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훈훈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사진 속 케이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입구에는 독점적인 편의점(딱 하나뿐인)이 있습니다. 은발을 자랑하시는 나이 많은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곳입니다. 어느 때에 방문해도 항상 사회와 경제에 대한 시사 프로그램을 스마트패드로 시청하시거나 영단어 필기체 연습을 하고 계십니다.
친절함은 당연하고 편의점에 자주 오는 아이들을 친근하게 그리고 때론 아버지처럼 잔소리를 하는 분이죠. 코로나로 인해서 힘들 수밖에 없는 요즘에도 항상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물론 이 친절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존재합니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던 시점에서 매장에 들렸을 때, 아무개 아빠라며 부르시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준비했는지 아니라면 선물해주고 싶다고
무슨 말인지 여쭈어 봤더니 이 나이에 돈을 벌어서 쌓아놓으면 어디에 쓰겠냐며 동네에 사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열심히 적어놓으신 목록을 힐끗 들여다보니 적게 잡아도 20개는 넘어가는 양이었기에 죄송스럽기도 감사한 마음도 같이 듭니다.
더 놀라운 것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이기에 옆집이 개인 빵집이라 그 곳에 주문을 넣는다고 하셨습니다. 본인에게 편하고 여러모로 득이 되려면 편의점 본사에 발주 넣는 것이 유리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이게 상생이라는 걸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성탄절의 의미를 이 사장님을 통해서 만나게 됩니다.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분, 왠지 모르게 더욱 고맙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