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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원숭이의 서재 2020-02-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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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이정서 역
새움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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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 알베르 카뮈 『이방인』 : 새움 ??[10/10]


단절된 삶에서의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뫼르소가 엄마의 부고 소식을 전하는 통의 편지를 받으며 『이방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뫼르소는 감정의 일부가 침몰된 것처럼, 엄마의 부고 소식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담담하기만 했다. 언젠가는 떠날 것을 알았기에 엄마의 죽음이 슬프지만은 않았던 뫼르소는 그러나 후일 판사의 물음에 슬픔 대신 그리움으로 답한다.


장례식에서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보다, 부족했던 잠에 괴로웠고, 따뜻한 밀크커피 잔을 생각했으며, 담배 개비가 절실했다.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엄마의 곁에서 양로원 사람들과 함께 밀크 커피를 마시고 담배 개비를 물었으며 슬며시 잠들었지만 결코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다음날 뫼르소는그날의 태양 떠올리며 해변을 거닐다 오래전 함께 일하며 마음에 두었던 마리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젊은 날의 뜨거운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되어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어색한 웃음을 동반한 마리의 물음에 뫼르소는아마 사랑하지는 않는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결혼에 대해서는좋아,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이라고 답한다. 뫼르소에겐 단지 그녀의 청혼을 거절할 이유가 없을 뿐이다.


위층에 사는 이웃 레이몽은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수치심을 안겨달라고 뫼르소에게 부탁하고 뫼르소는 또한 그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일이 벌어지고 얼마 여자 친구의 오빠는 아랍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레이몽을 공격한다. 해변가를 산책하던 뫼르소는 레이몽을 공격했던 아랍인 친구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의 몸에 발의 총을 쏜다. 『이방인』 1부는 엄마의 죽음, 마리와의 연애, 레몽과 연인의 다툼, 그리고 이어지는 뫼르소의 아랍인 살해 과정을 그린다.


2부에서는 아랍인 살해 뫼르소의 재판 과정을 다룬다. 1부의 내용들을 압축하고 타인의 시선으로 뫼르소와 사건을 해석하는 장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뫼르소는 재판 내내 무감한 태도로 일관한다. 예심 판사는 엄마를 양로원에 보내고 엄마의 나이조차 잊고 사는 무심한 인물, 엄마의 죽음을 목도함에 덤덤하며 밀크커피를 찾고 담배를 피우는 인물, 장례를 치른 다음 호감 갖은 여인과의 잠자리에 골몰한 인물, 심지어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소설 뫼르소는 부조리의 전형이다. 그러나 사건에서 타자의 시선을 거두고 나면 마리와의 사랑과는 반대로 필연을 가장한 우연만이 남게 된다. 뫼르소가 살인범이 되어가는 과정은 중요치 않다. 이유나 원인도 중요치 않다. 그것은 분노도, 슬픔도, 위협도, 두려움도 내재되지 않은, 어쩌면 뫼르소의 말처럼 모든 것이 그날의 태양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에게는 물론 타인과 삶에 덤덤했던 뫼르소는 마지막 장면에서 폭주한다.

사람들은 때로불편한 관심보다편안한 단절 원하기도 한다. 뫼르소의 부조리가 관심과 단절 사이의 간극은 아닐까. 서사에서 인과 관계의 필연성이 반드시 사건의 필연성을 보장한다고 없다. 때로 사건은 인과 관계의 필연성에 교착한 우연성으로 촉발되기도 한다.


카뮈 문학은 부조리, 반항, 사랑이라는 개의 핵심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방인』에서 나타나는 부조리의 특성엔 삶의 중요성이나 가치 등이 표현되는 대신 모든 인간은 죽음이란 종말의 필연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로 표현된다. 뫼르소는 부조리한 삶의 필연성 속에서 우연한 사건을 통해 결말을 맺는다. 『이방인』을 통해 부조리에 물들어가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새움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출간한 『이방인』 역시 번역에 대해 말하지 않을 없다. 역자 이정서의 팬이기도 해서 이번 『이방인』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번역은 소설의 분위기 전체를 변화시킨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명문장으로 시작되는 『이방인』은오늘, 엄마가 돌아가셨다.” 새롭게 번역되었다. 문장에 쉼표가 들어가고죽었다돌아가셨다 바뀌는 등에 역자가 붙인 단서는 번역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전문학 하나인 『이방인』이 완벽한 번역으로 개정된 것에 기쁨을 느낀다. 『이방인』의 여러 판본을 읽으며, 이런 것이야말로 독서가가 누릴 있는 오롯한 사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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