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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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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카즈무후』: 독특하고 지혜로운 문장이 빛나는 | 2022-12-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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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동 카즈무후

마샤두 지 아시스 저/임소라 역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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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잣집에서 나고 자라 신학교 학생이 된 '벤치뉴'는 이웃집 소녀인 '카피투'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의 결실이 맺어져 결혼까지 했다. (그는 집사인 '주제 지아스'의 도움으로 신학교를 중퇴하고 신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내에 대한 불신과 질투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진심으로 사랑했던 아내가 진심으로 아꼈던 친구와 바람이 났다는 확신에 이르렀다. 

 

  벤치뉴의 마음 속에 불신과 질투의 싹을 심어 놓은 악마는 그를 파국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정말로 카피투가 남편의 친구와 바람이 났고 보기 좋게 남편을 속인 것일까? 독자는 카피투의 속내에 대해선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벤치뉴를 읽는 셈이다. 그의 속내를 읽는 셈이다. 물론 그의 속내가 모두 말하여지지는 않았다.

 

  어떤 소설가도 모두 말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어쨌든 독자는 벤치뉴의 마음만 '많이' 알 수 있을 뿐, 카피투의 속내에 대해선 알 수는 있는 부분이 몹시 부족하다. 진실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입장만 듣고 진실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신문도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을 모두 읽는 게 더 좋다고 한다. 한 쪽의 목소리만 들어서는 진실을 외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벤치뉴는 카피투의 눈이 바다를 닮았다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오랜 친구인 에스코바르가 바다에 빠져 죽었을 때, 그는 아내가 친구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돌이킬 수 없는 질투심에 휩싸였다. 그는 나중에 글로 적었다. 바다를 닮은 아내의 눈,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익사한 친구, 그리고 영원히 육지에 속한 사람인 자신에 대한 글이었다. (이 책에는 삶의 부분들에 대한 비유가 곳곳에 있다.)

 

  아내와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했는데도 그는 마음 속 악마 때문에 파멸로 걸어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악마는 그를 연옥으로 서서히 이끌어갔다. 그가 신학교 학생으로 계속 지내다가 정식으로 신부가 되었다면 연옥이 아닌 천국으로 갈 수 있었을까. 나는 『동 카즈무후』를 읽었고, 그것은 벤치뉴라는 사람의 속내를 읽은 것이었으며, 짧게는 벤치뉴를 읽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를 모두 읽지는 못했다. 동 카즈무후, 그러니까 '무뚝뚝 경'이 말하지 않은 것까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나에겐 단서가 턱없이 부족하니까. 더군다나 카피투, 에스코바르라는 책을 읽지도 못했으니. 소설의 끝에 이르면 벤치뉴가 '오셀로 증후군'(의부증, 의처증)을 앓았을 수도 있다는 단서가 나온다. 

 

  그런데, 글을 읽는 사람에 따라서 그가 의부증이 맞다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 질투나 불신에 굳이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붙여야 하나?라는 물음을 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질투나 불신을 곧잘 하는 모양.) 『동 카즈무후』는 줄거리는 단순했지만 마샤두 지 아시스의 문장이 독특하고 지혜로웠기 때문에 그저 그런 소설들 속에서도 분명 톡톡 튈 수 있는 소설이었다. 글이 좀 어렵더라도 한 번 몰입하면 끝까지 빠져들어서 읽게 된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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