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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혹은 인포테이너_책, 이게 뭐라고 | 에세이 2021-04-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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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저
arte(아르테)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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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책이 뭐길래 이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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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시간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내킬 때마다 읽을 책들이 항상 침대 옆에 쌓여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도 책을 읽는다. 오며가며 남는 시간을 보내는 가장 유익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목에 끌려 읽었다.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서. 책은 일종의 에세이다. 장강명 작가가 동명의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 했던 일들과 인물들에 대해 적었다. 수많은 작가들을 불러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과정을 정리하고 느낀 바가 적혀있으니 팟캐스트를 들은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 시국이라 내가 몸담고 있는 독서모임도 요즘은 뜸하다. 줌으로 독서모임을 하는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제안한 구글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독서 감상/토론은 굉장히 유용하지 않을 까 싶기도 했다. 한달동안 하나의 책을 읽고 내킬때마다 들어가서 자기의 감상을 첨삭할 수 있으면 나중에도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독서의 깊이도 깊어질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소설을 쓰는 작가로써의 자신과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강연을 하거나 진행을 하거나 말하는 화자로써의 스스로가 부딪혀서 부대끼는 상황을 적어둔 부분이 있다. 대개 이런 자아의 갈등은 좋은 결과를 내는 비료가 되기 보다는 존재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측면이 있고 거기서 개인을 다운 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어찌보면 성공한 사람의 배부른 고민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창작자는 그런 예민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이 뭘까? 도구? 목적? 유희거리? 지식의 전수자? 다양한 대답이 가능할 것이고 거기에 대해 고민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의미가 있을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에세이니 한번쯤 읽어볼만 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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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자란다_내일은 해피엔딩 | 소설 2021-04-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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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일은 해피엔딩

수진 닐슨 저/김선희 역
블랙홀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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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소년 소녀의 성장기, 가족이 된다는 의미까지 잘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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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는 머리가 좋지만 몸은 그에 따라주지 않는 소년이다. 엄마를 병으로 잃었고 그 슬픔을 달래는 나름의 방법 조차 과학적이다. 

 

애슐리는 패션 감각이 뛰어나지만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은 부족해서 자신감은 넘치는 대신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평생 스쳐 지나갈 인연 조차 아닐 이 소년 소녀는 어느날 각자의 부모가 결혼을 하는 바람에 예상치 않은 남매가 되어 버리고 각자의 고생이 시작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문학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소설은 명백히 독자층이 청소년이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복잡하지 않고 스토리는 이해하기 쉬우며 읽을수록 흥미를 유발한다. 

 

스튜어트와 애슐리 각자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소설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분명히 구분되는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 묘사가 중요할텐데 작가는 그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어느날 갑자기 생기기도 해체되기도 하는 불안한 것일까? 현대 사회가 더 고도화되고 핵가족이 당연해질수록 그런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 단순히 혈연으로 묶였다는 이유보다도 이 소설에서 처럼 같이 고난을 겪고 문제를 이겨내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 요즘 시대의 진정한 가족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에 마주하게 되는 따돌림,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이라던가 성소수자의 문제까지 어둡지 않게 다루면서 나름대로 거기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전에 읽었던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단편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좋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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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여행 뽐뿌_오래 준비해온 대답 | 에세이 2021-04-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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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래 준비해온 대답

김영하 저
복복서가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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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류학과 여행 에세이를 잘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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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아는 사람은 알만한 소설가, 작가, 에세이스트, 방송인, 교수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름이야 워낙 유명하니 이름값만으로도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지는 않을거라는 부러움이 늘 앞서는 분이다. 

 

간만에 그의 책을 읽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꽤 오래전에 다녀온 시칠리아 여행기다. 지켜지지 않는 철도 스케쥴, 페리를 타고 건너가는 기차, 시칠리아 섬 이곳 저곳의 풍광과 유적,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요리들의 이야기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끼어 드는 것은 인문학적인 지식과 신화적인 배경 이야기다. 오딧세우스와 아테나가 불려 나오고 그리스인들이 지은 극장과 로마인들이 지었던 경기장이 끌려 나와서 현재의 이탈리아를 이루고 있는 여러가지 정서를 보여준다. 

 

지진 바로크란 말이 여러차례 등장하는데 에트나 화산의 분화와 지각 변동으로 한때 완전히 괴멸되었던 시칠리아 이곳 저곳의 도시들이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탈바꿈한 배경은 그의 설명을 따라 온전히 이해 되기도 하고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언젠가는 꼭 방문해서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오딧세우스의 모험 이야기 율리시스를 읽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외눈박이 거인(키클롭스)의 동굴에 갇혀 산채로 잡아 먹히던 부하들을 이끌고 동굴을 탈출하는 꾀돌이 오딧세우스가 거인에게 댄 우티스(Utis)라는 말에 담긴 뜻을 풀어내면서 현재의 테러가 만연하는 시대를 설명하는 건 역시 그만한 독서와 사고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힘들 일이라 생각했다. 이것이 짬바라고 하는 것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를 좋아하는 독자인지라 그의 것과 비교해보면 김영하는 좀 더 정상인에 가깝다. 하루키보다 촉촉하고 일반인의 시선과 비슷한 그것을 가지고 있으며 자존감 또한 비대하지 않다고 할까? 

 

책을 덮고나면 시칠리아로 떠나고 싶어진다. 개발되지 않은 남부, 마피아와 신화의 땅, 지진 바로크 도시들을 훑으며 신선한 해산물 파스타를 먹고 비싸지 않은 현지 와인으로 입가심을 하면서 몇달 살고 싶어지니.. 이정도면 좋은 여행 에세이라 하겠다. 

 

언젠가 만나자꾸나 시칠리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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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물 혹은 전생물의 맹아랄까_도키오 | 소설 2021-03-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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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들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저/문승준 역
비채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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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책인데 최근에 다시 나온 모양이다. 작가의 이름값도 있지만 전생물 붐을 탄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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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내듯 만들어내는 소설들(거의 무협이었지만)의 형태가 종이책에서 디지털로 바뀌어가는 중인 거 같다. 카카오 페이지라던가 브런치라던가.. 나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웹소설이 대세라는 건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런 웹소설의 대세는 역시 이세계 전생물인 거 같다. 일본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로 번진 유행은 시간여행을 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이세계로 가기도 하며 역사를 다시 쓰게도 만든다. 주인공이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거나 다시 인생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역사의 분기점에서 일어난 사건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대체 역사물과는 또 좀 다르다. 

 

도키오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도 그런 전생물의 흐름에 있고 어쩌면 초창기의 맹아 혹은 시발점은 아닐까 하는. 소설의 세계는 평범한 일상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조망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말도 안되는 설정이나 상황을 담아내는 파격도 있다. 도키오는 명백히 후자쪽이다. 

 

선천적으로 일정한 나이 이상을 살지 못하는 유전 질환을 타고난 도키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을 안고 태어난 도키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다쿠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버블 경제가 도래하기 직전 흥청거리기 시작한 일본 사회를 다룬 이야기이기도 해서 뭐라 딱 꼬집어 이야기 하기 힘들다. 

 

가족을 잃어야 하는 이야기는 역시 마음이 아프다. 주인공의 성장과 문제의 해결은 속이 시원해지지만 그 와중에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야 하고 소중한 사람의 상실 앞에서 최선을 다해 뭔가를 발견하려는 노력은 눈물 겹다. 

 

어제 둘째가 이제 얼마 안남은 흔들리던 유치 하나를 스스로 잡아 뺐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를 볼때마다 이 녀석은 어느 별에서 와서 내 아들이 되었을까 싶은데 어릴적 나는 아프고 힘든 건 덜덜 떠는 쫄보였기 때문이다. 먼 미래에서 날아와 엄마 아빠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결국 자신의 탄생에도 관여하게 되는 도키오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설정과 함께 애틋한 부자간의 이야기를 잘 버무려 찡한 감동을 함께 준다. 

 

조금은 서툴고 삐걱거리기도 하지만 다쿠미와 도키오 뿐만 아니라 치즈루라던가 다케미와 제시 커플, 이시하라와 다카쿠라까지 맛깔나는 조연까지 다 좋았다. 아마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기회되면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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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단함과 희망사이_까대기 | 만화 2021-03-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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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까대기

이종철 글그림
보리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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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려있던 형님 한분이 까대기를 하신 적이 있다. 몸이 부서질듯 힘든 시간을 거쳐 지금은 좋아지셨지만 우리 어릴때 막장이 있었다면 지금은 까대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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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 와중에 서민의 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역시 택배 산업이다. 택배뿐이랴. 쿠팡이나 마켓 컬리에서 먹을 걸 보내주지 않으면 마트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야 한다. 결국 물류가 우리의 생활을 떠받치는 근간이라는 얘기다. 

 

택배비는 보통 2,500원 비싸면 5,000원까지도 올라가지만 우체국 택배를 기준으로 4,000원 정도 한다. 법인 계약을 하면 3천원에서 3,800원까지도 있고 택배사와 계약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거 같은데 빨리 보내려면 역시 우체국 택배가 짱이다. 

 

이런 택배 산업을 떠받치는 사람들과 그들의 피곤함, 소모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만화가 까대기다. 지방에서 만화를 그리기 위해 상경한 주인공이 우연히 시작한 까대기 알바에서 만난 사람들과 택배 기사들, 그들의 팍팍하면서도 고단한 삶에 대해 그려냈다. 

 

택배 물류의 하차 작업을 일컫는 까대기라는 단어는 우리 어릴적, 인생의 궁지에 몰려서 석탄을 캐러 탄광지대로 향했던 어른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대로 된 안전 장비와 보호구도 없이 폐가 새카매질때까지 석탄을 캤던 어른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에 대한 성과를 돈으로 보상했던 그때 그 시절의 어른들은 일터를 막장이라 했고 막장 인생이라는 이야기는 삶이 벼랑끝에 몰렸다는 이야기와 동일했다. 

 

지금은 까대기가 있다. 그때의 막장보다야 이래저래 나은 환경이겠지만 여전히 힘들고 몸 하나를 써서 돈을 버는 직업이며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야 비로소 가족들 혹은 스스로의 삶을 살아낼 최소한의 보상을 얻는다.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몇번의 손짓만으로 쉽게 모든 것을 찾아보고 시킬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그걸 떠받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늘 기억하기는 힘들어도 잊거나 무시하지는 말자는 생각을 했다. 까대기는 좋은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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