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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람, 장소,사건 등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훈련법-뇌가 섹시해지는 책 | 전체보기 2015-08-2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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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뇌가 섹시해지는 책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저/김지원 역
비전코리아 | 2015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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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본 '묘기대행진'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숫자나 단어 수십개 늘어놓은 것을 한번 쭉 훝어보고 틀리지 않고 순서대로 맞히는 거, 이런 엄청난 기억력은 묘기에 해당하는 거라고 신기해하면서 봤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때는 기억력은 타고나는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런게 아니라고 한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스포츠처럼 기억력에도 세계 신기록이 있고, 세계 챔피온도 있다는 것이었다.그러니까 갈고 닦으면 기록을 세울 수 있고 챔피온 타이틀도 따올 수 있는 건가보다.

'뇌가 섹시해지는 책'에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초급, 중급, 고급 합쳐서 52 단계 별로 소개돼 있는데 일러준대로 하고, 연습문제를 풀어보니 정말 이 책 보고 연습하기 전보다 기억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 책의 저자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의 이력을 살펴보니 '세계 기억력 챔피언 십'에서 여덟 번이나 우승하는 등 기억력에 관해서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무작위로 제시한 숫자를 30분동안 2,385개를 기억해내는 기록을 세운 사람이었다.

이 책을 사흘동안 읽었는데, 어제 오늘은 몸이 아픈 바람에 집중이 안돼 연습하라는 대로 하지 못했지만 첫날에는 충실하게 그걸 따라하고 연습문제를 다 풀어봤는데, 잠깐 하고서도 효과가 실감이 됐다.

저자가 기억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훈련과 연습에 의해서 향상될 수 있다는 말에 믿음이 갔다. 연습하고 훈련하기에 따라서는 저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준수한 수준의 기억력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디지털 기기의 저장능력을 활용하게 되면서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기억력이 쇠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만 해도 휴대폰을 쓰게 되면서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몇 안되고, 노래방이 등장한 뒤로는 전체 다 외우는 노랫말이 드물어질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가입한 사이트 비밀번호도 잊어버려서 다시 새번호를 받은 적이 몇 번인지.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의 연습법을 통해서 훈련하다보면 숫자,물건, 사건, 장소, 사람얼굴과 이름, 길찾기, 이야기 내용 등을 필요할 정도로 기억하는데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있는 기억연습법 중에서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한테 배웠던 것도 있었다.원자 번호  주기율표 외우는 거. 수-헤-리-베-붕-탄-질-산-불-네-나-마 -알-규-인-황 이렇게 16번까지 외운 거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어버리지 않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머리음을 따서 외우는 두문법이 기본으로 제시되고 있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일곱색깔 외우는 것도 두문법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고 보면 저자인 도미니크가 전적으로 개발한 연습법은 아니고 기존 방법까지 다 망라해서 집대성한 방법인가 보다.

 

구체적으로 그 방법들을 일러주자면 상당히 다채롭다. 숫자의 경우 문장으로 바꾼다거나, 이미지로 바꾸거나,발음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사물이나 고유명사, 동작같은 경우 연상한다거나, 동선따라 기억하는 이른바 여행법, 마인드맵 활용하기 등이 있는데, 대부분 훈련이 필요한 방법이었다.

특히나 저자가 고안한 도미니크방법이 있는데, 이것은 숫자를 인물로 치환해서 기억하는 방법이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방법인데, 여기에 다른 방법까지 복합적으로 적용한다면 숫자 정보를 기억하는데 상당히 쓸모가 있다.이 방법은 한번에 익히기는 어렵고, 익숙해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데, 이외의 기억법 역시나 훈련을 요했다.

 

이 기억 향상법을 제대로 익혀두면 트럼프, 숫자, 사람 기억하기, 수도 이름, 숫자, 이야기 내용, 시, 인용문 외우기 등등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 보였다. 그만큼 유용하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디지털 매체의 활용과 함께 저하되는 기억력은 되살아나고 더욱 향상될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나 숫자에 민감한 직종에 종사하거나, 학생, 수험생에게도 크게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런데  뒷쪽으로 갈수록 복합적인 방법이 되기 때문에, 연습하는 것도 간단한게 아니었다. 단번에 되는 게 아니라, 숙련도가 필요하니 안되다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예를 든경우, 아무래도 필자가 영어원 사람이니 사람이름은 알파벳을 이니셜을 써서 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우리 식에 맞게 좀 다르게 적용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첫날에 읽을 때 집중해서 따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라는 대로 연습했더니 기억력이 눈에 띄게 좋아져서 신이 났다. 몸이 아프지만 않았다면 더욱 집중해서 연습했을텐데. 이 기억법을 배우고 익혀서 비밀번호 잊어버리는 것 같은 생활의 불편함을 덜어내기만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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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의 미래, 역사책에 톡을 허하라!-조선왕조실톡1 | 전체보기 2015-08-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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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왕조실톡 1

변지민 저/YLAB 기획/이한 해설
이마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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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을 하지 않는데, 내내 웃으면서 읽었다. 처음에는 너무 가벼운 거 아닌가? 생각도 들었는데, 쭉 읽어가다보니,역사책에 톡을 접목하니 이렇게 풀어갈 수도 있는구나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요즘 아이들이 구사하는 톡 용어를 적재적소에 구사하며 유머스럽게 내용을 담았고, IT시대에 걸맞게 대화로 주고받는 SNS 메신저형식의 만화로 구성했다는 점, 그래서 스마트폰 세대들에게는 시각적으로 친근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친구하고 톡 주고 받는 기분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고 우스개만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조선사 컨텐츠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톡 형식으로 구성한 만화고, 종이책이지만 최근에는 책이 꼭 종이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e북에 웹툰에 오디오 북이 등장한지도 꽤 됐고, 오히려 최근에는 과연 종이책이 지금처럼 성행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종이 아닌 매체로 출간된 책의 구성과 형식을 종이 책이 차용하는 역발상으로 종이 책도 다양하게 독자들과 접속하는 방법도 강구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책의 미래를 상상해보게 된다. 종이가 아니라 실제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톡북이 나오지 않을까. 혹시 이미 시도됐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스마트 폰 톡책도 e 북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일까?

앞으로 책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진화해 나갈까? 또 어떤 책들이 등장할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런가하면'조선왕조실톡1' 은 최첨단 매체를 적극 활용해 역사 컨텐츠를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미래 지향적인 발상이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 실려있는 내용들들은 이미 거의 다 알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구성방식이 참신한데다 사진, 만화, 이모티콘, SNS 어휘 등 최신 감각의 표현을 보는 맛에 끝까지 읽었다. 톡식 대화창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물과 사건의 에피소드나 이야기가 만들어지다니.

역사하면 어딘지 모르게 진부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상을 씻어내고 대중들에게 더 많이 읽힐 수 있도록 구상한 것이 매력적이었다. 하하 웃으면서 재미있고 즐겁게 기분좋게 읽었던 것이다.

이렇게 적절하게 매체를 활용하고 구성하게 되면 컨텐츠가 돋보이게 돼, 읽는 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하는 것은 지식산업시대에 갖게 되는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염려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이 책은 비교적 복잡하지도 깊지도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편이라, SNS 톡 식으로 구성해도 표현이나 내용 전달하는데 지장이 없어보였고,오히려 감각적인 표현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당쟁이나 사상, 철학처럼 어렵거나 다뤄야 할 내용이 방대한 경우라면 이렇게 톡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전달이 어렵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래도 SNS 톡식 구성이 걸음마 단계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또 검증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서 다양하고 심오한 내용까지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무래도 시각적 표현이 많아서 그런지 활자보다  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이 두꺼워지겠구나 하는 우려가 생긴다. 그렇다고 빡빡하게 편집하는 건 톡식 구성의 시각적 매력을 반감시키는 결과가 될 테니 편집적인 면에서 묘안이 필요해 보였다.

 

'조선왕조실톡'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역사 콘텐츠의 조화로운 만남을 이룬 책이었고, 그 덕분에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이렇게 현대 감각을 반영한 역사 콘텐츠, 어렵지 않게 다가설 수 있는 역사책이 계속 나와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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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동반성장하려면-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 전체보기 2015-08-2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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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

김미영 저
알키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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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미모 여부보다는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 그러니까 인상을 믿는 편이다. 책 표지에 있는 필자 사진을 보면서, 야무지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 차돌멩이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느낌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와 직업을 병행하고 있는 워킹맘으로서 갈팡질팡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직장인과 엄마 그리고 한 인간으로  공존하며 성장하는 자신만의 원칙과 방법을 세운 것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진 우리나라에선 육아는 엄마몫이라는 통념이 형성돼 있는지라, 육아는 여성들이 경력을 단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를 키운다'는 10년차 경찰관이자 7년차 워킹맘인 필자가 털어놓은 좌충우돌 육아 고충과 직장인으로서의 소회를 보면서, 아이를 키워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했을까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리고 필자는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상당히 성취적인 사람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또한 필자가 제시하고 있는 원칙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꿈을 찾는 엄마만이 꿈꾸는 아이들 키운다'는 제목처럼 필자는 엄마는 이유로 육아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점은 나도 실감하는 것인데, 일단 엄마가 되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너무 자식에게 올인하는 경향이 짙다.

오래 전에 아이들 책을 자기가 미리 보고 점검한 뒤에 아이에게 사준다는 후배가 있었다. 엄마가 아니라면 아이 교육을 위해서 누가 저럴수 있을까, 그 정성에 감탄하면서도 정작 자기자신을 위해서는 책을 읽지 않던 그 후배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엄마가 책을 골라주는 것보다 엄마가 늘 책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즐겨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쪽이 엄마도 좋고, 아이에게도 좋을텐데.

 

엄마도 꿈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면, 누군 꿈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냐고, 현실이 받쳐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건 아니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필자는 출산 뒤 3년만 이 악물고 견디고 버티라고 말한다. 뒤집어 말하면 육아를 핑계로 자신을 포기해서 나중에 후회하게 되니느 3년동안은 악바리 아닌 악바리가 되는 걸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라 그만큼 각오를 다지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자신의 꿈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엄마가 됐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의 이력을 눈여겨 보니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할 수 있었을텐데도 과감하게 사표를 쓰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본 것이었다. 결혼 이전부터 경찰이란 자신의 꿈을 마침내 이루는 실천을 했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갔던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경찰로서 일하는 바쁜 가운데에도 이 책을 내면서 작가 역할까지 해낸 것만 해도, 상당히 부지런하고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는 대단히 에너지 넘치는 워킹맘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누구의 아내, 엄마,며느리가 아닌 김미영이란 이름 석자를 당당하게 내세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공감이 됐던 것은, 필자가 대단한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환경에서 일 룰 수 있는 목표에 도전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집중해서 성취해가고 있어서다. 어마어마한 성공이나 직책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도 도전하고 노력한다면,충분히 성취 가능한 모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모성애란 이름으로 엄마 스스로 희생의 아이콘이 되지 말자. 아이 키운다고 초조해하지 말고, 길게 볼 것,또 아이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기꺼이 희망의 아이콘이 되는 것,그 길이 곧 아이에게 꿈꾸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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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되고 싶어진 일개 광대, 그 슬픈 꿈같은 이야기-광해, 왕이 된 남자 | 전체보기 2015-08-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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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광해, 왕이 된 남자

이주호,황조윤 공저
걷는나무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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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두자면 '광해, 왕이된 남자' 동명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이병헌, 류승룡씨가 주연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내내 하선은 이병헌, 허균은 류승룡씨로 대입돼 자체적으로 소설을 읽기보다는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임금 광해와 외양이 꼭 닮은 광대 하선이 목숨이 위태로운 광해를 대신해 임금 노릇을 한다는 소설 속 설정은 영화에서 자주 봤던 상황이다. 천민인 광대가 만인지상 임금의 대역을 한다는 것 극과 극의 신분차이지만 하선과 허균의 캐릭터가 공감이 가게 그려져서 이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다.

 

실제 역사에선 광해군의 치적으로 평가되는 대동법과 호패법이 하선이 신하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추진하게 된 것이라면? 일개 광대가 궁중 안에서 이렇게 어마어마한 개혁을 이뤄내고, 더욱이 근엄하기 이를데 없는 궁중 문화에 인간미를 불어넣는 파격을  불러온다면? 상상만 해도 즐겁기 이를데 없는 일이다.

 

지엄하기 이를데 없은 궁궐 안은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곳이었다. 법도라는 미명하게 웃음도 말도 금기가 많은 곳이었다. 원래 웃음과 유머가 근엄한 권위에 균열을 가게 하는 수단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모든 독재정권에서나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웃음을 억압하는 법이다.

 

하선은 왕 행세를 하면서 체통을 벗어던진다. 이에 김을 붙이고 이를 드러내는가 하면 일부러 음식을 남기며 그들에게 먹을 것도 챙겨주고, 이름도 불러주는 등 궁녀나 내시 등 지근거리 신하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면서 궁궐에는 활기가 넘지게 된다. 그들에게 진심을 얻게 된다. 전혀 웃지 않는 중전을 웃게 하고 싶다면서 결국 웃음을 머금게 하는데 성공한다. 이 모든 일들은 하선이 백성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웃음을 주었던 광대라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하선은 중전의 아픔을 이해하며 진심으로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한다. 오라버니는 역모 혐의를 받고 있으니, 자신은 폐비의 위험에 몰리고 집안까지 멸문지화를 당할 지경이니,칼날 위에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중전에게 궁전은 감옥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군주가 아니라 지아비로서 지어미를  품어주려는 하선의 마음을 지켜보면서 달달한 로맨스보다는 휴머니즘이 느껴졌다.  하선의 마음 속에는 중전에 대한 연모의 정이 피어 오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남녀로서의 에로스적인 사랑보다는 따뜻한 인간애에 더 가깝게 비춰질만큼  가슴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자유롭게 저자거리를 누비던 일개 광대에게 궁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가히 만화경같았을 것이다. 권력을 유지하고 더 많은 것을 누리고 갖기 위해 사람을 상하게 하고, 죽이는 아귀타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가 생각했던 궁궐 안 세계, 왕이나 양반들의 모습에 대해 일말이나마 남아있던 희망은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정치의 힘, 권력의 무서움을 실감하면서 하선은 권력의지를 갖게 된다. 왕이 되고 싶어진 것이다. 권력을 휘두르는 왕이 아니라, 백성에게 힘이 되는 왕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작품을 읽고 난 내 소감은 한마디로 일장춘몽, 그것도 슬프디 슬픈 봄 꿈을 꾸고 난 뒤의 허망함을 맛봤다는 것이다. 결코 하선이 왕이 될 수 없다는 결과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결말이 그렇게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예감하고 있었으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랐는데..

아마도 작가 역시나 하선을 왕으로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최대한 하선에게 대동법과 호패법을 밀어부치도록 만든 것일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졌다. 역사에서야 만약이라는 가정을 허용하지 않는다지만 문학은 얼마든지 만약의 가능성에 대해 활짝 문을 열어두고 있으니.

 

그런데 궁금했던 것은 왜 하필 광해군이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다른 왕의 대역을 등장시킬 수도 있었을텐데. 허균, 그가 주장한 '호민론'이나 '홍길동전'의 정신이 백성을 생각하는 민본정신과 맥이 닿아서가 아니었을까. 내 마음대로 결론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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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화사에 대한 차근차근하고 친절한 설명-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 전체보기 2015-08-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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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조한욱
책세상 | 200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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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언젠가부터 분명 역사책인데 설탕, 커피, 소금같은 기호품이나 양념류나 소소한 물품과 관련한 내용의 책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런 물품들은 다루는 것은 정통 역사책은  아니지 않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더니 아! '신문화사'의 범주에 들어가는 역사책이었구나.

 

'문화로 보면 역사로 달라진다'는 기존의 정치사, 사회사 중심의 진지하고 거대한, 전통적인 역사 연구 방법에 대한 비판과 반성적 모색을 통한 새로운 역사 연구의 방법론 즉 '신문화사'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신문화사를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개론서로 제격인 책이었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신문화사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역설하는 것에서 필자가 사명감을 갖고 집필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신문화사'가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것은  전통적인 역사학의 방법론과 연구대상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면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역사학은 19세기 랑케에 의해서 과학성을 획득할 수 있었고, 20세기 사회사를 도입하면서 일부 지배층 중심, 정치사에 편중됐던 연구에서 조금은 다양성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역사학에서는 절대다수인 민중뿐 아니라 소수, 약자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을 자성하며 역사학 내부에서도  새로운 연구방법과 연구대상을 다양화하는 연구방식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다.

문화로 보는 역사를 해야 한다는 인식과 방법론은 이런 움직임 속에서 등장했다. 참신한 시각으로 연구대상에 접근하고 빈약한 자료를 풍성하게 활용하는 방식에 집중하면서, 기존의 정형화된 연구틀을 깨트리고 다양하고 발전하는 역사학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하는 것이다.

 

문화사가 등장한 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왕 등 정치사 위주로 역사연구가 진행돼 온것은 사실이고, 조선 역사책이나 사극만 봐도 왕이나 당쟁 등에 정치 관련한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백성들의 삶, 세금내고 부역하는 것 외에도 뭘 먹고 뭘 입고 어떻게 여가를 즐기며 살았을까. 그들의 일상이 궁금했던 적이 여러 번 이었다.

어쩌다 그 시절에 내가 태어났다면 하고 상상하게 되면  양반집이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는 대충 감이 잡히는데 상민으로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았을지는 별로 그려지지가 않았다.

 

신문화사는 이제 어엿한 역사서술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자료에 접근하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두껍게 읽기','다르게 읽기','작은 것을 통해 읽기','깨뜨리기' 방법을 통해 역사를 설명하고 해석하고 있는데, 이 방법론은 역사 속에서 민초들과 약자, 소수의 모습을 포착하고 발견하려는 레이더망이나 마찬가지였다.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시도들은 기존의 역사학이 유지해왔던 역사의 이해와 서술 방식을 해체시키는 작업으로 연결됐다. 역사학에서 오랫동안 구축돼 있던  정형화된 틀을 깨트림으로써 더 폭 넓은 틀을 만들자는 신문화 담론의 목적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다보니 당연히 기존 역사학자들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문화사적 성격의 책을 저술한 푸코만 해도 역사학자들과 설전을 벌이곤 했던 모양이다.

 

신문화사가 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뒤 기존 거대담론 위주의 역사서술에서 가려져있던 주제나 존재들을 주목하는 책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유명한 '고양이 대학살'이나 기존의 역사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포르노그라피의 발명' 같은 책들이 세상에 선보이고, 대단한 반향을 얻을 수 있었다. 아니..이런 책들이 거둔 성과로 신문화사의 힘을 과시할 수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 선후관계가 어느 쪽이든 기존 역사학에서 사각지대였던 지점과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었고, 다양한 관점과 서술 방식을 드러내며 역사학의 범위를 넓힌 것은 분명했다.

 

거대담론이 갖는 장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역사학 역시나 시대의 변화나, 혹은 역사학 내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에 귀 기울 필요가 있다는 필자의 견해에 동의하게 된다.

최근에 역사책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흥미롭게 읽었던 여러 권의 책들이 신문화사적 관점에서 집필된 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이 그렇다. 아..위에서 언급한 '포르노 그래피의 발명'처럼 포르노같은 소재도 역사의 연구대상이 되는구나 신선하기도 했고. 그런데 이런 내 생각 자체가 기존의 역사학에 대한 고정관념이 단단하게 굳어있다는 방증이라 그럴수록 신문화사의 등장이 반가운 일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신문화사와 문화사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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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