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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 동이, 왕의 여인으로 왕의 생모로 천민의 희망이 되다-동이(상+하) | 전체보기 2015-03-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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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동이 (상)

정재인 저/김이영 극본
MBC프로덕션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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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영조의 생모 최숙빈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이 방송됐다. 한효주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동이'라는 작품인데, 보지는 않았지만 방송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사극 '동이'는 마치 단역에서 주인공으로 성장한 배우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여러 번 드라마로 만들어졌음에도 방송될 때마다 인기를 얻은 사극 중 대표적인 것이 '장희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숙빈은 '장희빈'에서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인현왕후가 복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꼭 필요한 배역이지만 비중이 작은 역할이었는데 이젠 '장희빈' 속 등장 인물로서가  어엿하게 주인공으로 한 작품까지 등장하게 됐으니, 단역에서 단독 주연으로 캐스팅 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리뷰를 쓰기 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동이'라는 제목에 대해서인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름 동이는 숙빈 최씨의 실제 이름이 아니다. 순전히 작가가 창조해낸 것이다. 숙빈 최씨는 무수리에서 후궁이 됐고 왕의 생모가 된 그야말로 파격적인 신분상승을  이룬 인물인데도 실제 이름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후궁이 되기까지 혹은 후궁이 된 뒤에도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부분은 극히 드물다.

가장 낮은 신분인 천민에서 왕의 여인이 되는 그야말로 당시로선 극과 극으로 신분상승을 이룬 여인인데도 이름 석자도 남아있지 않다니.

그렇게나 기록에 철저했다고 하는 조선에서 무려 왕을 낳고 왕의 여인들인데도 대부분 이름은 기재되지 않고 오로지 본관과 성으로만 남아있는 것은 가부장제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 왕비나 후궁들은 주로 어느 가문 사람인지가 부각되는 것이고.

 

그런데 숙빈 최씨는 천민출신이라는 신분상 어느 가문인지도 전해지지 않지만 대신 그자리까지 가기까지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파란만장했을지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해준다. 이 작품은 그런 점에 착안했을 것이고, 장희빈 또한 중인 집안에서 중전이 된 신분상승을 했지만, 드라마 장희빈은 주로 인현왕후와 숙종, 중전자리를 두고 다투는 애정물로 제작됐다.

하지만 '동이'는 왕의 여인이 되고, 그 뒤까지 숙종과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천민에서 왕실의 여인이 되기까지 성취를 담아내고 있다. 표지에 '굴레를 벗고 운명을 넘어선 한 여인의 위대한 신화' 라고 씌여진 것에서도 느껴지듯이 애정물이나 권력암투물이라기 보다는 영웅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동이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검계, 그 우두머리의 딸이었지만, 아버지가 음모에 휘말려 죽음을 당하고, 검계 조직원 대부분이 희생되고 만다. 그 뒤 어린 동이는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그럴 때마다 주변의 도움과 그녀의 강력한 의지로 위기를 돌파해간다.

 

'동이'에서 양반가문이 아니었던 옥정 장희빈과 동이 숙빈 최씨의 운명은 내명부의 첩지를 받은 뒤 두 사람의 행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희빈은 자신과 근친들이 권력을 누리도록 권력에 집착하지만 동이는 자신의 안위가 아닌 천민들이 교육받고, 사람대접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두 사람은 중요한 순간마다 대적하게 되지만, 결국 장희빈의 야욕은 숙종의 사랑과 신뢰를 얻고 있는 동이 때문에 좌절하고 만다.

 

작품을 읽어가면서 작가가 왜 최숙빈에게 동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짐작이 됐다.이름을 모르는 숙빈 최씨로 상상 되어지는 인물에게선 딱딱한 이미지가 연상되기는 했지만 숙빈 최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그려지지 않았다. 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뒤 상상되는 인물은 구체적이고 따뜻한 여인이라는 느낌이 났다고 할까. 평범한 듯 하면서도 따뜻하고 힘이 느껴지는 것이 '동이'라는 이름은 작품 속 동이의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이러니 작가들은 작품 속 등장인물, 특히나 주인공 작명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름이 주는 이미지나 캐릭터는 작품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숙빈 최씨에 대한 기록이 빈약하다고 해도, 작가가 창조한 동이의 인물에게서 역사적 인물인 숙빈 최씨의 체취가 많이 느껴지진 않았다. 예전에 '장희빈'에서 본 정안수 떠놓고 인현 왕후과 복위하기를 간절히 빌었던 충성심 강한 무수리 시절 숙빈 최씨를 기억하고 있어서일까. 동이는 시대를 많이 앞선 진취적인 여인상으로 그려져 있고, 그 덕에 '동이' 이야기는 흥미롭게 펼쳐졌지만 실제 최숙빈의 성격과 동이를 보면 작품 속 동이와 실제 역사 속 최숙빈과는 밀착돼 보이진 않았다. 별개의 인물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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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에 대한 뿌리깊은 욕망 그리고 풍수-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 | 전체보기 2015-03-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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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당은 마음속에 있다

최창조 저/김진태 그림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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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무렵만 되면 으레히 들을 수 있는 무수한 풍문 중 하나가 어느 후보가 부모 혹은 조상의 묘를  명당자리로 이장했다는 설일 것이다. 용하다는 지관을 동원해서 어디로 옮겼고 그 덕에 당선됐다는 친절한 후문까지 곁들여지는데, 이런 풍문은 대중들 사이에 풍수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일러주는 것이 아닐까.

풍수지리의 풍수란 말이 원래는 장풍득수(藏風得水) 즉 바람을 피하고 물을 얻는다는 말인데 줄여서 풍수라고 알려진 것인데, 풍수라는 말이 주는 자연의 느낌과 달리, 실제 생활에서 접하는 풍수는 철저하게 인간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어가 주는 이미지와 실제 활용되는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꽤 크게 다가왔고, 그래서 더더욱 기복적인 성격이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그 여파로 풍수지리에 대해서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최근에 최창조 선생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풍수에 대한 인상을 넘어서 자연과 인간 삶의 조화라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 풍수를 바라보는 이론을 설파하고 있는데,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는 최창조 선생이 시도하고 있는 이론으로서의 '풍수지리' 즉 풍수지리학에 기반한 기초적 이론을 만화로 담고 있다. 

이 만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인간의 '명당'에 대한 욕심은 생각보다 훨씬 역사적으로 그 뿌리가 깊었다는 점이었다.

넓게 보자면 원시시대에 인간, 심지어 동물까지 찾았던 생존에 유리한 장소, 혹은 안락하고 편안한 장소도 명당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선하거나 조성한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그런 장소를 찾았던 것이다.

 

풍수지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중국의 경우 기원전 5~4세기 경이다.우리나라는 석탈해가 풍수지리와 비슷한 개념에 입각해 살 집을 찾았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고, 본격적으로는 신라말기 도선에 의해 당나라 풍수사상을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보고 있다. 생각보다 훨씬 오랜기간 동안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돼 왔고, 그 영향력을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삼국시대 궁궐터나 사찰터 등의 유적지에서도 풍수사상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서울이야말로 풍수지리에 입각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초 도읍으로 정할 때부터 풍수지리에 입각해 터를 정하고 도서 전체를 풍수적 공간에 입각해서 설계하고 보완해나갔으니. 이 책에 나와있는 한양 배치도를 보니 집에서 저 멀리 보이는 도봉산이 중조산에 해당하는 산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묏자리에 대해선 거의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비중을 두었다. 가문의 생사가 묏자리에 달린 듯 선영이나 조상들 묘를 두고 송사가 끊이질 않았으니. 심지어 청송 심씨와 파평 윤씨 가문처럼 묏자리를 두고 몇백년을 끌다 몇년 전에 해결된 송사도 있었을 정도였다. 조상이나 선친의 묏자리가 자손들의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은 풍수와 조상숭배사상이 묘하게 결합해 탄생한 것처럼 보였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대통령이 되는 명당자리를 찾아 선친의 묘를 이장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걸 보면 풍수지리는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묘지터를 둘러싼 명당 자리 집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대신 명당 납골당 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까? 명당 또한 사회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풍수에 입각한 명당찾기는 현대적으로 보자면 입지론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만이 생긴다. 풍수와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과하게 연결짓다보니, 과도하게 명당에 몰두하는 모양새가 거북하기 때문이다. 로또 당첨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명당을 찾아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마땅치 않았다. 거기에 잘못되면 조상님 묏자리 탓하는 핑계도 어이 없고.

또 한가지는 같은 대상지를 두고도 해석자에 따라 명당여부가 달라지는, 즉 해석자의 주관성이 너무 크게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점이 풍수지리가 학문으로 혹은 체계적인 이론으로 자리잡는 데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을텐데, 하지만 역으로 보면 주관성이 커서 오히려 현대적인 해석의 문이 크게 열려있는 것은 아닐까.그 과정에서 지금과 환경이나 사회구조가 달랐던 시절의 풍수지리가 현대에서는 어떻게 적용될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최창조 선생같은 풍수지리 연구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지리학같은 인근 학문의 도움을 받는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체계적인 이론으로 정립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풍수하면 묏자리나 집터부터 떠올리는생개념에서 벗어나, 경제는 물론이고 건강과 환경 등 현대인의 생활에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기계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더 자연과 접촉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는 풍수지리의 입문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자 용어나 명당의 조건은 생소하지만 고풍스러운 것이 풍수 지리의 역사가 느껴져서 오히려 좋았다. 널리 알려진 배산임수(背山臨水)나 좌청룡, 우백호같이 익숙한 용어가 나올 때는 반가운 마음도 들었고, 풍수지리의 역사적 예는 옛날 이야기나 전설을 듣는 기분으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동양철학의 바탕 위에 오랜동안 자연과 함께 한 경험으로 알게 된 지식,그 산물인 풍수지리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될지, 활용될지 현대와 전통의 절묘한 조화를 기대하게 된다.

다만 한가지,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는 제목이 가진 의미, 명당에 집착하지 않고, 또 풍수지리를 통해 지나치게 복을 구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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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가볍게 그 사소함의 마력-습관의 재발견 | 전체보기 2015-03-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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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습관의 재발견

스티븐 기즈 저/구세희 역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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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부끄러워라. 책 뒷장에 씌여져 '올해 세웠던 계획,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보고는 그저 유구무언일 뿐이었다.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조차 오락가락 가물가물 거리니, 계획은 지키지 말라고 세우는 거야 하면서 뻔뻔하게 굴 재주도 없고 애꿎은 건망증 탓이나 할뿐 아무 말도 할 수 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건망증따위가 아니라는 것쯤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실천 부족에 의지박약이 문제란 것을. 그것도 해마다 계획을 세우고 안 지키고가 계속 되풀이되다 보면 못난 자신을 자학하는 그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다.

 

'습관의 재발견'에서는 바로 이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에게 힘을 주는 조언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표지에서부터 기적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문구 중 '기적'이라는 말이 눈에 걸렸다.변화나 발전정도의 단어를 선택했으면 무난했을텐데..기적이란 말은 너무 나간 허풍같았다.

그럼에도 읽는 동안 그래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는 의욕을 품을 수 있었다. 그게 자기 계발서의 효용이겠지만, 작게, 사소하게, 가볍게 시작하라는 말은 나도 실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극대화 하면서 나를 북돋아 주었다.

 

필자는 매일 팔굽혀 펴기를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하면 몸짱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을 설파하고 있다. 한 세트도 아니고 단 한 개로. 그러니까 거창하고 원대하게 시작해서 용두사미가 되는 것보다는  최대한 목표를 작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거르지 않고 매일 실천해 몸에 배게하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목표는 얼마든지 높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작은 목표라도 매일 거르지 않고 하는 것이 관건인데 살아갈수록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또 위대한 힘이 되는지 절실하게 알게 된다.

이 대목을 읽다가 자랑할 일이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매일 포스팅하진 않지만 올 2월까지는 4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스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는 것, 나름 성실한 블로거였다는 사실이 나로선 뿌듯한 일이었구나 자찬하게 됐다. 덕분에 꾸준히 책도 읽게 되고, 어떤 책을 읽을지 꼼꼼하게 계획하고, 그러다보니 요즘 어떤 책이 나오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덕분에 지적인 면에서 더욱 풍성해지고 책과 더욱 가까와지는 도움을 받게 됐다.

 

그래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꾸준하게 하는 힘이 열정일까? 동기? 필자는 습관으로 자리잡게 하는 데에는 열정이나 동기보다는 의지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열정이나 동기는 감정적이고 날이 갈수록 그 실천력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 논리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만해도 열정이나 동기는 며칠이면 사그라드니.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이다.

 

'습관의 재발견'은 사소함의 마력을 한껏 설파하고 있었다. 중간에 포기하기보다는 작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희열을 맛보고, 또 꾸준히 하다보면 목표를 업그레이드 하게 되니 그만큼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단 몇평으로 작게 시작해서 점점 확장해가고 마침내는 건물을 올리는 가게처럼 말이다.

그 발전 가능성에 동의하면서도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필자가 꾸준히하는 것의 어려움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 쉽게 할 수 있게 작은 목표를 세우라는 그 의도는 알겠지만 꾸준히 해내는 사람이라면 목표를 높게 해도 잘해내지 않을까. 의지력을 향상시켜주는 노하우도 제시하고 있어서 눈여겨 봐뒀지만 역시나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좋은 습관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인생을, 발전하는 생을 만들어간다는 말과 동의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고, 습관을 넘어 조건반사 나아가 중독이 되면 좋지 않을까.

작은 실행이라고 만만하게 볼게 아니다. 큰 목표건 작은 목표건 목표를 성취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나를 이겨내는 혹독한 과정인 것이다.

 

그럼에도 '습관의 재발견'은 작게라도 시작하는 것, 작은 것의 위대함을 누려보고 싶어지게 한다. 시작해봐? 하는 의욕을 풀무질해 준다고 할까. 가만히 있는 것보다 실패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것보다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라고 등을 떠밀어준다. 멈추어 머물러 있으면 안되겠다고 자극을 준다.

작은 돌들이 깔린 징검다리를 하나씩 하나씩 디디다보면 결국 강을 건너갈 수 있듯이 작은 목표를 넘어 더 힘차게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진전의 행진을 염두에 두게 해준다. 작은 목표와 더 큰 목표, 단기와 장기의 목표들을 점검해 볼 수도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중요한 건 실천과 의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어떤 사소한 일을 해볼까? 궁리하게 된다. 그리고 몸에 배게, 습관으로 만들어 습관을 재발견한 그 결과를 기대하고 싶어졌다.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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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홍도, 화가 김홍도-내 아버지 김홍도 | 전체보기 2015-03-1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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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아버지 김홍도

설흔 저
낮은산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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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축구 차두리 선수를 보노라면 가끔은 아버지가 차범근이어서 힘든 점도 많았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 선수도 아니로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서 차붐으로 사랑받을 정도로, 한국 축구사상 넘버원 선수니,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아버지라 도움 받은 것도 많겠지만 같은 분야의 종사자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아무리 늘 유쾌해 보이는 차두리선수라해도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만큼 아버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을테고, 차두리선수가 아닌 차범근 아들로, 또 아버지 명성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김홍도라는 당대 아니 조선최고 거장의 아들 김양기도 그러지 않았을까. 부전자전의 길을 걷고 싶어했던 그였기에.

 

'내 아버지 김홍도'라는 제목에서나 '아버지와 아들이 길어 올린 결정적인 생의 순간들'이라는 부제에서 김홍도는 물론이고 아들의 존재감이 물씬 묻어나왔다. 아버지에 대해 조곤조곤 털어놓는 아들 양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늦둥이 아들 김양기, 그 역시나 아버지처럼 화가가 되고 싶어했다. 부전자전의 아버지의 우월한 예술적 유전자를 이어받았던 것일까.

하지만 그가 지켜본 것은 화려한 시절이 다 지나간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경제적으로도 궁핍해서 아들의 학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아버지 김홍도, 그는 화가로서 명성은 있지만 돈받고 그림을 팔지 않은 꼿꼿한 자존심이 소유자였다. 선왕 정조 생존시에는 화원으로서의 대접이 아닌 신하로서, 예인으로서대접을 받았지만 선왕 사후에는 단지 일개 화원으로 대하는 새 왕을 보며 지난 시절의 영욕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전체적으로 쓸쓸함이 감도는 듯했다. 김홍도의 말년에서 허허로움을 느꼈기 때문인가 보다. 이 책에서는 아들의 눈과 입을 통해 김홍도의 인생관과 예술관을 더듬어 가고 있는데, 중간중간 김홍도의 작품이 거론되고 있었다.

표지에서부터  간송미술관에서 봤던  '마상청앵도'를 보고는 읽기 전부터 김홍도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많이 기대했었다. 나는 털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는 듯했던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을 간송미술관에서 보고는 호랑이의 눈빛에 매료됐었는데, 김홍도는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호랑이를 그렸던 것일까 궁금증도 일었었다.

 

부자간의 대화는 담백하다고 할까. 김홍도의 작품에 얽힌 인물과 그림을 그리게 된 사연들, 그 속에서 아버지와 아버지의 그림에 대한 애정이 배어 나왔다. 문득 궁금해진 것은 아버지의 그림을 보면서 자란 이 소년은 그 그림 그리던  순간순간들이 곧 아버지 인생의 빛나는 시간이었음을 알고 있었을까?

어느 덧 예순이 넘은 노년이었던 김홍도, 그 무렵의 김홍도는 세속적인 욕망을 걷어냈고, 품은 욕망이라고는 오로지 '나를 위한 그림만 그리는 것 그 하나 뿐이다',

담담한 듯한 이 소망이 왜 그렇게 비장하게 들리던지. 내가 김홍도의 심정을 잘못 넘겨 짚은 것일까.

 

그러고 보면 그가 아들에게 남긴 말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자신과 자신의 그림을 지워야 한다말과 김홍도의 소망하고는 일맥상통하는 셈이었다. 남의 그림을 흉내내지 말라고 흉내내는 것은 화가가 아니라고 아들에게 당부하는 모습은 부자간이라기 보다는 사제지간같았다.

'내 아버지 김홍도'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수필처럼 읽었다. 아들이 화자이고, 분명 아들이 주인공이건만  자꾸만 김홍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졌다.

 

'나를 잊어라, 내 그림을 잊어라'라고 아들에게 남긴 말에서,오로지 남을 위해서만 그림을 그려야 했던 김홍도, 그만큼 불행한 예인이라고 여겼던 것일까.최고의 화가인 아버지가  화가 지망생인 아들에게 남긴 말에서 화가가 되려는 아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들만큼은 그 불행을 맛보지 않기를,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고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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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상상력, 헐리우드 블록 버스터 작품으로 만들어져도 손색없을 듯-궁극의 아이 | 전체보기 2015-03-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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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궁극의 아이

장용민 저
엘릭시르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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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데도 한 편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랄까. 멜러와 스릴러가 잘 조화된 요즘 영화적 트렌드에 맞는 소설이었다. 아무래도  작가가 시나리오 작가다보니 '궁극의 아이'에서는 영화적 색깔이 상당히 짙게 배어 나왔나 보다.

한동안 집안 일로 분주했었던 터라 진지한 쪽보다는 단숨에 읽을만큼 흥미진진한 작품을 원했는데, 그런 내 바람에  맞는 작품으로 잘 고른 셈이었다.'궁극'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끝판왕'이라는 인상이 강렬하게 풍겨졌는데 읽는 내내 소설은 일단 내용이 재미있으면 잘 읽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를 읽는 남자 신가야와 지난 일은 잊지 않고 다 기억하는 과잉기억 증후군을 가진 앨리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행복에 겨워하지만, 하지만 그 달콤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지 이틀만에 신가야는 자살하고 만다. 그리고 10년 뒤. 앨리스는 가야와의 사랑을 잊지 못한 채 딸 미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궁극의 아이'의 이야기는 시작은 티벳 다람살라에 지구 반대편인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보내온 편지에서부터 펼쳐진다.

 

"십 년 전에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라마."

 

라마에게 온 십년 전의 편지, 그리고 엘리스에게 FBI 요원 사이먼 켄이 찾아와 죽은 신가야가 보낸 편지를 내미는 것으로 이어진다. 둘다 십년 전에 죽은 신가야가 보낸 편지였던 것이다. 그 뒤 이야기는 십년 전과 현재를 오가며 사건이 펼쳐지고, 끊임없는 살인이 벌어지게 되는데.

 

시공간이 다른 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현재 사건의 원인이 되고, FBI 요원 사이먼과 그의 아내 모니카를 비롯해서 허투루 등장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스쳐가는 노숙자인 줄 알았던 인물도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면서 소설 속에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티벳의 다람살라, 뉴욕, 고대 이집트, 근대 유럽까지 시공간이 씨줄 날줄이 됐고, 9.11사건 등 10년전 인물중 살아있는 사람은 이미 죽고 사라진 신가야의 편지로 움직이게 돼, 현재의 사건과 대면하면서,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이들은 끊임없이 몸피를 부풀려가야만 하는 자본의 팽창욕, 탐욕의 화신을 겨냥하고, 그 거대악에 치열하게 맞서게 된 것이다.

 

중간중간 정녕 신가야는 죽고 없어진 것인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10년전 사건과 현재가 정교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신가야는 완벽하게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었고, 그것을 염두에 두고 죽기 전에 미리 현 상황을 헤쳐갈 방법을 구상해두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가야는 목숨바쳐 사랑했던 엘리스와 그의 딸 미셀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것이다. 비록 함께 할 순 없게 됐지만,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졌던 신가야, 그리고 가야가 자살한 뒤 슬픔에 겨워 자신을 팽개치고 있었던 엘리스는 비로소 가야의 헌신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과 딸을 추스리게 되고, 이외에 사이먼 역시나 아내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궁극의 아이'에서 각기 다른 시공간 속 사건과 인물들이 퍼즐조각처럼 하나하나씩 맞춰지는 과정은 기가 막혔다. 마법을 보는 듯했는데,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가 떠올랐다. 뫼비우스의 띠가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어느 쪽이 앞면이고 어느 쪽이 뒷면인지 알 수 없이 이어져 있는 면처럼 궁극의 아이'는 어느 사건이 현재고 어느 사건이 과거인지 구분하기보다는 쭉 연속되어진 일처럼 여겨졌다. 그런가하면 불교의 인과응보, 인연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10년 전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혹은 오해한 그 인연과 행동의 응보를 엘리스와 사이먼은 받게 된 것이었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헌신을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는 인물을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더 감탄하고 있다. 창작의 세계에서 상상력은 창작의 원천이자 무기인데, 작가의 상상력은 최고였다. 

'궁극의 아이' 속 이야기에 빠져 나도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설령 현실이 비루하다해도 상상력이 그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지,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해주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상상력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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