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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양들 | 원숭이의 서재 2019-08-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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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밤의 양들 2

이정명 저
은행나무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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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1. 이정명 『밤의 양들』


로마군 백부장 도미니쿠스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수가 되어 컴컴한 지하 감옥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던 마티아스는 드디어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창살 사이로 비추는 엷은 달빛만이 마티아스를 밝혔다. 도살꾼에서 검투사로 다시 로마 군졸로, 군에서 도망친 후로는 로마군의 밀정이며 동시에 포주로 살아온 마티아스에게 삶에 대한 미련이 있을까. 어두운 , 지하 감옥의 복도를 쩌렁쩌렁 울리며 마티아스를 향해 걸어오는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는 다름 아닌 그의 사형 집행을 알리고 있었다. 잠시 마티아스의 감방 문이 열리고 달빛에 노출된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은 교도관이 아닌 로마 군졸이었다. 복면이 씌어지고 군졸 몇에 의해 말을 바꿔 타기를 거듭해서야 목적지에 던져진 마티아스는 거추장스러운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복면이 벗겨진 마티아스 앞에는 기골이 장대한 장수가 있었다. 마티아스를 밀정으로 부렸던 로마군 조나단이었다.


유월절을 엿새 앞둔 오늘 예루살렘 성전에선 등가죽이 벗겨진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조나단이 지하 감옥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자신을 아무 이득 없이 꺼내어 줄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마티아스는 알고 있었다.

총독 빌라도는 유월절마다 예루살렘을 방문했고 사형수 명을 살려주는 것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고 조나단은 말했다. 조나단은 그것을 미끼로 죽음을 앞둔 사형수이자 밀정이었던 마티아스를 꾀어낸다. 마티아스 역시 죽음을 면치 못할 사형수이니 조나단의 협박어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조나단의 제안은 아주 간단했다. 오늘 죽은 시체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낼 , 반드시 범인을 잡을 , 모든 것을 조용히 처리할 .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번째 살인이 있던 바로 그다음 , 그러니까 유월절 닷새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렇게 유월절에 하루하루 다가갈수록 시체는 구씩 늘어났다. 처음엔 연관성을 찾지 못한 조나단은 유월절을 앞둔 소란 정도로 생각했으나 도살꾼이자 검투사였으며, 로마의 군졸 생활을 하고 밀정에 포주까지 지낸 마티아스는 유난히 냄새에 강했다. 그의 눈에 이것은 연쇄 살인이었고, 살인자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번째 시체는 등가죽이 벗겨져 있었고, 번째는 샘물을 피로 물들였다. 살인자가 무얼 보여주고 싶었는지 몰라도 핏물이 부족할 있음에 양의 목까지 도려내 샘물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다음 날에는 교량 위로 시체가 매달렸다. 그리고 유월절을 사흘 앞둔 그다음 날에는 마지막 번째 살인이 있었다. 그렇게 예루살렘은 예수의 십자가형이 있던 유월절을 향해 갔다.


이야기 속에서 예수는 거짓 선지자이며 떠돌이 주술사 정도로 표현된다. 아마 이것이 유월절을 앞둔 어느 예루살렘의 실제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며 거짓 선지자요, 떠돌이 주술사이며, 간악한 사기꾼으로 보였던 예수의 실체가 드러난다. 마티아스가 쫓던 사건과 성경 속의 이야기들은 조금씩 거리를 좁혀간다. 『밤의 양들』의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장치로 가장 효과를 것이 바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특히 예수 이야기로 확장하는 부분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정명 작가에 경외심이 들었다. 최근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싫증을 느끼기도 했다. 소재의 중첩과 비슷한 스토리, 벗어나지 못하는 플롯의 한계를 보였는데 이정명 작가의 『밤의 양들』은 누군가 도저히 흉내 없는 무게가 있다. 유월절을 앞둔 예루살렘과 당시의 이야기를 녹이려면 우선 고증에만 수년은 써야 것이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출판사 오피셜을 보니 무려 12년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이정명 작가 문체의 특징이라면 역시 영상미를 꼽을 있겠다. 마치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묘사한 모든 부분이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같았다. 끊김 없이 읽히는 단조로운 문체는 그러나 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과 같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당시의 예루살렘을 만나볼 있다는 것만으로도 『밤의 양들』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조금은 가볍게 풀어나갈 있었던 이야기에 기독교적 물음을 통해 신에 대한 믿음과 구원의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인간이 본성을 드러냄에도 예수의 믿음과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종교적인 의미를 두지 않고도 『밤의 양들』은 자체로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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