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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대 모던한 경성의 분위기, 그리고 이상과 구보 천재작가의 활약상-경성탐정 이상 | 전체보기 2017-08-2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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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저
시공사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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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문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상과 구보 박태원이 주인공인 추리소설이라니. 이상을 탐정으로 내세운 것은 건축가 이력이 있다보니 그 치밀함을 높이 산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고, 구보는 그 어느 소설가보다 경성에 천착한 작가라는 점에서 30년대 경성에 어울리는 인물이라 등장시킨 것이 아닐까. 사진을 보면 두 사람의 외모 또한 요즘 시대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개성적이다.

두 사람 모두 실험성을 띈 작가라는 점에서 또 실제로 이상이 구보 작품에 삽화를 그려줄만큼 교분이 있다는 점에서,이 둘의 결합은 마치 홈즈와 왓슨의 조합을 연상케 했다.

 

모두 일곱편으로 구성된 '경성탐정 이상'에는 염상섭에, 간송 전형필, 나비박사 석주명 등 당대의 실존 지성인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눈에 띈다. 영화로 치자면 엄청나게 화려한 캐스팅인 셈이다. 다만 건축가 이력이 있는 이상은 과학적으로 추리를 해나가고, 반면에 구보의 경우에는 팬이라면 다소 서운할 것도 같다. 이상이 홈즈라면 구보는 왓슨 역할에 가까우니.

 

'경성탐정 이상'은 제목에 경성이 들어갈만했다. 사건 피해자나 범인의 직업이나 생활이 모던하다고할까.

셸리의 시구절이 언급되고, 그레타 가르보 닮았다는 표현에  재즈가 흘러나오고.사진, 다방과 카페 등등..본격적으로 유입되던 서구문물을 향유하고 또  서구학문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 대학생 혹은 컬럼니스트등 이른바 모던 걸, 모던보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니.

작품은 복잡한 트릭이나 반전보다는 정석적으로 전개되고 있어서, 좋게 말하면 담백하다고 할까. 이 작품의 묘미는 현대적인 경성의 분위기에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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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와 모던이 혼재된 경성, 그곳에서 벌어진 살인과 스캔들-경성기담 | 전체보기 2017-08-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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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기담

전봉관 저
살림출판사 | 200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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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하면 두 가지 이미지가 혼재돼서 다가온다. '식민치하'와 '모던함'이 바로 그것인데, 경성은 백화점이 생기고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활보할  정도로 근대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제국주의 일제하라는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경성기담' 속 기담은 근대 조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바로 이런 경성의 이중적 성격과 함께 여전히 조선에 드리워져 있는 봉건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사건과 스캔들'이라는 소제목에, 2부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특히나 첫번째 사건인 머리가 없는 어린아이 사체 사건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자신의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죽은 아이의 골을 구하려다 벌어진 이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서구의학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미신이나 민간적인 요법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더욱이 수사과정에서 아이들 유기나 암매장 등이 다수 발생하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었다.

 

이 사건이 하도 강렬해서 조선인 하녀나 일본 순사 살해사건은 사건은 비교적 덤덤하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백백교 사건'에서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생각해보니 백백교는 사이비 종교나  집단 살해사건에서 종종거론됐던 게 기억이 났다.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실상을 알고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확인된 살인만 무려 314건이라니 이 정도로 대량 살해가 벌어졌는데, 그렇게 신도들이 죽어았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했나? 종교가 유지될 수 있었나? 싶었다.

 

그러다가 하긴 정명석 JMS같은 천하의 색마를 떠받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걸 생각하니 일단 한번 사교를 믿게 되면 판단력이 마비되거나 어디 한군데 의지할 데 없이 절망적인 사람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 같았다. 맹목적으로 믿었다가 점차 회의를 느끼지만 그때서는 주변인들이 살해당하거나 실종이 되니 공포심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된 것일테고.

모던한 기운이 경성을 감돌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무지와 미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근대적인 모습 또한 경성의 또다른 얼굴이었던 것이다.

 

2부에서는 조선을 뒤흔든 여러 스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순종의 장인 윤택형 후작이 채무를 피해 국외로 도피한 사건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평생 일원 한푼 벌어보지 못하고 평생 무위도식으로 살아온 인간, 뒤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물 쓰듯 쓴 것이었다. 돈 벌기가 힘들다는 걸 모르고, 궁에 손을 벌린 적도 여러 번 이었지만, 그럼에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도주한 것이었다.

나라를 빼앗기고도 왕의 일가가 이지경이었으니

 

그런데 의외였던 것이 신여성 박인덕 이혼과 조선 최초로 스웨덴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온 최영숙의 이야기였다. 왜 두 사람의 이혼과 요절이 기담에 포함된 것일까? 아무리 20세기 초반이라고 해도 이혼이 사건이고, 혼전 임신한 유학생 최영숙의 삶을 기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일부종사해야 한다는 조선시대의 봉건적인 규칙에 균열이 오고 있다는 것, 즉 근대성의 한 징후로 읽혀질성격의 사건이었다.

 

지난 달에 읽었던 '조선 기담'에서도  기담이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책의 성격이 모호해졌는데, 이번 '경성 기담' 역시나 마찬가지였다.아무래도 경성의 근대적 기운과 그 분위기를 강조하다보니 고른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차라리 기담이라는 제목을 바꾸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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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 정사와 동성애,사회주의자들의 동지애를 바탕으로 한 사랑까지-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 | 전체보기 2017-08-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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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

이철 저
다산초당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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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부터 조선에 불기 시작한 연애의 기운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나 남녀간에 교류가 이루어졌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연애 당사자들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봉건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탈 봉건적인 행동이라는 의미부여가 가능했다.

연애의 등장은  남녀 결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가문이 아닌 당사자 개인의 감정이 부각되는 일대 변화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은  당대 식민지 조선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연애사를 담고 있는데,  연애사가 극적이기도 하거니와 연애를 통해 남녀간의 만남과 관계에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이 시기의 연애사건에서는  정사(情死)가 속출했는가 하면, 동성애나 사회주의자 여성들의 동지애를 바탕으로 한  사랑이 돋보였다.

 

아무래도 연애 이야기니 남녀가 등장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남자보다는 여성쪽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이들의 사랑은 지금까지도 가쉽성으로 이야기로 회자될 정도인데, 그만큼 흥미롭기도 하고 시대를 앞서간 강렬함과 충격파를 던져준 때문이리라. 나만 해도 어린 시절 엄마한테 김원주나 윤심덕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서로를 갈구하며 사랑에 빠진 남녀의 열정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연애사의 주인공들은 신학문의 세례를 받은 남성과 여성이거나 기생, 혹은 여급, 혹은 사회주의자들이 주였다.

 

모던 보이 장병천과 기생 강명화는 두 사람 모두 자살로 삶을 마치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고, 윤심덕과 김우진은 현해탄을 건너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정사로 조선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카페의 여급 김봉자와 의사 노병운도 자살로 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들의 비련은  봉건적인 가치가 여전히 위력적인  조선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이었다. 조혼한 기혼자, 신학문을 배운 남성과 신교육을 받은 여성 혹은 기생, 카페 여급과의 사랑은 집안의 반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이었다.

 

반면에 사랑에 주체적이었던 신여성과 남성, 사회주의자들의 연애 또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자유로운 연애 행보로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그것은 다른 말로 기존의 윤리에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연애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제 이혼과 동거, 여러번 결혼하는 인물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혜석이 동학 지도자 최린과 외도한 사건은 그 사건 자체로도 조선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지만, 불륜이 아니라 취미로 즐겼을 뿐이라는 그녀의 말은 조선사회에서는  일대 파격이었다. 지금보다도 더 앞선 성모럴을 보였던 셈인데,그리고 정조는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고 주장했던 작가 김원주. 그녀도 이혼과 동거,혼외 아들, 재혼 등 화려한 연애 편력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결국 세속을 떠나 불가에 입문하게 된다.

아마 김원주는 당시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인으로 꽤나 추문에 시달렸겠지만, 생각보다 꿋꿋하게 사랑을 했지만 결국 남편이 불교에 더 정진하겠다고 그녀를 떠나자 그녀 역시 불가에 입문하게 된 것이었다.

아무리 신여성이라고 해도 여전히 여성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되는 윤리에 알게 모르게 지치기도 했고, 사회적인 지위가 심각하게 흔들렸던 것이다.

 

나혜석과 김원주, 김명순 등이 사랑에 상처를 입고 사회에서는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인으로 낙인 찍혀 상처입고 쓰러져 간 반면에 사회주의자 여성들은 그런 평가에도 굴하지 않았고 꿋꿋했다.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과 혁명을 수행하는 투사로서, 그녀들은 늘 체포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긴장속에 살아야 했다. 그런 가운데 동지애를 넘어 연인으로 혁명적 동지로 맺어진 부부들이 여러 쌍 탄생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 박헌영과 주세죽, 김단야와 고명자 부부가 있었다. 거기에 허정숙까지.

이들은 체포될 위험과 외국에서 활동하는 등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지냈는데, 실제로 이들 부부 중 끝까지 해로한 사람은 드물었고, 주세죽과 허정숙은 모두 재혼, 삼혼을 하게 됐다. 외견적으로 동지들 사이가 연애사로 복잡하게 얽혀있었지만 그런 것들도 위축되는 법은 없었다. 여전히 투사로 활동을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과거의 결혼에 구애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애도 낭만적이기 보다는 혁명처럼 여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점이 앞서 자유로웠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상처입고 자신의 지위를 지키지 못했던 신여성들과 다른 점이 아니었을까. 사회주의 여성들은 사랑때문에 무너지는 법이 없었다.

 

11가지 연애사건. 이제 막 봉건성에서 탈피하려는 20세기 초의 조선, 식민지 치하의 11색의 사랑이야기는 단숨에 읽힐만큼 흥미로웠다. 지금부터 불과 한세기 전 막 연애의 열풍이 움트던 시절. 설레고 뜨거운 연애 감정이 허용되는 과정에서 빚어졌던 비극적인 사랑과 꿋꿋한 연애사들.

 

봉건적인 남녀관계, 혼인방식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했던 전환기의 사랑이 느껴졌다. 스스로 상대를 선택한다는 것, 그리고 결별하고 이혼하기도 하고. 그렇게 남녀칠세 부동석, 일부종사, 삼종지도의 봉건적 윤리가 서서히 무너져갔지만 희열과 함께 상처 또한  사랑의 흔적이 된다는 것 또한 점차 알게됐다.

자유연애가 왜 근대성의 징후가 되는가. 그것은 바로 자신의 감정에 몰두하게 된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가족이나 부모가 아닌 '나'라는 인간, 그리고 나의 자유가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사랑이 신분이나 재산 등의 조건을 무력화시키는 힘을 발휘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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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읽었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 | 전체보기 2017-08-0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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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저/한정아 역
비채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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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테드가 범인이 아니기를.  '다음 사람을 죽여라'은 테드가 자살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이야기 내내 테드가 말하는 상황이 무엇인 사실이고 환상이고 꿈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읽는 내내 혼란 속에 헤매고 머리 속에 실타래가 얽힌 것처럼 복잡해지는데 그런 가운데도 그가 범인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져만갔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이야기가 복잡하게 진행된다. 사건이 일어나긴한건지, 누가 죽은건지, 내가 제대로 읽는 건지 몇번을 뒤로 돌아가 내용을 확인하기도 하고. 이 작품은 끝까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내용을 놓치게 될 것인데, 이 작품은 그렇게 집중해서 읽을 가치가 있다. 그만큼 내용이 흥미진진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살인사건인건지 존재하는 인물인건지 또 자주 등장하는 주머니 쥐도 과연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

 

자살하려는 테드에게 다른 사람을 죽이라고 권유하는 앞부분을 보면서 또 제목을 보면서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하고 내용을 예상했는데, 제목과 달리 내용이 진행됐다. 주인공 테드는 자신이 뇌종양이라 뇌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대체 어디로 이야기 흘러갈 것인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같은 상황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내용과 달라져 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사실인지 확신할 수 없고. 주인공과 함께 미로 속을 헤매며 출구를 찾는 기분이라고 할까. 대체 이 작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혼란스러움과 복잡함이야 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고, 뒤로 갈수록 그것을 즐기면서 읽게 된다.

 

그나저나 테드는 왜 저렇게 정신적으로 혼란에 빠지게 됐을까.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는 드라마 몇편을  본 가락은 있어서 그의 가정과 성장 배경을 살피게 되고, 아니면 사이코 패스적 기질인건지 유심히 지켜보게 되고. 그가 말하는 상황이 거짓말인지 환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그가 연쇄살인범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본인 조차도 무엇이 사실인지 알 수 없고,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믿을 수 없다는 것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그 자체가 극심한 고통이 아닐까.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500쪽이 훌쩍 넘는 긴 소설인데도, 숨이 턱턱 말힐 정도의 더위에서도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게 잘 읽은 작품이었다. 대체 이런 이야기를 창작해내는 작가의 뇌는  얼마나 대단한건지 뇌주름이 범인하고 다른건지 감탄했다. 이 더운 날씨에 책에 빠질 수 있게 해준 작가가 고마워 작가 사진에다 대고 엄지척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출간한 비채에게도 엄지척. 스릴러 쟝르에서만큼은 비채의 작품 보는 안목이 여전히 예리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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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눈에는 비중은 적었지만 끝까지 욕망과 감정에 충실했던 변학도, 향단의 캐릭터가 가장 돋보였다-방자전 | 전체보기 2017-07-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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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자전

김대우
한국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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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을 읽고나니, 영화에선 또 얼마나 매력있는 방자의 모습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해져서 '방자전'을 보게 됐다.

방자 역에 김주혁, 몽룡 역에 류승범. 평소 이 배우들의 이미지나 연기패턴에서 보자면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었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렇다면 극속 인물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캐릭터가 아닐 것이다. 상당 부분에서 소설과 달리 새롭게 창착되었겠지.

 

아니나 다를까 연기를 보고 있노라니 김주혁씨의 방자가 양반 같았고,  류승범씨의 몽룡이 방자같은 분위기가 났다.  일부종사 열녀의 대명사 춘향은 일부종사하지 않았고, 몽룡은  호색한에 가까웠고. 오히려 방자가 진중하게 춘향을 사랑했고, 여기에 방자에게 호감을 품었던 향단은 방자가 춘향과 사랑을 나누게 되자, 이를 질투하게 되는데.. '방자전'은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내용도 고전 '춘향전'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방자전'은 방자가 소설가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방식으로 전개가 되는데, 김대우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이 소설가 이야기라는 것이 떠올랐다. 김대우 감독이 선호하는 이야기가 소설가와 조선시대 배경의 이야기라는 것이 읽혀졌는데,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방자전'도 앞부분에서는 상당히 자유롭게 스토리가 진행됐다. 성적으로도 분방하게 펼쳐지는데, 그런  자유로움 덕에 작품에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문제는 뒷부분, 자유로움이 사라지면서 활기를  잃었다.  신분을 초월해서 욕망에 충실한 인간형을 그리는 것도 괜찮은데..아쉬움이 남았다.

 

'방자전'에서는 연기자들을 보는 즐거움이 컸는데, 내눈에는 주연보다는 조연에게 더 빛이 느껴졌다. 오로지 색에 탐닉하며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변학도의 송새벽씨와 방자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몽룡과 과감한 정사를 벌였던 향단 역 류현경씨가 돋보였다. 

꿈틀거리는 욕망과 감정을 감추지 않았던 캐릭터에 그에 걸맞게 몸을 사리지 않았던 연기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 두 인물덕에 '방자전'은 후반부의 침체된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생기가 보태졌고, 내눈에는 주연인지 여부보다는 매력있고 존재감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더 눈길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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