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던 날이 연이어지던 때였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제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 즈음 마침 내게는 스티커 페인팅북이 있었다. 컨디션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스티커를 하나씩 떼서, 맞는 자리에 붙여넣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결정할 것도 없고, 어렵지도 않았다. 무념무상으로 스티커를 예쁘게 붙이다 보면 멋진 그림이 내 손에서 탄생했다.
그 이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날들에는 스티커 페인팅으로 마음을 달랬다. 마음에 드는 스티커 페인팅북을 잔뜩 사서 쌓아두고,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마다 짬짬이 스티커를 붙였다. 다 한 스티커 페인팅 북이 책장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프리미어 스티커 페인팅북 명화편>은 잘 알려진 명화들을 스티커를 붙여 완성하도록 되어 있다. 너무나 유명한 <모나리자>부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고흐의 <해바라기>,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등이 수록되어 있다. 유명하고도 아름다운 그림들이다. 다양한 작가의 서로 성격이 다른 작품들을 스티커로 완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주 잘 알려진 그림은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본 그림인 <피아노 치는 소녀들>을 완성해보았다.
이 스티커 페인팅북은 한 스티커에 두 가지 색이 나누어져 칠해져 있는 조각이 몇 개씩 있다. 그리고 그 두 가지 색이 옆에 붙인 스티커의 색과 이어져 그림이 되는 부분이 재미있다. 스티커 페인팅을 하다 보면 그림의 세밀한 부분을 모두 아주 작은 조각으로 붙이도록 만들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보다 난이도가 낮아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또한 세밀한 부분이 전부 스티커에 그림으로 그려진 경우도 아니어서, 작업하기 쉬우면서도 스티커로 그림을 완성하는 재미도 흠뻑 느낄 수 있다.
다 완성한 그림 뒤에는 설명이 붙어있다.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날들이 언제 다시 올 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스티커 페인팅북과 함께라면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곳간을 채워놓은 듯 든든한 기분이다. 스티커를 떼어 붙이는 간단한 일이지만, 아마도 힘든 날들에는 그 단순한 일이 날 다시 일어서게 해 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