시작에는 한 남자가 있다. 만능 스포츠맨에 명문대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 진노 도모아키. 3대째 의사 가문 출신으로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탄탄한 몸매와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진 도모아키의 아내는 같은 병원 간호사 출신 유카리.


잘생기고 능력 있는 의사 남편, 시부모님과 함께 세타가야가의 고급 주택가에서 부족함 없이 살지만 정작 유카리는 자신이 ‘하녀’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결혼 8년 차. 시어머니는 손주를 재촉하지만, 남편은 아기를 가질 생각이 없고, 관계는 점점 소원해진다. 친정은 멀고, 가까이 지내는 친구도 없이 집안에만 종속된 삶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다 도모아키의 어릴 적 집안 친구인 다마나 미도리를 만나면서 심경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거액의 유산상속 후, 자유로운 삶을 사는 미도리를 보며,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큰 고민에 빠진다.


남편의 불륜 상대는 대기업 홍보부에 근무하는 히무라 마유미. 도모아키의 대학 친구로, 우연한 기회에 재회하고 도모아키가 구애를 하자 연애를 시작한다. 결혼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그녀였기에 완벽한 조건의 도모아키가 싫지 않았다. 그런데 관계가 깊어질수록 마유미는 그가 유부남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그의 행적을 쫓아가다 유카리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유카리가 가출 후, 바다에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가정불화로 인한 자살로 사건을 처리하지만, 우에하라 형사는 단순 자살이 아니라는 의심을 하고, 유카리 주변인들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애초부터 도모아키는 유카리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부모님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여자가 필요했을 뿐이고, 사랑은 애인과 하면 된다고 여겼다. 유카리 입장에서는 정말 큰 배신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마유미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한낱 불륜 상대가 되어버리다니. 완벽한 결혼에 대한 기대가 깨져버리자 배신감을 느낀다. 거기에 대학시절, 도모아키에게 폭행을 당한 마유미의 대학 동아리 후배 리코가 합류하면서 그녀들의 범죄(혹은 복수)가 시작된다.


소설은 의외로 담담하게 진행된다. 사람의 인생을 짓밟는 행동은 당연히 단죄되어야 한다. 사법체계가 단죄하지 못한다면 그녀들의 방식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카리가 이혼이 아닌 위장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밝혀지면서 과연 그녀들의 범죄가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조셉 루벤 감독의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여자 주인공은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죽음뿐이었기에 익사로 위장한다. 그러나 유카리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위장할 정도로 절박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한 것은 많은 위자료와 이혼이었고 도모아키의 위선을 까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리코의 복수심이 더해지면서 그녀들의 복수는 선을 넘고 말았다. 그녀들이 겪은 고통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죽음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절박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까지 해야 했을까. 결국은 복수의 댓가가 돈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도모아키의 돈을 뺏아야지. 자신들과 달리 아무 걱정 없이 사는 미도리가 부러웠을까.


절박함이나 복수심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섬뜻함, 아니 잔인함이라고 해야할까. 처음부터 범죄동기도, 범인들도 드러난 소설이 마지막에 던지는 파문이 상당하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 우에하라 형사와 마주칠 유카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헤 과연 어떤 말을 할까...

마지막 장 이후가 더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그리고 사람은 결코 겉모습으로는 판단할 수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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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간판들 | 인문/사회 2020-09-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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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지지 않는 간판들

장혜영 저
지콜론북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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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간판들. 제목이 참 시선을 잡아끌었다. 사라지지 않'은'이 아니라 않'는'이다.

세월이 흐르며 진즉 사라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시간을 품으며 역사의 한 자락이 된 것을 의미할까.


식당, 카페, 상점과 같은 상업시설에는 의례 간판이 있다. "매출을 올리고 싶으면 간판을 바꿔라"라는 말처럼 간판은 공간의 얼굴로 사람으로 치면 첫인상에 해당할 정도로 간판은 중요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형용색색의 색상과 크기로 건물의 외장을 가리며 편리함보다는 불쾌감을 주기 시작했고, 브랜드의 첫인상이 되어야 할 간판이 시각공해가 되면서 간판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나마 간판개선사업 등을 통해 예전보다는 정돈되며 거리의 분위기를 개선하고 있지만 여전히 간판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끄는 것이 오래된 간판들이다.


화려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어찌 보면 촌스럽기까지 한 간판들. 그런 간판들을 만날 때 처음 드는 생각은 늘 같다. "아직도 이런 간판이 있나?"

하지만 그런 간판들은 불쾌감보다는 정겨운 느낌을 준다.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할까. 간판을 바라보며 이 간판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간판의 나이를 가늠해보기도 한다.



"단어에도 세월이 담겨 있다." 마음에 와닿은 좋은 문장이다.

저자는 옛 정취가 남아있는 곳들을 다니며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간판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냈다.




"88부동산". 간판만 봐도 언제 제작된 간판인지 알 수 있는데, 1988년부터 저 부동산이 있었구나. 간판의 나이를 생각하니 또 한 번 놀랍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오롯이 옛 모습을 간직하며 그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이 반갑다. 도시의 역사를 박물관에서만 만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나이뿐 아니다. 자주 보이는 지방 이름의 간판들. 서울에서 왜 지방 이름을 간판으로 쓸까 싶지만. 간판만 봐도 주인이 어디 출신인지 바로 알지 않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고향을 추억하며, 삶의 터전을 일궜을까. 그런 간판을 단 가게는 어떤 추억을 팔까. 궁금하지 않나.


도시의 시간을 품을 간판을 만날수록,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고, 그 가게의 주인들의 삶도 궁금해진다. 어떤 사연을 갖고, 어떻게 그 긴 시간을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았을까.알고 싶어진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지 않지만, 인간다움을 간직한 오래된 간판들. 그 간판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를 지키며 또 다른 역사가 되길 바란다. 역사란 책이나 박물관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도시의 역사. 간판. 간판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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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 인문/사회 2020-09-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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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르코르뷔지에

신승철 저
arte(아르테)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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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도시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어떤 나라, 어떤 도시를 떠올리든 건축물로 가득 찬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를 이루는 근간은 건축물이기에, 당연한 풍경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의 풍경을 만들 사람들은 누굴까.

건축가들이 궁금한 이유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타임>자기가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인’에도 이름을 올린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르코르뷔지에 하면가장 먼저 '롱샹 성당'이 떠오르는데, 그는 밀집 도시의 거주자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했고, 아파트를 최초로 선보이며 주거 혁명의 선구자가 되었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스위스의 라 쇼드퐁에 태어난 르코르뷔지에는 시계공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장식미술학교에 입학해 시계 장식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스승 레플로라토니에는 건축을 하도록 그를 설득했다. 그리고 불과 17세의 나이에 집을 건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본인조차 모르던 재능을 찾아내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제자를 믿고 밀어준 레플로라토니에. 정말 대단하다. 만약 레플로라토니에가 없었다면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아닌 시계 장식가 르코르뷔지에가 존재했을 테고, 그가 이룩한 현대건축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르코르뷔지에는 오직 레플로라토니에만을 스승으로 인정했다.



그의 건축철학은 소박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자란 르코르뷔지에는 책보다 자연과 사람들의 일상에서 건축을 배웠고,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생활할까를 고민했다.


그는필로티, 자유로운 파사드, 자유로운 평면, 수평창, 옥상정원이라는현대 건축 5원칙을 제안했는데. 기둥을 세워 1층을 개방하는 필로티는 지금도 가장 빈번하게 만나는 건축기법이다. 그는 지면에서 건물을 띄어 공간을 활용하고 산책로를 만드는 등.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옥상정원도 그가 선보인 개념으로 도심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의 건축물들을 보면 시간의 간극을 느끼지 어려울 만큼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데, 이는 건축 의도가 건축물 자체가 아닌 사람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건축물과는 다른 결을 가진 롱샹 성당도 콘셉트는 같다. 유기적인 외형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있지만, 어떻게 하면 공간에 더 자연스러운 빛을 끌어들이고, 사람들의 감성을 충만하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 결국은 그의 모든 건축에는 '사람'이 중심임을 알 수 있다,


주변을 보면 의외로 해당 분야를 전공하지 않고도 최고의 경지에 이른 이들을 보곤 한다. 그런데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을 최고로 만든 동기는 사회적 성공이나 돈이 아닌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시대나 문화권에 상관없이 그들의 작품은 일종의 기준이 돼곤한다.

르코르뷔지에도 그랬다. 그의 건축은 사람으로부터 출발해 사람에게로 귀결됐다.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라." 건축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가장 충만한 결과를 위한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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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 | 기타 2020-09-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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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

정소민(코튼) 저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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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예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마론인형은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머리를 예쁘게 땋아주고, 서툴지만 인형 옷도 만들어 입혀 동생과 손곱 장난을 하곤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인형들이 얼굴이 천편일률적으로 다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형에 대한 설렘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마론인형과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소중하게 남아있지만, 다 똑같은 인형들에 대한 매력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얼마 전 조카가 인형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봤다. 뭐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조카는 인형 눈을 새로 그리고 싶은데 잘되지 않는다며. 한동안 붓과 물감을 들고 고군분투를 했었다.

인형의 눈을 새로 그린다. 이른바 베이비돌 리페인팅을 그때 처음 알았다.


세상에 이렇게나 좋은 방법이 있었다니. 생각해보니 왜 내가 직접 인형의 얼굴을 그려보자는 생각을 안 해봤을까. 싶을 만큼 리페인팅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이었다.

어릴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나만의 인형 만들기.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리페인팅을 하려면 일단 인형의 얼굴이 커야 한다. 그래서 각광받는 것이 바로 베이비돌. 일반 인형보다 얼굴이 크고 면적이 넓어 다양한 표정의 얼굴 그리기에 용이한 인형이다. 그리고 얼굴이 커서 귀엽다.



리페인팅을 위해서는 일단 얼굴을 먼저 지워야 한다. 아세톤을 이용해 얼굴에 그려진 눈과 눈썹 입술을 지운다. 그리고 무광 스프레이를 도포하면 기본 작업은 끝이다.

다음에는 어떤 컨셉의 얼굴을 그릴 것인지. 눈동자 색깔, 눈썹 모양, 입술 모양과 색까지, 세부적인 것들을 결정한다. 좋아하는 배우의 스타일도 좋고, 고양이나 동물의 느낌이 나는 메이크업도 좋다.


책에는 다양한 표정을 그리는 기본 방법부터. 재료 사용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설명을 읽고 하나씩 따라 해보면 어렵지 않게 리페인팅을 할 수 있다. 아무대로 인형이 입체적이다 보니, 처음부터 인형에 그려보기보다는 책에 수록된 표현 방법을 보고 리페인팅 노트에 여러 번 연습을 해 본 후, 본격적인 리페인팅을 하는 것이 좋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떤 재료들로 그림을 그리나 궁금했는데. 기본 아크릴물감부터 색연필과 파스텔까지 익숙한 미술재료들로도 리페인팅이 가능했다. 물감도 좋지만 다양한 칼라를 가진 연필과 파스텔을 이용하면 더 자연스럽고 풍부한 색채 표현이 가능해, 어떻게 그리면 되는지. 표현 방법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리페인팅은 얼굴뿐 아니라 헤어스타일의 변화도 가능하다. 내가 직접 원하는 컬러의 실로 머리카락을 대체할 수도 있다. 어릴 때는 옷을 바꿔 입히는 것 말고는 큰 변화를 줄 수 없었는데, 이렇게 한 땀 한 땀 정성 들이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인형을 만들 수 있다니. 책을 읽을수록 신기하고, 어른들의 취미로도 좋은 아이템을 만났듯 신이 났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취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개성 넘치는 인형 만들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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