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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밖에 아무 것도 원치 않고 알려하지 않았던 여인의 죄-불의 꽃 | 전체보기 2015-07-3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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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의 꽃

김별아 저
해냄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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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80년대 초반에 최고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가 간통죄로 구금된 사진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던 것을. 초췌하기 이를데 없는 얼굴로 사진에 찍혔던 여배우로서 간통했다는 사실때문에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배우로서의 생명은 물론이고 한 여성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인격마저도 무참하게 짓밟혔던 것을.

 

'불의 꽃'은 제목에서처럼 불꽃같은 정념을 불살랐던 중년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 세종 때이고, 각자 지아비,지어미를 둔 반가 남녀가 통정하다 벌을 받게 된 요즘 말로 하면 섹스 스캔들이었다. 이 작품은 형장으로 끌려가는 여인이 소회를 풀어가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금지된 사랑을 했다는 이유로 죄인이 돼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여인 유녹주.

 

그녀가 사랑했던 상대는 지근거리에서 임금을 보필하던 조지서로 어린시절 함께 자란 사이였다. 천애 고아가 된 녹주를 지서의 조모가 거두어 주었던 것이다.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지서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녹주는 다시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됐다.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낌새를 눈치챈 지서의 모친이 한양으로 이사글 가면서 녹주를 절로 보내게 된 것이다. 지서는 녹주를 지켜내지 못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된다.

 

그뒤 세월이 흘러 지서는 성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고 등과하게 됐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텅빈 허전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녹주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왔지만 겉으로 표내지 않고 허허실실 지내고 있었다.

녹주도 녹주대로 비구니 생활에 점차 익숙해져갔지만 지주스님은 녹주를 꿰뚫어보고, 하산해서 새로운 운명을 찾으라고 권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마침내 하산하게 된다.상처하고 아내의 빈자리를 지우기 위해 절을 찾았던 이귀산이 그녀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그의 후처로 한양에서 살게 된 것이다.

녹주는 이귀산에게 분에 넘치는, 일방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결코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주는 과분한 사랑은 받는 사람에게도 부담이었고, 이귀산의 사랑은 어쩌면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지.

 

그렇게 이 귀산의 후처가 된 녹주에게 지서가 나타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녹주의 마음은 지서에게 한없이 이끌려 들어가고 만다. 녹주의 오라버니를 자처하면서 무람없이 이귀산의 집을 드나들게 된 지서. 두 사람은 중년이 된 뒤에도 서로의 변치않는 애정을 확인하게 됐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밀회를 나누게 된 것이다. 그러다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이  임금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고, 두 사람은 강상죄로 엄벌에 처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서는 개국 공신의 후손이라 유배되고, 녹주만 참형에 처해지면서 사련에 빠진 두 사람은 영원히 이별하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고 만 것이었다.

 

이들의 비참한 종말에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슬픔을 느끼거나 동정을 느낄 사이도 없이 그보다 먼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통이라고 하면 남녀가 같이 저지른 것인데, 왜 여자만 목을 베이는 그야말로 최악의 형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자유롭게 애정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에서는 유교가 통치이념이 되면서, 성모럴은 경직되기 시작했다. 반가의 남성에게는 축첩을 허용하고 기방 출입등으로 숨통을 틔워줬다면 여성에게는 족쇄만을 채웠던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에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작가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독자도 함께 느낄만큼 애틋하게 그려내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지만,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유녹주의 죽음에 지켜보면서는 부당하다는 감정이 솟구쳤다. 왕이 세종이라 더욱 그런 감정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김별아 작가는 조선시대 이 경직된 애정모럴, 개인의 애정문제에 국가가 개입하면서  처벌받게 된 여인이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 지난 번에 읽었던 '채홍' 역시나 동성애로 처벌받은 여인의 삶을 그려낸데 이어 이번 역시나 개인의 애정문제를 권력으로 억누르고 처벌했던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아내고 있었다.

인간의 본능을 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오판했던 것이나, 남성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성차별이나 신분 차별까지 염두에 두고 시대를 감안한다고 해도  과하다는 생각은 여전했다.

훗날 세종도 유여인을 엄벌한 것을 후회했다고는 하지만, 금도가 많은 세상, 금도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세상일수록 반문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혼남녀의 혼외 정사에 대해 나 역시나 불편한 마음이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것은 당사자와 그 배우자의 문제이리라. 제 삼자가 나서서 특히나 사회질서와 가정보호란 미명으로 국가가 나설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올들어 간통죄가 폐지되고, 미국에서는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는 변화가 일어났다.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고, 그 생각이 법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법으로 막아둔 금도가 무너지게 되는데, 이 작품의 결말을 지켜보면서 한 광고 속 외침이 들리는 듯 했다.'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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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그날'에 대한 의미부여가 이루어질 것이다-역사저널 그날3 | 전체보기 2015-07-2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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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역사저널 그날 3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저
민음사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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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연사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연이 주였다면 최근에 '토크 콘서트'란 이름의 새로운 강연방식이 등장했다. 연사가 청중과 소통을 강조하는 형식인데, 이런 '토크 콘서트'를 비롯해서 요즘 '토크'가 문화 컨텐츠의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토크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책으로 출판되는  원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의 통로가 되고 있는데 '역사 저널 그날'도 방송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온 경우이다.

 

'역사 저널 그날'은 역사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방송으로는 드물게 토크쇼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나 교양 특유의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에서 벗어나 역사학자와 비전문가가 참여한 토크쇼 포맷으로 무게잡지 않고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읽혀졌다. 

 

역사에서 '그날'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날'을 기점으로 전과 후가 달라지고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변화하게 만드는 '그날'. '역사 저널 그날 3'권에서는 모두 일곱 개의 '그날'을 다루고 있는데 그 소제목을 보면

연산군의 내시 김처선이 죽던 날/중종이 강제 이혼당한 날/임꺽정과의 전쟁을 선포하던 날/정철. 기축옥사 특검되던 날/조선을 뒤흔든 교육열 /83세 조선의 선비 과거 급제하다./ 승정원 일기,조선의 역사를 깨우다.

 

아무래도 토크쇼라는 형식에 걸맞는 소재는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많고 그 이야기를 통해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닐까 싶었다. 폭군과 반정,의적, 옥사, 과거, 교육열, 기록 문제는 조선중기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토크쇼는 유머 코드나 현대적 시각을 반영하며, 주거니 받거니 폭넓은 대화로 진행됐다. 아무래도 토크쇼를 담은만큼 구어체로 서술돼 술술 읽혔다. 비전문가의 토크는 일찍이 내가 갖고 있었던 생각을 대변하고 있었는데, 문학적 성가에 가려져 있던 정철의 정치적 행각에 놀란 모습은 기축옥사와 관련한 정철의 행보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받았던 충격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 어찌나 경악했던지.

승정원 일기는 조선의 공식 기록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작성되고 있는지를 알려주었고, 그것은 조선의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준 셈이기도 했다. 그리고 조선의 기록문화가 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힘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기록문화가 갖는 의미이기도 했다.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날'의 이야기와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 배경, 또 그 의미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선 나도 끼어들어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성균관 교수들은 어떻게 뽑았는지, 아무리 속필이라고 해도 말하는 즉시 기록하기는 힘들었을테데..속기사 역할을 했던 주서들이 남긴 기록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사관하고 주서하고 역할분담은 어떻게 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 처선은 직언하면서 죽음을 각오했던 것일까? 중종은 조강지처를 쫓아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후궁정도로 강등하면 안 됐으려나? '승정원일기'같이 방대한 기록물을 다 읽으려먼 대체 얼마나 걸릴까? 과거 응시자들은 또다른 사교육을 받지 않았을까. 저 자리에 있었다면 물어봤을텐데..

 

조선왕조 500년 그 숱한 날들 중에서 '그날'에 벌어졌던 일들과 '그날'의 역사적 의미는  그저 '그날' 하루에 그치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 현대에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도 '그날'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역사란 이렇게 하루하루 점같은 '그날'들이 이어져 변화를  촉발시키고,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어떤 날을 어떤 사건을 '그날'로 기억해야하는 것인지 그것 또한 역사에서 연구 대상이고, 역사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꾸준히 수많은 '그날'들에 대해 의미부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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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수단을 다해 비지니스에 대해 배우라, 잭 웰치의 비지니스 노하우-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 | 전체보기 2015-07-2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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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

잭 웰치,수지 웰치 공저/강주헌 역
알프레드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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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속에 CEO란 단어를 확실하게 주입시켜준 인물이 리 아이아코카였다. 크라이슬러 사장으로 취임해 대단한 성과를 올리면서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하고 책도 출판하는 등 경영인으로서의 명성을 한껏 드높였다.

그 아이아코카의 뒤를 이어 미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 GE의 회장 잭 웰치가 CEO로서 그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 그는 GE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기업 합병에 관여하고 컨설팅을 하는 비지니스 현장을 누비는가 하면 강연하고, 책을 내는 등 여든 고령에도 여전히  현역 비지니스 맨임을 증명하고 있다.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는 그동안 경영현장에서 겪은 그의 경험과 이력을 바탕으로 체득하고 통찰한 비지니스맨으로서의 노하우와 전망을 담고 있다. 잭 웰치라면 능히 출판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목 에 있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눈에 걸렸다. '마지막'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라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란 아쉬움을 느끼게 하지만 저자 당사자로서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을 집대성하겠다는 자세로 출판했을 거라고 기대를 갖게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잭 웰치에 대해서는 좋은 인상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출이나 이익면에서는 탁월한 실적을 올렸다고 하지만 그는 천문한적인 금액의 퇴직금을 받고 GE를 물러났다. 반면에 직원을 많이 해고시킨 경영자라인지라, 을의 입장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고운 시선으로만 바라보게 되진 않았다.

이 책은 부담없이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자기개발서와는 차원이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영자 혹은 관리자 마인드에 리더십의 관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풀어간다. 

 

예를 들어 앞부분에 나오는 얼라인먼트란 말의 경우만 보더라도 얼라인먼트 자체가 '일'의 한부분이 돼야하는데,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목표, 행동 ,결과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직원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행동해야 하고, 직원들이 목표를 잘 이행했는지 여부를 평가해서 보상해야 하는데 이 결과는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경영자로서  자신과 일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나 해결책이 조직원이나 구성원의 시야일 때와는 달리 보일 것이다. 심지어 해고 당했을 때에도 자신이 왜 해고당했는지 경영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따져보라고 권하고 있으니. 그렇게 해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위기를 돌파하라는 조언을 보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해고 기준까지도 머리속에 담아두었던 경영인이었다. 누가 자신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을 즐거워했을까만, 손에 피묻히는 것 또한 경영에 관련한 판단이라는 점을 그는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짐작컨대 그는 상당히 추진력 강하고 끊임없이 계획하고 일을 만들어내는 즉 불도저 스타일의 경영자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가 경영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추진력 외에도 변화와 변혁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현상 유지에 만족하지 말고 자극을 통해 성장과 성공을 지향하는 것이 기업에게나 개인에게나 필요하다는 정신이 눈에 띄었다. 기억의 조직과 팀원을 장악하고, 운영하고. 그의 사진을 보면 노령에도  카리스마가 풍기는 것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그런 도전과 목표를 행해 나아가야 하기에 앞어 언급한 얼라인먼트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잭 웰치가 몸담았던 GE의 주식 시가 총액보다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더 높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제조업이라는 전통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던 잭웰치가 만약에 오늘날 급속도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했더라는 어떤 경영인이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시장의 변화를 발빠르게 캐치한 경영인이었다고 하니 역시 명불허전이었을까.  

그런 가운데 의외로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조언이 눈에 들어왔다. 재무제표, 손익계산서는 무조건 배우라고 권하는 것이나, 비지니스는 '내'가 아닌 '우리'가 하는 팀 플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에서 리더로서의 경영자의 각이 나왔다.

 

아무래도 경영인이나 관리자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그런지, 비지니스에 대한 조언보다 잭웰치 개인에게 더 관심이 가고 시선을 두게 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잭 웰치가 대체 얼마나 대단하고 잘났나 확인이나 해보자하는 수준낮는 호기심에서 잡은 책이지만, 그런 동기만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는 일은 대단히 어려웠다는 고백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CEO라는 자리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기회도 됐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경제에서 예측불가한 변수가 많아지는만큼 그와 비례해서 경영자의 역할과 결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변화무쌍한 시대에 경영인, 관리인들으로 사노라면 엄청난 압박감과 부담감에 시달리겠구나 하는 마음도 잠시 들었다.

 

새삼 잭웰치가 대단한 경영인이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분명 못마땅한 점도 많지만 그는 상당히 적극적이면서도 냉철했고, 강한 추진력을 가진 경영자였다는 것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런 자세는 경영인으로서 리더서로 지녀야 할  덕목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책에는 은퇴이후의 삶에 대한 조언도 있는데, 새로운 사업과 창업에 대한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이 책 제목에 있는 '마지막'이란 단어를 보면서 이제는 그도 은퇴를 하는 결심한 것일까?

나 같으면 평생 일 안해도 여유있게 살 수 있는 부도 일구고 명예도 얻었으니 나이를 핑계삼아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즐기며 여생을 보낼텐데. 잭 웰치는 온갖 수단을 다해 비지니스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배움을 부추겼다. 그의 말에서 은퇴한 경영인이 아니라 여전히 현역의 의욕이 풍겨나왔고,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했던 히딩크 감독의 말이 떠오른 건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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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네델란드인의 연쇄 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라- 효종의 총 | 전체보기 2015-07-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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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효종의 총

제성욱 저
중앙북스(books)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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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읽을 때만큼 내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없지 않나 싶다. 사랑에 얽힌 치정사건보다는 액션이 있는 쪽을 선호하고, 특히 책에 얽힌 사건에 흥미를 느끼는데, '효종의 총'은 이 두가지를 모두 겸비한 내용이라 내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효종의 총'은 소재에서부터 역사를 적절하게 차용하고 배경을 삼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사건의 시발은 네델란드인이 피살되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그 뒤 네델란드인이 연쇄적으로 살해되면서 사건의 파장은 커지게 된다. 

북벌 계획을 추진했던 효종, 조선에 표류하게 되면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었지만 호시탐탐 조선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던 네델란드인들, 또 병자호란으로 청에 포로로 끌려갔던 조선인. 실존의 존재들이 작품 속에서 포진해 있고, 연이은 네델란드인의 죽음은 조총의 제조비법과 이어져 있었다.그리고 청과 일본까지.

이렇게 실존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포석으로 차용하고 있어서, 이야기가 제법 개연성있고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이 이야기는 단 하루, 그것도 한양 사대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시간,공간상으로 상당히 압축된 느낌을 받으면서도 사건 해결을 위해 도포자락 휘날리며 동분서주했던 윤민호 종사관의 잰 걸음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효종은 북벌을 염두에 두고 청의 감시를 피해 뛰어난 성능을 지닌 조총을 제조하려 했지만, 신하들이 모두 효종의 뜻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다. 청과 일본과의 국제정세, 그리고 당파의 이해가 얽혀있는 가운데

네델란드인 연쇄살인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런 가운데 조종 제조법이 실린 '비거록'의 존재가 범행 동기이자 범인의 행방을 좇을 수 있는 열쇠로 등장하고, 이어 청에서 강제적으로 이별을 해야했던 윤민호의 정인 공정아가 등장한다.

 

'효종의 총'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야기의 반전이 아주 탁월하다거나 이야기가 놀라울 정도로 수준 높은 추리로  마무리되는 작품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마음이 끌렸다. 내 취향에 맞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효종의 북벌 계획의 끝을 알고 있는데도 굳이 그 끝을 드러내지 않고 한줄기 서광을 품게하는 희망을 담고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었고, 군왕다운 효종의 카리스마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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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등장인물이 겉도는 따로 국밥에 용두사미 이야기 -조선여형사 봉생 | 전체보기 2015-07-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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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 여형사 봉생

이수광 저
네오픽션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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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머리나 가슴을 식히기 위해,혹은 아무 생각없이 재미를 추구하는 이른바 킬링 타임용 컨테츠도 필요하다.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현대인에게는 그런 작품을 즐기는 것 자체가 여가를 누리는 것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나 오로지 재미를 만끽하기 위한 작품을 고를 때가 있는데 특히나 더위에 시달리는 여름철에 많이 선택하는 편이다.

 

'조선여형사 봉생'도 그래서 고른 작품이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내 선택을 후회하면서 끝까지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독자들은 조선여형사라는 제목을 보고 날카로운 추리나 호쾌한 무협, 이나 액션을 기대했을텐데, 한 마디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 봉생은 포도청 다모이고, 남편인 김애격은  역관 출신의 포졸인데, 그야말로 천재소리를 들은 인물이었지만 모친이 노비인지라 출세길은 꽉 막혀있었다. 

봉생이 누명을 쓰고 형신을 받다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원수를 찾아다니는 것이 이 작품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인데, 거기에 봉생이 우연하게 도와준 세자 이연을 축으로 한 역모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가 또다른 줄기를 이루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봉생이 거리에서 고문 당한 채 죽은 여인을 검험하면서 시작된다. 그런데 사체 속에 있던 종이를 봉생이 집에서 살펴보려고 갖고 가는데, 이 종이가 화근이었던 것, 죽은 사체는 궁녀였고, 그녀가 감추고 있던 종이는 보위와 관련된 서약서였던 것이었다.

세자와 현 세자를 축출하려는 세력 모두 이 서약서를 손에 넣으려고 혈안이었다. 궁녀는 세자에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세력들은 당연하게도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희생된 것이 봉생의 남편 김애격이었다.

여기까지의 포석은 쟝르에 충실해보였다. 앞으로 살인자를 추적하고 왕세자를 지키려는 봉생이 눈부시게 활약하겠구나 예상도 할 수 있었고.

그런데, '조선여형사 봉생'은 여기까지가 가장 흥미로웠다. 그뒤로는 이야기가 지지부진했다.

 

뜻밖의 사실은 봉생이야기가 완전히 허구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봉생과 남편 김애격이 조선시대실록에 실려있는 실존인물이었다니. 봉생은 남편 김애격을 살해하고 숨어살던 이지휼을 무려 14년간이나 추적해서 끝내 잡아들인 의지의 여인이었다.

이 작품은 봉생, 김애격, 이지휼이라는 이름을 차용하고 그들의 실제 사건에 허구를 덧입히고 여기에 왕세자의 보위와 관련한 역모 이야기를 추가해 탄생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작가가 보기엔 봉생 이야기만으로는 스토리가 빈약해 역모이야기를 더한 것인데, 문제는 이 두 이야기가 겉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봉생을 다모로 설정하고, 김애격을 비운의 천재, 얼자의 한을 담은 인물로 그렸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굳이 이렇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냐는 의문이 들었다.

앞부분에만 다모로서의 움직이지, 그 뒤로 단서로 추적하는 것도 아니고, 이지휼 연고지를 찾아 행적을 좇고 있다. 굳이 다모여야 할 개연성이 없었다. 두발로 전국을 누비니.

세자 이연도 별 역할을 못하고 있다. 왕세자인데, 사건 해결에 개입하는 것도 아니고 봉생을 지켜주려

호위무사를 파견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건지. 그렇다고 역모사건이 이 작품의 흥미를 높이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캐릭터나 이야기가 다 따로 놀았다. 더 이상 사건도 없고, 해결도 없고 그렇게 뜨뜻미지근하게이야기는 흘러간다.

 

더욱이 역사로맨스소설처럼 세자 이연이 봉생에게 빠져드는 설정도 과유불급이랄까. 세자가 봉생을 마음에 품지만, 봉생의 반응은 없다. 가타부타 반응이 있어야 이야기에 탄력이 붙을텐데, 봉생을 남편에 대한 순애보를 지닌 여인으로 그리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는 짐작할 수 있지만, 소설적으로는 별 반응하지 않는 봉생의 존재는 작품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김빠진 사이다가 연상됐다.

이러니 작품은 생기를 잃었고, 지리멸렬하고 지루하게 진행됐다. 끝까지 긴장을 찾지 못했다.

 

작품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작품을 바란 건 아니었다. 그런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쯤은 책을 즐기는 독자로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재미만이라도 충실하게 채워주는 작품도 만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우리처럼 쟝르소설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들의 선택의 폭은 좁기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더운 여름날 조금이라도 내게 호쾌함과 시원함을 선사해주는 작품을 읽고 싶었는데,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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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