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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나 되는 미생물, 그 실체와 감염병을 규명하기 위하여-재미있는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 | 전체보기 2015-04-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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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재미있는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

천명선 글/박재현 그림/강희철 추천
가나출판사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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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최근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자가 나오면서 이역만리 떨어진 우리나라에까지 공포로 다가왔다. 치사율이 높은데다 치료가 쉽지 않은 병인데다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세계가 가까와지면서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전염병이라고 해서 안전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더스틴  호프만 나왔던 에볼라 바이러스 영화 생각이 났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영화 속에서나 발생하는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영화에서는 눈이나 코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이 죽어가는지라 무서웠는데, 그영화 속 감염병이 아니라 현실이라니. 

 

에볼라 바이러스 뿐 아니라 사스니 구제역이니 신종 플루 등 최근에 인간, 동물 전염병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사상자도 많이 나오니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하는데 왜 이런 전염병이 발생하는걸까. 대체 그 원인이 뭐지? 

이런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감염병 뿐 아니라 기생충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우리 일상까지 관련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는 이런 의문에 대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게 그 답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시의적절한 기획이 눈에 띄였고 구성도 좋았고, 내용도 흥미를 느끼게 채워 놓았는데, 어른인 나도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헷갈리거나 정확히는 몰랐던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나,감염병 등 용어의 개념에 대해 깔끔하게 정의하고 있다. 파스퇴르와 코흐처럼 세균학의 기원을 개척한 학자, 아스텍을 멸망시킨 두창이나 봉건제도를 무너뜨린 페스트등 역사를 바꾼 감염병 부분은 특히나 재미 있었다.

 

이민족에게 묻어온 전혀 접해보지 않은 균이  인구의 1/3 가까이 죽게했다. 그것 때문에 아스텍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망하게 된 것이고, 페스트 역시 인구의 격감을 불러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만 것이었다니, 감염병은 개개인 뿐 아니라, 사회를 뒤흔드는 불안요소였다. 우리 역사에서도 그런 예가 있었다.17세기 당시 호열자라고 했던 콜레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고, 기아와 콜레라로 인해 백만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초등학생 시절 여러 기억이 떠올랐다. 예방주사 맞던 거며, 기생충 검사를 위해 채변해서 학교에 냈던 것도. 아마 이 책을 보고 나면 어린이들은  군소리 없이 예방주사도 맞고 기생충약도 거르지 않고 먹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나도 신종 플루가 한창 돌때, 손을 열심히 씻었는데, 그 덕분에 지금도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부터 자주 씻고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하는 길은 제약과 의약의 발전을 가져왔고, 그럼으로써 인간이 감염병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것. 더 나아가 인간의 건강과 수명을 증신지켜 주었다.

실체를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란  끔찍한 법이다. 엄청난 공포이다. 감염병이라면 더더욱이. 예방이나 치료는 꿈도 꾸지 못하고, 병에 걸리는 것도 걸린 뒤 치료하는 것도 운에 맡겨야 할테니.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될지 가늠도 안되고.

 

그렇다고 의학이 발달한 21세기에도 감염병에서 완전히 자유로운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스나 조류 인플루엔자 광우병같이 끊임없이 감염병들이 등장하고, 아직 이렇다할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서 세계를 걱정에 빠지게 만든다. 광우병같은 경우는 전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정도였다.

인간이라면 감염이 되면 격리가 되지만, 동물의 경우 감염을 막기위해 병에 걸리지도 않은 소나 돼지, 닭 등을 구덩이에 매장하는데, 던져지는 장면이나 더러 살겠다고 바둥거리는 동물들이 화면에 잡히면 차마 보지 못하고, 채널을 돌리게 된다.

 

그러니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해도 과연 이 세균과 바이러스의 세계를 완전히 밝히고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무려 100조!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미생물의 숫자만 봐도 그렇고, 슈퍼 박테리아처럼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이종이 출현하여 또 다시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과학자들이 술래이고  꼭꼭 숨어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찾는 술래잡기를 한다고 할까.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연구해서 이들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또 계속할 것이다. 백신이나 페니실린의 발명이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견이었고, 인간들의 건강을 지켜주었듯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끊임없이 전진해 나갈 것이다. 세계가 가까와짐에 따라서 미생물,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나 보건기구의 활동 또한 더욱 활발해지고 적극적이 될 터이고.

 

'재미있는 미생물과 감염병이야기'는 시사에 관심있는 어른이야 대체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상당히 관심가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요즘 정체모를 괴질과 그로 인해 좀비가 되는 영화나 소설도 적지 않고, 신종 플루가 한창 일 때에는 휴교도 하고  어린이 사망자가 적지 않게 발생했으니 어린이들도 감염병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었던만큼  어린이다운 두려움 섞인 호기심으로  읽지 않았을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미생물의 세계, 과학과 의학의 발달이 가져다준 인간의 수명과 사회의 건강함을 인식하는 것에도 도움됐을 것이고.

 

요즘 아이들이 부러워졌다. 사교육이 하도 심해서 요즘 아이들 부럽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았는데, 요즘 나오는 어린이 책을 볼 때면 어디서 이렇게 재미있고 알찬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건지. 어른 눈에도 재미있고 흥미롭고, 기획부터 편집까지, 그야말로 산좋고 물좋고 정자까지 좋은 책, 볼만한 책들이 참 많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기획부터 편집까지 다 마음에 들었다. 그림이나 사진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좋게, 또 내용을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문득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어린이 책을 기획하는 일,어렵겠지만 재미있지 않을까.보람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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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같이 듬직한 '쾌', 순애보를 보여줬다- 조선 패설 밀애2 | 전체보기 2015-04-2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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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패설, 밀애 2

월우 저
아름다운날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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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라는 미국 드라마 생각이 났다. 제목에 나와있듯이  그 드라마에서도 여주인공이 성장한 뒤에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내막을 알게 되고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들을 차례로 응징하게 된다. 젊음과 미모, 재력,  탁월한 두뇌를 가진 여주인공이 협조자의 도움으로 복수에 성공한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상당히 닮아 있었다.

 

'조선 패설, 밀애2'에서 혜방 아니 이연(이연과 혜방은 동일인인데 이연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혜방이 왼다) 의 복수극은 마침내 끝을 보았다. 이연은 죽음을 앞둔 최대감의 마지막 마음까지 지옥으로 몰아갔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처럼 아들이 아닌 딸의 복수라 그랬던 것일까. 마지막 순간까지 손톱만큼의 인정사정도 봐주지 않았다.

이 작품 읽으면서 혜방과 원수 최대감 딸 동희와의 관계에 유난히 신경이 쓰였는데, 그 끝에 마음이 아팠다. 동희가 혜방에게 증오심을 품는 관계가 돼버려서. 동희의 자살을 막기위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칼을 갈면서 이 악물고 악착같이 살아 남으라는 혜방의 배려였지만 동희는 혜방의 심정을 알길 없었을 것이다. 온실의 화초처럼 자란 동희는 혜방이 그랬듯 앞으로 증오심을 무기로 악에 받쳐 치욕과 험한 고난을 버티면서 살아남을 것이다.

 

'조선 패설 밀애'는 월우 작가 작품 중 상대적으로 로맨스적 요소가 덜해 보였다. 복수극에 더 치중된 감이 있는데 로맨스물 여주인공으로선 드물게 아버지를 죽인 원수들을 직접 처단하는가 하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이 단호함이 두드러져 보였다. 

그런데 로맨스 소설에서 강하기만한 캐릭터는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데, 오히려 그렇게 독한 가운데에서도 원수 딸 동희가 상처받을 생각에 에둘러 복수하게 되고, 사랑하는 지언때문에 약해지기도 하고..그렇게 아파하고 흔들리는 혜방의 모습에서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올 것 같았다.

 

이 작품에서 내가 가장 마음이 끌렸던 인물은 지언보다는 '쾌'였다. 어린 이연을 지켜보고, 성장한 혜방 곁에서 그녀의 복수를 아무 조건없이 도와주는 인물.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이정재씨처럼 여성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보디 가드형 캐릭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곁에서 묵묵히, 그녀의 아픔을 감싸주고 함께 하는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 위험에서 구해주는가 하면 그녀를 사랑함에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그녀를 원망하지 않고 모든 것을 품어줬다. 그리고 행복을 빌어주며 기꺼이 떠나갔다. 그야말로 순애보를 보여준 남자, 나라면 망설임없이 '쾌'를 택했을텐데. 믿음직한 동지며, 바위같은 남자, 내게는 뜨거운 사랑보다는오랜 시간 함께 하고 한결같이 힘이 돼준 이편이 훨씬 멋지고 근사한데.

작가도 '쾌'에게 미안했는지, 에필로그에서 '쾌'에게 애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보상을 해주었다.

 

'조선패설 밀애'는 이야기의 부피가 너무 커진 감이 있었다. 최대감은 물론 지언의 신분이야기까지 나오고, 그래서 로맨스 라인이 더 묻히지 않았을까. 진실을 담은 패설을 유포함으로써, 최대감의 과거 행적과 음로를 백일하게 드러내는 과정도 장황한 느낌이 들었다. 가지를 쳐내듯 이야기를 조금 단순화 시켰더라면 로맨스  라인이 훨씬 살아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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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피 묻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 로맨스소설 여주인공이라니..-조선 패설, 열애1 | 전체보기 2015-04-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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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패설, 밀애 1

월우 저
아름다운날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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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직접 피를 묻히는 여주인공, 그것도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인데..'조설 패설 열애'는 '조선왕비간택사건'' 조선낭자열전' 처럼 월우 표라는 색이 진하게 드러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여주인공 혜방의 캐릭터였다. 혜방은 방년의 여성이었음에도 잔혹한 복수전의 중심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을만큼 치밀하고,카리스마 넘쳤다. 물론 로맨스소설 여주인공답게 상당한 매력의 소유자였고. 

 

월우 작가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개연성이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행동할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저마라 가슴 깊이 묻어둔 사연에 로맨스가 곁들여지는데,이 작품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혜방은 원수의 딸인 동희와 가까운 친구와 되면서, 무슨 계획에서인지 최고 전기수인 지언에게 그녀를 사로잡아 달라고 부탁한다. 그 복수의 칼날은 최종적으로 동희의 부친 최대감을 겨냥하고 있지만, 최대감 역시나 노회한 인물이었으니 그 복수가 만만할 리는 없었다. 

혜방의 복수극에 힘을 보태준 이는 당시 최고의 인기 전기수이자 사대부 여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지언이다. 요즘으로 치면 최고의 인기스타라고 할까. 또 14년동안 혜방의 호위무사노릇을 해온 쾌 역시 듬직한 우군인데, 혜방과 지언 사이에 야릇한 감정이 싹트면서 쾌는 혜방을 사이에 두고 지언과 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혜방은 동무 동희과 연적이 되고.

 

이 작품은 단순 로맨스물이 아니다. 핑크빛만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서스펜스가 가미돼, 핏빛 또한 감돌고 있다. 주도적으로 복수를 감행하는 혜방에게는 팜므파탈 분위기까지 물씬 풍겨났다. 보기에 따라선 피도 눈물도 없는 혹은 복수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잔혹한 여인으로로 비춰질 여지도 충분하다.

그런만큼 사랑과 복수 그 간극에서 어떻게 공감하는 관계와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갈지에 이 작품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그리고 '조선 패설 밀애'는 제목값을 한다. 패설 즉 소설이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혜방은 패설을 이용해 최대감의 만행을 널리 알리려고 하고 반면 최대감은 역으로 패설을 이용해 혜방을 제거하려는 계략을 세우고 있었다.  전기수인 남자주인공 지언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고 있다.

'조설 패설 밀애'에서는 이야기에 취해있던 당시 사대부가 여인들의 모습을 속속들이 보여주며 소설과 이야기가 사회적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 감정적으로 일탈을 맛볼 수 있는 통로임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작가였다면 이 작품 쓰면서 힘이 났을 것 같다. 패설과 이야기가 억압과 통제가 심한 조선 사대부가 여인들의 욕망을 드러내고,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는 상상의 날개를 달게 만드는 위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을테니.

 

권력은 이야기가 가진 힘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이야기 자체의 재미와 함께 이야기 속에 담긴 정보와 감정, 그것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키고, 이야기를 전파하는데 어마어마한 힘을 갖는다는 것이다. 또 일단 한번 퍼지면 완전히 지울 수 없기에, 매설과 이야기를 통제하려한 것도 독자, 청자들의 상상력을 제거하고, 현실에 가둬 두려는 발상이었을 것이다. 그런만큼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소설가로서 긍지를 느꼈을 법도 하다.

 

아직 2편은 읽지 못한 상태지만 1편에서는 혜방과 지언 사이에 연정이 완전히 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주인공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혜방과 지언사이의 애정전선도 그렇지만, 혜방과 최대감 사이의 복수하려는 자와 역공하려는 자의 두뇌싸움도 볼만하다. 그리고 혜방과 동희사이의 우정, 두 사람의 관계에도 신경이 쓰였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여성이 매력을 무기로  남성을 이용하는 건 너그럽게 봐줄 수도 있지만 여성이 같은 여성을 상처주는 건 관대하게 넘어가지지 않게 된다. 원수 갚는데 이것 가리고 저것 가리고 할 처지가 아니라도 해도 원한 품게 만든 당사자도  아닌데, 고의적으로 사람 마음을 흔들어놓고 상처주는 건,사람이 할 노릇이 아니잖은가.

아마도 혜방은 복수와 우정 사이에서 많이 흔들리고 갈등하리라. 복수 앞에는 냉혈한 인간이 되더라도 우정 앞에서는 온기가 느껴지는 인간이 되었으면, 혜방과 지언사이에 요즘 말로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심쿵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냉혹과 사랑, 감정적으로 양 극단의 두 얼굴을 하고 있는 혜방에게 사랑의 그림자가 널리 드리워 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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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에는 표류 경험자가 많았다 -탐라문견록 | 전체보기 2015-04-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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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탐라문견록, 바다 밖의 넓은 세상

정운경 저/정민 역
휴머니스트 |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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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면 '로빈슨 크루소'나 '15소년 표류기'부터 떠오르는데, 18세기 조선에서도 표류기가 있었다. 그전부터 조선에 이양선이 출몰했고, 하멜처럼 표류하다 고국으로 돌아간 이도 나온 걸 보면 탐라에서도 표류경험이 있는 백성이 여럿이었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탐라문견록'은  제주 목사로 부임한 부친을 따라 탐라로 갔던 정운경이 탐라에 관련한 내용을 담아 펴낸 책이다. 아무래도 섬이었던 탐라는 뭍과 다른 점이 많았을 것이고, 정운경은 그런 탐라의 자연황경과 풍경, 풍습 등 탐라를 '문견'한 기록과 함께 탐라 주민의 표류기 15편을 실었다. 이 중에서 '귤보'에서는 귤에 관해, 즉 귤 모양이나 쓰임새에 대해 기재하고 있는데, 한양에서라면 양반이라도 해도 귤을 보고 맛볼 기회가 흔치는 않았을 것이다. 이방인의 눈으로 본 탐라는 이국적이면서도 신선하지 않았을까.

 

이 책은 당시에는 널리 읽히고 이익이나 박지원같이 쟁쟁한 인물들이 언급할 정도로 주목받은 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후세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다가 이번에 정민 선생이 자료를 찾아 이렇게 다시 펴낸 것이다.

 

안남국(安南國),소록국(蘇祿國),유구국(琉球國)..차례대로 지금의 베트남, 인도 네시아, 오키나와를 이르는 말인데, '탐라문견록'에 실려있는 열다섯 편의 표류기에 등장하는 나라이다. 이외에도 대만도 포함돼 있다.

탐라백성이 표류지에서 머무는 눈에 들어온 풍습이나 민심, 왕들에 대해 보고 들은 내용이 간단하게 실려있는데,  여러 명의 표류기인지라 '탐라 문견록'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표류하는 동안 초미의 관심사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그들 눈에 비친 풍경은 무사히 귀국한 뒤에도 잊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표류자들의 신분을 보면 관노나 탐라주민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이들이 짧긴 하지만 표류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것은 정운경의 노력덕분이다. 정운경은 이들을 요즘 말로 인터뷰했고, 그 기록을 남긴 것이다. 부친임지에 왔지만 섬이다 보니 달리 할일 없으니 그랬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다가도, 정운경이 상당히 호기심많고 성실한 기록자였다는 것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표류기는 외국 문물이나 문화를 접할 수 없었던 백성들의 눈에 비친 조선 밖 넓은 세상의 모습이었다. 이들이 언급한 정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고 이색적인 풍경이었을 것이고, 이들이 바다밖 넓은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을 것이다.

정보로서뿐만 아니라 표류기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감이었다. 한편한편 모두 소설감으로 충분했지만, 정운경은 담백하게 마무리했고, 마지막에 '최담석전'은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기록했다. 표류해서 소식이 끊어진 아버지와 몇십 년 뒤에 재회하기까지 그야 말로 드라마틱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표류기 외에도 정운경은 한라산을 등반하는 등 탐라 곳곳을 여행하고 둘러본 기록을 이 책에 함께 담았다.

 

'탐라문견'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더 것은 18세기 조선의 현주소였다.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주변 국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있었던지. 표류민들을 귀환시키는 과정에서 일처리가 미숙하기 이를 데 없었고, 표류민들을 태우고 조선에 입항한 일본배의 경우 조선배보다 훨씬 우수했음에도 그 기술을 배우기는 커녕 배를 불살라 버렸다고 하니. 요즘 같으면 기술이전 받으려면 치뤄야 할 댓가가 만만치 않은데 조선은 여전히 변화에 둔감했고, 천하태평이었다. 한 마디로 조선의 발전이나 변화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안이한 정신이고 태도였다.

 

앞서 언급한 '로빈슨 크루소'나 '15소년 표류기'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지리상의 발견으로 바닷길을 개척하고, 더 나아가 팽창적 제국주의의 조짐을 일러주는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반면 '탐라문견록'을 보면 조선은 채 한세기도 못돼서 닥쳐올 제국주의의 비수를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정운경은 훌륭한 기록자였다. 하지만 이 '문견록'은  보고 들은 기록으로 머물렀다. 조선사회에서 조선 밖 세상, 바다 너머를 찾아가려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나 도전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 시도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수요를 부르고,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텐데.

조선 사대부들은 보고 들은 것을 남기는 기록문화나 인문정신은 분명 빼어났지만 그 정신만큼 행동을 수반하지 못했고, 미래에 대비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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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다-하기 힘든 말 | 전체보기 2015-04-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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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저/이영미 역
애니북스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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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힘든 말'이라는 제목을 보고서는 내가 하기 힘든 말이 뭔지를 떠올렸다. 내 경우에는 접대성 멘트하는 게 힘들었다. '우리 밥  한번 먹자'.'볼라보게 예뻐졌네' 사실이 아니고 마음에 없는 말 잘 못하는데.. 이 생각부터 들었다. 성격 탓이다. 뭔가 치장하고 꾸미는 걸 잘 못하는 편이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즉 빈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다. 마스다 미리의 경우에는 어떨까, 어떤 말이 하기 힘들려나.

 

마스다 미리의 그림은 귀여운 느낌이 든다. 세련되거나 세세한 묘사로 그려진 쪽이 아니라  단순한 선으로 그려져 있는데, 나는 이렇게 단순한 그림을 선호한다. '하기 힘든 말'은  단순한 그림에 어울리게 생활에서 겪는 소소한 일들을 담은 만화 에피소드와 글 여러 편으로 구성돼 있는 만화 에세이다.

마스다 미리는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데,이 작품에서도 특유의 깨알같은 일상성이 돋보였다.

 

그런데 '하기 힘든 말'이라는 제목에서 내가 짐작했던 내용하고 실제 내용하고는 조금 엇박자가 났다. 나는 성격 탓이나 난처해서 하기 난감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상대나 내 상황과 정서, 심리에 걸맞는 적절한 표현이나 의미를 전하는 것이 어렵다는 소회를 담은 쪽에 가까와 보였다.

 

예를 들면, '절친'이라는 말이다. 젊은 시절에는 절친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서른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구태여 '절친'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걸 털어놓는 관계로 묶어둘 필요가 없다는 것, 그냥 '친구'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몸'이라서  상처를 내고 싶지 않다는 표현도 그렇다. '부모님이 주신 몸'까지 들먹이며 유난 떨지 말고'내 몸'이라 상처내고 싶지 않다는 표현만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고독사'라는 말은 해당하는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모르겠고, 해당되는 경우는 단 한가지,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학대당하다 죽는 경우에는 '고독사'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작가다웠다. 표현에 대해 상당히 섬세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말 하나하나를 민감하게 따지면 까탈스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마스다 미리는 그렇지 않았다. 감성이 풍부하고 어른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공감가는 대목도 꽤 있었고. 말은 그 사람의 거울이라는 표현이 빈말이 아니다. 말 속에는 말하는 사람의 정서와 가치, 세대, 성격까지 다 반영돼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내 고민 중 한가지가 내가 소통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사용하는 말도 그렇고 듣는 태도도 그렇고, 교감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구나 싶었다.

이 책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누군가 나에게 한 표현 중에서 불편했던 게 뭐였는지를 생각하는 동시에, 평소 돌직구성 표현을 하는 나로 인해 거북해하고 상처받았을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래서 '하기 힘든 말'이라는 제목의 뜻을 처음과 다르게 다시 해석하게 됐다.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적절하게 표현하기가, 또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지를 뜻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조심성없이 쉽게 함부로 말하지 말자고.

 

아무래도 언어에 대한 내용이라 일본과 문화적, 정서적인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번역이 잘됐다 하더라도  인용된 말 표현이 우리 식의 뉘앙스와 정서에 완벽하게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상적이고 담담하게 풀어가는 화법이라 별 이질감없이,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었고, 말의 표현방식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불가에서는 말도 일종의 보시라고 한다는데, 생각해보니 상대를 세심하게 배려해서 말하는 것도 선행이나 마찬가지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한가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표현이 나와서, 대체 그 뜻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30쪽과 31쪽에 'S? M?'이란 소제목의 글에서 보면 일본에서는 S분위기 M분위기로 사람을 나누는 모양인데, 그게 무슨의미인지 설명이 나와있지 않았다. 그뜻이 영 가늠이 되지 않는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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