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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녀들의 범죄 | 소설 2020-09-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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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저/임희선 역
샘터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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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누구나 제목을 읽자마자 여자들이 주도하는 범죄가 벌어진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솔직한 제목이다. 이미 범인의 윤곽을 알고 읽기 시작하는 소설의 묘미는 범죄 동기다. 왜 그녀들은 범죄자가 되었나. 그 이유를 따라가보자.



모든 사건의 시작에는 한 남자가 있다. 만능 스포츠맨에 명문대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 진노 도모아키. 3대째 의사 가문 출신으로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탄탄한 몸매와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진 도모아키의 아내는 같은 병원 간호사 출신 유카리.


잘생기고 능력 있는 의사 남편, 시부모님과 함께 세타가야가의 고급 주택가에서 부족함 없이 살지만 정작 유카리는 자신이 ‘하녀’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결혼 8년 차. 시어머니는 손주를 재촉하지만, 남편은 아기를 가질 생각이 없고, 관계는 점점 소원해진다. 친정은 멀고, 가까이 지내는 친구도 없이 집안에만 종속된 삶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다 도모아키의 어릴 적 집안 친구인 다마나 미도리를 만나면서 심경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거액의 유산상속 후, 자유로운 삶을 사는 미도리를 보며,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큰 고민에 빠진다.


남편의 불륜 상대는 대기업 홍보부에 근무하는 히무라 마유미. 도모아키의 대학 친구로, 우연한 기회에 재회하고 도모아키가 구애를 하자 연애를 시작한다. 결혼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그녀였기에 완벽한 조건의 도모아키가 싫지 않았다. 그런데 관계가 깊어질수록 마유미는 그가 유부남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그의 행적을 쫓아가다 유카리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유카리가 가출 후, 바다에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가정불화로 인한 자살로 사건을 처리하지만, 우에하라 형사는 단순 자살이 아니라는 의심을 하고, 유카리 주변인들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애초부터 도모아키는 유카리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부모님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여자가 필요했을 뿐이고, 사랑은 애인과 하면 된다고 여겼다. 유카리 입장에서는 정말 큰 배신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마유미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한낱 불륜 상대가 되어버리다니. 완벽한 결혼에 대한 기대가 깨져버리자 배신감을 느낀다. 거기에 대학시절, 도모아키에게 폭행을 당한 마유미의 대학 동아리 후배 리코가 합류하면서 그녀들의 범죄(혹은 복수)가 시작된다.


소설은 의외로 담담하게 진행된다. 사람의 인생을 짓밟는 행동은 당연히 단죄되어야 한다. 사법체계가 단죄하지 못한다면 그녀들의 방식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카리가 이혼이 아닌 위장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밝혀지면서 과연 그녀들의 범죄가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조셉 루벤 감독의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여자 주인공은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죽음뿐이었기에 익사로 위장한다. 그러나 유카리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위장할 정도로 절박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한 것은 많은 위자료와 이혼이었고 도모아키의 위선을 까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리코의 복수심이 더해지면서 그녀들의 복수는 선을 넘고 말았다. 그녀들이 겪은 고통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죽음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절박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까지 해야 했을까. 결국은 복수의 댓가가 돈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도모아키의 돈을 뺏아야지. 자신들과 달리 아무 걱정 없이 사는 미도리가 부러웠을까.


절박함이나 복수심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섬뜻함, 아니 잔인함이라고 해야할까. 처음부터 범죄동기도, 범인들도 드러난 소설이 마지막에 던지는 파문이 상당하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 우에하라 형사와 마주칠 유카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헤 과연 어떤 말을 할까...

마지막 장 이후가 더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그리고 사람은 결코 겉모습으로는 판단할 수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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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 소설 2020-09-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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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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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책에서 이런 문구를 읽었었다. "선은 선대로 쌓이고, 죄는 죄대로 쌓인다."

평생 나쁘게 살다가 죽기 전 착한 일 크게 했다고 쌓인 죄들이 사라지지 않으니 매일 착하게 살라는 말이다.


심판. 누구도 심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세상이 이렇게 폭력과 혐오, 냉대로 가득 차지 않을 테니까.



하루에 담배를 세 갑씩 피우다 폐암 말기에 이른 아나톨 피숑은 그래도 살아보고자 수술대에 올랐지만 소생 가능성은 없는 상태. 더욱이 의료진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은 엉망이 된다. 프랑스 의료계 현실은 잘 모르겠지만, 의사가 수술을 마치지도 않고 휴가를 떠나버리다니!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치는 나라라고 하지만 충격적이다. 물론 아나톨이 죽음을 맞은 것은 의사 때문이 아니다.(그 이유는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 밝혀진다. 그 또한 약간 충격)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천국에 도착한 아나톨은 변호사 · 검사 · 판사를 차례로 만나면서 비로소 죽음을 받아들이고 재판장에 선다. 살아서는 범죄를 심판하던 판사던 그가 죽어서는 피고석에 앉아 재판을 받다니. 삶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는 심판 결과에 따라 천국에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과연 어떤 재판이 펼쳐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심판』은 기존에 그가 써왔던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우선 이 작품은 희곡이며, 정극도 아니다. 장르를 정의하자면 블랙코미디 정도? 심각하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다.


우선 아나톨의 죄목을 보자. 그의 첫 번째 죄는 천생배필인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하룻밤의 치기로 천생배필을 만나지 못하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 또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자녀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고,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았다. 거기에 크고 작은 신호위반과 노상방뇨, 욕설 등 거친 행동들이 모두 그의 죄로 추가된다. 그의 죄목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재능을 낭비한 죄다. 원래 그는 배우가 될 운명이었다. 국민배우가 될 재능과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판사가 되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진 직업이 있었다고? 운명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나? 상상과는 너무 다른 재판 과정이 물음표가 계속 생기지만, 그의 재판이 끝나갈 때쯤, 그의 죄목들이 왜 죄가 되었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아나톨의 삶 자체가 그가 원하던 삶이었음에도 그는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현재의 삶은 전생의 업이 쌓인 것이기에 현실을 부정하거나 개탄하기보다는 다음 생을 위해 오늘을 잘 살라고 하는데, 소설 『심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비슷하다.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좌충우돌 난장판 같은 재판이고, 어떤 교훈이나 조언도 없지만 충분히 이해했다. 오늘을 잘 살아야 후회도 없고 미래도 있음을.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인간들은 자신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 왜냐면 이 삶은 내가 선택한 삶이기 때문이다.

희곡이라, 연극으로 무대에 오르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하다. 연출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지겠지만, 화실히 재미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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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 | 소설 2020-09-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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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

안경환 저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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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벤 존슨은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가 아닌 만세(萬世)를 위한 작가”라고 평했다. 그만큼 셰익스피어는 불세출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생 39편의 희곡과 154편의 소네트, 여러 편의 시를 썼는데, 우리에게는 극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영국에서는 시인으로 불릴 만큼 운율에도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0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다. 고전이지만, 작품 속 텍스트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공연계만 봐도 고선웅 연출이 『리어 왕』을 각색한 작품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셰익스피어와 갈릴레오의 만남을 담은 뮤지컬 <최후진술>도 3년째 무대에 오르며 인간 셰익스피어를 선보였다. 셰익스피어의 어떤 점이 시대와 문화권에 상관없이 독자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의 저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계기는 문학 속에 녹아든 '법'이었다. 법의 관점으로 문학을 바라본다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생각해보면 문학 속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행동을 규약 하는 데 법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을 보면, 이런 관점도 아주 신선하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3부작 중 마지막 권은 『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에서는 법보다는 그의 문학과 시대를 중점으로 논하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좀 더 상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책에는 총 『맥베스』, 『말괄량이 길들이기』, 『페리클레스』, 『사랑의 헛수고』, 『심벨린』, 『두 귀족 친척』, 『소네트, 『비너스와 아도니스』, 『루크 리스의 겁탈』, 『셰익스피어 사극과 영국 헌정의 원리』, 『존 왕』, 『에드워드 3세』, 『헨리 4세』, 『헨리 5세』, 『헨리 6세』, 『헨리 8세』 16편이 수록되어 있다.


읽아본 작품도 있고 처음 만나는 작품들도 있어 우선 익숙한 『맥베스』와 『말괄량이 길들이기』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맥베스』에서 그의 부인이 이렇게나 권력에 집착하는 인물이었다니. 멕베스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아주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반면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이렇게나 당시의 시대상을 담아낸 작품이었다니. 연극으로도 무대에서 볼 때는 코미디 장르였던 걸로 기억하는 데, 상세하게 들여다 보이 오히려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작품이다.



봉건사회가 무너지며 국왕이 부상하던 격변의 시대의 목격자가 된 셰익스피어는 존 왕, 에드워드 3세, 헨리 4세부터 8세에 이르기까지. 국왕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까지 아주 상세하게 담아낸다. 인물위주로만 읽는 것과 당시의 시대상과 결부해 읽으니 이야기의 폭이 한층 넓어지고, 인물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모든 문학작품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문학을 통해 배우는 역사와 세계관, 문학을 더 풍부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시대와 함께 만나보자. 더 풍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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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에비 | 소설 2020-08-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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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콜 미 에비

J .P. 포마레 저/이순미 역
서울문화사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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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졌다. 어릴적 기억은 있는 데, 최근의 기억이 없다. 병? 혹은 사고가 났나?

17살인 케이트는 기억상실의 이유를 모르겠지만, 한가지는 확신했다. 자신에게 나쁜일이 생겼다. 그리고 그 일때문에 도망다니고 있다. 아니. 도망다녀야한다고 그가 말했다.

그녀를 보호하고 있는 그의 이름은 짐. 그녀의 삼촌이다. 사실을 말하면 삼촌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야한다. 친 삼촌은 아니다. 하지만 짐은 그녀를 보호해주고 있다. 두 사람은 케이트의 집이 있는 멜버른을 떠나 새로운 마을에 도착했다.



문짝도 잘 맞는 않는 허름한 주택이지만, 일단 몸을 숨길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케이트. 그곳에서 에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케이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하지만 짐은 인터넷이나 신문, TV시청 등 일절 외부의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하게 할뿐 아니라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도 없게한다. 이유는 늘 똑같다. 케이트가 저지른 실수때문이다.



소설은 사건의 이전과 이후로 케이트에게 일어난 일들을 교차해 들려한다.

에비가 되기 전.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자 럭비스타였던 케이트의 아버지는 재무설계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케이트를 더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아빠와 단 둘이 살지만, 케이트의 일상은 평온했다. 남자친구 톰과 함께 수영을 배우러 다니고,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에비가 된 후로는 아무도 없다. 오직 두려움과 단절된 세상이 있을 뿐이다.



소설은 기억이 사라진 케이트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한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아간다. 살해된 사람은 케이트의 남자친구 톰. 누가 케이트의 톰을 죽였을까? 어렴풋하게나마 톰을 만나러 간 기억은 있지만, 이후의 기억이 없다. 내가 범인인가? 범인이라면 무슨이유로 그를 죽였을까? 케이트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소설 『콜 미 에비』는 스릴러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세상에 만연한 몰래카메라 문제 등.사회이슈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카메라에 찍히고, 그 모습이 세상에 공유된다면. 그럼에도 어떤 사과도 받지 못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성으로는 안되는 줄 알지만, 순간의 치기가 부른 실수는 어떻게 책임져야 할까.


아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시기에 저지르는 실수와 그 실수를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소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보여준다.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되는 선택.

과연 그 선택의 끝에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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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 소설 2020-08-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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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저/강선재 역
푸른숲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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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비밀을 안고 사는 삶은 어떨까.

정신과 의사, 심리치료사들은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로 내담자와 비밀을 공유한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비밀을 공유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 심리치료사인 사라가 하는 일이다.



시할아버지가 물려준 집에서 건축가인 남편이 집안에 마련한 아담한 상담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30대 심리치료사 사라. 그녀와 남편 시구르는 돈을 모아 부부가 꿈꾸는 집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애초 그들이 세웠던 계획처럼 환자가 많지 않자. 리모델링의 꿈도 자꾸만 멀어져 간다.

물론 그렇다 해도. 두 사람의 인생에 큰 걸림돌이 존재하진 않는다. 두 사람은 젊고 자신들의 분야에서 전문가였고, 무엇보다 서로 사랑했다. 시구르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그날은 보통의 날과 다르지 않았다. 사라는 세 명의 상담 예약이 있었고, 시구르는 친구들과 산장으로 놀라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녁이 돼도 시구르가 산장에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자 사라는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예감한다. 실종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신고조차 어렵다는 경찰의 반응에도 불안한 그녀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총에 맞아 죽은 시구르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소설 『테라피스트』는 사라를 중심으로 시구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 강력사건이 벌어지만 주변 인물들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르는 법. 남편을 잃은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경찰은 내담자들의 정보를 찾아내 그녀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부부 사이에 벌어졌던 과거의 치부들을 들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라는 자신도 모르던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 원인을 찾아내는 일이 바로 사라의 직업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남편에 대해. 가족에 대해 모를 수 있다니. 범인을 찾아갈수록 점점 더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심리학자가 쓴 심리 스릴러라 그런가. 여타의 스릴러물보다 감정의 결이 사뭇 다르다. 사건 자체보다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치중해 진행된다고 할까. 오랜 부부 사이를 위기에 처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뢰가 무너진 관계의 지속성과 가장 가까운 가족 사이의 비밀까지. 예상하지 못한 관계의 균열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과연 평온한 일상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가장 신뢰할 사람의 배신을 알게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소중한 사람에 대해 모두 알고 싶어하지만 ...어쩌면 가장 두려운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비밀을 알게되는 것이 아닐까.

깜짝 반전까지. 잔잔하지만, 가장 두려운 진실을 마주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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