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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불평꾼들 | 소설 2021-06-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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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저/서창렬 역
현대문학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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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단편들을 좋아한다. 글은 짧지만 그만큼 집약된 이야기를 만나기 때문이다. 제프리 유제니디스스가 30여 년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불평꾼들』도 그런 단단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제목인 『불평꾼들』은 첫 번째 단편소설의 제목이다. 당연히(?) 제목처럼 불평꾼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40여 년간 우정을 이어온 두 여인의 일탈을 다룬다. 평생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그녀들은 사회는 물론 남편과 자녀들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불평이 많아졌다. 그녀들의 불평은 사회에 만연한 그런 갑질과 같은 불평이 아니다. 응당 받아야 할 것들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저항이었고 치매 진단을 받은 여든여덟 살의 델라와 캐시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시작한다.

 

『항공우편』은 홀로 인도를 여행 중인 미첼이 부모에게 부치는 편지다. 낯선 곳에서 이질에 걸렸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않고, 자연에 몸을 맡긴 미첼. 부모님은 그가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라지만, 해탈한 듯 자연에 모든 것을 맡긴 그는 편안해 보인다. 왜 미첼은 자신의 문화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려 했을까. 여행의 계기가 궁금하다.

 

영화 <스위치>의 원작인 『베이스터』는 소재가 독특한데, 집필 시기인 1995년 와 달리 이제는 비혼 여성이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갖는 것이 그리 낯선 일이 아니기에 더 흥미롭게 읽었다. 물론 원하는 아이를 갖는 것은 정말 쉽지 않고,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음을 보여주지만, 영화 소재가 될만한 이야기다.

 

『고음악』과 『팜베이 리조트』는 결이 비슷하다. 고음악 전문가 리조트 경영자. 둘 다 성공을 바라지만, 무리한 투자로 인해 곤란에 빠진다. 이 두 이야기를 읽으며 투자와 투기의 차이가 현실을 어떻게 바꾸는지 극명하게 알 수 있다. 노력으로 보이지만, 무모한 도전의 결과.

 

 

『나쁜 사람 찾기』는 21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부부의 이야기다. 결혼생활을 되돌리기 위해 부부 상담도 받아보지만, 결국 남편은 접근금지명령까지 받게 되고, 아들들에 의해 집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무엇이 이들 부부의 관계를 이렇게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을까. 상담을 통해 부부의 만남부터 현재까지 따라가보며 문제점을 찾아본다.

 

각각의 이야기는 소재는 다르지만, 현대인의 불안과 외로움, 좌절을 다룬다. 때문에 나의 이야기인 듯. 아닌 듯 이야기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읽어나갔다. 나름의 유머가 있다고 할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마냥 좌절로 가득찬 이야기들인데다 시의적절한 소재들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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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 씽 | 소설 2021-05-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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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리티 씽

자넬 브라운 저/김소정 역
마시멜로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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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선물하면 농담처럼 "작고 반짝이는 그것!"이라고 답한다. 물론 '그것'에는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보석이라 부른다. 사각 앤티크 에메랄드가 영롱한 빛을 발하는 표지의 소설 『프리티 씽』은 그것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제목과 표지의 책이다.

사실 보석도 좋지만, 사람들은 더 원하는 것은 보석처럼 빛나는 삶이다. 값비싼 보석이나 고가의 옷으로 치장한 삶이 아닌 나 자체로 빛나는 삶. 소설은 그런 삶을 원하는(혹은 원했던) 두 명의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 베네사와 아무것도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니나.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엄마와 함께 살아온 니나에게 엄마는 모든 것이다. 모녀는 서로를 의지했고, 릴리는 딸 니나가 성공한 삶을 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가리지 않고 일을 해 돈을 벌었다. 그러나 니나는 아이비리그는커녕. 평범한 지방대학의 예술학 석사도 겨우 딸 수 있었고 니나의 학위로는 가질 수 있는 직업에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그녀는 전공을 살려(?) 부자들에게 접근해 고가구와 귀금속 등을 훔쳐 파는 사기꾼이 된다. 그녀라고 그런 삶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엄마나 니나가 원하는 그런 삶을 살 수도 있었다. 그때 '그곳'을 떠나지만 않았다면.

 

리블링 가문의 장녀 바네사.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가문의 명성과 부를 당연하게 누리며 성장했다. 그녀는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듯 리블링이었고,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화려한 일상을 공유하며 인플루언서의 삶을 즐겼다. 그러나 실상은 세상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재산을 거의 다 탕진하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우울증을 겪던 엄마는 자살했다. 동생 배니는 요양원에서 정신병 치료 중이다.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거대한 스톤 헤이븐뿐이다. 무덤같이 거대하고 견고한 저택을 지키며 바네사는 그날 그 모녀가 없었다면 동생 배니도, 엄마도 죽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앗아간 두 사람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런데 그녀. 니나가 스톤 헤이븐에 나타났다. 바네사는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로 결심한다.


소설은 사기꾼과 상속녀를 둘러싼 사기 범죄를 소재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직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 삶의 진실들이 담겨있다. 결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삶을 지탱하는 가치들. 소설은 그 두 가치를 잃어버린 두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내 인생을 반짝거리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보게 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로운데, 니나의 관점으로 진행되던 소설은 본격적인 사기행각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바네사와 니나의 관점이 교차하면서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상대방을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알 수 있고, 사람은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니.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시간과 노력인지 조금은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쇼셜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며 열광하는 데, SNS를 통해 삶의 허망함을 채우는 바네사와, SNS를 통해 사기 칠 대상을 물색하는 니나를 보며, SNS에 투자할 시간에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짜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인생을 되돌릴 기회도 찾을 수 있어서다.

 

살면서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인생의 기회를 놓친 니나와 바네사가 찾은 또 다른 삶의 기회들. 내 인생을 빛낼 프리티 씽을 그녀들과 함께 찾아보자.

 

 

#프리티씽 #자넬브라운 #마시멜로 #소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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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 소설 2021-05-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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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저/최필원 역
황금시간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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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봐선 안될 것을 봐버린 목격자의 이야기다.

열네 살 소년 제이스 윌슨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게 싫어 아무도 없는 채석장에서 밤에 홀로 다이빙을 연습을 하다 우연히 경찰이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제이스의 부모는 경찰에 범죄 신고를 하지만 잔혹한 킬러 블랙웰 형제의 추적을 받는 처지가 된다.

 

목격자가 된 제이슨은 증인 보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생존 전문가 이선이 운영하는 몬타나의 캠프에 코너 레이놀즈라는 새로운 신분을 가지고 합류한다. 외지고 험준한 산맥이 더 안전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전직 소방대원으로 화재 감시탑을 지키는 산불 감시 요원 해나가 있었다.


소설은 목격자가 된 소년을 추적하는 잔인한 살인자와 소년을 보호하는 두 전문가의 활약상이 주축을 이룬다. 말 그대로 죽이는 전문가와 살리는 전문가들의 대결. 그래서인지 이들의 선택은 극과 극으로 치닫고 블랙웰 형제는 자신들의 얼굴을 본 모든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산에 있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산불을 낸다.

 

소설은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죽이자와 살려는 자의 대결을 담아낸다. 제이슨의 과거를 묻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준 이선과 아내 앨리슨. 산불전문가지만, 산불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해나는 블랙웰 형제를 피해 산림 감시탑에 오른 제이슨을 보호하기 위해 산불과 맞선다. 저신과 전혀 상관없는 제이슨을 위해 정면으로 산불과 맞서는 그녀의 모습이 장엄하기까지 하다.

 

원작을 가진 작품들은 원작과 소설을 모두 다 읽어보는 데, 이 작품은 원작과 시작부터가 많이 다르다. 일단 제이슨이 목격자가 되는 부분에 큰 차이가 있다. 사실 그 부분은 다소 아쉽다. 같은 목격자지만 원작과 영화 속 제이슨의 상황이 너무 달라서다. 영화 속 제이슨은 너무 불쌍하다. 물론 그래서 더 극적이지만,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아픔이 아닌가.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킬러와 소년, 소년을 지키는 이들의 긴박한 활약상을 그린 범죄스릴러지만,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자와 아무런 이유 없이 생명을 지키려는 자들의 대결을 보며, 인간의 조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김박함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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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소설 2021-05-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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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태 켈러 저/강나은 역
돌베개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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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릴리는 엄마. 언니와 함께 몇 년을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언니 샘은 아버지의 부재와 이사 등. 갑작스러운 변화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어린 샘은 할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읽고 들었던 이야기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에 남는 법.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기억하는 릴리는 할머니 집 방문이 즐겁기만 하다.

 

특별했던 그날은 오랜만에 세 모녀가 할머니 집을 방문하는 날. 릴리는 비 오는 도로 위에서 호랑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언니와 엄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호랑이. 뭔가 이상함을 느낀 릴리는 할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할머니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비밀을 알려준다. "내가 이야기를 훔쳤어"

 

할머니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늘의 별들은 이야기이고, 호랑이는 이야기를 지키는 수호자인데 할머니가 훔친 이야기를 찾아 호랑이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하늘의 이야기를 훔치다니? 아니 무엇보다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이 다 이야기라니. 정말 동화 같은 설정이다. 할머니가 아픈 이유가 이야기를 훔쳐서라는 생각을 한 릴리는 할머니가 숨긴 이야기를 찾아 나서고, 독자들은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든다.

 

나 역시도 들었던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들은 (저자는 "호랑이가 사람처럼 걷던 시절의 이야기"로 들었지만) 마냥 아름답진 않다. 이 이야기들은 나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다문화 사회에서 느끼는 두 문화권의 충돌. 그 사이에서 겪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 릴리의 눈에만 보이는 호랑이는 그 혼란의 상징이자. 변하지 않는 가치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가치를 우리의 설화와 동화들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자신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아동문학이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고, 우리의 옛이야기들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보일지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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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여백 | 소설 2021-04-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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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죄의 여백

아시자와 요 저/김은모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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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자살당했다'

잊을만하면 학교폭력 관련 뉴스들을 접한다. 아직 세상의 냉혹함을 채 배우지도 않은 아이들이. 어쩌다가 친구들을 괴롭히고, 폭행을 가하고, 목숨까지 잃게 만들까. 수십 년이 지나도 학폭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다는 피해자들의 호소문을 들을 때. 기억에 없다는 짧은 말 한마디로 그 시절의 모든 행위를 가해자들이 부정할 때. 내일이 아님에도 한숨이 터지고, 안타 까음만 커진다. 왜 우리는 아이들의 폭행을.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하고 매번 후회를 거듭할까.

암으로 아내를 잃고 홀로 딸 가나를 키우던 행동 심리학자 안도 사토시는 딸 가나가 학교 난간에서 투신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딸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그는 왜 가나가 자살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리학자면서 딸의 심리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나. 자책으로 이어지고, 가나처럼 목숨을 끊을 생각뿐이다. 동료 교수인 오자와 사나에가 안도의 곁을 지키지만, 안도는 딸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가나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소설은 시간을 따라 가나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다른 외모로 어릴 때부터 연예인으로 데뷔하라는 말을 듣고 자라며 연예인을 꿈꾸게 된 미소녀 사키와 사키의 베프가 되고 싶은 미호. 가나의 친구들이다. 둘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비로소 가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된다.

십대에게 또래 문화는 중요하다.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화를 경험하고, 자아정체감을 탐색하며 어른이 되어간다. 그러나 진심이 담기지 않은 관계는 허물뿐이다. 중학교 때 왕따를 경험한 미호는 학교 인기인인 사키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그녀의 조언대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자 절대로 사키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느닷없는 가나라는 훼방꾼이 나타난다. 가나만 사라지면 누구도 사키와의 관계를 흔들지 않을 것이다. 가나도 다르지 않았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웠던 가나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리고 가나는 죽었다. 당연히 진심 어린 사과나 용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친구들의 반성이 안도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죄의 여백』은 한 소녀의 죽음을 배경으로 이를 방조한 친구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그 결과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제목의 '여백'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죄에 여백이 존재할 수 있을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죄의 여백이 위안을 줄 수 있나.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질문들이 쏟아진다. 요즘 우리 사회의 세태와 맞물리는 부분들이 더 많아 나라면 내가 안도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넘어 폭력이 부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폭력은 퍽력이다. 어리다고, 몰랐다고 용서받을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그 행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비로소 용서도, 복수도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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