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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말하는 약사" 요약 | 기본 카테고리 2021-02-1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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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말하는 약사

홍성광 등저
부키 | 2013년 05월

CRA가 맡는 과제들 중에는 글로벌 임상이 있다. 직간접적으로 해외 제약회사와 일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때문에 영어 실력이 꽤 중요하고, 메일로, 가끔은 직접 만나 영어로 대화를 나눠야 할 때도 있다. 아직 내게는 그런 기회가 없었지만 임상을 위해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기기도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처음 CRA에 관심을 갖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다.

- p. 51-52


앞으로도 제약회사의 영업, 마케팅 업무를 꿈꾸는 후배들이 많을 것이다. 먼저 그 길을 조금 걸었고 지금도 걷고 있는 선배로서 두 팔 활짝 열고 환영한다. 제발 많이 와서 도전하라. 그리고 오래 버텨라. 내 자신이 그 업무에 적성이 맞느냐고 묻지 말고 좌절하지 말라. 내가 그 업무에 맞게 잘할 수 있게 그 길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하면 된다. 내가 나를 바꾸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이 변하기만을 기다리고 환경이 바뀌기를 기다린다면, 나는 그 자리에 맞지 않는 것이므로 당장 떠나야 한다.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으며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다.

- p. 103-104


처음에는 UNI-TAS를 사용하는 약국이 별로 없는 탓에 프로그램을 개발해도 개발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이 시스템이 젊은 약사들 사이에 꽤 유명해졌고 실제 수백 군데 약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내 약국으로 탐방을 오거나 문의 전화를 하는 약사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꿈속에서나 상상하던 거예요." "돈 많이 들었겠어요." 하는 반응이다. 그렇다. 이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겪으며 하나씩 하나씩 고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지금도 계속 아이디어를 내며 변화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또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나조차 모른다.

- p. 126-127


미국 커뮤니티 약국의 약사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물론 업무 처리는 빨리, 처방전 리뷰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 약국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는 약사와 약사, 약사와 테크니션, 테크니션과 테크니션, 약사와 환자, 테크니션과 환자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의사 전달이 불분명하거나 전달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으면 오해가 생기고 불만이 터지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간호사에게 잘못 보이면 의사가 낭패를 보듯이 약사도 마찬가지다. 약사는 테그니션의 상사이기도 하지만 테크니션의 도움 없이는 약국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을 잘 살피는 동시에 적합한 트레이닝을 시켜야 한다.

- p. 212-213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의약품 안전 사용 교육이 이제는 사회에서 약사가 맡을 수 있는 영역의 하나로 발전해 가고 있다. 약사라는 전문성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능력을 더하면, 약국만이 아닌 새롭고 창의적인 일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약국에 안주하고 있었다면 이런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되든 안 되든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었으니 이런 기회도 주어진 게 아닐까. 앞으로도 더 많은 도전과 탐색을 통해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려 한다. 좀 더 많은 약사님들이 다양한 시도를 해 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 p. 228


지속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 단순히 메일이나 전화로 일을 받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송고하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국내 의약품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학술 기반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때문에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아이디어 회의, 전략 수립, 자료 수집 및 구성을 직접 하고 최종 보고서 작성 및 피드백까지 할 수 있어야 메디컬 라이터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

- p. 261-262


성공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6개월마다 자신의 이력서에 새로운 이력을 써 넣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조탁해야 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미래의 나가 달라지도록 지속적인 열정과 헌신이 요구된다.

- p.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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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30분에 읽으세요" 요약 | 기본 카테고리 2021-02-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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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30분에 읽으세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저
이매진 | 2013년 01월

우리 아이에게 안전하게 약 먹이기
1. 약이 꼭 필요한 경우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2. 약은 최소 용량부터 먹여야 한다
3. 가능하면 원래 포장으로 처방해 달라고 하자
4. 정확한 용량을 먹이자
5. 약품과 함께 포장돼 있거나 약국에서 받은 시럽병과 계량스푼은 씻어서 사용하자
6. 미리 약을 섞어 두지 말자
7. 보관 장소를 잘 지키자
8. 복용이 끝난 약은 아낌없이 버리자


제약회사는 건강한 사람과 환자의 경계를 애매하게 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환자로 만들기 위해 전문가와 미디어를 이용한다. 아픈 것과 건강한 것을 구분 짓는 기준은 나이와 환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며, 나라와 문화의 차이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과거에는 병이었다가 현대에는 정상으로 변하거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질병을 정의하는 경계를 모호하게 그릴수록 잠재적 환자층은 더 두터워지고, 의약품을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은 더 커진다. 오늘날 이런 기준을 만드는 많은 전문가들이 제약회사의 영향력 아래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강화될수록 질병의 경계는 더욱더 모호해지고 있다.

- p. 138


제약업계 옹호론자들은 제약업계의 높은 수익은 제약 산업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새로운 의약품 연구와 개발 비용에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에 견줘 투자비를 날릴 위험도 크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비판하는 학자들은 제약회사들이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얻을 뿐이라며, 백번 양보해서 초기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투자비를 회수한 후에도 계속 약값을 비싸게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엔지오들은 약값이 비싼 건 연구개발비 때문이 아니라 높은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 기초 연구는 오히려 대학이나 공공 연구소에서 더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제약회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 p. 145


해치-왁스만법 조항에 따라 FDA가 새로운 임상 연구를 거쳐 만들어진 브랜드 의약품의 개량 신약을 승인하면, 제약사는 승인일부터 3년 동안 그 제품의 '새로운 용도'에 관한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 여기에서 새로운 용도란 새로운 적응증뿐만 아니라 기존 약의 용량 변경, 투여 경로 변경, 새로운 혼합 제제 등의 변화도 포함된다. 3년 동안 경쟁 제네릭 기업들은 새로운 용도에 해당하는 제품의 시장 진출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브랜드 제약사들은 같은 제품을 계속 변형만 해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나더라도 10년 이상 경쟁 제네릭 약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게 된다.

- p. 171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그런 일을 민간에서 다 할 수 있다면 민간에게 맡기면 되지만, 이미 여러 부분에서 민간의 구실에 균열이 가고 있다. 꼭 필요한 약인데 갑자기 제약회사에서 생산을 중단해버리니 환자도 의사도 약사도 아주 곤란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당연히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와 정부도 국영 제약사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 p. 178


쉬운 사용 설명서가 필요해
1.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포장과 사용설명서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2. 미국처럼 블랙박스 경고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3. 사용설명서를 규격화해야 한다.
4. 의사와 약사의 도움 없이 사게 되는 의약품의 경우 설명서와 더불어 반드시 표기해야 할 주요 사항을 지정해야 한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무심코 버려지는 폐의약품의 위험성을 의식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제약회사는 회사대로 할 일을 해야 한다. 우선 각 가정에서는 폐의약품을 모아서 가까운 약국에 가져다 주는 작은 수고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 p. 242

 

안전하게 약 먹는 10가지 방법
1. 복용 중인 약의 리스트를 만들어 단골 의사/약사와 상의하라
2. 약물 치료가 꼭 필요한지 판단하라
3. 노인은 보통 성인 용량보다 적은 양으로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4. 새로운 약을 더 먹어야 하는 경우 원래 먹던 약 중 그만 먹어도 되는 게 있는지 알아보라
5. 약을 정확한 시기에 중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6. 부작용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대처해야 한다
7. 약을 먹은 뒤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담당 의사/약사에게 이야기하라
8. 약국/병의원을 떠나기 전에 환자나 가족이 약 복용에 관해 확실히 알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9. 쓸모없는 약은 과감히 버려라
10. 새로운 치료 방법/약물 사용을 단골 의사, 단골 약사와 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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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 요약 | 기본 카테고리 2021-02-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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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

강화길 저
문학동네 | 2016년 11월

<벌레들>은 너무 잃어 너무 붙잡게 된 이들의 이야기이고, <눈사람>은 너무 잃어 너무 놓게 된 이들의 이야기이다. 그 두 이야기가 <굴 말리크가 기억하는 것>에서 맞물린다. 신분이 달라 금지된 관계였던 굴 말리크와 타니 칸의 이야기는 사랑이 불안으로 불안이 집착으로 변하다 끝을 맞는 것을 보여주고, 이별한 연인 '그'와 '그녀'가 굴 말리크의 유품을 찾으려 헤매는 이야기는 서로를 향한 모든 마음이 사라진 그들의 지친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
<니꼴라 유치원-귀한 사람>의 배경은 안진. 1947년 천주교 신부와 교인들이 니꼴라 성당 구석에 아이들을 모아 가르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출세의 첫 단추처럼 되어버린 그곳에 아들 민우를 입학시키려는 '나'가 주인공이다. 삼 년째 선착순 정원 안에 들지 못해 낙담한 '나'에게 자리가 났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다음날로 민우를 데리고 가 입학 서류에 서명하는 것까지가 전부인데도 굉장히 긴 이야기를 힘겹게 읽은 것만 같다. 이야기 주위로 여러 사연들이 덧붙여져 있어서만은 아니다. 민우를 향한 기대에 제 어린 시절 상흔을 겹쳐 보던 '나'가 서서히 집착에 삼켜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괴로워서만도 아니다. 그러고도 남은 무언가, 그것 때문이다.

불안의 추체험이라 불러도 좋을 이러한 경험은 <괜찮은 사람>을 읽으면서도 거듭된다. 이번에도 이야기는 복잡할 게 없이 화자인 민주가 돌아오는 봄 결혼할 '그'의 차를 타고 그가 마련해놓았다던 집으로 향하는 짧은 여정이 전부다. 앞선 작품들을 염두에 둔다면 이 드라이브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고 실로 그렇다. 조수석 서랍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손바닥만한 상자들이나 그의 집 안에서 깜빡이던 붉은 불빛의 정체 등을 더는 일일이 묻지 말기로 하자. 답이 없을 게 뻔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지워가다보면 마지막까지 남는 질문, '그는 괜찮은 사람인가'로도 충분하다. 아니라고 확답할 참이라면 미안하지만 그건 작품을 잘못 읽은 탓이다.

사귀던 남자에게 목을 졸렸던 '나'의 과거, 목에 남은 멍자국을 본 민영에게 어디서 다쳤는지 모르겠다며 둘러대었던 기억, 사과하고 싶다는 말에 호숫가에서 다시 만난 전 남자친구로부터 '나'가 느낀 생생한 공포 등을 통해 소설은 이름마저 닮은 진영과 민영을 끊임없이 겹쳐놓는다. 마치 이래도 '나'를 의심할 거냐고 물으려는 듯이. 이렇듯 <호수>의 세련된 기술은 끝내 우리로 하여금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믿게 하는 까닭에, 이한이 '나'가 전에 알던 '그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 탓이 아니다.


<굴 말리크가 기억하는 것>을 제외하면 강화길의 소설은 모두 일인칭이고, <눈사람>까지 제외하면 화자는 모두 여성이다. 번잡스레 하나하나 예시를 들 것도 없이 그녀들은 모두 남성 인물에 의해 위협을 느꼈거나 느끼는 중이고, 그런 그녀들의 증언은 이렇게나 위태롭다. 말하자면 '그들'의 세계는 '그녀들' 앞에서 더욱 불투명하며, 그녀들에게는 언제 어디서 눈앞에 돌출할지 모를 그 정체불명의 세계가 더욱 불안하다. 이 특수성에 주목한다면 강화길 소설의 페미니티는 이제껏 읽어온 것보다 훨씬 더 읽어야 하는 것일 테고, 그러자면 그에 상응하는 페미니티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해석은 여기까지다.
*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폭발한 것은 도시만이고, 도시 밖의 세계는 그대로다. 하물며 도시, 그 또한 와르르 무너진 건 아닌지라 기약 없는 재건이 진행중이다. 다시 말해 <방>의 세계에는 무너진 것과 망가진 것과 멀쩡한 것이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있다. 세계는 없어진 게 아니라 너무 많아졌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미래는 너무 남았으며, 이들은 죽은 것과 다름없기는커녕 살아도 너무 살아 있다. 세계가 폭삭 주저앉은 후라면 생 그 자체가 목적이 되지만, 군데군데 망가졌을지언정 아직 많이 남았다면 삶은 여전히 가능하다. 이 작은 차이로부터 강화길 소설이 출발했다.

 

- 황현경, p. 255-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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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요약 | 기본 카테고리 2021-02-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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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이유주 저
생각비행 | 2019년 06월

여성 개인이 비혼 비출산을 선언한다고 하여 갑자기 대기업에서 여성을 뽑는 것도 아니고, 승진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여성이 자신의 권익을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성이 노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조의 형태를 기업별이 아닌 산별로 전환할 것이 요구된다. 전체 근로자 중 대기업 종사자는 극히 일부이고, 근로자의 80퍼센트는 중소기업에 종사한다. 이들이 산별 노조라는 형태로 대기업 노동자들과 함께 노조 활동을 하게 된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관철되어 대다수의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 현재 비정규직의 대다수가 여성이므로 여성이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 p. 171
이제 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하며, 성평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고용, 세금, 복지 제도를 성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새롭게 정비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이와 함께 고용과 연계되지 않는 복지 제도인 기본소득 도입도 논의해보아야 한다. 고용의 기회가 남성에게 더 많이 주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복지 제도가 고용 제도와 연계되면 정작 복지가 더욱 필요한 여성이 복지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고용과 관계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복지 제도인 기본소득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여성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 이미 다른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있다.

- p. 180
서구 국가들은 여성할당제를 넘어서 남녀동수제 등 성비 균형을 맞추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을 보면 여성할당제가 먼저 필요하다. 공직뿐만 아니라 사기업도 적극 여성할당을 시행해야 한다. 정부가 여성할당을 유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정부의 여성할당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에게 정부와 계약 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거나, 세제 혜택을 준다거나, 혹은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을 활용하여 투자를 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서구 국가들도 이런 방법을 통해 여성 임원을 늘린 바 있다. 남녀동수제,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 등은 여성할당제를 제대로 시행한 다음에 고려할 일이다.

- p. 187
가정을 사회에서 제외하면 성차별 구조는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성차별을 만들어내는 가장 근원적인 기제는 사실 가정 내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번 '홍대 몰카'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가정 내의 차별이 사회의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종 제도들을 세심히 점검해안 한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나 오빠가 대신해준 합의 여부를 형량에 반영하지 말 것, 그리고 든든한 가정 배경이 있는 피의자든 동등한 사법 접근권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국선 변호인 제도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등등.
또한 어떻게 하면 사법부를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도 논의해보아야 한다. 현재 사법부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여 매우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법원장을 비롯하여 고위직의 임명 혹은 내부 승진 과정에 국민의 평가가 전혀 반영될 수 없는 구조이다. 사법부는 입법부, 행정부와 대등한 권력을 소유한 조직으로서 그 권한이 결코 적지 않은데도 지금까지 국민이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큰 틀에서는 그간 디지털 성범죄가 가볍게 다뤄져온 것 역시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대법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법관들의 승진을 대법원장이 결정하는 이상 법관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재판하기보다는 인사권자의 눈에 들기 위해 정치 사건에 열과 성을 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법부가 행정부에 종속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이러한 인사 구조를 개혁할 방안을 논의해보아야 한다. 영미권에서는 판사를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기도 하는데, 우리 역시 대법원장을 선거로 선출하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대법원장이 선거로 뽑힌다면 법관들이 여성 대상 범죄를 과연 이토록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이 사법 개혁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더욱 활발히 일으키게 되길 바란다.

- p. 201-202
결국 선진국 중심의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것도, 저임금으로 다른 여성에게 가사 육아를 맡기고 그 이상의 월급을 벌어들일 수 있는 백인 여성의 입장에서나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여성 문제를 더욱 국제적 시각에서 보고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 남은 과제일 것이다.

- p.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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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요약 | 기본 카테고리 2021-02-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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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장하준,최재붕,홍기빈,김누리,김경일,정관용 저/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기획
인플루엔셜 | 2020년 06월

최재천: 역사상 전례 없는 인류의 자연 침범. 그리고 바이러스에게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제공하는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지구 온난화. 이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냈다. 이를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 생태백신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지금까지 삶의 자세를 성찰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행동백신이다. 생태백신과 행동백신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팬데믹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장하준: 현 사태는 주객이 전도된 경제체제의 모순을 폭로하고 있다. 무한 이윤 추구와 성장이라는 수단이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자는 목표, 즉 공공, 복지, 생명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것. 이 두 가지이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로 분류되면서도 국민의료보험이 없는 비효율적 의료복지 시스템의 미국, 보수 정권과 극우파 등장에 따른 복지 축소와 재정 긴축으로 의료서비스가 부실화된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재앙이 그러한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재붕: 생존율 높은 길을 선택하는 인간의 DNA는 코로나19 사태로 결국 언택트 문화를 본격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 페달을 밟게 되는 이유다. 결과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으로의 전환이다. 온라인을 통한 초연결 사회에서 포노 사피엔스는 영역과 경계 없이 만난다. 팬데믹 쇼크에서도 살아남고, 그 안에서 더 넓은 관계를 형성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몰려올 것이다.

홍기빈: 현 세계를 떠받치던 체제, 즉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라는 네 개의 기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이제 어떤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새로운 길은 선명하다. 시장근본주의의 극복,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민주주의 구축,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역, 욕망에 대한 질서 부여, 인간 서식지 무한 확대의 방지, 도시적 공간집약화 해소가 그 이정표다. 그 길 위에서 포스트 코로나 문명을 만들어내야 한다. 인류가 붕괴하지 않으려면.

김누리: 코로나19가 생각의 틀을 바꾼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 국내적으로는 미국화 신화의 종언을 의미한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민주주의 대응 모델은 중국형 권위주의 대응과 일본형 관료주의 대응, 구미형 자유방임 대응을 넘어서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한 세대에 걸쳐 위기 대응의 공공 인프라를 초토화해온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우리를 지배해온 생각들은 뒤바뀔 것이다. 남은 건, 그 생각의 방향을 어디로 향하게 하는가다. 문제는 생각이다. 패러다임의 전환 없이 22세기는 오지 않는다.

김경일: 원트에서 라이크로 행복의 척도가 바뀐다. 코로나19 사태를 낳은 지금의 문명은 사회가 주입한 경쟁, 비교의 원트를 기반으로 한다. 원트에는 만족감이 없고 무한 욕망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원트를 정당화하고 제도화한 문명은 원트를 더 갖기 위해 찌르고 파괴했다. 인류는 사회가 심은 원트가 아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크로, 새로운 행복의 척도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라이크는 만족감을 낳는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더 적은 것으로 함께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만든다.

- p.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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