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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 원숭이의 서재 2019-10-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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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투에고 저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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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유성은 결코 외적인 것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이야말로 각자의 고유성을 만드는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있다. 때문에 고유성이란 타고나면서부터 갖고 태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쩐지 나의 내면이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인 것만 같다. 나이가 마흔 즈음 되면, 나는 성숙한 내가 되어있을 거라 상상해 왔는데, 막상 누군가 나이를 물을 불혹이라고 대답할 지금이 되어보니 나는 여전히 성숙하지 못한, 불완전한 사람으로 남아있다.


불완전한 나는 여전히 성숙한 나를 기대하며 고유한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유한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은 역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렇게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체로 독서를 선택하곤 하는데, 독서는 내면을 가꾸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자신만의 고유성을 키워가기에 매우 적합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의 시작부터 어쩐지 얼굴을 하고 고유성을 잃은 성숙한 나를 찾아, 불완전체로 살아가는 자신이 떠올랐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콤플렉스 덩어리인 스스로를 미워할 때가 있다. 그럴 충고를 대신해, 이런 내가 사랑스럽다고, 이런 나도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 어떤 모습이든 내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테니. 나는 말이 좋았다. 책의 끝에 에필로그를 보니 안에, 그리고 당신 어딘가에 숨어 있을무지 담다.”라는 글귀가 보였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무지의 얼굴을 하고, 때론 콘의 얼굴을 하고, 고유성의 양면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는데,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보다. 작가 역시 얼굴을 담았다는 것을 보니.


오늘 소개할 아르테의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번째, 『무지, 나는 나일 가장 편해』가 주는 느낌은 편안함이었다. 재촉하는 사람도 없지만, 서두를 필요도 없는, 적당한 템포가 좋았다. 언제나 그렇듯 카카오프렌즈 시리즈의 리뷰에는 캐릭터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의 주인공은 무지와 콘이다. 작가 투에고는 프롤로그를 통해, “무지는 단무지인 본모습을 토끼옷으로 숨겼다. 내가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가면을 만들어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였는지도 모른다. 타인의 따가운 시선이 가슴을 찌르는 비난이 너무도 두려워서.”라며 무지에 대한 감상을 말했고, “콘은 오래도록 우리 곁을 지켜주는 가까운 이들을 닮았다. 여태껏 안다고 믿었지만 살아보니 그렇지도 않다. 마음이란 알면 알수록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정말 미스터리 같다고나 할까.”라며 콘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프롤로그의 제목은 다름 아닌 < 마음의 가지 얼굴>이다.


투에고의 글은 작가정신과 거리가 있다. 오히려 독자친화주의에 가까운 그의 글은 수용자의 시각에서 쓰인 것만 같다. 10 이상의 팔로워와 매일같이 소통하며 글을 쓰는 그이니 수용자의 시각에 가깝다는 것도, 우리가 그의 글에 공감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작가의 글에 울림이 있는 것은 자신의 글이 아닌, 우리의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토끼옷을 꺼내 입는 단무지다. 고유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에게 불쾌했던 지난날이 『무지, 나는 나일 가장 편해』로 인해 조금은 편안해진 같다. 결국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산다. 토끼옷을 입기도 하고, 벗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단무지임에 틀림없고, 토끼옷을 입어도 사실에 변함이 없으니 그것이 어떠한 모습이라도 결국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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