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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라면 | 생각 나누기 2020-05-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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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라면

 

  언제부턴가 맛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이유 없이 텔레비전을 틀어놓으면 저녁 시간에는 으레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서 쿡방, 먹방까지 유행하고 개인방송의 주제로도 많이 보게 된다.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한 법칙 그 이상의 무엇일까.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어린 시절부터 나는 유별나게 안성탕면을 사랑했다. 지금까지 몇 박스를 끓여 먹었을까. 아마도 63빌딩과 비슷한 높이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에는 강호동이 최고의 라면이라고 말하는 안성탕면! 나도 예전부터 사랑했던 안성탕면이기에 정감이 간다. 무엇보다 집에서 끓여먹던 그 맛은 잊기 어렵다. 내가 살던 집은 나이 많으신 부모님이시기에 연탄을 쓰던 집이다. 그래서 연탄에 끓여먹는 그 맛은 정말 구수함이 묻어났다. 여기에 별첨 스프처럼 둘리에 나오던 맛있는 라면 노래를 부르면 금상첨화 그 자체였다.

 

  인생 맛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나에겐 어울리지 않다. 그 시절 그 맛을 알게 해주는 고향집,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 곳에서 먹던 그 라면 맛을 다시 맛볼 수 있을까. 그 때의 나와 그 때의 어머니, 그 곳이 동시에 존재할 때에만 느낄 수 있으리라.

 

  이렇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누구나 고생했던 입시생의 순간에는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는다. 그저 시간이 없어서, 부족한 용돈을 아껴 써보려 분식집에서 사먹던 그 기본라면. 단무지와 익어버린 김치를 서비스로 주기에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마셔 버리던 그 시절. 누구나 다 힘들고 누구나 다 아프던 그 찰나와 같던 아름다운 계절을 소울 푸드와 보냈기에 소울이 넘쳐흐르는 대한민국의 백성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난 라면이 좋다. IMF 때에 힘들어 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 먹을 것이 떨어질까 봐 라면을 쟁여 놓았던 그 찬장을 바라보며 난 행복했었다. “맛있는 음식이 이만큼이나 가득 있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보며 얼마나 미안해 하셨을까. 그런데 난 정말 라면이 좋았기에 철부지 아이였기에 만족했던 건지 모른다. 아니면 괜찮다고 말하는 철든 자녀였을지도

 

  시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육아 전쟁에 시달리는 아내를 돕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라면을 먹는다.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라면에 풀어 넣은 계란, 허기진 나의 배를 가득히 채워줄 찬밥의 조화는 최고의 만찬이다.

 

  “후루룩” 면이 올라가는 소리를 구경하는 아이들은 결국 아내에게 외친다. “엄마! 국수주세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혹은 못 이기는 척, 육수에 면을 퐁당 담근다. 아직 먹이진 않지만 먹게 될 라면을 바라보며, 마치 치토스 광고의 대사처럼 ‘언젠간 먹고 말 거야!’라는 표정을 쏘아 올리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미안하다. 그런데 이게 사랑이다.’라고 속으로 말한다.

 

  일본 라멘처럼 깊은 육수와 돼지고기가 담겨 있는 요리까지는 아닐지라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라면을 포기할 수는 없으리라. 단, 건강을 위해서 국물은 조금 양보해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챙겨야할 테니 말이다.

 

  이런 나를 아내와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처다 보지만, MSG 때문에 찾는 것이 아니라 라면이 주는 여러 가지의 추억들이 스프처럼 스며들어 오기에 찾는 것이라 말해본다. 비오면 따끈한 라면 한 그릇 생각나고, 주말에는 짜장 라면으로 같이 먹고, 여름에는 비빔 라면으로 한 끼 뚝딱 할 수 있기에 덤으로 가족과의 추억들도 남길 수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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