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달팽이 기어간다~~
http://blog.yes24.com/ejs72blue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파랑뉨
매달 6권 * 12달 = 1년에 72권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318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달팽이 기어간다~~
한줄 리뷰
저요~ 저요~
감사합니다♥
[제제]
[저자 강연회]
[걷기]
[여행]
[詩]
웹툰
나의 리뷰
리뷰_책 2018
리뷰_책 2017
리뷰_책 2016
리뷰_책 2015
리뷰_책 2014
리뷰_책 2013
리뷰_책 2012
♥로맨스
리뷰_공연.영화.DVD
나의 메모
기본카테고리
메모
태그
내운명을바꾼한글자 이벤트 일본생활요리 감사의달5월이벤트발표 아빠늑대 조선의속사정 알고보면지금과비슷한조선의속사정 제제모임 불의꽃 세상의중심예란
2018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책권하는 이웃씨~~
최근 댓글
요즘 여행은 너무 더.. 
오랜만이지요, 짙은_.. 
추리소설인줄 알았는.. 
파랑님~ 새해 복많이.. 
많이 늦었지만 왕관 .. 
새로운 글
오늘 22 | 전체 91680
2007-01-19 개설

전체보기
【 매일이, 여행 】2018-011 | 리뷰_책 2018 2018-08-09 00:03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593506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저/김난주 역
민음사 | 2017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인생은 여행이라고 누가 그랬었더라맞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말에 충분히 동의한다. 우리는 한번도 경험해 본적 없는 새로운 시간속을 계속해서 지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분명 낯선 시간속으로의 여행임에 틀림없다.

누구에게나 설레이는 단어 여행’, 그런 기대감으로 시작한 이 책은 사실 생각과는 조금 많이 달랐다. 그래서 어렵지않게 읽기는 했는데글쎄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며 썼기 때문에 여행이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예전에 썼던 일기들중에서 여행과 관련된 것들만 묶은 듯한 느낌이었다. 사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함께 하는 책이었지만 작가의 문장들은 쉽게 읽혔다. 시종일관 들뜨지않고 차분했으며, 문장도 매끄러워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목차만 보았을 때는 이 제목들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책의 첫 페이지를 여니 목차에는 없었던 제목이 보인다.

1.     여행은 아무리 혹독해도 추억만큼은 멋지게 남는 법 그러니 그 순간이 힘들어도 기운내라는 것이겠지? 작가는 모든 여행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몸이 아프지만 여행을 강행하기도 하고, 해초를 따러 가기도 하고, 낯선 잠자리가 불편하지만 일본에서 몽골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벤트처럼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 음식점의 포장마차를 아쉬워하며 그런 곳에서 생길 수 있는 추억의 기회를 아쉬워하기도 한다.

2.     내가 아닌 생명에 살며시 기대는 그런 행위가 인생에 참맛을 선사해 준다 최근에 갖게 된 관심분야가 반려동물이다.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풍족하지도 않고, 부지런하지도 않기에 선뜻 반려동물을 들일 수가 없기에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그들의 반려동물을 훔쳐보고 그들의 사랑스러움에 엄마미소를 짓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잠시 힘듦을 잊게 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들의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리라. 그리고 반려식물그들은 반려동물들처럼 나와 어떤 상호교류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 마음의 휴식과 전환을 가져다준다. 회사 나의 자리 근처에는 반려식물들이 있다. 내가 구입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 구입의 이유가 언젠가 과거에 그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음에 대한 아쉬움에서 연유하기도 하고, 동료 직원이 전근가면서 방치하고 간 아이를 내가 거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내가 그 아이들의 이름을 로맨스 소설에서 따와서 부르면 나 답다고 웃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는 그 아이들을 애정으로 돌보고 있고 그들은 되살아남 또는 잘 자람으로 나에게 응답해 주고 있다. 작가는 선인장, , 금붕어, 다육식물, 강아지, 고양이, 거북이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을 걸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사실 반려식물이라는 말은 최근에서야 듣게 되었다. ‘반려라는 말이 함부로 붙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도 함께 주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니 반려 사람이 아니더라도 참맛을 선사해 주는 것은 명백하다.

3.     이 세상 어떤 일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아무리 가고 싶은 곳도 언젠가는 갈 수 없어진다. 그러니, 이 생애에서 추억을 한가득 모으고 싶다 작가가 특정 지역만을 한정지어서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든 낭비하지 말고 추억으로 채우라는 말일 것이다. 사라져 버린 것 중에서 나에게 추억이 되는 것은 추억과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그냥 섭섭함 정도로 남을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추억을 얘기하다보니 솔직히 기운이 좀 떨어지는 감도 없지는 않다. 흐름을 늦추는 듯한 느낌을 나는 받았으니까. 늙어감에 대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니 기분도 썩 명랑하지는 않다. 작가의 나이 들어감이 보인다.

이 책을 여행이라는 단어에만 중심을 맞출 필요는 없다. 여행에서의 감상들이 아닌 인생에서의 감상들이기 때문이다. 일기를 써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면, 미래의 어느날 나도 이런 책 한 권쯤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을 테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 베어타운 】2018-009 | 리뷰_책 2018 2018-08-03 19:56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579828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나는 책을 읽으면서(장르 불문) 참 감정이입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나의 현실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하긴 이런 일은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 대해(특히 사건, 사고) ‘나의 아이였다면..’ 이라는 대입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이 그랬다. 그래서 불편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루었고,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그들에게 찾아온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는 극적으로 전국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묵직한 꿈을 몇몇 청소년의 어깨에 싣는다. 온 마을을 짊어진 아이들 사이에서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된다. – Yes24 책소개

 

베어타운은 이제 저물어가는 소도시로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한채 막다른 길에 몰려있다. 그럼에도 이곳에도 부촌과 빈촌이 존재하고 그들의 삶도 여러가지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한가지 동일한 바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유망주인 케빈이 구단주의 딸 마야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되면서 좌절되고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각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참 애매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 때는 그것은 분명히 정의이다. 하지만 어떤 공공의 적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뭉쳐지면 그것은 하나의 광기가 되기도 하고 린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의 번영을 위해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십대소녀인 마야를 헤픈 아이로 결론짓고 그들을 해하려 하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인 마야의 상처보다는 마을을 구해낼 구세주로 보여지는 캐빈의 잘못을 덮어주고 변호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마을을 구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모두가 케빈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아맛의 용기있는 행동, 말 못할 고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용히 마야를 위해 행동하는 벤이, 적극적으로 마야를 옹호하는 친구, 그리고 그 주위의 또 다른 많은 사람들…. 평소엔 있는지는 몰랐던 사람들의 용기있는 모습에 마음이 벅차기도 했다. 결과가 모두에게 좋은 쪽으로 나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작가는 중간중간 복선을 보란듯이 던져주며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거의 흐름의 1/4에 이르러서야 소설의 처음부터 곧 있을 것 같던 하키경기가 시작되고 이쯤되면 경기를 하고 승리를 하는 것이 이야기의 결말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가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인데, 이런 여러 복선을 던져주면서 과연 누가 산탄총을 당겼고 누군가의 이마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주는 것이다. 아주 하찮은 이유만으로 원한을 살 수 있고, 한 순간의 감정으로 살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누구도 산탄총을 들 수도 있고 이마에 산탄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므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인간 대 인간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공공의 이익의 주요인물이라도 개인을 위해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이들에게도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들은 캐빈이 있는 팀이 우승을 해서 베어타운을 회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지만 일이 요원하게 되어 버렸고 그들에게는 그 희망의 상실과 좌절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야는 십대의 헤픈 계집아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록 마야가 내린 응징은 케빈에게 트라우마를 남기고 끝나기는 했지만 완벽한 결과란 있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가슴 답답함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여느 드라마틱한 소설들처럼 드라마틱한 기적을 바랬던 것 같다. 기적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돌아서고 아이들이 베어타운에 대한 자부심을 간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책의 말미에는 ‘1년 후 그들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한그런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최선을 다했어도 1위를 하는 기적은 없었던 것처럼 이들에게는 아직도 온전히 헤쳐나가야 할 길이 남아 있을 뿐이다.

중반 이후로는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뒷 얘기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들이 헤드팀으로 떠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떠났고 남은 넷이서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나갈지 정말 궁금하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던져준 10년 후의 떡밥은 정말 떡밥이다. 덥석 물고는 후속작이 언제 나올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어쩌면 나는 그 10년 후를 통해 정의가 있었다고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속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다른 책. 앵무새 죽이기가 떠오르는 거지?

 

P14 베어타운 그 무엇과도 닮지 않았다. 심지어 지도상의 모습조차 특이하다 (중략) 어느쪽이 됐건 이 도시는 점점 가망이 없어지고 있다. 무엇에서건 희망을 느껴본 건 먼 옛날의 이야기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그와 더불어 인구도 줄고, 매 계절마다 숲이 폐가를 한두 채씩 집어삼킨다. (중략) 이 도시에서 녹아내린 모든 사람이 후대로 전승됐고 후손들도 여전히 그 경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빙판과 판자로 된 펜스, 빨간 선과 파란 선, 스틱과 퍽, 퍽을 찾아서 코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젊은 선수들의 투지와 파워. 이 마을의 경제와 더불어 팀의 성적도 곤두박질쳤지만 관중석은 매년 주말마다 만원사례를 빚는다. 어쩌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만원사례를 빚는 건지도 모른다. 다른 팀의 성적이 올라가면 도시의 다른 부분들도 덩달아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P21 그래서 청소년팀의 준결승전이 중요해봐야 어느 정도겠냐고? 이 일대에서 최고의 청소년팀으로 등극하면 온 국민에게 이 도시의 존재를 다시 일깨울 수 잇다. 그러면 정부에서도 헤드가 아니라 여기에 하키 스쿨을 설립할 테고, 그러면 이 주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대도시가 아니라 베어타운으로 몰려들 것이다. 여기서 나고 자란 선수들로 이루어진 A팀이 또다시 1부 리그에 진입하면 대규모 후원사에서 관심을 보일 테고, 의회에서는 새로운 아이스링크와 넓은 도로는 물론, 어쩌면 오래전부터 얘기하던 컨퍼런스 센터와 쇼핑몰까지 건설할지 모른다. 그러면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서 주민들이 집을 팔기보다 깨끗하게 보수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꿀지 모른다. 그 시합이 중요한 이유는 이 도시의 경제가 결려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P54 “너희들 중에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지. 운이 좋아서 모든 걸 거저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아이스링크 밖으로 나서면 모두 똑같다는 걸 기억해라. 그리고 너희들이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항상 간절함이 운을 이긴다는 거

P348 “얘들아, 진실을 듣고 싶니? 사실 너희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다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상대 팀들도 협회도 전국의 코치들도 저 밖의 관중석에 앉아 있는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이것이 꿈이었다면 너희들에게는 이것이 목표였지.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 대신해주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경기, 이 순간은온전히 너희들의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지 남의 말을 듣지 말고 너희들이 정해라.

P373 다른 어떤 집에서는 다른 엄마와 아빠가 다른 식탁 앞에 앉아 있다. 그들이 십 년 전에 캐나다를 등지고 베어타운으로 이사한 이유는 그들이 아는 곳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나쁜 일은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곳이 간절하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긴 밤이 지나도록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은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 ‘우리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어

P377 그들은 정황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정황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들은 얼굴이 있는 가해자를 원했다. 죄책감의 무게로 허우적거릴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그들이 늪 속으로 끌려 들어가야 했다.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었다는 건 알지만 벌을 받을 사람이 없으면 하늘에 대고 악을 쓰는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분노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만한 수준이었다. 그들은 적을 원했다. 이제 적이 생겼다. 그런데 그들은 딸아이의 곁을 지켜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녀를 해친 사람을 추격하러 나서야 하는 건지. 그녀가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책임지고 적의 숨통을 끊어야 하는 건지, 그 둘이 같은 게 아닌 이상 알 수가 없다. 증오가 그 반대말보다 훨씬 더 쉽다. 부모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P415 하키단은 무엇일까? 프락이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라 그런지 몰라도 그가 생각하기에는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그들의 차별점이 아니라 공통점을 되새기게 하는 것이 하키단이다. 하키단은 그들이 다 같이 힘을 합치면 좀 더 위대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꿈을 구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문제가 복잡해도 해답은 단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성장하지 않는 마을은 어떻게 될까? 죽는다.

P433 “아니야 그렇지 않아! 절대 괜찮을 수 없어! 그 자식이 저지른 짓을 절대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돼나는 두렵다, 마야. 네 눈에 내가 그 자식을 죽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봐. 날이면 날마다 이십사 시간 내내 그 생각인데 그러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봐 너무 두렵다

P449 아맛이 그를 살아 있게 만든 이유였다. 가장 어둡고 가장 힘들었던 밤에 그에게 이렇게 얘기한 사람이 아맛이었다. “사크, 언젠가 네가 저 자식들보다 돈도 더 많이 벌고 영향력도 더 세지는 날이 올 거야. 그러면 너는 훌륭한 일을 할거야. 왜냐하면 힘이 없다는 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아니까. 그러니까 너는 능력이 되더라도 저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거야. 그러면 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겠지

P493 “정의라는 게 그런 거잖습니까. 사회에 법규가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고요. 페테르는 결승전 이후까지 기다릴 수 있었어요. 케빈이 저지른 행동은 하키나 우리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페테르는 스스로 처단하는 쪽을 택했어요. 덕분에 온 팀원과 온 구단이 피해를 입었죠. 온 마을도요

P494 “저는 자기 딸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팀과 우리 구단과 온 마을 앞에서 신 행세를 하는 페테르를 존경할 수 없습니다. 제가 뭐 하나만 여쭤볼께요. 과연 케빈이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가 있었다면, 상대가 자기 딸이 아니었다면, 그래도 페테르가 그 여햑생의 가족에게 결승전 당일에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했을까요?” 수네는 문설주에 머리를 기댄다 내가 역으로 묻겠네. 다비드. 경찰에 고발당한 아이가 케빈이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였다면? 할로 출신이었다면, 그래도 너는 지금과 똑 같은 생각을 할까?””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 곰탕 1,2 】2018-007,008 | 리뷰_책 2018 2018-08-03 16:55
http://blog.yes24.com/document/10579343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곰탕 1

김영탁 저
arte(아르테)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보통 SF 소설이라고 하면 그저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한 미래의 얘기를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적당히 가미된(?) 그런 SF도 있음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뭐 예를 들면 이 책 곰탕처럼 말이다. 제목만 봐서는 절대로 SF를 예상할 수 없음에도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의 제목이 주는 곰탕이 얼마나 적당한지 이해할 수 있다.

 

몇 번의 쓰나미 이후 2063년의 부산은 안전한 윗동네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랫동네로 나뉜다. 어릴 때 기억이라곤 고아원 생활이 전부이며, 자라서는 식당 주방 보조로 살아가고 있는 우환에게 큰 금액을 보장하는 제안이 들어온다. ‘곰탕 맛을 배워와라.’ 시간 여행 상품이 개발되었지만, 살아서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에, 죽을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환은 목숨을 건 생애 첫 여행을 감행한다. 돈이 욕심나서가 아니었다. “이렇게 사나, 그렇게 죽으나” 다를 게 없는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에서 우환은 타인들의 현재에 도달하게 된다. 우환의 도착 이후 2019년의 부산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Yes24 책소개>

 

이 소설은 읽기 쉽게 되어 있고, 구성도 편하고, 책 두께와 크기도 만만하지만 결코 쉽게 읽을 책은 아니다. 잉여인간인듯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이 우연찮은 기회를 통해 과거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태어나기 전 자신의 부모와 할아버지를 보면서 잠시 행복을 느끼지만 자신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다. 게다가 미래에서 온 나이든 아들의 철부지 같은 생각과 심술이 귀여우면서도 애틋하고 그의 생각과 마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게 또 그렇게 가슴이 아프다. 때문에 그럼 그럴 수 있지. 너는 그래도 돼. 너는 자격 있어이렇게 계속 응원 아닌 응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에 이렇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가 바뀌고 그로 인해 미래도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과연 질서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뭐 내가 생각할 때는 다차원이 존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도 되는데 먼 듯, 멀지 않은 듯한 미래는 내게는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사람에겐 컵라면 하나가, 어떤 사람에겐 예전의 곰탕맛이 사무치도록 그리울 수 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그러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그렇게 대가를 받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사람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은 현재의 이 가능성 있는 세계를 버리고 미래의 그 암울한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자신이 있던 미래야말로 과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처음엔 오로지 소설의 비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읽었었다. 그러다가 이우환의 그리움과 애증과 이순희의 현실에 마음이 아팠고, 이제 우환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나 하면서 마음을 조금은 놓았었다. “그래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지…” 때문에 아직 남아 있는 다른 한 권의 책이 불길함을 주었지만 1권의 마지막에 희망에 차오르는 우환을 보면서 그래 너도 한 번 제대로 살아봐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권을 통해 모든 이야기의 흐름을 다 알게 되었고, 많은 감정을 받아 들이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져들어서 읽었던 것 같다. 숨은 얘기는 모두 2권에 있었다.

결국은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어떻게 살아남았는가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어떻게 계속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였고, 살고 싶은 모습이 있었지만 결국은 살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도 있었다. 살고 있던 미래에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기에 돌아갈 이유가 없는 박종대.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서 제대로 살기 위해 머리를 써야 했던 박종대. 그리고 그와 같은 이유로, 혹은 자신이 왔던 미래가 암울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위기가 오면서는 불쌍해지면 안되는데슬퍼지면 안되는데를 마음속에서 연호하며 읽었다. 가진게 없어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충만이라는 감정을, 서로 보듬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이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우환이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랬는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작가를 잘 모르지만 나의 기쁨과 안도에 협조할 것 같지 않은 불안감도 들었다. 하긴 우리가 언제 봤다고 서로 협조를 논하겠는가?

미래에서 온 이우환과 그런 이우환을 미래로 다시 돌려보내야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김화영. 사건에 휘말리는 이순희와 그의 여자친구 강희. 곰탕집을 하고 이우환에게 곰탕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이순희의 아버지. 레이저 건에 의한 살인사건과 순간이동을 파헤치는 형사들. 그리고 사건에 다가갈수록 알게 되는 알 수 없는 얘기들이우환이 이우환일 수밖에 없었던 이 상황들. 웃프다고도 절대 말할 수 없는 이 상황들.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무슨 이런 우연이 다 있냐. ‘역시 소설은 소설이네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이우환이 과거로 돌아와 한 행동들로 인해서 여러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우환이 왜 그 식당에 있게 되었고, 또 과거의 부산으로 돌아왔으며, 왜 다시 미래의 부산으로 돌아갔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이 소설에서 좀 아쉽다 싶은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것 소설이니까 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박종대는 자신의 현재 어린 시절을 보고 싶지 않았을까?;, ‘얼굴만 바꾼다고 죽은 사람이 될까? 키는? 체구는? 말투와 목소리는?’, ‘과학자들이 순간이동을 하는 이순희를 그냥 두었을까?’, ‘탁성진이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화영에게 총과 금괴를 넘긴 것은 박종대?’

어쩌면 너무 허무맹랑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야기의 구성이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간다. 46층 건물을 무너뜨리고 정보를 삭제해버리는 부분에서는 히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레이저 건, 순간 이동 등. 하지만 분명 재미가 있기는 하다. 미국드라마에서도 보면 이런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온다. 닥터 스트레인저나, 히어로즈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벤져스에서도 보면 순간이동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오기도 하니까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배경으로 익숙한 것은 아니니까.

 

결국은 울어버렸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울어버렸다. 작가는 짧은 문장과 간결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결국 감정은 다 전달받아 버렸다. 그래서 울었다. 그들의 인생이 아프고 슬퍼서 울었다. 스터디 카페에서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펑펑 솟는 눈물 때문에 애를 먹었다. 사람들 몰래 눈물을 닦느라고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짧은 부분으로 사람의 감정이 이렇게도 흔들린다니 정말 불편한 일이다.

작가가 왜 이 글을 쓰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알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미래적이고 슬퍼서 당황스럽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앞뒤가 잘 맞물려 그에 따른 불편함은 없으니 신기하고, 작가가 정말 글을 잘 쓰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17 우환은 그냥, 죽는 게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더 정확히는 사는 게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처음부터 어른이었다. 처음부터 형편없고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언제 죽어도 그만이었다. “이렇게 사나, 그렇게 죽으나.”

P112 어쩌면 우환도 한 번쯤은 부모를 만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린 시절에 한 번쯤은 우환도 아이들을 찾아오는, 혹은 데리고 가는 어른들 중에, 저런 사람들이 부모였으면 좋겠다. 바라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애들은 아니었다. 넓지도 않은 길거리에서 길지도 않은 다리 하나로 힘들게 지탱하며, 금방 출발할 것도 아닌데 왜 시동은 끄지 않아서 탕탕부르르르탕 온 동네를 시끄럽게 만들며, 저 빨갛게 뱅글뱅글뱅뱅 돌아가는 불빛은 왜 필요한지, 도대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망할 어린 남녀가 부모일 수는 없었다. 아니, 부모와 같은 이름을 쓰는 것조차 용납이 안됐다. 너희들은 동명이인이고 뭐고, 누구 부모고 뭐고, 그냥 오늘 나랑 죽자는 심정이 되었다. 우환은 괜히 억울했다..

P207 멀미가 났다. 어지러웠다. 몰려오는 바람과 풍경들이 벅찼다. 하지만 눈을 감지 않았다. 눈을 뜨고 울었다. 슬프지 않았지만 눈물이 자꾸 났다. 바람이 사람을 울린다는 걸 우환은 마흔이 넘고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 알았다. 바람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우환은 강희 뒷자리가 금방 익숙해졌다. 오토바이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편안했다. 우환은 순희 뒤에 탄 강희 뒤에서 편안했다. 셋이 부산의 밤을 달렸다. 달릴수록 달릴 곳을 내주는 도시였다.

P302 우환은 달렸다. 바다를 벗어나면서부터 계속 달렸다. 온통 젖은 몸으로 달렸다. 그러다 웃었다. 우환은 살아있는 게 좋아서 웃었다. 우환은 여기서 살 생각에 웃었다. 살아 있는 게,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다. 새 인생이라도 얻은 듯 좋았다. 감사했다. 즐거웠다. 미친 사람 같다. 우환은 웃으며 달리고 있다. 한달음에 부산곰탕까지 가려고.

P8 우환은 파도에 쓸려와 해변에 버려진 죽은 몸뚱이들을 봤다. 우환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을 봤다. 열둘이었다. 우환은 미처, 그들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배에서 나와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어떻게든 문을 열고 나와야 했다. 우환이 그 문을 연 순간 배는 가라앉기 시작한 거다. 하지만, 다른 시간으로 가기 위해 내려가던 그 배야말로 우환에게는 침몰 중인 것이었다. 그래서 문을 열었던 거다. 살기 위해. 바로 이곳에서 살기 위해 문을 열었던 것이다. 어쩌면, 아주 짧은 순간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환은 그 문을 열었다. 그럼에도 우환은 이곳에서 살고 싶었다.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P197 우환은 욕심 낸 모든 것들에 대해서 후회했다. 가족이 떠올랐다. 순희와 강희, 그리고 자신, 그렇게 가족이 될 셋을 생각했다. 하지만 순희와 강희와 종인, 그 셋은 이미 가족이었다. 우환은 한 번도 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다. 가져보지 못한 것이어서 그렇게 바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아도 절로 주어지는 유일한 것이 가족인지도 몰랐다.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만, 선택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절로 주어지지 않으면 달리 수가 없었다.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우환은 김화영이 왜 자신을 죽이려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욕심을 냈기 때문이었다. 그 욕심이 열두 명을 죽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 중에 김화영이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더욱이 그 소년은 우환을 죽일 만하였다. 우환이 아닌 누구라도 그런 선택을 한다면, 죽을 만하였다. 우환은 죽을 만하였다

P255 마지막으로 남자는 신원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리고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는 2009 3 23일생입니다. 저는 미래에서 왔습니다

P337 “우환으로 하죠순희는 한참 만에 답했다. 순희와 강희가 가장 즐거웠던 여름, 둘이 함께 좋아했던 유일한 이름이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 오후 네시 】2018-006 | 리뷰_책 2018 2018-06-14 14:0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448896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오후 네시

아멜리 노통브 저/김남주 역
열린책들 | 2017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만약에 자신의 편안한 일상이 방해받는다면, 그것도 지속적으로 방해받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마다의 방식이 있겠지만 예의를 지키며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은 또 아니다. 여기 평온한 일상을 위협받는 은퇴한 두 노인이 있다.

 

은퇴한 에밀과 쥘리에트는 평생 시골 마을에서 라틴어를 가르치며 살다가 이제는 은퇴하여 꿈꾸던 숲속에서 살게 된다. 어느 날 이웃집 남자 팔라메르의 방문을 받은 두 사람은, 그가 의사라는 사실에 더없이 반가워하지만 이내 계속되는 오후 네 시의 방문과 들어와서 하는 것이라고는 짤막한 답변과 커피 한 잔 이라는 사실을 고문처럼 느끼게 된다. 두 사람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 시간에 문을 열어주지 않기도 하고, 외출을 하기도 하고, 아내의 몸이 불편한 것을 핑계로 대기도 하지만 이웃집 남자 팔라메르는 개의치 않는다. 결국 두 사람은 이웃집 남자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며 협박을 하게 되고 정말 다음날부터 이웃집 남자는 방문하지 않는다. 그런데 에밀은 되려 그날부터 평온한 듯하면서도 불편한 상황에 빠져들고 만다.

 

이 소설은 시골마을에서 평생 라틴어를 가르치다가 은퇴한 노인을 통해 자신의 평온한 일상이 위협을 받았을 때 어떻게 본성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평생 시골 학교에서 라틴어와 역사를 가르쳤던 이 남자는 항상 점잖음을 유지한 채로 사람을 대했었고 성실함과 예의바름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웃집 남자의 방문 이후로 자신이 유지하던 평온하고 조용한 사람은 자신과 점점 멀어지게 되고, 어느 날 제자가 방문하여 세상과 타협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실망한 것을 알고는 자신이 유지하던 점잖음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때문에 그는 옆집 남자에게 소리를 질러 보기도 지르지만 그것은 또 다른 마음 속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일이 되어 버렸다. 처음엔 해방감을 느끼던 에밀은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어느 날 이웃집에서 나는 소란한 소리에 밖에 나갔다가 팔라메르의 자살시도를 목격한다. 그냥 내버려둘까 잠시 갈등하지만 결국엔 그를 살려내고, 아내 쥘리에트와 함께 팔라메르의 아내 베르나데트를 돕고 외출도 시키는 등 나름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욱 더 완고해져버린 팔라메르 뿐이다. 에밀은 생각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팔라메르가 원하는 것을 이뤄주기로 한다.

 

인간의 본성은 어디까지 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싫어도 싫다고 직접적으로말하지 않는 경우는 정말 많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고 항상 예의를 지켜야 하고 또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배워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정말 참을 수 없는 지경일 때 사람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 우발적 살인이나 사고도 알고 보면 그 순간에 해서 생기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소설이므로 현실과는 조금 벗어난 상황이지만 사람은 자신의 일상이나 안위가 위협을 받았을 때 어디까지 나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나쁜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에밀의 행동은 분명 죄임에는 틀림없지만, 팔라메르가 진심으로 원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

작가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과연 올바른 행동이었느냐 아니었느냐로 판단한다면 에밀은 죄인이지만, 예전에는 범죄였던 것도 시대가 달라지면서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지 않는가. 물론 현재로써 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이른 감도 있지만 인간의 존엄성이 생명유지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보니 나는 팔라메르의 소원을 들어준 에밀에게 한 표를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홀로 남은 베르나데트는 에밀과 쥘리에트가 돌보기로 했으므로 이런 이유에 덧붙여에밀도 그 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매 상황에 대한 에밀의 판단과 결론이 나타나 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고 자기행동을 합리화시킨다. 하지만 자신을 따르던 제자가 방문하고 자신의 유약함을 그 제자가 목격하는 순간 단순히 합리화만으로는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게 되었다. 때문에 결단을 내리고 방문을 거부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그 이후로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버렸다. 에밀이 잘못했느냐 아니냐만 생각한다면 나는 에밀이 잘못했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말 나의 불편함은 나라는 인간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한 가지가 궁금하다. 자신의 한계를 넘는 상황을 맞아본 적 있느냐고? 그래서 어떻게 행동했느냐고….

 

나는 팔라메르의 행동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가 삶을 살아내는 방식이 올바른 것은 아니었고, 분명히 다른 사람의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보여지므로 그를 응원할 수는 없지만, 방에 시계들을 두고 시간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생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에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왜 상황은 그렇게밖에 갈 수 없었을까? 이 소설, 불편하다.

 

P13 그곳에서 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잇는 모브 마을에서 우리는 필요한 것들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 시냇물 건너편에는 우리 집과 똑 같은 모양의 집이 한 채 있었다. 집주인의 말에 따르면 그 집에는 의사가 살고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망설임의 여지가 남아 있었다 해도, 그 말로 그런 갈등을 말끔히 씻을 수 있었으리라. 쥘리에트와 나는 속세를 벗어날 테지만 우리의 안식처에서 3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의사가 있게 되는 셈이 아닌가! 우리는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 한 시간도 채 못되어 그 집은 우리 집이 되었다. 집세도 비싸지 않았고, 손봐야 할 데도 없었다. 그 일에는 행운이 분명 함께하는 것 같았다.

P84 나는 매혹되었다. 나는 그럴 수 있는 그가 부러웠다. 그는 거북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거북한 것은 오히려 우리가 아니었던가! 말도 아 되는 일이 아닌가! 그런 일에 놀라다니 내 잘못이었다. 뻔뻔스러운 인간이 그런 태도를 부끄러워한다면, 뻔뻔스러운 행동을 그만둘 터였다. 나는 예의없는 인간이 된다는 것이 멋진 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잇는 나 자신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나 좋은가. 자신에게는 온갖 결례를 허용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히려 결례를 저지른 것 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하다니!

P85 내 상상력의 결실이 겨우 이 정도였던가? 이웃집 남자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스쳐 간 것 같았다. 그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째서 그렇게 스스로를 들볶아 대는 거요? 당신은 모를 테지만, 이긴 사람은 나요. 내가 매일같이 두 시간 동안을 당신 거실에 앉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소? 당신의 언변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그 명백한 증거 앞에서는 할 말이 없을 거요. 난 당신 집에 와서 당신을 귀찮게 하고 있으니 말이오> 6시가 되자 그는 돌아갔다.

P122 “물론 그녀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알지. 하지만 당신이 보았다시피 그 어떤 대화도 불가능해. 모든 게 설명되는군. 베르나르댕 씨가 이런 외진 곳에 정착한 것은 자기 아내를 사람 눈에 띄게 하지 않기 위해서야. 그가 그렇게 거친 인간이 된 것은 그 여자와 함께 살아야 했기 때문이지. 다른 인간관계없이 그 여자하고만 말야. 그리고 그가 매일 우리 집에 와서 두 시간만 머무는 것은 그의 내면에 남아 있는 인간적인 면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야. 우리는 절망에 빠진 그에게 있어서 마지막 지푸라기 같은 존재야. 우리가 없다면 그는 자기 아내처럼 애벌레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말거야

P132 사전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가스는 팽창, 탄력, 압축, 억압의 특성을 갖고 있다> 바로 악의 특성이 아닌가. 베르나르댕 씨는 악이 아니라, 불길한 가스가 깃들어 잇는 거대한 공허였다.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러 시간을 앉아 있었으므로 나는 처음에 그를 비활동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나를 파괴하고 있었던 것이다.

P140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침대 속에서 몸을 뒤척였다. 안타깝고 어이없게도, 약한 자들은 그런 데서 의미를 찾으므로써 위안을 삼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물론 나 이전에 그 사실을 깨달은 철학자들은 많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지혜란 아무 쓸모도 없었다. 태풍이 닥칠 때, 그러니까 전쟁이나 불의나 사랑이나 병이나 이웃집 남자가 닥쳐올 때 인간은 언제나 혼자다. 막 이 세상에 태어난 고아일뿐.

P154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 실수가 특이한 것이라고 해서 경멸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비겁하기 짝이 없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했다. 스스로의 궁극적인 행복과 존엄을 저버리지 않았던가. 속된 말로 하자면 남이 나를 조롱하는 것을 허용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아무 근거없이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해 들먹였던 관습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P162 다음 날 오후 4시 우리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다음다음 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3 59분이 되면 내게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온갖 증상이 나타나곤 했다. 숨쉬기가 힘들고 식은땀이 났다. 영락없는 파블로프의 개가 아닌가. 4시 정각이 되면 나는 너무나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정신이 혼미해지곤 했다. 4 1분이 되자 승리감에 찬 전율이 내 온몸을 관통하곤 했다. 기쁨으로 펄쩍펄쩍 뛰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억제해야 할 정도였다.

P214 나는 그가 시계에 집착하는 이유를 퍼뜩 깨달았다. 삶을 사랑하는 이들과는 반대로 필라메드는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축복했다. 자신이 갇혀 있는 우리 속에서 유일한 빛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죽음이었다. 따라서 그의 집 안에 있는 스물다섯 개의 시계는 느릿하고 확실한 리듬에 따라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죽고 나면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부재에 입회하지 않아도 되리라. 육체가 없으니 그 안에 담길 공허도 없으리라. 삶 대신에 무가 되리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 달의 영휴 】2018-005 | 리뷰_책 2018 2018-05-01 16:44
http://blog.yes24.com/document/10342646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달의 영휴

사토 쇼고 저/서혜영 역
해냄 | 2017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솔직히 책의 중간까지는 어떤 점에서 나오키 상을 수상했는지 포인트를 잡을 수가 없었다. 전반까지의 내 느낌은 통상적인 제3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그저 불륜관계의 유부녀와 대학생일 뿐이었고 한 사람이 죽어서 환생을 했구나하는 점에서 과연 그렇게까지 애틋한 사랑이었나?’ 하는 것과 스토커에 가까운 짓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은 책의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뭐랄까나는 제목이 주는 영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었다. 아무래도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었기에 그랬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유영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었다. 소설 어디에도 유영이라는 말은 없지만 내 느낌엔 물속에서 흐름에 따라 느리게 흔들리는 느낌이랄까? 멀리 햇빛이 물속으로 희부옇게 비추고 그 아래 죽음에 이른 한 여자의 유영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몽환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선명하지만 물속에서 조용하고 천천히 흐르는 느낌?

언뜻 들으면 서양이름 같은 루리’ (아마도 루미네이트라는 조금은 익숙한 단어를 떠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도 일본식 이름처럼 다가오지 않는 루리라는 이름. 하지만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놓고 보자면 가슴이 아픈 일이다.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닌, 때 이른 죽음을 통해 이어지는 이름과 기억이라니

 


오사나이는 이런저런 어려움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 취직, 결혼, 승진을 하고 루리라는 딸을 낳았다. 그런데 루리가 7살이 되어 2주간의 열병을 앓은 후 갑자기 상황이 달라진다. 곰인형에게 아키라라는 이름을 붙이고 옛날 노래를 흥얼거리고 명품을 알아보기도 하는 등 아내 고즈에를 걱정의 늪 속으로 들인다.

P36 “오늘 당신이 없을 때 딱 한 번 그런 눈빛으로 나를 봤어. 소름 돋을 정도로 어른스러운 눈빛이었어. 아키라 군은 어디서 왔니, 하고 물어봤는데, 그랬더니 루리가 내 쪽을 돌아보고 아무 말도 안하고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거야. 안색을 살피는 눈으로.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눈으로. 이 사람한테 어떻게 얘기해야 좋을까? 하는. 나쁘게 말하면 생판 처음 본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역시 표현이 잘 안돼. 하지만 지금까지와 다른 건 분명해

언젠가 아키라라는 남자에게 딸이 가버리지않을까하는 아내의 걱정을 오사나이는 대수롭지않게 여기고, 루리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 방학식을 마친 후 귀가하지 않는다. 전철역을 수소문해 다카다노바바에 있음을 알고 찾아가 데려오는데, 오사나이는 이번이 루리의 세 번째 가출이었음을 그때 알게 된다. 루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가출하지않기로 하고 약속을 지켰지만 약속했던 고교졸업반때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중에 둘 다 교통사고로 즉사한다. 장례를 치르고 15년이라는 시간이지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오사나이는 기요미와 그녀의 딸 미즈키와 가까운 사이다. 어느날 아내 고즈헤의 친구의 동생인 미스미가 찾아와 둘(아내 고즈에와 딸 루리)이 도쿄에 있는 자신을 찾아오다 사고가 난 것이라 말하고 이때부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하지만 실제 이 이야기의 시작은 대학생 청년 미스미 아키히코와 27세의 마사키 루리로부터 시작한다.

미스미는 대학시절 여름방학 중 다카다노바바의 비디오테잎 대여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 연상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 미스미는 한 눈에 그녀에게 반하게 되고 비에 젖은 그녀에게 수건 대신 티셔츠를 건네고 그 이후 미스미는 그녀를 우연히라도 만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서성인다. 영화관에서 우연을 가장한 마주침 후 둘은 만남을 시작하게 되고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P134 집에서 가져온 누나가 물려준고지엔2판은 책꽂이 가장 아래 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루리라는 항을 찾아 손가락을 짚으며 내려가니 瑠璃(유리) 라는 항목이 나왔다.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속담도 나왔다. 시시한 것들 속에 섞여 있어도 뛰어난 것은 빛을 비추면 빛나서 바로 알 수 있다는 뜻이다.

P181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니까. 어디에 섞여 있어도 나는 그 사람이 루리 씨라는 걸. 루리씨의 환생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요” (중략) “하지만 난 몇 번 죽어도 다시 태어날 거야. 아키히코 군이 비칠비칠 할아버지가 돼도, 젊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서 아키히코 군이 비칠비칠 할아버지가 돼도 젊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서 아키히코 군 앞에 나타나서 유혹할 거야” (중략) 하지만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난 달처럼 죽는 쪽을 택할 거야” “달이 차고 기울 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그래서 아키히코 군 앞에 계속 나타나는 거야

하지만 마사키 루리는 어느 날 전동차에 치여 죽게 되고, 이로써 달의 영휴가 시작되게 되었다.

 


이 소설에는 4명의 루리가 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꿈에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루리로 해달라고 하고, 모두 7세가 되면 열병에 시달리고, 그 이후 마사키 루리의 기억이 전이되어 버린다. 어쨌거나 어떤 루리이든지 목적은 하나이고 그것은 바로 미스미를 만나는 것. 하지만 루리의 삶이 여러 번 되풀이 되어도 다른 사람들은 나이를 먹게 되었고 그녀가 찾던 미스미도 어느새 중년의 남성이 되어 있었다.

결국은 환생에 대한 이야기였다. 7살이라는 나이는 자각의 시각이다. 전생의 루리가 현생을 자각하는 시점인 것이다. 만약 4번째 루리도 만나지 못했다면 계속 루리는 이어질 것이고 살아있는 미스미는 몇 세까지 나이를 먹어서 만날 수 있을까? 4번째 루리에서 결국 그들은 만났고 루리는 미스미로부터 가슴 떨리는 고백을 듣게 된다.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먼 길을 돌아 만남에 이르러서일지도 모르겠다. 굳이 비관적으로 보자면 이제 와서 만난 게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제라도 만나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다.

P396 결국 준비한 말을 하나도 할 수 없었다. 숨 막힐 것 같아 목이 메어 말을 잃은 소녀를 향해 그는 웃는 얼굴로 끄덕여 보였다. 그 웃는 얼굴이면 됐어. 아무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니까. 라고 격려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루리 씨, 라고 조용히 부르는 목소리가 소녀의 귀에 들렸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하고 그는 말했다.

 

P366 “오사나이 씨! 좋은 거 가르쳐 줄까요?” 소녀의 목소리가 등에 걸린다. “환생은 나 하나뿐이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다시 태어나도 아키히코 군과 만나고 싶다’. 그렇게 바라서 내가 이렇게 된 거라면, 사랑의 깊이가 조건이라면, 그 밖에도 다시 태어날 자격이 있는 사람은 많이 있어요. 오사나이 씨의 부인도 사랑의 깊이에서는 전혀 지지 않으니까 자격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4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