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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체에 마음이 힐링되는 도서.. 
그림이 메리 포핀스의 이미지와 정말 ..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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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살인자에게 - 김선미 ★★★☆☆ | 한국문학 2020-04-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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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자에게

김선미 저
연담L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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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실패와 빚독촉에 시달리던 재만은 가족 살해 후 자살을 결심한다. 매스컴에서 '동반자살'이라는 이름의 비극으로 종종 보도되는.

아내는 죽었지만 큰아들 진혁의 예기치 못한 저항에 진혁을 놓치고 그 틈을 타 둘째 아들 진웅은 침대 밑에 숨는다. 그때 진웅의 눈에 비친 처참한 엄마의 모습... 재만은 죽은 아내 곁에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감옥에 가게 된다.

 

그렇게 남겨진 형제는 친할머니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마을 호수에서 한 소녀가 목숨을 잃자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명을 쓰게 된 진혁은 쫓기듯 마을을 떠나게 된다.

 

10년 후 유등축제가 한창인 어느 날, 감옥에서 출소한 아버지가 돌아왔다. 할머니의 부탁으로 다시 마을로 오게 된 형 진혁까지 죽은 엄마를 제외한 한 가족이 모였지만 모든 것이 어색하고 껄끄럽기만 하다.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유등축제 분위기와는 달리 진웅의 가족은 위태롭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돌아온 날 또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어딘가 이상한 형의 행동, 이미 전적이 있는 아버지까지. 진웅은 아버지와 형을 의심하는데... 이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이며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반전에 비애적인 부성애와 씁쓸한 결말까지. 그리 유쾌하게 읽지 못한 소설 '살인자에게'. 이는 엄연한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동반자살'이라는 너무나 이상한 이름으로 표현되어 삶을 마감한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다가 쓰게 된 작품이라 한다. 가장으로서 느꼈을 책임감과 중압감에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버지라는 한 개인의 삶은 분명 서글프고, 아프다. 그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불완전한 사회 시스템 또한 책임 없다 하지 못할 것이나, 어떤 부모도 자식의 생명과 기회를 박탈할 권리는 없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우한폐렴 (코로나19)으로 인해 실직한 영국의 한 가장이 자신의 아내와 어린 두 딸을 총살 후 자신 또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책이 생각났다. 너무나 해맑고 예뻤던 어린 두 딸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아버지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과연 아내와 두 딸은 이 죽음에 동의했을까? 아버지인 그 자신이 사회로부터 지원받지 못했기 때문에 남겨질 내 가족들 또한 그런 운명을 맞이할 것이란 생각에 죽음을 선택했겠지만, 이는 비극이기 전에 오만이고 분명한 범죄다.

 

동반자살이 아니다. 동반자살이라는 말은 모든 가족이 동의해서 함께 죽음을 택했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죽음에 동의한 적이 없다. 그건 엄마도, 형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대항할 힘도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가 정한 목적에 의해 강제로 희생당한 것이다. 그렇기에 동반자살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19p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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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 이경 장편소설 | 한국문학 2019-11-1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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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원을 말해줘

이경 저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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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허물을 벗고 싶다.
엄마가 버린 허물 같은 아이,
버림 받아도 좋다는 표식 같은 이 허물을
벗어버리고 싶다.
-26page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방역 버스에 올랐다.
죽은 사람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고, 자신은
그렇게까지 운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랐다.
-33page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72page

공포는 밖에서 창을 세차게 흔들었지만
사람들은 조용히 뒷문을 열어 소망을
맞아들였다.
-192page

허물은 사람마다 다른 결을 지녔다.
허물이 생긴 시점과 피부색, 영양상태와
처한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허물은 삶의 결을 지녔다.
-220page

온몸에 뱀처럼 허물이 생기는, 급기야 허물에 질식해 죽을 수도 있는,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이 격리되어
살고 있는 D구역.

도시의 방역센터는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고, T-프로틴이라는 신단백질을 공급한다.

때론 방역센터 치료실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도시전설에 따르면 '롱롱'이라는 거대한 뱀이 나타나 허물을 벗으면 모든 사람들이 허물을 벗고

다시 허물을 입지 않게 된다 했다.

 

파충류 사육사인 그녀는 방역센터에서 알게 된 후리와 김과 함께 궁에 서식하고 있던 거대한 뱀을 궁 밖으로 데리고 나와 김의 가게에서 사육하게 된다. 뱀이 허물을 벗고, 자신들 역시 허물이 벗어지길 바라며.

어느덧, 김의 가게는 D구역 사람들 뿐만 아니라 허물을 입은 자라면 누구나 찾아 오게 되는 성지가 된다. 전설 속, 신화 속 거대 뱀이'롱롱'이길 바라며 자신들의 소원인 허물을 벗을 날이 속히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뱀에게 집중되자 방역센터와 그곳의 연구자인 공박사는 압력을 가해오고

그 와중에 알게 된, 엄청난 비밀과 음모.

척과 그녀를 위시한 사람들은 이에 대적하기위해 시위대를 규합하는데...
방역센터와 공박사에 맞서 그들은, D구역 사람들은,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소원을 말해줘> 속 등장인물들에겐 구체적인 이름이 없다.

그녀 혹은 누나, 키가 커서 후리, 김씨, 뾰족 수염, 은근짜,척 등으로 불리 울 뿐이다.

이름이 없다는 건 존재론적 의미가 부정되는 것으로 실상 그들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허물'뿐이다.
도시 시스템 자체도 허물을 입고, 허물을 벗기는 것을 동력 삼아 돌아간다.

때문에 도시전설 속 롱롱의 존재는 단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닌 허물 뿐인 사람들에게 실체적인,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하나의 커다란 상징이자 희망이다.

이무기가 허물을 벗고 그 고고한 자태를 태양 아래 빛내며 하늘로 승천하는 것처럼,
허물을 입은 자들이 허물을 벗을 때,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임을 믿는다.

아니 바라본다.

#소원을말해줘
#다산책방
#다산북스
#이경장편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책읽는육아맘
#bookstar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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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 한국문학 2019-10-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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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저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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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고복희를 괴팍한 여자라고 정의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단지 고복희는 '정확한' 루틴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15page

원더랜드 사장님은 정이 없다. 한국인에게 정은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건 사람이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타인이 그저 타인으로 대하지 않는 것,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것. 안대용은 그렇게 배웠다. 못 먹고 살아도 정없이는 살지 마라.
-79page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캐릭터다. 생긴 것부터 만화 같다. 똑 떨이지는 단발에 눈썹이 진하다. 입가의 주름은 붓펜으로 뚝딱 그려놓은 것 같다. 성격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제껏 경험한 어른들 중 제일 이상하다.
-87page

원더랜드는 좋은 곳이다. 장담할 수 있다. 왜 손님이 없는지 의아할 정도다. 린은 원더랜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했던 저번 직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반죽을 주물거리며 조금씩 형체를 만들어가는 느낌.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해줬을 때 느끼는 뿌듯함. 조금 이상하지만 배울 점 많은 사장님까지.
-101page

자신만의 원칙과 규칙을 준수하며 삶을 살아가는 여자 고복희. 혹자는 그런 그녀를 이상하다, 정 없다, 이기적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니까. 자신에게 떳떳하면 그걸로 족하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원더랜드라는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고복희. 하지만 손님은 계속 줄어 호텔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 고복희, 그녀 자신의 다소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가 한 몫 했달까?

원더랜드의 유일한 종업원이자 현지인인 린은 강구책 마련을 위해 호텔에서 한 달 동안 머물수 있는 이벤트를 제안한다. 설마 그런 것에 응할 멍청한 인간이 있을까? 고복희는 생각한다.

박지우. 원더랜드에 한 달간 머물기 위해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었다. 생기발랄 20대의 박지우는 원더랜드 이곳저곳, 심지어 고복희 마음 속까지 들쑤시고 다닌다. 자신이 정한 규칙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편하지만 어쩐지 싫진 않다.

만복회 회장 김인석. 하루가 멀다하고 원더랜드를 찾아 와 고복희의 심기를 건드린다. (물론 응수하진 않는다. 감정낭비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호텔을 처분하란다. 이건 무슨 안하무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원더랜드에, 아니 고복희 인생에 어쩌면 두 번째 위기되시겠다. 첫 번째는 남편 장영수가 세상을 떠난 일이다. 그렇다. '로보트'라는 별명이 있는 그녀에게도 낭만은 있었다.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성가신 남자는 매일같이 찾아와 조금씩 그녀의 벽을 허물었다. 어떤 날은 달콤하게, 어떤 날은 아프게. (...) 그는 등 뒤로 어떤 세상을 데려왔다. 생전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고복희는 세계와 마주했다.

 

남편 장영수는 여러모로 고복희 자신과 많은 것이 달랐다. 타인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았고, 투쟁할 줄 알았으며 그로 인해 자신마저 태워버린 남자였다. 그는 디스코를 참 좋아했다. 누가 뭐라든 연애시절 매일 같이 클럽에서 디스코를 추었을 때도 고복희는 그저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어떤 날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추었던 춤이 유일하다면 유일할까. 이제 함께 춤을 출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녀 안의 꿈틀거리는 무언가는 손끝에서 발끝으로 피어오를 것이다. 원칙을 무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원더랜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복희와 원더랜드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화해와 성장을 통해 또다시 자신들만의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때론 뭉클하게, 때론 웃프게 스며드는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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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만월지 - 김안연 ★★☆☆☆ | 한국문학 2019-04-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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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월지

김안연 저
지식과감성#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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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책표지에 이끌렸다. 책도 꽤 두꺼운 편이라 뭔가 오랜만에 고전적 느낌의 판타지 소설에 빠져들 수 있겠구나란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만월지(滿月地)란, 보름달이 뜨는 매월 15일, 30일에 모습을 드러내는 연못이라해서 만월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책 속의 시대적 배경도 참 독특한데, 일단 22세기라는 시대적 설정에 신분사회가 존재한다. IT 가속화가 매일 진행되는 도시 태상과 피지배층들이 모여사는 천하로 나뉜다 태상은 또 왕남, 왕서, 왕동 세 곳으로 나뉘는데, 왕남은 양반, 왕서는 중인, 왕동은 상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만월지는 바로 이 두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만월지의 역할은 (지금도 비슷한 풍습이 있다) 이 연못 속에 각 신분계층에 맡게 태상지역은 금화를 던지고, 천하지역은 구슬, 조개껍질, 조약돌 등을 던져서 자신이 원하는 소원, 즉 염원을 빌면 이뤄주는 곳이다. 단,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영향력 있는 염원 3가지를 선택해서 들어주는데 그 선택을 하는 사람 역시 각 지역마다 둘씩 존재한다. 태상지원은 만월왕자, 천하지역은 천월왕자가 관장한다.

?

천민출신이지만 태상지역의 여느 과학자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과학자 벡터, 그리고 그의 연인 등불시인 매화가 소설 속 주축이 되어 등장한다. 매화는 태상지역의 양반출신이지만 가난한 양반이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금화를 가져 본 적도 없고 때문에 만월지에 염원을 빌어본 적도 없다. 소설은 SF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의 경계선상에 있다 하지만, 솔직히 SF를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판타지적 요소로 치자면 작가의 상상력엔 어느 정도 표를 주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소설을 읽는 내내 조금 당혹스럽고 심지어 괴롭기까지 했다. 여태껏 책을 읽으면서 처음 겪어본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인 경험이었달까?


무엇보다 소설 속에 의성어, 의태어, 감탄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 각 캐릭터들의 멋진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성어, 의태어, 감탄사들의 잦은 등장은 책을 읽는 매 순간 흐름을 끊기게 하고, 캐릭터들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뭔가 굉장히 작위적인 오버액션 연극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의 경우 책을 읽으면 책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에 굉장히 깊게 빠지는 편인데, (그래서 좀 힘들 때도 있다. ㅠ) 만월지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엔 쉬이 닿을 수가 없었다. 그냥 헛웃음만 나왔달까. 일례로 벡터와 매화가 연인으로 등장하는데, 모종의 이유로 벡터가 매화에게 화를 내고, 매화를 버리고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뭔가 애절하고 슬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네 본연이라 했다!!!!! 본연의!!! 양반의!!! 너의 사랑이!! 믿음이 그거야? 뭐가 부끄러운데!!! 너흰 하늘의 최상을 선택받은 지배층이다! 소녀여! 양반 소녀여!! 그깟 금화!!! 켁!!! 내가 내 능력으로!! 오로지 내 과학으로 다 거머쥐겠어!!! 양반들 니네!!!! 망해 버려!!!!"


"흑흑...벡터!..........군!!"  "꺼져!!! 비켜!!!"  "꺄아~~!!!"  "으헥~~!!!"  "앗....하핫!...네"


소설 속 대화체가 대부분 꺄악! 으헉! 으헛! 에엣? 이런식으로 나오니 뭔기 진중하게 집중할 수가 없다. 또한 캐릭터들이 어딘가로 이동할 때 꼭 문장 말미에 '다다다다닥' 이런 식의 걷는 소리까지 곁들이니 아주 죽을 맛이다. ~의라는 말도 너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본연의. 이 본연이란 말을 작가가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진정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연은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책의 표지도 좋고, 소재 자체도 참 좋았으나 이를 표현하기에 아직까지 작가의 역량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아니면 이런 식의 표현을 선호하는 것일지도?!  정말 참고 읽기가 너무 버거웠고 자괴감마저 느껴졌던 만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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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화곡 - 윤재성 ★★★★☆ | 한국문학 2019-04-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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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화곡

윤재성 저
새움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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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의 <화곡>이라는 소설은 실제 지명인 화곡동에서 발생한 화재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화곡동의 '화'자가 '火'자는 아니지만 소설 전반의 주요 소재인 '불'도 연상케하는 중의적 느낌이라 작품의 제목으로써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변변한 직장은 없지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고, 가진 것 없어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청년 형진은 그날도 화곡동 골목길을 자진해서 순찰하고 있었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손쓸 틈도 없이. 방화범에게 테러를 당한 형진은 온몸에 화상을 입고, 화곡동 일대를 불태운 화재는 동생 진아의 목숨마저 빼앗아 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형진은 뒤틀린 괴물이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화곡동 화재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신이 방화범을 잡고, 동생의 복수를 위해 불이 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갔고, 미친놈 마냥 소방차가 출동하는 날이면 뒤를 쫓았고, 경찰서, 방송국의 힘도 빌려 보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좌절과 분노, 상처뿐이었다. 또한 일그러진 얼굴과 몸은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자신 앞을 지나가는 선량한 양떼들의 행복한 웃음을 이 손에 들린 라이터로 소멸해 버리고 싶었던가. 그렇게 형진의 내면은 예전의 선량한 자신과 화상 후 생긴 비열한 방화범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형진은 서서히 괴물이 되어갔고, 결국 술로 자신의 육체와 영혼이 잠식 당하도록 내버려 둔 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노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후드를 내리자 일그러진 살덩어리가 유리창에 비쳤다. 그를 보는 괴물과 마주 보며, 형진은 불현듯 깨달았다.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34page

한때 신문사 에이스였던 기자 김정혜는 형진에 대한 정보에서 특종의 냄새를 맡고, 노숙자들을 상대로 그를 수소문한 끝에 형진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형진은 그녀가 기자임을 알고 접근을 거부한다. 이에 질세라 정혜는 형진에게 술 사주고, 밥도 사주면서 끈질기게 그에게 다가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방화 사건이 발생하고, 형진은 본능적으로 '놈의 짓'임을 직감한다. 이 사건으로 형진과 정혜는 한 팀이 되어 활약하게 된다. 형진은 놈을 잡기 위해, 정혜는 특종을 낚기 위해. 서로의 목적은 다르지만, 이후 여러 차례 발생하는 화재 현장에서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놈을 따라 하는 또 다른 모방범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이는 다름 아닌 방화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어두운 정치세력과 이에 기생하는 조직폭력단이었던 것.

?

판이 점점 커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형진은 방화범으로 몰리고, 정혜는 범인 은닉죄로 지명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낮에는 경찰에 쫓기고, 밤에는 조직폭력단에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형진과 정혜는 악의로 가득 찬 불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목적을 이루고,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저들, 어두운 세력들을 단죄할 수 있을까?


윤재성의 <화곡>은 방화로 정신과 육체가 잠식당한 형진과 신문기자 정혜의 활약상과 캐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로에게 드세게 받아치는 대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싹트는 우정 어린 애정을 독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또한 방화, 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과연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한번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다 태워버리고 마는 뜨거운 불처럼. 초반부터 속도감 있게, 몰입감을 가지고 읽어나간 소설 <화곡>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다. 형진의 불사조와도 같은 부활 능력이랄까? 뭐, 이는 소설 속 주인공이니 그렇다 처도 방화범이 너무 강력하게 그려진 반면, 경찰은 다소 무력하게 그려졌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결말부에선 (한국영화 대부분이 좀 그렇듯) 감성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소로 마무리했다는 점?! 정도 ㅎㅎ


어째서 손을 멈췄던가. 차후 자문해봤으나 이유를 고르기가 어려웠다. 술은 입에도 안 댔건만 사시나무처럼 떨리던 손 때문이었나, 소나타 차창에 붙은 가족사진 탓이었나. 그 뒤로 한동안 번화가를 바라보며 라이터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소주병이 없는 날에도 라이터는 늘 주머니 속에 있었다. 사표를 챙겨 다니는 직장인처럼, 세상을 향해 장전된 그의 총탄이었다. -75page


"방화범을 잡고 동생의 원수를 갚은 다음에요. 하고 싶은 게 있어요?"

형진은 자기 잔을 내려다봤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놈을 쫓고 놈에게 분노하고, 놈과 맞서 싸우는 일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였으므로, 놈은 추방당한 세상에 그를 머물게 하는 족쇄였다. -167page


몸이 수십 갈래로 찍기는 기분이었다. 한쪽에는 철없이 선량했던 예전의 그가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증오로 활활 타는 방화광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갈등하는 자신이 있었다. 산 몸도 죽은 시체도 아닌 채로, 8년 전의 적과 8년 동안의 적 중 누구를 태워야 할지 고뇌하면서. -24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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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