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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작은 습관의 힘 】2020-007 | 리뷰_책 2020 2020-05-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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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저/이한이 역
비즈니스북스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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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저마다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던가 식사 후에 꼭 커피를 마신다거나, 아님 다리를 떨기도 하고, 잘 때는 코를 골기도 하고 이를 갈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우리는 그것들을 습관이라고 부른다.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는 그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또 우리는 지나간 날의 스스로를 반성한다. 왜냐하면 과거에 들인 잘못된 습관의 경우 지금의 나를 부정적인 모습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습관의 경우 당연히 좋은 결과로 나타났겠지만 항상 그렇듯이 좋은 것은 기억이 잘 나지않고 나쁜 것은 가장 먼저 기억나기 마련디ㅏ. 그때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더 나은 돈벌이를 하고 있었을 것이고, 운동을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저축을 좀 더 했더라면 지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항상 올해는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을 주구장창했었다. 방학생활계획표를 짜듯 한 해의 마지막은 항상 새해에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끊임없이 세워왔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그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이 났고 그 해의 년말에는 또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엔 마음을 좀 달라 먹어봤다. 조급하게 세운 계획은 항상 용두사미 또는 작심삼일이었으니 실현 가능한 것으로 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기로 한 것이다. 첫 번째 든 생각은 새해가 아니면 어떤가였다. 그래서 나는 11월부터 생각을 하다가 2월에 모닝루틴을 시작했다. 두 번째 든 생각은 며칠 하다가 못하면 매일매일 작심삼일. 세 번째 든 생각은 소소하게 성공할 수 있는 계획 세우기였다. 그렇게 해서 6시전에 일어나는 나의 모닝루틴은 시작되었고, 아침에 모닝노트를 쓰고 책을 읽고 유튜브로 000영어 강의를 하나씩 들었다. 기초를 다지는 느낌으로! 물론 지금까지 완벽하게 이루어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하고 3개월 동안 일주일에 5회 실천이면 난 성공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서 다시 독서를 시작했을 때 손에 든 책이 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었다. 예전에 몰입의 법칙습관의 힘을 재미있게 읽었던 나는 이 책에도 관심이 있었다. 왜냐하면 책을 읽기는 했지만 실천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지금이 책의 팁을 절박함에서라도 조금이라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했었기 때문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이것도 성공했다. 결국 나는 3주라는 시간안에 완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보니 내가 이 책의 내용과 완전히 부합하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첫 번째 법칙 분명해야 한다와 세 번째 쉬워야 한다와 네 번째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저자는 운동 선수로써 사고를 당한 후 습관을 통해 어떻게 극복해내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지 보여주는데, 결론적으로 그 습관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정리해 놓았다.  

Part 2 첫 번째 법칙 ? 분명해야 달라진다.

Part 3 두 번째 법칙 ? 매력적이어야 달라진다

Part 4 세 번째 법칙 ? 쉬워야 달라진다

Part5 네 번째 법칙 ? 만족스러워야 달라진다

물론 아직 매력적이어야 하고 쉬워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말처럼 쉽다면 누가 못할까. 저녁에 저녁은 간단히 하고 매일 홈트레이닝을 하고 싶지만 더 쉬우면서 나쁜 습관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은 어렵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매트를 깔고 노트북을 켜는 것은 분명히 편하게 앉아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무언가를 이제는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강추하고 싶다. 한 순간에 크게 이루는 것보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는 진리를 믿는 사람이라면 분명 발전적이 되는 첫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 믿는다.

 


P39 시간은 성공과 실패 사이의 간격을 벌려놓는다. 우리가 어디에 시간을 들였든 그것은 복리로 증가한다. 좋은 습관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지만 나쁜 습관은 시간을 적으로 만든다.

P40 꾸준한 습관을 세우기 어려운 이유는 여럿 있지만 이런 과정의 어려움도 그 중 하나다. 변화는 극히 작고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으니 쉽게 그만두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한 달 동안 매일 달리기를 했는데 왜 몸에 변화가 없지?’라고 생각한다. 한번 이런 생각이 들면 좋은 습관을 한쪽으로 밀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정체기, 그러니까 여기서 잠재력 잠복기라고 부르는 기간을 돌파할 때까지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좋은 습관을 세우느라, 또는 나쁜 습관을 버리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이는 진전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잠재력 잠복기를 넘어서지 못한 것일 뿐이다.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없다고 불평하는 건 온도가 영하 4도에서 영하 1도까지 올라가는 동안 왜 얼음이 녹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 쌓이고 있다. 모든 일은 0도가 되어야 일어난다.

P45 목표는 늘 거기에 있었다. 결과에 차이가 생긴 건 지속적으로 작은 개선들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시행한 것, 그뿐이었다.

P47 성공으로 가는 길은 수없이 많다. 굳이 하나의 시나리오에만 자신의 길을 맞출 이유는 없다. 시스템 우선주의는 그 해독제를 제공한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좋아하게 되면 이제 행복해져도 돼라고 말할 시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한 가지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성공할 수 있게 해준다.

P48 목표 설정의 목적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반면 시스템 구축의 목적은 게임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나가는 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 ‘과정에 전념하는 것이 발전을 결정한다.

P55 본질적인 동기가 최종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습관이 정체성의 일부가 될 때다. “나는 이런 것을 원하는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너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P67 습관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서가 아니라(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art 2 첫 번째 법칙 ? 분명해야 달라진다.

P97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기억하고 있기만 해도, 이 접근법은 꽤나 유용하다. 그저 이렇게 소리 높여 말하라. “내일 나는 점심을 먹고 나서 우체국에 가야 해그러면 실제로 그 일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행동에 대한 필요를 스스로 인식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P117 우리는 모든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탄산음료가 아니라 생수를 선택했다면 스스로 원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하는 많은 행동들은 목적이나 선택에 따른 것이 아니라 대부분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선택지라는 이유로 실행된 것이다.

Part 3 두 번째 법칙 ? 매력적이어야 달라진다

P148 유혹 묶기 전략은 하고 싶은 행동과 해야 하는 행동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듦으로써 작동한다. 번의 경우는 넷플릭스를 보인 일(하고 싶은 일)과 페달 밟기용 자전거를 타는 일(해야 하는 일)을 한데 묶은 것이다.

Part 4 세 번째 법칙 ? 쉬워야 달라진다

P192 사람들은 내게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하지만 진짜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면 몇 번이나 그 행동을 해야 할까요?” , 습관이 자동화되려면 얼마나 오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반복하느냐가 중요하다.

P214 내 독자들 중 한 사람은 이 전략으로 45킬로그램을 감량했다. 시작할 때 그는 매일 체육관을 갔지만 5분 이상은 머물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는 체육관에 가서 5분 동안 운동을 하고 시간이 다 되자마자 그곳을 떠났다. 몇 주 후에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생각했다. ‘, 어쨌든 난 항상 여기에 오고 있어. 좀 더 오래 있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몇 년 후 몸무게가 줄었다.

P215 이런 방식의 변화를 생각해본 적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모두들 최종 목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푸시업 한 번이 낫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기타 연습 1분을 하는 것이 낫다. 책을 집어 들지 않는 것보다 한 페이지 읽는 것이 낫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적게라도 하는 것이 낫다.

Part5 네 번째 법칙 ? 만족스러워야 달라진다

P243 습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했다는 느낌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비록 아주 사소한 방식일지라도 말이다. 성공했다고 느끼는 것은 습관이 성과를 냈고, 그 일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P244 즉시적인 강화는 우리가 그만두고 싶은 행동들, 즉 습관 회피와 관련될 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이번 달 술 마시지 않기’. ‘충동구매하지 않기같은 습관을 유지하기가 힘든 이유는 술 한 잔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건너뛰거나 신발 한 켤레를 사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결심을 지켰더라도 첫술에 만족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유혹에 저항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해결책은 이런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회피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거기에 가죽 재킷 살 돈같은 용도를 적어둔다. 그리고 구매를 하지 않으면 그 돈을 저축 통장으로 옮긴다. 아침에 카페라떼 한 잔을 건너뛰면 5달러가 저축된다. 넷플릭스 한 달 결제를 건너뛰면 10달러 이상이 통장으로 들어간다. 자신을 위한 보상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가죽 재킷을 위해 돈을 절약하고 있는 자신을 보는 것은 지연된 보상을 즉시적인 보상처럼 보이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만족스럽다.

P248 나는 이 기술을 클립 전략이라고 부른다. 수년 이상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이 전략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 여성은 책 한 페이지를 쓸 때마다 통 하나에서 다른 통으로 머리핀을 옮겼다. 한 남성은 푸시업 한 세트를 할 때마다 캔 하나에서 다른 캔으로 구슬을 옮겼다. 과정을 하나씩 해내는 것은 만족스러운 경험이다. 클립이나 머리핀, 구슬을 옮기는 것 같은 시각적 측정 수단은 우리가 과정 하나를 해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징표가 된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행동을 강화하고, 어떤 활동에 대한 즉시적 만족감을 높인다.

P279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면 혹시 논픽션보다 끈적끈적한 로맨스 소설이 취향에 더 맞는다는 걸 알게 되어도 당황하지 마라. 뭐든 당신이 끌리는 것을 읽어라. 모두가 해야 한다고 말하는 습관을 세울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습관을 골라라. 가장 대중적인 습관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 어떤 습관이든 당신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형태가 있다. 그것을 찾아라.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려면 즐거워야 한다. 이것이 네 번째 법칙 뒤에 있는 핵심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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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토마토파이 】2020-006 | 리뷰_책 2020 2020-04-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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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저/이세진 역
청미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90세 프랑스 할머니 잔의 소소하고 일상적이고 편안한 이야기. 드물게 편안한 프랑스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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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내 이름은 잔이다. 나이는 아흔 살이다. 젊을 때는 키가 163센티미터였다.



우리는 섣불리 90대의 나이를 상상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와는 무관할 것 같은 먼 미래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에서 90대의 나이를 가진 분을 접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만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상상할 수 있는 나이는 분명 아니다.


작가는 노년의 시간을 1년 단위가 아닌 계절로 나누면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속도를 더 빠르게 느끼도록 하고 싶었나 보다. 우리는 흔히 인생의 속도는 내 나이가 갖는 숫자라고 농담을 한다. 20대까지는 시속20KM에 대한 강박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40이 넘어가면서는 시속40KM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가가 계절을 요란스럽게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소설 속에 프랑스의 시골 농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레 계절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겨울이다라는 표현으로 이제 잔에게 생동하는 봄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을 갖게 하기도 했다.


처음엔 이 소설의 소소한 일상들이 주는 편안함에 90대의 잔은 적어도 가을을 보낼 때까지는 우울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완독 후 책갈피를 다시 읽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사이사이 잔의 우울감이 보였고 앞으로 다가올 나의 90대에 대한 걱정들을 지레 짐작하도록 하고 있었다. 일기가 너무 일상적으로 흘러 그 당시에는 그 부분에 집중하지 못했었고 또 아직 그 나이가 되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완전히 공감할 수 없었던듯하다.


지금까지의 나는 독신으로 골드미스로 살거나 자식없이 여유롭게 사는 것도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다른 가족들이 나의 미래에 무조건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혼자 늙어가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고 혼자 남겨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그러니 늙어서 함께 한 추억들을 떠올리고 예전엔 말하지 못했던 것을 말하고, 깨닫지 못했던 것을 얘기하는 것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작가에게 감사하고 싶은 것은 소설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여운이 남는 것은 그닥 반가운 것은 아니다. 쓸데없는 공감 능력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어도 그 상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91세의 잔이 결국 봄을 맞이하지는 못했지만 상쾌한 산들 바람을 느끼며 잠의 안개속에서 미소로 마중나온 남편을 맞이하는 것은 내가 갖고 싶은 삶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렇게 수월하게 읽은 프랑스 문학은 몇 없었다. 올해의 독서의 시작으로 참 괜찮았다.





P33 나는 일단 의식을 놓은 후에 죽음을 맞는 편이 좋을 것 같다아무 자각도 없이 그냥 웃다가 혹은 잠든 사이에 이승을 하직하면 좋겠다.

P47 내 나이쯤 되면 포기할 건 포기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이제 육신을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리기 위해 옷을 입어야 한다.

P106 방송을 보면서 나는 조금 막막해졌다새로운 발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에게 점점 더 넓은 우주를 보여준다수십억 별과 행성이 쉬지 않고 도는 어둠의 세상우리의 지구는 그 세상에서 푸른 구슬 한 알에 불과할 뿐…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천국은 어디 있을까르네에드몽드르포르 부인은 어디에 있을까나는 어디로 갈까?

P151 희안하게도 세월이 갈수록 죽음 앞에서 초연해진다심지어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의 죽음조차 그렇다사별도 많이 겪어보면 익숙해지는 걸까.

P170 내가 그들의 생기 없는 눈동자에 잠시 빛이 돌아오게 하면 스무 살 때처럼 기분이 좋다명줄이 얼마 안 남았어도 누군가의 마음에 든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얼굴 붉어지는 나이가 따로 있지는 않더라.

P190 딸이 내 팔짱을 끼고 부축을 하면서 걷는데 표정이 좋지 않았다어미가 늙은 모습을 보기가 괴로웠던 모양이다하지만 저 애도 익숙해질 때가 됐는데

P197 그리고 우편물이 하나도 없는 날은 슬플 것 같다아직까지는 아침에 아무것도 없는 현관 옆 탁자를 보느니 종이 쓰레기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다.

P236 매년 시월은 풍경을 새로 그린다매년 나는 이렇게 고운 색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나 싶다.

P254 여의사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유방 촬영을 한 게 언제인지 물었다세상에이게 뭔 소리람평생 단 한 번도 유방 엑스레이를 찍은 적 없는데 굳이 아흔 살에 처음으로 찍을 필요가 있을까뭐에 써먹으려고설령 나에게 몹쓸 종양 같은 것이 있더라도 이 나이에 치료를 받는 게 옳을까장수의 복을 누리는 삶한테서는 그런 병이 아주 서서히 진행된다그러니까 내 몸에도 어디 한두 군데쯤 암세포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내 나이에는 병도 느릿느릿 진행되기에 큰 소란을 떨지 않고 화도 거의 끼치지 않는다.

P274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이제 나는 나 아닌 사람들의 괴로움을 살피려고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아마 내게 남은 시간이 나한테 쏟기에도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이제 내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들이 많아졌음을 깨닫는다살날이 줄어들수록 마음이 강퍅해지는 것 같다감정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닳아빠지고 무뎌진다분노는 꺾이고애정은 잠들고연민은 시든다소란스러운 세상사가 우리에게는 아주 먼 곳의 일이제 우리와 상관없는 생의 희미한 메아리 같기만 하다타인들의 슬픔이 우리네 연약한 생의 점점 더 짙어가는 안개 속에서 희석되기에 예전처럼 생생하게 와 닿지 않는다사람들이 죽고고통스러워하고눈물 흘린다우리는 우리 앞가림만 생각한다우리는 우리처럼 오래 살지 못한 이들이 일깨워주는 우리의 늙어빠진 모습을 거울 속에서 보고 싶지 않다그래서 시선을 돌린 채 우리네 옹색한 삶을 영위하기에 힘쓰며 우리도 이제 끝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잊고 싶어 한다.

P289 이 모든 일이 거의 60년 전이라는 생각을 할 때면 나는 현기증이 나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다어떤 추억들은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옛날에는 그렇게 가까웠던 사람들의 얼굴이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다심지어 우리 어머니 아버지 얼굴도 희미해져 가고 목소리도 생각이 날 듯 말 듯하다나의 청춘이 흐려지고 색이 바랜다나의 지난날은 물이 쏟아진 수채화 같다그렇게 어떤 이름이 나에게서 도망가고 어떤 추억이 사라진다어떤 날짜어떤 나이… 바로 이런 순간에 세월의 무게가 여실히 느껴진다부모님삼촌이모사촌옛날 친구가 그립다이제 나에게는 아무도 없다어떤 이미지어떤 이름어떤 말어떤 장소를 나에게 확인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너도 기억나니?”라고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나 홀로 이 보잘것없는 기억력누렇게 변한 사진들을 붙잡고 있다망각과 함께 나 홀로 남았다.

P299 그런 편지를 받으면 정말로 기쁘다내가 아직도 조금은 쓸모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우리 늙은이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노인은 사회의 짐이다이런 소리를 얼마나 자주 듣는지 모른다그래서 내 딴에는 가급적 가벼운 짐이 되려고 애쓴다내가 만드는 일자리도 한두 개쯤은 있다우리 앙젤이나 정원사 같은 사람에게 작으나마 일거리를 주고 있으니까

P335 페르낭과 마르셀이 떠나는 날이 오면 내 인생에서도 한 부분이 완전히 멎어버릴 것이다삶은 죽음과 함께 어느 날 갑자기 멎어버리는 게 아니다삶은 훨씬 일찍부터 한 조각 한 조각씩 우리를 떠나간다.

P374 내가 이제 주님께 가까이 와 있는 걸까아침에 침대에서 기도를 했다아니기도문을 암송하는 것과는 다르다그냥 주님께 내 얘기를 했더니 묘하게 기분 좋은 느낌이 나를 감쌌다나는 그 초자연적인 평화에 젖어 잠시 가만히 있었다그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그 상태에서 조용히 떠날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나를 이승에 잡아놓지 못할 성싶었다.

P391 몹시도 서글픈 2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던 마르셀이 그립고설탕 그릇을 보면 가슴이 아리고도망친 소가 우리 집 화단에 들어오거나 말을 탄 영감이라도 불쑥 나타났으면 좋겠다 아무라도 안녕하세요!”라고 말해주면 좋겠다아무 일이라도 일어났으면여기저기 전화를 돌릴 핑계라도 있었으면놀라운 모험담재미있는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하지만 상대가 없다.

P396 분발해야 한다어떻게 해서든 건강하게 버텨야 한다자식들이 요양원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피곤해서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에도 무리해서 조금이라도 산책을 한다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이 나이에 늘 하던 일을 중단하면 그 일은 영영 못하는 거다.

P427 어느새 나는 배에 올라와 있다아주 작은 돛단배다… 갑판에 누워 구름 없는 하늘로 솟은 돛대를 바라본다바람은 상쾌하고 소리 없이 서서히 움직인다나는 겨울과 함께나의 마지막 겨울과 함께 잠들리라계절의 끝에서햇살을 받으며종려나무 가지를 높이 든 채로르네가 나를 보고 미소 짓는다.



체리토마토파이 ? 우리 나라에서 방울토마토라고 부르는 것이 프랑스에서는 체리토마토라고 한다. 쟌이 실수로 체리대신 체리토마토로 파이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제목만으로도 뭔가 다정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정작 소설속에서는 이때만 언급되었을 뿐 다시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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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2019-001 | 리뷰_책 2019 2019-01-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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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저
시공사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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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라는 소설을 읽었었다. 잔잔하면서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 책이었고 내가 지인들에게 강추하는 책이기도 했다. 한창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밀어내고 있을 때 이도우 작가의 다른 책을 접했었지만 잠시 미뤄 두었었다. 언젠가 읽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마음으로그런데 마음속의 묵은 숙제를 하듯 가던 여행길 인천공항에서 이 책을 만났을 때는 망설임없이 집어들었다. 그리고 한창 겨울인 지금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잘한 일 같다. 한참 겨울인 지금 이 책을 읽은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을 혜천시에서 보냈던 혜원은 이번에는 몇 년만에 이모가 있는 혜천의 호두하우스 펜션으로 도피차 내려왔다. 버스에서 내려 길옆의 굿나잇책방을 보고는 이런 곳에 책방이 있다는 것에 의아해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은 학생시절 존재조차도 크게 인식하지 않았던 호두하우스 아랫집의 임은섭이 하는 책방이었던 것. 게다가 그 서점에는 책을 읽다가 다음에 다시 읽기 위해 킵핑 해두는 코너도 있었다. 펜션운영을 내버려둔채 매사가 시큰둥하고 성의없는 명여 이모와 다투고 펜션을 나온 혜원은 굿나잇 책방에 들르게 되고 우연히 책방에서 아르바이트할 기회를 갖게 된다. 혜원은 그 책방에서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책모임에도 합류하고, 책방 매니저로써 책방 분위기도 조금씩 바꿔보고 이벤트도 진행하게 되는데

 

 

 

 

들뜨지 않아서, 소란스럽지 않아서, 너무 빠르지 않아서, 너무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이런 템포를 가진 사람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솔직히 너무 소란한 상황들에서 조금은 비껴나 있고 싶기도 했다. 비록 나 자신은 일상생활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면서도.

 

 

 

굉장히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지만 그렇게 다가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가 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혜원. 그와 관련된 엄마와 이모가 가진 비밀. 학창시절 혜원의 비밀을 지키지 못해 오랫동안 혜원으로부터 소외되었던 보영. 그리고 자신도 마음속에 상처가 있으면서 항상 마음속에 있는 혜원을 기다리며 자신이 가진 시간들을 성실히 살아가는 은섭.

 

 

 

내가 보기에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이해하고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혜원과 엄마, 혜원과 명여 이모, 혜원과 보영, 결국엔 자리를 찾기 위한 삶의 시간을 지나온 사람들. 결국엔 자신이 있을 곳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 혜원과 은섭의 일 말고도 또 다른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할까.

 

조곤조곤한 은섭의 말투와 책방 블로그의 비밀 폴더에 고백되어 있는 은섭의 마음.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이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보게 되는 글들. 책 속에 소개된 독립출판물들이 결국엔 실제가 아니라니 아쉽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굿나잇 책방처럼 책을 키핑해 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을 것 같기는 하다. 내가 사는 곳에도 문화플랫폼이라면서 심야 책방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도 보고 책도 읽지만 선뜻 손들게 되지는 않는다. 온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 때문일 것 같다.

 

 

 

오랜만에 완독한 책. 비록 지금 내 주위에 눈은 없지만 겨울에 읽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P388  한때는 살아가는 일이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여긴 적이 있었다. 평화롭게 안착할 세상의 어느 한 시점. 내가 단추라면 딸깍 하고 끼워질 제자리를 찾고 싶었다. 내가 존재해도 괜찮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방해도 받지 않는, 어쩌면 거부당하지 않을 곳.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디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내 자리라는 것.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면다면 스스로가 하나의 공간과 위치가 된다는 것. 내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제자리라고 여기게 되었다. 가끔은, 그 마음이 흔들리곤 하지만. - 굿나잇 책방 블로그 비공개

 

 

 

 

중고등학교 시절을 혜천시에서 보냈던 혜원은 이번에는 몇 년만에 이모가 있는 혜천의 호두하우스 펜션으로 도피차 내려왔다. 버스에서 내려 길옆의 굿나잇책방을 보고는 이런 곳에 책방이 있다는 것에 의아해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은 학생시절 존재조차도 크게 인식하지 않았던 호두하우스 아랫집의 임은섭이 하는 책방이었던 것. 게다가 그 서점에는 책을 킵핑 해두는 코너도 있었다. 펜션운영을 내버려둔채 매사가 시큰둥하고 성의없는 명여 이모와 다투고 펜션을 나온 혜원은 굿나잇 책방에 들르게 되고 우연히 책방에서 아르바이트할 기회를 갖게 된다. 혜원은 그 책방에서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책모임에도 합류하고, 책방 매니저로써 책방 분위기도 조금씩 바꿔보고 이벤트도 하게 된다. 호두하우스 펜션이 한파로 인해 수도관이 얼고 보일러가 고장나자 이모는 혜원은 남겨둔 채 자신의 친구인 수정의 집으로 가버리고 혜원은 은섭의 배려로 그의 집에 머무르기로 한다. 혜원은 책방 일을 하면서 은섭과 가까워지고 중학교 동창회에서 은섭이 비밀스럽게 간직한 그의 마음도 알게 되면서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염증이 있는 한쪽 눈을 방치해 실명에 이른 명여 이모를 이해할 수 없었던 혜원은 어느 날 명여 이모의 고백과도 같은 글을 은섭을 통해서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엄마와 명여 이모의 비밀을 알게 된 혜원은 명여 이모의 삶이 왜 이렇게 흘렀는지 알게 되면서 화를 내며 서울로 올라가기로 한다. 하지만 은섭과 헤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의도하지 않았으나 은섭에게 상처입히게 된다. 결국 서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나누고 혜원은 서울로 돌아가지만 명여 이모를 마냥 원망하는 것도 아니다. 봄이 되고 예전 동료들과 학원 강사를 하게 된 혜원은 명여 이모의 친구인 수정이 혜천시 스토리 공모전에 당선되자 축하하기 위해 혜천시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다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다. 이제 호두나무 펜션에는 이모가 있는 것이 아니고 펜션 운영을 위해 내려온 엄마가 마중해주고 혜원은 은섭과 조우하면서 함께 있자는 고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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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이, 여행 】2018-011 | 리뷰_책 2018 2018-08-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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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저/김난주 역
민음사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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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라고 누가 그랬었더라맞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말에 충분히 동의한다. 우리는 한번도 경험해 본적 없는 새로운 시간속을 계속해서 지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분명 낯선 시간속으로의 여행임에 틀림없다.

누구에게나 설레이는 단어 여행’, 그런 기대감으로 시작한 이 책은 사실 생각과는 조금 많이 달랐다. 그래서 어렵지않게 읽기는 했는데글쎄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며 썼기 때문에 여행이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예전에 썼던 일기들중에서 여행과 관련된 것들만 묶은 듯한 느낌이었다. 사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함께 하는 책이었지만 작가의 문장들은 쉽게 읽혔다. 시종일관 들뜨지않고 차분했으며, 문장도 매끄러워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목차만 보았을 때는 이 제목들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책의 첫 페이지를 여니 목차에는 없었던 제목이 보인다.

1.     여행은 아무리 혹독해도 추억만큼은 멋지게 남는 법 그러니 그 순간이 힘들어도 기운내라는 것이겠지? 작가는 모든 여행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몸이 아프지만 여행을 강행하기도 하고, 해초를 따러 가기도 하고, 낯선 잠자리가 불편하지만 일본에서 몽골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벤트처럼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 음식점의 포장마차를 아쉬워하며 그런 곳에서 생길 수 있는 추억의 기회를 아쉬워하기도 한다.

2.     내가 아닌 생명에 살며시 기대는 그런 행위가 인생에 참맛을 선사해 준다 최근에 갖게 된 관심분야가 반려동물이다.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풍족하지도 않고, 부지런하지도 않기에 선뜻 반려동물을 들일 수가 없기에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그들의 반려동물을 훔쳐보고 그들의 사랑스러움에 엄마미소를 짓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잠시 힘듦을 잊게 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들의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리라. 그리고 반려식물그들은 반려동물들처럼 나와 어떤 상호교류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 마음의 휴식과 전환을 가져다준다. 회사 나의 자리 근처에는 반려식물들이 있다. 내가 구입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 구입의 이유가 언젠가 과거에 그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음에 대한 아쉬움에서 연유하기도 하고, 동료 직원이 전근가면서 방치하고 간 아이를 내가 거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내가 그 아이들의 이름을 로맨스 소설에서 따와서 부르면 나 답다고 웃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는 그 아이들을 애정으로 돌보고 있고 그들은 되살아남 또는 잘 자람으로 나에게 응답해 주고 있다. 작가는 선인장, , 금붕어, 다육식물, 강아지, 고양이, 거북이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을 걸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사실 반려식물이라는 말은 최근에서야 듣게 되었다. ‘반려라는 말이 함부로 붙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도 함께 주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니 반려 사람이 아니더라도 참맛을 선사해 주는 것은 명백하다.

3.     이 세상 어떤 일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아무리 가고 싶은 곳도 언젠가는 갈 수 없어진다. 그러니, 이 생애에서 추억을 한가득 모으고 싶다 작가가 특정 지역만을 한정지어서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든 낭비하지 말고 추억으로 채우라는 말일 것이다. 사라져 버린 것 중에서 나에게 추억이 되는 것은 추억과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그냥 섭섭함 정도로 남을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추억을 얘기하다보니 솔직히 기운이 좀 떨어지는 감도 없지는 않다. 흐름을 늦추는 듯한 느낌을 나는 받았으니까. 늙어감에 대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니 기분도 썩 명랑하지는 않다. 작가의 나이 들어감이 보인다.

이 책을 여행이라는 단어에만 중심을 맞출 필요는 없다. 여행에서의 감상들이 아닌 인생에서의 감상들이기 때문이다. 일기를 써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면, 미래의 어느날 나도 이런 책 한 권쯤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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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어타운 】2018-009 | 리뷰_책 2018 2018-08-0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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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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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면서(장르 불문) 참 감정이입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나의 현실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하긴 이런 일은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 대해(특히 사건, 사고) ‘나의 아이였다면..’ 이라는 대입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이 그랬다. 그래서 불편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루었고,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그들에게 찾아온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는 극적으로 전국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묵직한 꿈을 몇몇 청소년의 어깨에 싣는다. 온 마을을 짊어진 아이들 사이에서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된다. – Yes24 책소개

 

베어타운은 이제 저물어가는 소도시로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한채 막다른 길에 몰려있다. 그럼에도 이곳에도 부촌과 빈촌이 존재하고 그들의 삶도 여러가지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한가지 동일한 바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유망주인 케빈이 구단주의 딸 마야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되면서 좌절되고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각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참 애매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 때는 그것은 분명히 정의이다. 하지만 어떤 공공의 적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뭉쳐지면 그것은 하나의 광기가 되기도 하고 린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의 번영을 위해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십대소녀인 마야를 헤픈 아이로 결론짓고 그들을 해하려 하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인 마야의 상처보다는 마을을 구해낼 구세주로 보여지는 캐빈의 잘못을 덮어주고 변호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마을을 구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모두가 케빈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아맛의 용기있는 행동, 말 못할 고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용히 마야를 위해 행동하는 벤이, 적극적으로 마야를 옹호하는 친구, 그리고 그 주위의 또 다른 많은 사람들…. 평소엔 있는지는 몰랐던 사람들의 용기있는 모습에 마음이 벅차기도 했다. 결과가 모두에게 좋은 쪽으로 나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작가는 중간중간 복선을 보란듯이 던져주며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거의 흐름의 1/4에 이르러서야 소설의 처음부터 곧 있을 것 같던 하키경기가 시작되고 이쯤되면 경기를 하고 승리를 하는 것이 이야기의 결말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가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인데, 이런 여러 복선을 던져주면서 과연 누가 산탄총을 당겼고 누군가의 이마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주는 것이다. 아주 하찮은 이유만으로 원한을 살 수 있고, 한 순간의 감정으로 살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누구도 산탄총을 들 수도 있고 이마에 산탄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므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인간 대 인간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공공의 이익의 주요인물이라도 개인을 위해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이들에게도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들은 캐빈이 있는 팀이 우승을 해서 베어타운을 회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지만 일이 요원하게 되어 버렸고 그들에게는 그 희망의 상실과 좌절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야는 십대의 헤픈 계집아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록 마야가 내린 응징은 케빈에게 트라우마를 남기고 끝나기는 했지만 완벽한 결과란 있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가슴 답답함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여느 드라마틱한 소설들처럼 드라마틱한 기적을 바랬던 것 같다. 기적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돌아서고 아이들이 베어타운에 대한 자부심을 간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책의 말미에는 ‘1년 후 그들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한그런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최선을 다했어도 1위를 하는 기적은 없었던 것처럼 이들에게는 아직도 온전히 헤쳐나가야 할 길이 남아 있을 뿐이다.

중반 이후로는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뒷 얘기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들이 헤드팀으로 떠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떠났고 남은 넷이서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나갈지 정말 궁금하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던져준 10년 후의 떡밥은 정말 떡밥이다. 덥석 물고는 후속작이 언제 나올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어쩌면 나는 그 10년 후를 통해 정의가 있었다고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속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다른 책. 앵무새 죽이기가 떠오르는 거지?

 

P14 베어타운 그 무엇과도 닮지 않았다. 심지어 지도상의 모습조차 특이하다 (중략) 어느쪽이 됐건 이 도시는 점점 가망이 없어지고 있다. 무엇에서건 희망을 느껴본 건 먼 옛날의 이야기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그와 더불어 인구도 줄고, 매 계절마다 숲이 폐가를 한두 채씩 집어삼킨다. (중략) 이 도시에서 녹아내린 모든 사람이 후대로 전승됐고 후손들도 여전히 그 경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빙판과 판자로 된 펜스, 빨간 선과 파란 선, 스틱과 퍽, 퍽을 찾아서 코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젊은 선수들의 투지와 파워. 이 마을의 경제와 더불어 팀의 성적도 곤두박질쳤지만 관중석은 매년 주말마다 만원사례를 빚는다. 어쩌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만원사례를 빚는 건지도 모른다. 다른 팀의 성적이 올라가면 도시의 다른 부분들도 덩달아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P21 그래서 청소년팀의 준결승전이 중요해봐야 어느 정도겠냐고? 이 일대에서 최고의 청소년팀으로 등극하면 온 국민에게 이 도시의 존재를 다시 일깨울 수 잇다. 그러면 정부에서도 헤드가 아니라 여기에 하키 스쿨을 설립할 테고, 그러면 이 주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대도시가 아니라 베어타운으로 몰려들 것이다. 여기서 나고 자란 선수들로 이루어진 A팀이 또다시 1부 리그에 진입하면 대규모 후원사에서 관심을 보일 테고, 의회에서는 새로운 아이스링크와 넓은 도로는 물론, 어쩌면 오래전부터 얘기하던 컨퍼런스 센터와 쇼핑몰까지 건설할지 모른다. 그러면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서 주민들이 집을 팔기보다 깨끗하게 보수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꿀지 모른다. 그 시합이 중요한 이유는 이 도시의 경제가 결려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P54 “너희들 중에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지. 운이 좋아서 모든 걸 거저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아이스링크 밖으로 나서면 모두 똑같다는 걸 기억해라. 그리고 너희들이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항상 간절함이 운을 이긴다는 거

P348 “얘들아, 진실을 듣고 싶니? 사실 너희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다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상대 팀들도 협회도 전국의 코치들도 저 밖의 관중석에 앉아 있는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이것이 꿈이었다면 너희들에게는 이것이 목표였지.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 대신해주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경기, 이 순간은온전히 너희들의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지 남의 말을 듣지 말고 너희들이 정해라.

P373 다른 어떤 집에서는 다른 엄마와 아빠가 다른 식탁 앞에 앉아 있다. 그들이 십 년 전에 캐나다를 등지고 베어타운으로 이사한 이유는 그들이 아는 곳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나쁜 일은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곳이 간절하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긴 밤이 지나도록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은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 ‘우리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어

P377 그들은 정황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정황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들은 얼굴이 있는 가해자를 원했다. 죄책감의 무게로 허우적거릴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그들이 늪 속으로 끌려 들어가야 했다.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었다는 건 알지만 벌을 받을 사람이 없으면 하늘에 대고 악을 쓰는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분노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만한 수준이었다. 그들은 적을 원했다. 이제 적이 생겼다. 그런데 그들은 딸아이의 곁을 지켜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녀를 해친 사람을 추격하러 나서야 하는 건지. 그녀가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책임지고 적의 숨통을 끊어야 하는 건지, 그 둘이 같은 게 아닌 이상 알 수가 없다. 증오가 그 반대말보다 훨씬 더 쉽다. 부모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P415 하키단은 무엇일까? 프락이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라 그런지 몰라도 그가 생각하기에는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그들의 차별점이 아니라 공통점을 되새기게 하는 것이 하키단이다. 하키단은 그들이 다 같이 힘을 합치면 좀 더 위대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꿈을 구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문제가 복잡해도 해답은 단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성장하지 않는 마을은 어떻게 될까? 죽는다.

P433 “아니야 그렇지 않아! 절대 괜찮을 수 없어! 그 자식이 저지른 짓을 절대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돼나는 두렵다, 마야. 네 눈에 내가 그 자식을 죽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봐. 날이면 날마다 이십사 시간 내내 그 생각인데 그러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봐 너무 두렵다

P449 아맛이 그를 살아 있게 만든 이유였다. 가장 어둡고 가장 힘들었던 밤에 그에게 이렇게 얘기한 사람이 아맛이었다. “사크, 언젠가 네가 저 자식들보다 돈도 더 많이 벌고 영향력도 더 세지는 날이 올 거야. 그러면 너는 훌륭한 일을 할거야. 왜냐하면 힘이 없다는 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아니까. 그러니까 너는 능력이 되더라도 저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거야. 그러면 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겠지

P493 “정의라는 게 그런 거잖습니까. 사회에 법규가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고요. 페테르는 결승전 이후까지 기다릴 수 있었어요. 케빈이 저지른 행동은 하키나 우리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페테르는 스스로 처단하는 쪽을 택했어요. 덕분에 온 팀원과 온 구단이 피해를 입었죠. 온 마을도요

P494 “저는 자기 딸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팀과 우리 구단과 온 마을 앞에서 신 행세를 하는 페테르를 존경할 수 없습니다. 제가 뭐 하나만 여쭤볼께요. 과연 케빈이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가 있었다면, 상대가 자기 딸이 아니었다면, 그래도 페테르가 그 여햑생의 가족에게 결승전 당일에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했을까요?” 수네는 문설주에 머리를 기댄다 내가 역으로 묻겠네. 다비드. 경찰에 고발당한 아이가 케빈이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였다면? 할로 출신이었다면, 그래도 너는 지금과 똑 같은 생각을 할까?””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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