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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이후 기업과 기업인의 흥망성쇠의 역사 기업 버젼 전설의 고향같다-경성 상계사 | 전체보기 2017-12-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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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 상계史

박상하 저
푸른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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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를 검색해서 책을 고를 때 한글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경성상계사'가 그러했다.

경성(京城)관련한 책을 찾는 중 검색해서 찾은 건데, 한글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려야했다. 상계사? 라고 해서 처음에는 상계동의 역사인가? 추측했는데 알고보니 商界史 즉 상업의 역사였던 거였다.

개항이후 전통적인 시장 육의전이 몰락하고 개편되기 시작한 조선의 상업계의 흥망성쇠 기록을 새김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잃어버린 반세기의 기록이란 부제가 달려 있는데, 아무래도 일제 치하가 강조되다보니  알려지지 않은 상업사가 많기 때문이리라.

 

일단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됐다. 뜨고졌던 업종과 인물, 나아가 기업들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이런 이면사를 즐기는 내 취향을 만족시켜줬다.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업체들이 수도 없이 명멸한 것을 보면 오늘날 삼성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이 등장하기까지 역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개항과 더불어 인천 제물포항이 조성되었고, 이에 조선 상업을 쥐락펴락했던 육의전은 급속하게 몰락했다. 외국상품과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제물포에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서, 이후 조선의 상업은 국내외 정세 모두의 영향을 받는 구조가 됐다. 자본주의 체제안에 포섭된 것이었다.

더불어 경성은 급속도로 근대도시로의 꼴을  갖추게 됐고, 별표고무신처럼  광고를 통해 고무신의 내구성을 강철같다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상표가 등장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속이 안 좋았을 때 자주 마셨던 '활명수'가 이렇게 역사가 오래된 상품이었다니. 활명수 아류상품도 꽤 많이 나왔다. 그리고 자본가, 기업인의 흥망과  라이벌 회사들의 경쟁구도도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박가분으로 유명한 박승직은 우리나라 첫 근대기업가로 꼽히는데 그가 일군 박승직상점은 두산의 모태가 됐다.

 

30년대 조선의 3대 거부는 김성수, 민영휘, 최창학이었는데, 김성수가(家)는 경성방적을 비롯해서 은행과 신문, 학교,방적, 무역 등 다방면에서 기업을 운영했고, 민영휘 가 역시 은행과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최창학은 금광으로 일확천금해 하루아침에 갑부가 된 경우였다.

그런데 세계대공황의 여파가 조선에도 불어닥쳐 위축된 경성 상계에는 골드 러쉬를 방불케하는 금광 열풍이 불어닥쳤다.너도나도 노다지의 꿈에 빠져들어 신문기자, 법학자까지 가세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창학의 치부와 함께 방응모가 새로운 금광왕으오 등장한 것도 금광열풍을 더욱 부채질한 요인이 됐다. 방응모는 이후 조선일보 사장이 돼,언론계를 이끌게 됐다.

 

조선극장과 단성사, 요식업계의 명월관과 식도원, 종로 화신백화점과 혼마치 미쓰코시 백화점의 치열한 경쟁구도는 조선의 상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러한 경쟁은 그만큼 시장이 형성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중 화신백화점 박흥식은 주목할만한 기업인이다. 경쟁업체인 동아백화점을 인수하였고 조선총독부와 담판을 벌이는 등 뛰어난 경영수완과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일본의 견제 속에서도 일본백화점과 경쟁을 벌일만큼 경쟁력을 유지했다.

식민지상황과 전시상황에서도 능력과 안목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인, 김연수가 그러했다. 그는 지주의 아들이었던 그는 일본 유학생 출신의 엘리트로 형 김성수가 주식 공모를 통해 설립한 경성방식을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경방은 민족기업 중 으뜸의 수익을 올렸고, 만주에 진출해 해외기업 1호의 영예를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이병철, 정주영,구인회 등 굴지의 기업 창업주들의 활동도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누가 이들이 재벌이 될 지 알았을까? 기업가의 대명사 이병철도 몇 번이나 망하고 일어섰다. 실패도 재산이 되고, 위기관리야 말고 이들이 터득한 최고의 경영기업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해방후까지 다루고 있는데, 이후 반민1호로 박흥식이 재판에 회부되는 등 친일 청산 과성에서 기업인은 홍역을 치루었고, 동시에 적산을 불하받거나  전쟁 후 복구 사업과 군납 등을 통해 새로운 기업집단이 돌연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즉 상계가 재편된 것이었다.

해방과 전쟁 복구는 모두 기회가 된 것인데, 안타까운 것은 이 당시 공정한 룰보다는 권력이 경제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렇게 기업과 권력의 유착은 오늘날까지 청산되지 못하고 뿌리깊은 부패 사슬을 형성하게 되고 말았다.

 

'경성 상계사'는 기업버젼 전설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였다. 업종과 기업, 인물의 흥망성쇠담은  분명 실제로 일어난 역사임에도 옛날 옛날로 시작하는 전설같았다. 비록 권선징악으로 결말나지는 않지만,내게는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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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작품속 내용을 교차하면 읽게 된다. 부디부디 잘 해결되기를 염원하면서-미중전쟁 | 전체보기 2017-12-1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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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중전쟁 1,2 세트

김진명 저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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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최고의 이슈이자 전 세계적인 이슈가 바로 북한의 핵문제이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폭격할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한반도는 긴장에 휩싸여있는 상황이다. '미중전쟁'이 흥미진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렇게 고조되고 있는 현안을 소재로 삼고 있어서이다. 더욱이 현재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특사로 중동을 방문 중이고,  현지에서 대북 접촉설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미중전쟁' 내용과 현실을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미중전쟁'은 뜻밖에도 비엔나 세계은행으로 시작하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 장교 출신의 변호사 김인철이 아프리카에서 초단기 투기자본으로 돌아다니는 세계은행 자금 조사차 비엔나 세계은행에 나타난 것이다. 이 자금과 북핵문제의 해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한 것일까.
김인철은 출처불명의 돈을 추적하다 IAEA에서 근무하는 독일계 한국여성 최이지를 만나게 되고, FBI 아이린과 접촉하게 된다. 이들은 추후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려는 일촉즉발 위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북한의 핵문제가 아니라면 '미중전쟁'은 영화보듯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김인철 역을 현빈씨가 하면 괜찮지 찮을까. 이지적인 최이지 역은 음..누가 할까. 이렇게 한가로이 캐스팅을 상상해가며. 정말 술술 잘 읽히는 작품이었지만, 현실이 현실인만큼 또 우리의 안보와 직접 관련있는 문제인만큼 재미만을 염두에 두고 읽게 되지는 않았다.

 

대체 어떻게 풀어야하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건지.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하나같이 원수같았고, 반도에 위치한 이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가 답답하기만 했다. 북한같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체제를 머리 위에 두고 살아야하는 분단의 비극 또한 새삼스레 원망스러질 수 밖에 없었고.

더욱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주석같은 다른 나라 원수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나 임종석 비서실장, 송영길 의원등 우리나라 정치인까지 실명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해서 읽게한 요소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인철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사건에 부딪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최이지와 아이린의 도움이 커서, 상대적으로 그의 활약상이 덜해보였으니, 대한민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주도적인 입장과 행동을 표방했으면 하는 심정과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그에게 대한민국의 입장을 대입해서 보게 된다. 

 

'미중전쟁'은 북한 핵문제와 호시탐탐 증식을 노리는 자금이 국제정세 속에서 어떻게 그 마력을 발휘하고, 이익을 확보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는 강대국들이 세계 정세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을 조정하는 건 바로 자금이라는 것이다.

결국 중국과 미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두고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을 지닌 세력들이 발호해 전쟁을 유발하고자 미국을 획책하고 있었다. 북핵은 그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중.소.일의 이해관계와 함께 국제투기자본의 이해가 난마처럼 얽혀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있다. 그렇기에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틈바구니 속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니.

'미중전쟁'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점은 작가가 상당히 의미있고 설득력있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대국에게 끌려갈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우리의 원칙을 세우고 단호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것.

북한에 대해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나 타협도 하지 않는다는 것. 미국은 우리 동의없이는 한반도 내에서 군사작전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중국은 한반도에서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내린 조치에 대해서 보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이 원칙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에 강하게 동의하게 된다.

 

이번 표지에서도 역시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작가얼굴이 실려 있었다. 턱을 괴고 있는 작가.그러고보니 꽤 오랜 세월동안 표지에서 그의 얼굴을 봐왔는데,'미중전쟁'은 '싸드'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김진명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진명이라서 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의미다.

 

거듭 말하자면 이 작품 최고 매력은 바로 현실와 작품을 교차적으로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현실속 북핵문제와 픽션 속 북핵문제의 해결과정. 이 작품에서는 전쟁없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결국 찾아냈는데 현실에서도 이렇게 묘수를 찾아내면 얼마나 다행스러울까.

 

그런데 현실 속에서는 최근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이 등장하고 있으니, 이건 또 어떤 변수가 되는 건지, 머리가 복잡해져왔다.

부디 한반도 핵문제가 충돌없이 평화롭게 잘 해결되기를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고 헐리우드에서 영화화해서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게 되기를 기원하게 된다.

 

*이 리뷰는 쌤앤파커스의 '미중전쟁'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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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통한 노골적으로 여성폄하 조선인의 열등함과 미개함을 부각하는 저의가 느껴졌다-어둠의 경성 | 전체보기 2017-12-0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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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의 경성

이선윤 외편역
역락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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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을 보면 고담이란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도시가 등장한다. 배트맨은 그야말로 최악의 범죄도시인 이 고담시를 악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둠의 경성'은 조선에 있는 일본어 잡지 '조선 및 만주'에 실렸던 식민지 경성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 제목만 보고서는 바로 고담시가 연상됐는데 막상 읽어보면 예상했던 것보다는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실린 것은 1910년에서 30년대 사건이다보니, 아무래도 요즘 어금니 아빠같은 인면 수심의 극악한 범죄에 비하면 이 책에 언급된 사건들은  범죄에 면역성이 생긴건지  그나마 양반으로 보여진 것이다.

거기에 일본인이 쓴 글이고 일본 대상의 잡지인만큼 조선을 폄하하려는 건 아닌지 그 의도가 의심이 가니, 고운 시선으로 이 책을 읽게 되진 않았다.

 

이 책에는 열두 편의 글에 일제 시대 조선의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르뽀, 기사 등 여러 형식으로 싣고 있다. 그런데 범죄사실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왜 이리 여성의 일탈 행위에 집착하는 건지, 살인범의 어머니, 음독사한 여자, 불량소녀단, 가출소녀 등 다룬 사건이나 남편, 아이를 죽인 여자까지. 왜 이렇게 환락을 추구하거나 인륜 천륜을 저버린 패륜적인 여성을 집중적으로 담은 걸까?

이게 조선에 있는 일본인 잡지의 전반적인 경향인건지 아니면  이 책을 만들 때 이런 경우를 주로 고른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심하게 눈에 거슬렸고 불쾌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조선인 범죄 내역을 분석한 기사에서는 그 불쾌한 감정이 더더욱이 강해졌다.조선인에 대해 저급하다거나 비문명적이라는 분석을 서슴지 않았고, 조선인의 성질은 유약하고 게을러서인지 비교적 난폭한 범죄가 적다는 표현도 있었다.

30년대에 눈에 띄는 사건으로는 은행강도나 금괴밀수를 꼽을 수 있었고 남편 살인, 영아 살인, 권총강도가 조선의 특수범죄라고 덧붙여놨다. 그리고 그 사회적인 원인을 짧게 제시해놓았는데, 조혼이나 재혼을 꺼리는 풍습때문에 과부가 몰래 아이를 낳고 죽이는 경우, 권총강도는 사대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상하이나 만주에서 돌아온 사람이 군자금을 내놓으라며 협박하는 강도라는 것. 제대로 된 분석이라고 하기에는 심하게 어설펐고  지극히 일본인다운 분석을 했지만 조혼, 개가와 관련한 대목에서는 일정 부분은 동의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지배자로서 조선인을 열등하게 바라보고 있는 일본인의 시선이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니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할 밖에. 조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것을 넘어서, 조선인 범죄를 빌미삼아 일본이 미개한 조선인을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불어 조선인 범죄와 치안과 사법절차를 연결시키고 강조하는 것은 법치에 의해 조선을 통치하고 있다는 강변으로 들렸다. 

일본인이라 조선의 범죄를 취급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다룰 수 있지만 시각이 문제인 것이다. 같은 시기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 범죄, 일본의 범죄도 함께 다루어보면 어떨까? 반문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불쾌할 정도로 조선을 폄하하는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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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병 팀, 전쟁의 참혹함에 눈을 뜨다-전쟁터의 요리사들 | 전체보기 2017-12-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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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저/권영주 역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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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요리사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일본작가들은 참 요리소재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본에선 드라마나 만화 영화에서 요리는 단골 소재이고 명작도 많이 탄생했다.

이 작품도 요리사의 활약상을 담은 작품이라는 짐작하고 펼쳐들었는데, 요리사보다는 '전쟁터'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의외였던 것은 일본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배경은 2차 대전 유럽이고 미군이 등장하는 작품이었다.

 

루이지애나 주 '콜의 친절한 잡화점'집 손자 팀은 미국이 독일, 일본, 이탈리아 추축국에 맞서 참전하자, 지원입대한다. 이건 우리의 전쟁이라며 열일곱이런 어린 나이에 군인 된 팀은 미 육군 제 101공수사단 낙하산 보병연대 제 3대대 G중대 관리부 소속 조리병이 된다.

전쟁은 막바지로 치닫고 그의 부대는 노르망디에 투입이 되는데, 그곳에서 여러 사건들과 전투를 경험하면서 팀은 전쟁의 참혹함과 폭력성에 눈을 뜨게 된다.

 

팀이 속한 조리병팀은 중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해결한다. 홀연히 사라진 분말 달걀 600상자분의 행방을 찾는다거나 낙하산천을 모으는 이유를 밝혀내는데,그러다 점차 전쟁 와중에서 벌어진 참상과 관련있는 사건을 해결하는 상황이 된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가벼운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적군을 죽이고 민가가 폭격당하고 피해을 입는 것을 보는 팀과 조리병들의 행동을 통해 전쟁의 참사를 그려내고 있다. 

우리의 전쟁이라며 입대했던 팀 역시나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변화하게 된다. 전쟁터에서 공포와 쾌감과 피로에 중독되는 자신을 느끼기도 하고, 종전이 가까와지자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를 회의하게 된다.

 

부상병이라고 생각했던 동료가 사실은 독일군이었음이 밝혀지고 스파이 혐의를 받게 되지만, 팀은 그럼에도 그를 탈출시킨다. 스파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고, 그를 가족에게 돌아갈 기회를 준 것이다.

그동안 정도 들었지만 적군 역시나 가족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 것이다.

'전쟁터의 요리사들'은 어떻게 보면 인간 팀, 병사 팀의 성장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관 열일곱에 입대했던 소년 팀은 참혹한 전쟁을  겪은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평온한 고향마을의 일상을 보면서, 이런 평화를 위해 싸웠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알수 없는 허무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 작품을 읽을 때에는 왜 요리사를 , 일본군이 아닌 미군을 등장시켰을까 하는 점에 의문을 가졌는데, 읽으면서 아..그래서 그랬겠구나 하고 작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병사들이 집에서 먹던 밥, 음식을 그리워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음식 그자체라기 보다는 그 밥을 해주던 엄마를 비롯한 가족과 그 요리를 먹을 수 있었던 평화로운 일상이었을 것이다.

할머니 정성이 담긴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팀의 요리가 그렇듯 요리사란 일이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죽음과 파괴와 피를 동반하는 전쟁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또한 설사 승리를 거두었어도 전쟁이란 참혹하고 파괴적인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미군을 등장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종전 뒤 1989년 베를린에서 생존한 부대원들은 만나면서 현재의 모습을 확인하는 에필로그는 마치 AS서비스를 받는 기분이었다. 성공한 인물에, 요즘 같으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었을텐데..

 

이 작품은 전쟁으로 인한 잔혹한 분위기에 압도됐을 법도 한데 그럼에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인자한 할머니의 덕이 컸을 것이다.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품성의 소유자, 가족의 중심이 되고, 탁월한 그녀의 음식 솜씨는 단란한 가족을 일구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터의 참상을 떠올리다가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할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릴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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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도 설정도 쟝르도 어중간하고 애매했다-반드시 잡는다 | 전체보기 2017-11-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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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드시 잡는다

김홍선
한국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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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화를 볼 때에는 개봉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작품을 고르는 편인데, 이렇게 갓 개봉한 영화를 관람한 것은 실로 오랫만이었다.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품은 관객 평을 참고하지 않는지라 이 영화는 줄거리와 배우만 보고 예매한 경우였다. 원작이 웹툰이라는 것도 관람을 마치고 집에 온 뒤에 알게 될 정도였다.

 

연쇄살인이 발생했던 아리동에 30년만에 다시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30년전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형사 박평달(성동일)이 다시 나타나 아리동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 에게 사건을 해결해보자고 제안한다.

심덕수는 아리동의 다 쓰러져가는 낡은 빌라 몇 채에 월세를 주고 열쇠집을 하는 인물인데, 자신의 위층에 사는 젊은 처자가 실종되자 결국 박평식과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서게 된다.

 

달리 제목에 반드시가 들어간 게 아니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두 주인공이 범인을 잡고자하는 분투하는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끌고가는 배우는 백윤식과 성동일, 천호진. 젊은 배우들이 아닌 연기력을 갖춘 관록있는 세 배우들이 비중있는 배역으로 화면을 채운다. 요즘 나문희씨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더라도 노년 배우 주연작들도 드물긴 하지만 제작되고 있는 경향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작품 뿐 아니라  중년 이상 나이든 관객들에게도  통하는 작품이 제작되는 환경이 되는 것이고 그만큼 소재도 주제도 다양해진다는 것이니.

 

이 영화를 고른 가장 큰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기대한 것이었다.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이 작품에서 이들의 연기력은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흐름이  뚝뚝 끊기는  것 같았고, 특히나 겉으로는 돈만 밝히지만 속내는 따뜻한 캐릭터 심덕수를 연기하는 백윤식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성동일씨가 나와서 밝고 편하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것도  빗나갔다. 박평달 캐릭터에는 반전이 있었고, 불사신처럼 묘사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또 심덕수가 노구의 몸을 이끌고 혼자 살인 용의자 젊은이를 쫓아가는 설정은 아무리 봐도 무리수로 보였다.

이래서 제목에 '반드시'가 들어갔던 것인가보다 하고 눈감아주면서도 연기자를 탓하기보다는 감독의 연출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인의 추억'이 연상되는 소재였지만, 어떻게든 범인을 체포하겠다는 박평달의 의지와 심덕수 노인이 위층 처자에 대해 갖게 된 미안한 마음이 이 작품을 끌어간 동력이었다. 얼핏보면 꼰대질하고 갑질이나 하던 심덕수 노인이 사실은 학자금 융자를 갚아야하고 비젼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고민하는 젊은이에게 격려의 손길을 내미는 집주인이라는 훈훈한 결말로 마무리 된 작품이었다.

재미있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재미없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연기를 잘했다고도 그렇다고 부실했다고도 혹평하기도 애매한, '반드시 잡는다'는 전체적으로 애매하고 어중간하다는 인상으로 남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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