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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라는 우주』: 너희들도 참 열심히 사는구나 | 리뷰모음 2021-04-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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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물이라는 우주

안희경 저
시공사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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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머리에"에 이런 글이 실렸다. 《식물이라는 우주》는 식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애기장대 연구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나처럼 전공자도 아닌 사람에겐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한 덕에 흥미롭고 유익한 내용을 많이 얻어갈 수 있었다. 《식물이라는 우주》뿐만이 아니고, 여러 전문서적들을 가끔이라도 접하다 보면 정말 세상에서 내가 아는 거라고는 손톱이 아니라 그보다 더 작은 점보다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사람은 책을 읽어야 고개를 숙이는 법을 알게 되는 걸까. 

 

  식물이 의도했을 리는 없지만 그들은 동물과 인간에게 영양분을 제공한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종이, 책, 옷, 침구류, 석유, 석탄, 플라스틱 제품 등등, 정말 그들로부터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식물의 생활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다. 그나마 식물원, 길가, 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은 주목이라도 받지, 아무렇게나 핀 잡초들은 막 밟고 지나치기도 한다. 그런데, 난 앞으로 길가에 핀 이름모를 식물을 함부로 밟고 지나갈 수 없을 듯하다. 

 

  당연히 《식물이라는 우주》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자리에 붙박여 평생을 살아가고 움직임이나 소리가 없으니 어떨 땐 살아있는 게 맞는 건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나는 그들이 자연 환경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서 속으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의 몸속에 저장된 DNA, RNA, 단백질, 식물호르몬 등이 얼마나 복잡한 체계를 갖추고, 얼마나 일사분란하게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수록 그저 놀라움과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내가 얼마나 식물에 대해서 무지했느냐면, 책에서 이런 내용만 읽고도 신기해서 눈을 끔뻑일 정도였다. 이산화탄소는 식물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요소다. 이산화탄소와 햇빛, 그리고 물을 이용해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포도당은 식물만 쓰는 게 아니고 식물을 섭취하는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이다. 결국, 식물은 지구상에 사는 거의 모든 생물을 위한 에너지원을 이산화탄소와 햇빛, 물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 (본문 446쪽)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포도당을 만든다니. 사람에겐 산소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지만 식물에게 있어서는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과 다름없다니. 사실 이 책에는 이해하기 쉬운 글이나 그림만 있지는 않다. 그건 이 책이 읽기에 어렵고 딱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욱 전문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해보자. 누구나 읽기 쉬운 책을 전문서적이라고 할 수 있나? 식물학 박사가 그저 인기, 명성을 얻어보자고 쓴 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식물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쉬운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처럼 머리 나쁜 사람이 읽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부분이 상당하다. 전체적으로 편집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고, 그림, 사진, 글의 분배가 적절하다. 책의 중간중간에 들어간 이수연 님의 식물 세밀화는 두 눈을 즐겁게 한다. 식물학자 안희경 님의 일상에서 나온 경험담도 간간이 녹아 있어 학교 교과서가 이 정도만 됐어도 공부하기가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공부 못 하는 사람이 꼭 이런 불평불만이 많음) 식물에 관심이 없거나, 식물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느끼게 된다. 이 세상에 아무리 크기가 작은 생물이라도 결코 하찮은 건 없다고.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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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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