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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정신의 정수,저널리스트의 본분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 전체보기 2017-02-2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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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앨런 J. 파큘라
필림21 | 2013년 01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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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디어의 영향력을 감안해본다면 미디어 속에 등장하는 직업인의 멋진 모습을 보고 장래를 결정짓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것이다. 가령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의 경우라면 이 작품 속 두 기자의 모습을 보고 언론인의 길을 걷겠다는 포부를 갖게 된 사람도 분명 많지 않을까. 그 정도로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그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실체를 추적해가는 내용으로 주인공인 두 기자, 워싱턴 포스트지 밥 우드워드(로버트 레드포드)와 칼 번스타인(더스핀 호프만)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1972년 민주당 워터게이트 건물에 침입한 다섯명의 괴한이 체포되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은 예사롭지 않은 사건임을 알아채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보다보니 취재의 비결이라는 게 별게 없었다. 사건 관련자와 만나고, 피하면 설득하고  쥐꼬리만한  단서라도 얻으면 그 단서를 찾아가고.  얼마전에 읽었던 '미드나잇 저널'에서 몇번이나 이 작품이 언급됐던 이유가 충분히 짐작이 됐다. 끈질기게 취재하는 기자정신을 되새겨주었을테니.

 

사건의 단서가 현 대통령인 닉슨의 재선위원회와 관련있다는 것이 드러나자 관련인사들은 입을 다물고 취재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이때 정보원 '목구멍'에게 돈을 추적하라는 말을 듣고 두 기자는 침입한 괴한들이 지니고 있던 돈의 출처를 추적해가는데..

 

흥미를 위한 극적 장치를 최대한 배제해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다. 건조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사건을 은폐하려는 닉슨 측의 시도를 물리치면서  두 기자가 점점 사건의 핵심에 가까워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기자의 세계,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면 편집장이 취재 출처를 확인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보도하지 못한다고 편집장이 일침을 가하는 신문사 편집국은 작은 전쟁터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하단에 실렸던 기사가 점점 커지고, 마침내 닉슨 재선위원회에서 불법 자금을 마련한 사실을 특종하기까지. 언론이 어떻게 기사를 싣고 있는지, 왜 사회의 소금인지 언론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다.

 

엔딩신으로 닉슨이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하는 TV화면이 나오고, 그 화면 위로 닉슨이 사임했다는 자막으로 영화는 마무리 됐다. 취임과 사임, 그렇게 닉슨은 몰락했다.

 

두 기자가 끈질기게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장면은 진지하게 살펴봤다면 작품 속 70년대 풍경은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패션이며 머리 스타일이며, 다이얼 돌리는 전화에, 교환을 통한 장거리 전화, 브라운관 TV며..타자로 기사를 쓰는 두 기자, 그중 밥 우드워드는 독수리 타법이었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인물을 찾고.

인터넷으로 단박에 검색이 가능하고 실시간 통화에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바로 전송하는 환경. 분명 환경은 훨씬 편리해졌고 효율적이 됐지만, 40여년전 저 시절보다 지금 언론의 질이 더 업그레이드 됐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것은 기사의 질은 효율적인 작업 시스템이 아닌 기자들의 근성과 저널리스트 정신에 달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를 흥미롭게 감상하는또 다른 포인트, 그것은 더스틴 호프만과 로버트 레드포드란  당대의 두 스타, 대조적인 매력을 지닌 두 사람의 리즈 시절을 눈요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요즘으로 치면 브래드 피트 포지션의 가장 미국적인 미남배우이고, 더스틴 호프만은 빼어난 연기력과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장발에 청바지를 입은 더스틴 호프만의 젊음은 생기가 넘쳤다.

 

이 두 배우에 많이 집중하게 된 것은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았다. 두 기자의 캐릭터에 몰두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가볍게 감상하고 싶었던 것이다. 탄핵 정국이 몇달씩이나 지속되다보니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쌓이고 지쳐서, 이 무거운 머리를 비워내고 싶었다.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에서 둔감해지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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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양반 위주의 언론시스템-조선의 언론연구 | 전체보기 2017-02-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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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의 언론연구

김영재 저
민속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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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과 알권리,표현의 자유가 강조되면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언론 역할을 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됐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블로그만 해도  충분히 언론으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그만큼 매스 미디스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눈부시게 진화한 것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문득 상상해봤다. 어떤 사안에 대해 정보를 구하고 내 생각을 전하고 싶은데 알릴 수단이나 통로가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하고. 만약 조선시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상소를 올리거나 신문고 혹은 격쟁을 해 임금이나 관리에게 호소하지 않았을까.

 

시대가 달라도 언론의 주역할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라는 점은 한결같고, 조선시대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언론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기에 대간의 독립성이나 신분을 보장하는 장치를 두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필자가 조선의 언론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쪽같은 기개로 직필과 정론을 펼쳤던 선비와 선비정신을 거울삼아 기자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었다.

 

조선 의 언론은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공자의 정명사상이나, 맹자의 민본정신을 바탕으로 여기에 정도전의 위민사상이 더해져 유교적 대동사회를 건설하는데 언론 또한 제 몫을 담당해야 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언론은 기본적으로 글 중심의 시스템이 주였다. 말을 가볍게 여기고 글을 숭상한 유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대다수 백성은 문자를 배우지 못했던 신분제 사회인만큼 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주였기에 언론의 주체가 문자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했던 사대부, 선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글이 논리적이고 기록성이 뛰어나지만 말에 비해 현저하게 대중성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민초들이 참여하기에는 제한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언로는  크게 세 갈래로 이루어졌는데  그중에서 사회지배층인 군왕과 관료 중심의 조정공론이 중심이 됐다. 왕이 제도 교서, 윤음, 비답을 통해 공론을 발하고, 상설언론 기구로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삼사의 관원들이 대간활동을 했다.

현직에서 물러났거나 은둔하는 선비들도 상소와 유소 등을 통해 언로의 유통에 참여했으며, 일반 백성들은 신문고나 격쟁, 각종 문화를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여항 여론을 유통시켰다.

 

 조선의 언론 시스템은 삼사가 중심이 돼, 왕권과 신권을 모두 견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사간원에서왕에게 간언하고, 사헌부에서는 관리들을 감찰하는 것으로  홍문관에서는 경연과 국정 자문방식으로 언론에 참여한 것이다.

 

 읽다보니 이 책의 장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조선시대 언론의 사상적 바탕이나 성격, 활동을 전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으로 덕분에 조선 언론을 개괄적으로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을 받았다.

필자가 상찬하고 있는 선비정신은  대간활동 왕에게 직언을 하는 관리나  때로는 처벌받을 각오를 하고 상소를 올리는 선비의 기개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종직, 조광조, 조식, 최익현처럼 목숨을 걸고 공론을 내세우고 직언했던 선비들의 기상은 조선시대 언론의 기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당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간활동이 공론보다는 자신이 속한 파벌의 이해를 우선해서 이루어지게 됐고, 그 결과 조정의 자정기능은 급속히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문자를 모르는 백성들의 언로는 위축된 감이 없지 않았다. 언로 자체가 양반 위주로 구성됐고, 신문고나 격쟁이 있다고 하지만 이들은 민담,가면극, 판소리같은 문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여론을 표출했던 것이다.

또 조정에서 발간한 조보가 민간에서 유통되자 선조가 조보의 민간 유통을 금했다. 이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백성의 알권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로 조선 언론은  유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했던 관제언론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때 민간유통이 허용됐다면, 조선의 언론은 백성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표현되는 언로가 확보되고, 언론이 양적, 질적으로 모두 다양해지고 활기를 띠지 않았을까.

 

언론 역시나 사회구조 시대를 반영하기에 현대의 기준으로 조선 언론을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유교적 가치추구, 신분제라는 수직적 사회구조, 문자위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 등  기본적으로  백성의 참여기회는 축소됐고, 왕조체제와 양반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언론활동이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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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고 자연스럽게 나이들고 싶다.-어쩌다 보니 50살 이네요 | 전체보기 2017-02-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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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히로세 유코 저/박정임 역
인디고(글담)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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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삽십세를 이렇게 죽을 수도 저렇게 살 수도 없을 때, 치통처럼 찾아오는 것이라고 묘사했는데, 내 경우에는 서른을 정말 그렇게 맞이했다. 그렇게 서른이 힘겨웠던 것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상실감과 내 삶을 오롯하게 책임져야 하는 진짜 어른이됐다는 부담감에 시달렸기 때문이었고, 삼십대가 되고 보니 그 전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한해 한해 시간이 총알처럼 빨리 지나갔다.

하루가 다르게 체력은 떨어지고, 노안에 성인병 걱정에 몸 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체감하면서 점점 새해가 되는 것이 심드렁해졌다. 늙는다는 느낌에 쓸쓸해지고 심란해졌다.

 

그러던 차 '50살도 꽤 괜찮습니다'하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와, 답을 듣고 싶었다. 정말 쉰이 돼도 괜찮던가요? 하고.

 

느슨한 크기에 통풍 잘되는 자연섬유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어쩌다보니 50살이네요'는 목에 잔뜩 힘주고 뭘 어째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먹고 입는 것, 물건, 몸과 마음 일상 속에서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작가의 생활은 마냥 평온해 보였다.자연스럽고 길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먼저 목차를 살펴봤다.

 

'또다른 삶의 방식을 알아가고 있습니다','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적혀 있었다.  세가지 모두  ~하고 있습니다. 하고 현재형으로 표현된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지금 실행하고 있다는 말이라.

'삶의 방식''몸의 변화''나다움' 이 키워드라 그 말들을 또박또박 소리내 읽었다.

 

그리고는 그 밑 소제목들도 살폈는데, 그것은 일종의 행동강령이라고 할까, 실천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감당할 수 있을만큼한 해도 괜찮습니다','다시 한번 시작해도 괜찮습니다''해보고 싶었던 일은 가볍게 시작합니다','여전히 내 몸을 사랑하고 있습니다''나에게 맞는 관리를 알아가고 있습니다','몸의 끝부분은 늘 깨끗하게 유지합니다','아직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언제나 웃을 수 있는 쪽을 선택합니다','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없습니다','닮고 싶은 사람의 사진을 붙여두고 있습니다' 등등..

 

소소하고 일상적인 방식들, 크게 부담이 가지 않을 행동방식과 차분한 마음가짐이 좋았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도 느껴졌다. 욕심부리지 않고 순리를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바람따라 구름따라 다니는 나그네처럼 무리하지 않는 처신하고 긍정적인 마음의 소유자라는 게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읽다보니 차츰  나이먹어 좋은 점도  한두 가지씩 생각이 났다. 더 많은 것, 더 귀한 것을 탐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인정하게 되고..내가 아무리 애써도 안되는 것에 대해선 내려놓을 줄도 알게 되고. 체력은 떨어졌지만 대신 천천히 오래 갈 수 있고, 타인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고,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써놓고 보니 청춘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내 인생은 흘러가고 나는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여전히 젊지 않고 지금보다 더 늙은 날들을 살면서, 죽는 날까지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만큼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직은 노역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노역의 주인공이 될 것이고 그 또한 피할 수 없는 삶이다.

50이 되면 최고의 50대가, 60이 되면 멋진 60대가 되는 것을 소망하지만, 굳이  몇 살이라는 삶에 구속받고 싶지는 않다. 가끔은 청춘을 그리워고 부러워하면서 늙어가고 있다고 한탄도 할 것이고 심란함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그렇게 세월은 흐르는 것이고,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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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와 기자의 차이는 진실을 추구하느냐 여부- 미드 나잇 저널 | 전체보기 2017-02-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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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드나잇 저널

혼조 마사토 저/김난주 역
예문아카이브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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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라는 말은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말인데, 이런 말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기자들에게는 최고의 치욕이자 오명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와 기레기를 구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진실을 추구하는지  여부일 것이다.

'미드 나잇 저널'은 바로 이 기자 정신이 무엇인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주오신문' 세키구치 고타로. 그는 7년전 유괴사건과 관련해서 오보를 내고 지국으로 좌천된 기자다. 그는 기자로서 오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지라 한직을 감수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체포된 범인이 자신 외에도 한명이 더 있다고 자백한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범인이 그 자백을 부인하고 사형당한 뒤  그 자백은 묻혀버렸지만.

 

그러다 다시 유괴 미수사건이 발생하고, 납치될 뻔한 소녀가 범인이 2인조인 것 같다는 증언을 하자 고타로는 7년전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범인이 언급했던 체포되지 않았던 범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품게 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구성이었다. 기자들의 움직임과 시각을 통해서 유괴사건의 범인이 체포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경찰보다는 기자가  부각되고  있었다. '주오신문'이 7년전 오보를 만회하고 특종을 터뜨린 데에는 진실을 좇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이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앞부분에 명시된 주요 등장인물 도표는 아주 유용했다. 여러 기자들 이름이 나왔지만 그 도표 덕에 헷갈리지 않았고, 취재 시스템이나 신문제작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굳이 이력을 보지 않고도 작가가 신문기자 출신이라는 사실을 금방 파악할 수 있을만큼 작품 속에는 기자의 생리나 취재의 애로점, 취재 방식이 세세하게 묘사돼 있었다.  신문사 안에서 빚어지고 있는 부처간 다툼, 편집국과 현장을 누비는 일선 기자와의 갈등도 사실적이었다.

 

 이러니 작가에게 생생한 경험이 얼마나 요긴한 재산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경험 밖에 쓰지 못하는 작가라면 생명력이 짧겠지만, 자신의 경험을 작품 속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작가로서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널리즘 가운데에서도 언론계의 냉정함과 경쟁 또한 엿볼 수 있었다. 낙종하지 않으려는 기자들, 자신의 신문사에서 특종을 얻기 위한 언론사 간의 치열한 경쟁, 때로는 거짓말까지. 그리고 경찰 또한 언론에 늘 협조하지는 않는데다 더러는 진상을 숨기거나 축소하기까지 하니 진실을 밝히는 길은 멀고 험난한 법이다. 그러니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과 근성으로 무장이 필요한 것이리라.

 

승승장구하던 기자가 단 한번의 오보로 본사에서 밀려나게 됐지만 다시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그 7년간은 고타로에게는 절치부심의 시간인 동시에 언론인으로서 사명감 또한 되새겨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기사를 쓰는 것은 기레기고,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한 기사로 말하는 것이 기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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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된다, 인연에 대한 믿음-너의 이름은 | 전체보기 2017-02-0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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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일본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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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매이션과 디즈니 애니매이션을 볼 때, 차이점 중 하나가 누가 감독한 것인지를 살펴보느냐 여부이다. 일본 애니의 경우에는 감독에 관심을 갖게된다면 디즈니쪽은 전혀 보지 않게 되는데, 그만큼 일본 애니매이션에는 감독의 세계관이나 스타일이 철저하게 배어나오기 때문인다.

 

그런데 은퇴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잇는 일본 애니매이션이 거장이 탄생한 것일까. 최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기세가 놀라울 정도다. 그의  신작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2016년 8월에 개봉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무려 천 팔백만이 넘었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애니매이션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인데도 그 폭발적인 반응에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하는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영화관을 찾았다.

 

보면서 여러 작품이 오버랩 되는 거 보면 내용은 새로운 쪽이 아니었다. 남녀의 몸이 바뀐다거나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존재한다거나, 혜성의 운석이 떨어진다거나..자주 접한 소재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핵심은 시골 소녀 미츠하와 도쿄 소년 타키의 만남이다.

요즘 타임슬립 드라마나 영화가 트렌드라고 할만큼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시공간이 섞이는 작품은  볼 때면 부담감이 느껴진다. 자칫하면 이야기가 헷갈리는지라 집중해서 봐야하기에, 이 작품은 초반에는 시간차가 느껴지지 않지만, 뒤로 갈수록 3년의 시간차가 부각이 된다.

 

사실 기대보다는 구성이 탄탄하지도 않았고 내용이 참신하지도 않았다. 이 작품을 채워준 것은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 만나려고자 하는 간절함이었다. 타키는 어떻게든 미츠하와 그 마을 사람을 구하려고 고군분투..안타까와하는 그 마음이 와닿았다.

 

혜성의 운석들이 꼬리를 늘어뜨리면 떨어지는 장면은 마치 불꽃놀이처럼 화려했고, 애니매이션다운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언어의 정원'같은 전작을 보더라도  이런 영상미야 말로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가진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운석의 낙하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감탄만 할 수는 없었다.  미츠하와 마을 사람들의 운명이 달려있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될지, 미츠하와 타키는 생과 사로 엇갈리며 미츠하와 타키는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인지  클라이막스로 치달아가고 있었다.

 

제목 '너의 이름은'은  김춘수님의 시 '꽃'의 한 구절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이 연상되기도 했거니와  결말과 잘 어울렸다.


미츠하와 타키는 직감적으로 서로를 알아보고 느꼈다. 그래서 격정적으로 아는 체를 할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렇게 간절하게 만나기를 소망했던 사이인데 왜 저렇게 샤이하게 구는건지 답답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일본에 많다는 초식성 남자 스타일인가? 싶기도 했고. 

결국 서로를 확인하게 되고,  이름을 불렀을 때 얼마나 가슴이 벅차올랐을까. 이 작품을 보면서 인연을 믿고 싶어지고, 인연이라면 하염없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까지 샘솟는 것 같았다. 만나야 할 사람은 설령 지구 반대편에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만날테니.

 

애니매이션다운 영상미가 아름답다는 말은 앞에서 했는데, 음악 또한 인상적이었다.보통 애니매이션의 OST는 음악이 튀지 않는데, '너의 이름은'에선 기타며, 드럼 소리가 꽤 도드라지는 곡도 있었다. 내용에 맞는 다양한 분위기의 OST도 '너의 이름을'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었다.

보고온 지 며칠이 지나고 보니 내용은 세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OST음악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간절한 마음은 따스한 느낌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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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