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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지금까지 역적으로 기억되고, 평가되는 인물은 몇이나 될까?- 조선반역실록 | 전체보기 2018-05-2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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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반역실록

박영규 저
김영사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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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자체가 고려의 입장에서 보자면 반역으로 탄생한 나라이고, 이성계와 이방원이야 말로 그 반역의 주모자라 그랬던 것인지, 조선에서 반역사건은 끊이지 않고 벌어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역모사건은 대부분 지배층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민란이나 권력과는 먼 양반이나 민초들에게서 역모사건들이 늘어나지만, '조선 반역 실록'에서 다루고 있는 12건의 반역사건 역시나 권력층에서 발호했던 사건들이다.

고려의 마지막 역적 이성계 / 아비의 역적이 되어 용상을 차지한 이방원 /이성계 복위 전쟁에 나선 조사의 / 역적으로 몰려 죽은 태종의 처남들, 영문도 모르고 역적으로 몰려 죽은 심온/ 단종을 내쫓고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 / 6진을 기반으로 조선을 차지하려 했던 이시애 / 역적의 오명을 쓰고 죽은 남이 / 시대를 잘못 만난 재사 정여립 / 자기 꾀에 걸려 죽은 허균 / 천하를  삼 일 동안 호령했던 이괄 / 경종의 복수를 위해 반역한 이인좌와 소론 강경파.

 

이책에 소개된 역모사건들을 살펴보면 이성계 이후 조선 초 반역이 가장 빈발했던 곳은 왕실 내부였다. 보위를 두고 부자, 형제간에 극단적으로 반목하고 갈등을 벌인 끝에 이방원이 용상을 차지하게 된 것이었고, 이런 이방원에 반기를 든 조사의는 실질적으로 이성계가 사주한 반란이라는 입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카이자 왕인 단종을 몰아낸 뒤 죽음으로 내몰고 보위를 찬탈한  수양대군, 그의 반역은 이징옥, 사육신 등 단종 복위를 꾀하는 또다른 반역, 반역이 아닌 반정이라고 평하고 싶은 반역을 낳았다. 피는 피를 부르는 법이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역적들 가운데 지금까지 역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물이 누가 있을까. 이시애? 이괄? 정도가 있으려나.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반역을 도모했다는 이괄도 알고보면 오히려 역적으로 몰리다 모반을 선택한 것이었다는 평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그의 반역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작정하고 왕의 자리를 노린 경우보다는 심온처럼 왕권 강화를 위해 제거된 외척이거나 혹은 누명을 쓰고 역적으로 몰려 젊은 나이에 죽음을 당한 비운의 장군 남이 등 동정을 얻거나 권력투쟁의 패배자, 희생자로 기억되는 인물이 더 많았다.

 

그러다 마음에 허균이 걸렸다. 대체 그는 어떻게 사지가 찢겨 처참하게 죽어야했을까. 그가 대역죄인이라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한양 곳곳에 흉서를 내건 배후였고, 거병을 모의했다는 혐의는 과연 사실이었을까. 하지만 자초 지종이 밝혀지기도 전에 그는 서둘러 처형되고 말았으니, 실록에 어떻게 기록돼 있든간에 역적보다는 시대를 앞서간 이단아라는 평가가 더 다가왔다.

 

이러니 흔히 말하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패자이기에 그들에 대한 기록을 액면 그대로 냉큼 받아들이기 보다는 여러 면에서 의심하게 되고, 그런만큼 역모자 그들의 명분을 유심히 살피게 됐다. 

그들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목숨 걸었던 인물이라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권력투쟁 혹은 출세를 위해 고발하는 인물로 인해 반역으로 내몰린 건 아닌가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졌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보위를 겨냥하거나 왕조를 전복하려 한 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들을 사생결단 역모를 선택하게 만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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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2        
반역의 또다른 이름들 반정, 쿠테타, 봉기..-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 전체보기 2018-05-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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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배상열 저
추수밭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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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 '반역'이라는 단어와 '패자'라는 단어의 조합에서는 피비린내가 진하게 풍기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부제가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의 재구성'이었다.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듯이 성공하면 영웅이지만 패배하면 역적이 되고 마는 것이 바로 반역이다. 뒤집어 말하면 엄연히 반역임에도 성공하면 반역과정의 악행이나 치부가 지워지고 자신들의 행적을 미화해서 기록되기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은 성공과 실패의 포장을 걷어내고 이른바 반역적인 사건들의 실체를 들여다보자는 의도를 갖고 출발하고 있다.

 

첫장부터 조선을 역성혁명이라는 표현이 아닌, '고려를 쓰러뜨린 반란 이성계의 난' 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에서 이 책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반란들은 다양했다. 이성계의 난을 시작으로 왕자의 난, 조사의의 난,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 이징옥의 난, 중종 반정, 조광조의 난, 정여립의 난,광해군과 칠서의 난, 인조반정, 소현세자 독살사건, 경종 독살사건, 이인좌의 난, 홍경래의 난, 갑오동민전쟁 등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은 쿠테타로, 송유진과 이몽학의 난은 선조가 부추긴 반란으로, 홍경래의 난과 갑오농민전쟁은 봉기로 같은 반역이라고 해도 각각 그 역사적 성격를 구별하고 있다.

조금만 따져 본다면 두 차례의 반정이야 말고 반역이라고 할만한 사건일 것이다. 실패했다면 그야말로 삼족을 멸하는 대역죄가 됐을 것이고 성공했기에 반역이 아닌 반정으로 불리워진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왕의 정통성에 대해 상당히 비중을 두고 있었는데, 정통성이 결여된 채 보위에 오른 왕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역을 획책하거나 후대에 또다른 반역을 낳은 씨앗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선조로 인해 광해군의 비극이 싹이 텄다는 것인데, 광해군보다는 선조가 영창대군을 세자로 마음에 두었지만 죽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여파로 광해군은 군주로서 능력을 지녔음에도, 늘 보위를 지키는 데 위협을 느끼고 형제를 죽이고 계모를 폐비하게 되는 악수를 두게 되는데, 그것이 결국 중종 반정의 빌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사실 반역의 범주에 드는 사건들을 보자면 금방 파악이 되는 것이 초기 반역은 정치 세력간의 싸움 특 권력 투쟁적 성격이 짙었다면 후기로 갈수록 체제를 전복하려는 민중 봉기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었다. 반역의 주체가 지배세력뿐 아니라 민초들까지도 참여했다는 말이다. 

고려와 조선이 왕조의 교체였다면 조선 말기에는 왕조 해체까지 언급되고 있으니 반역이라는 이름의 혁명적 기운이 싹트고 있었던 셈이다.

 

필자는 역사를 해석에 있어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공식 기록이나 널리 알려진 통설이라고 해도 과감하게 그에 반하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정여립의 난, 즉 기축옥사였다. 기축옥사는 선조가 주도한 것이고 정철은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는데,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에 대해서도 의적이 아니었다고, 굶주림에 시달렸던 시대가 만든 허상일 뿐이라고, 이들에 대한 기대를  무자비하게   저버리는 주장을 거침없이 내세우고  있었다. 

 

당시 상황을 따져보고, 자료와 배치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펼치는데, 아무래도 학자가 아닌 대중저술가라서 학자보다는 자유로운 입장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반역의 역사를 살피기를 승자의 기록에 가려져있는 진실을 찾겠다는 입장인만큼 반역과 관련한 기록에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왜곡과 미화, 폄하를 걷어내기 위해 더더욱이 자료에 언급되지 않은 이면을 파고들고 적극적으로 해석에 반영한 것이리라.

 

필자는 승자독식 역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역자에 대한 매몰된 진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고 그런 의도로 이책을 집필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럼에도 죽은 권력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역사와 역사에 대한 후손의 기억마저도 승자의 몫이라는 필자의 전제는 역사를 너무 잔인하고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편함을 느끼게도 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살아있는 권력자들이 소유하게 되는 전리품은 아니다. 또 아니어야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그것은 필자처럼 승자들이 지우고 감춰버린 패자의 진실, 그 진실을 밝혀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존재하고 있기에 그로써 가려진 사실을 발굴하고, 그것을 해석에 반영하여 새롭게 평가하고, 시대에 맞는 역사적 의미가 부여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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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식 정쟁, 보복 지금의 정치문화에도 영향-조선선비당쟁사 | 전체보기 2018-05-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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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 선비 당쟁사

이덕일 저
인문서원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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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선비당쟁사'는 21년만에 나온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의 개정판이다. 읽은지 오래돼서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에서 필자 이덕일이 노론과 송시열에 대해 꽤 깊은 반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만큼은 생각이 난다.

이번 개정판에서도 '동방성현 '송시열'과 개 이름 '시열이'라는 제목의 서문으로 시작할만큼  노론, 송시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했다. 그는 송시열과 노론을 기득권, 수구세력의 정점이라고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의 역사를 당쟁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어떤 이슈로 정국이 운영됐고, 사림 세력들이 갈라서게 된 것인지,어떤 세력이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됐는지 권력투쟁사를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은 조선 정치의 작동방식을 살피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선이 본격적으로 당쟁에 돌입하게 된 것은 선조 때부터였다. 훈구파를 물리치고 사림이 집권하게 되면서 사림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게 된 것이었다. 최초의 분열은 이조전랑 임명을 두고 동인과 서인으로 분당된 것이었는데, 그 이후 마치 세포분열하듯 다시 분당을 했다. 동인은 서인에 대한 처벌 강도를 두고 강온파로 갈려 남인과 북인으로 나뉘어졌고, 숙종의 뒤를 이을 세자 책봉을 두고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지게 된다. 이렇게 크게 동,서,남,북,노,소로 나뉘어졌지만, 그 안에서 다시 여러 파로 가지를 치고 각축을 벌이면서 300여년간 치열하게 당쟁이 벌어진 셈이었다.

 

그런데 처음 동인, 서인으로 분당하게 된 상황을 살펴보면서 과연 분당을 불사할 정도의 이견이었을까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사림들은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가지고 싸운 것이 아니라 사소한 명분의 차이에서 분당을 감행햇고, 조선의 당쟁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비타협적이고 과도하게 명분에 집착하는 태도가 이때부터 조짐이 있었던 것이다.

 

조선의 당쟁은 현대로 치면 다당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이견을 가진 당이 서로 견제하고 때로는 서로 보완해가며 더 나은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게 되는. 조선시대 역시나 일정 부분 이런 역할을 해냈지만 문제는 당쟁의 방식이었다. 상생과 설득, 대화 타협을 망각한 극단적인 대립과 비타협적인 배척으로 일관하며 점점 더 사생결단식의 극한 투쟁으로 점화됐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당쟁은 더욱 격화됐고, 당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귀양을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점점 더 극한적이고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당쟁이 이루어졌고, 왕조의 이익보다 자당, 자파의 이익이 더 우선시되는 당쟁의 부작용도 심해졌다. 심지어 임지왜란의 전조를 앞두고도 동인과 서인이 다른 보고를 했다는 것을 돌이켜본다면 당쟁은 폐해가 어느정도 였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렇게 당쟁이 격렬해지자 집권 당을 바꾸는 환국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고, 주도권을 행사하는 숙종같은 임금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대부도 여럿이었지만 왕은 개의치 않았고, 사생결단식 당쟁도 여전했다. 

반면 당쟁은 세자와 왕비를 두고서도 벌어졌다. 노론과 소론처럼 세자 책봉을 시도하거나, 중전을 자기당에서 배출하는 방식으로 왕을 선택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갈수록 당쟁의 부정적 측면이 강해졌고, 당은 무력화됐다. 마침내 당쟁도 의미없어졌다. 한 가문이 왕권을 능가해 권력을 휘두르는 세도정치가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당쟁사를 지켜보면서 조선의 당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정치문화에는 조선시대 당쟁의 그림지가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보스 중심의 계보 정치나 타협하지 않고 명분을 앞세워 극한적으로 대립했던 당쟁 풍토 그것은 지금에도 여전히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정치문화로 남아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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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VS 타노스 우주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대결-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전체보기 2018-05-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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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안소니 루소
미국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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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났다. 제목처럼 무한전쟁이 펼쳐졌다. 마치 강호의 평화를 위해 정파와 사파  모든 문파들이 총출동해 혈전을 벌이는 것처럼 히어로들이 다 모여 목숨을 건 전투가 벌어졌는데, 나처럼 마블 시리즈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재미로 드문드문 영화를 봤던 사람은 등장 캐릭터 이름도 다 대지 못할 정도로 또 모르는 영웅도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영웅들은 총력전을 벌였다.

 

그런데 이렇게 영웅들이 총출연했다는 것은 싸워야 할 상대가 그만큼 막강했다는 말이었는데, 행성을 날려보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 타노스는 그 중에서도 역대급이었다. 그는 우주의 인구가 너무 많아 환경이 열악해진다고 생각해서 인구의 절반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히어로들이 갖고 있는 인피니트 스톤이 필요해졌다. 반면 어벤져스들은 타노스의 전횡을 막기위해 인피니트 스톤을 지켜야 했던 것이다. 이로써 어벤져스와 타노스간에 건곤일척 대결이 전개될 수 밖에 없었다.

인피니트 스톤을 지키지 못하고 하나둘씩 죽어가는 히어로들, 그리고 수세에 몰리는 히어로들..

 

'어벤져스:인피니트 워'를 보는 동안 대체 제작비가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내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벤져스는 최첨단 CG도움을 받은 현란한 액션에 거기에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다보니,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지만 너무나 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하다보니 내용 쫓아가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활약상이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워낙 CG에 액션 위주로 작품이 진행되다보니 이러다 배우는 얼굴만 빌려주고 CG로 움직임까지 만들어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상상이 들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마무리였다. 보통 히어로물에서는 정의의 전사들이 악당들을 물리치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일반적인데,이 작품에선 일단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묘사됐다. 통쾌하고 시원한 액션, 멋진 배우들 보는 재미는 만끽했지만, 결말을 보고는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다음편에는 누가 나오는 거지? 왜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는거지?  설마 저렇게 아주 끝나는 건 아니겠지? 다음 편에는 새로운 히어로가 나오려나? 다음편 어벤져스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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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테브테 혹은 박연 그 누구였든 고단했을 조선에서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조선인 박연(상+하) | 전체보기 2018-04-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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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인 박연 上

홍순목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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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애잔한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조선인 박연'이라고  애써 조선인을 강조한 것이나, '벨테브레, 역사가 기억해주지 않은 이름'이라는 부제에서는 네델란드 출신 얀 얀스 벨테브레와 조선인 박연이라는 두개의 정체성에서 혼란스러웠을 한 인간의 삶이 가슴 아프게 와닿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명에 의해 조선 땅을 밟게 되고, 뼈를 묻은  벽안의 사나이 벨테브레이자 박연, 조선에서의 그의 삶은 얼마나 고단하고 외로웠을까.

 

'조선인 박연'에서 묘사된 박연은 용감하고 심지 깊은 인물이었다. 생각보다 의젓하게 조선에서의 삶에 적응해갔고,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같은 처지의 외국인들이 함께 등장하는데, 그들이 부딪쳐야했던 신산스러운 삶들이 함께 그려져있다.

 

박연이 조선에서 적응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이완의 역할이 컸다. 젊은 낭청이었던 이완은 조선을 위해서는 박연의 총포기술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박연을 기용했고, 박연이란 이름도 훈련대장이 선사한 것이었다. 

훈련도감내 외인아병대에 소속된 박연, 그곳은 위구르인, 몽골인, 왜인, 류큐인, 아랍출신까지 포함된 다인종 부대였다. 이들은 고향을 잃어버린 뿌리 뽑힌 자라는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기에 서로를 이해한다.

이들은 청과의 대결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고, 박연 역시 공적을 세우고, 그의 존재감을 인정받게 된다.

 

훈련도감 내 이 외인부대를 보면서, 이들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도 흥미진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화주의에 젖어서 굳이 피할 수 있는 전쟁을 감행했던 조선. 실제로 그 형편없는 전투력에 임진왜란이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다시 국토를 전쟁터로 만들어버렸던,지배층들의 그 무모한 무능함이란.

이런 가운데 이방인들이 눈에 띄는 활약상을 펼쳤던 것이다.

 

외인들이 조선에서 뿌리를 내리게 된 또다른 동기는 가족이었다.혼인하고 자식을 낳고 가정을 꾸리면서 그들은 조선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갖게 된 것이었다.

박연 역시 사랑하는 여인과 가정을 갖고 잠시 행복에 젖게 되지만, 가족은 이방인들에게 결코 조선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지게도 만들었다. 일부 이방인은 자신의 자식에게 잡종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조선에 격렬한 분노를 감추지 않는데... 

 

"제 나라의 험한 일, 궂은 일은 다 시키면서 결코 같은 백성으로,인간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이 나라가 부끄러운 거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 자식이 노새새끼인 것만은 내 모가지가 어깨 위에 붙어있는 것만큼이나  분명한 사실일세. 노새나 버새도 말의 종자이긴 하지만 그것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는 자네들이 더 잘 알걸세.평생 허리가 끊어지도록 짐이나 져야하는 잡종의 운명을 말이야'(상 222쪽)

 

자식을 노새의 운명에 비유할만큼 그들은 결코 넘을 수 없는 차별에 사무쳤던 것이다.

 

북벌계획을 세우던 당시 조선의 상황과 맞물려 순탄하게 자리를 잡나 했던 박연, 그러나 그의 삶도 다시 한번 흔들리게 된다. 너무나도 살뜰하게 내조해주던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아내의 빈자리..그리고 자식들. 보통의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가 그렇듯 박연 역시나 휘청거리게 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무과에 장원급제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없는 아내에게 보답을 하게 된다.

 

'조선인 박연'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면 사노비였다 탈출하고는 면천이 된 소년 우달이었다. 그 누구보다 부지런했던 이 소년은 평생 자신의 신분이 족쇄가 될 것을 체감하고는 박연의 도움을 받아 조선을 떠나게 된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간 것이다.

 

그리고 박연이 조선인으로 살아갈지를 선택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같은 네델란드인 하멜이 조선에 표류하게 된 것인데, 하멜과 만난 박연은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모국어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오랫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다보니 잊어버리고, 이제는 조선어에 더 익숙해진 것이었다.

하멜은 박연에게 같이 조선에서 탈출하자고 권유를 하지만 박연은 조선에 남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자식이 마음에 걸렸겠지만 그게 그가 조선에 남은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함께 조선에 왔던 동료들도, 외인부대 동지들도 다 떠나보낸 뒤, 혼자남은 박연. 노인이 된 박연은 더이상 이방인 취급을 받지 않는다. 외모도 조선인에 가까워졌고..조선인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고 있으니..

말년의 박연은 편안해 보였다. 왠만한 풍파에는 끄떡하지 않을만큼 탄탄하게 뿌리내린 나무같았다. 그런 박연을 상상해보니 여유롭고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고향과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그 향수만큼은 완전히 지우지 못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실제의 박연은 언제 어디서 생을 마쳤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1남1녀를 두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만 그들 소식 또한 남아있지 않으니. '조선인 박연'에서 박연이 실제의 삶과 어느정도 부합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네델란드인 벨테브레, 혹은 조선인 박연 그 어느 쪽이든 낯선 나라에 와서 잘 견뎌낸 그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부디 그 후손들 역시나 조선에서 잘 살아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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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