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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메리 포핀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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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메리 포핀스 -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 | 외국문학 2021-01-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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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메리 포핀스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글/로렌 차일드 그림/우순교 역
시공주니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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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렌 차일드의 일러스트로 새롭게 출간된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의 <메리 포핀스> 도도하면서도 까칠하고, 어딘가 언밸런스하지만 화사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과 아주 찰떡인 디자인이다. 새침데기에 도도한 그녀지만 약자들에겐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아주 매력적인 메리 포핀스 :)

 


 

+

이미 수많은 뮤지컬이나 영화로도 나온 유명한 <메리 포핀스>지만, 나는 이번 로렌 차일드의 작품으로 만나 보았다. 벚나무길 17번지 뱅크스씨 집에 유모인 케이티 아주머니가 일을 그만두면서 쌍둥이와 제인, 마이클을 돌봐줄 새로운 유모가 필요했다. 마침 바람을 타고 뱅크스씨 집에 유모로써 찾아온 메리 포핀스의 신박한 등장! 이 광경을 우연찮게 창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제인과 마이클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한다.

 

메리 포핀스, 제인, 마이클과의 첫 만남은 또 어떠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던 메리 포핀스의 가방에서 별별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무슨 약물을 쌍둥이와 제인, 마이클에게 먹이는데, 각 용도에 맞게 약물이 변한다. 분유로! 달콤한 시럽으로! 너무나 신기하고 독특한 이 유모는 도대체 정체가 뭐지? 호기심 많은 마이클과 제인은 메리 포핀스에게 호기롭게 말을 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쌀쌀맞고 퉁명스러울 뿐이다. 그런데도 어쩐지, 그녀가 싫지 않다! 아니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자신들의 집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마이클과 제인!

 

와... 유명한 작품이지만 로렌 차일드의 작품으로 처음 만난 <메리 포핀스>인데, 나는 메리 포핀스가 이런 캐릭터인 줄은 몰랐다. 이 까칠함과 뭔가 자기만의 고집을 갖고 있는 그녀. 어른인 내 입장에서는 조금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뭐 그래도 겉으로는 이런 면모를 보이지만, 거리의 예술가, 비둘기 할머니, 혼자 사는 외로운 남자 등등 소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자들에게는 따뜻함과 다정함을 보이는 그녀이니. 나 역시 마냥 언짢을 필요는 없겠지. 이 또한 그녀만의 개성이고 매력이니~!

 


 

+

심지어는 온갖 동물들의 말도 알아듣는다. 아들처럼 강아지를 애지중지 키우는 라크 아주머니. 미용실도 데려가고, 비단 베개에 비단 이불 등등! 개팔자가 상팔자라더니! 라크 아주머니 강아지가 딱 그 팔자다. 모두들 부러워할 것 같은 견생이지만, 강아지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 역시 메리 포핀스다. 뱅크스 씨의 쌍둥이 남매들의 창가에 항상 찾아오는 찌르레기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메리 포핀스. 그런데 쌍둥이들 역시 찌르레기의 말을 알아듣고 심지어는 대화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조금 더 크면 곧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 정말로 어쩌면,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는 온갖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고 말도 걸고 하지 않았을까? 점점 더 커서 어른이 된다는 건, 동심을 잃어버리고 순수함을 잃어버린다는 것일 테니. 그런대도 메리 포핀스만은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그들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한다. 그녀만의 반짝이는 순수함이겠지.


 

+

혼자 외출하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외출을 할 때면 온갖 신기한 것들을 보여주는 메리 포핀스.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너무도 좋아할 만하다. 제인과 마이클은 그녀가 오랫동안 자신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마이클이 메리 포핀스에게 묻는다. 떠나지 않을 거죠? 마이클과 제인의 기대와는 달리,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떠난다는 메리 포핀스. 그러던 어느 날 하늬바람이 불고 아이들은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데. 결국 메리 포핀스는 왔던 모습 그대로, 바람을 타고 언덕을 넘어 모습을 감춘다. 실망하는 아이들 앞에 메리 포핀스의 작은 선물이 남겨졌는데, 아이들은 이내 빙그레 웃는다. 언젠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

.

.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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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이지 그림책 4종 (Book+CD) 세트 리뷰 | 외국문학 2020-11-1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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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서]Jon Agee 4종 (Book+CD) 세트

Jon Agee
Scallywag Press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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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즈 선정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사랑받는 존 에이지의 작품 4종이 출간되었어요.

그중 하나인 <it's only stanley> '스탠리 일 뿐이야'를 읽어 보았습니다.



+

윔블던 가족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깹니다.

아버지인 월터가 확인하러 가보니 강아지 스텐리가 울부짖고 있었지요. 가족에게 돌아온 월터는

it's only stanley 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스텐리가 뭘 했는지 덤덤하게 얘기를 하지요.

그러나 잠이 들 때마다, 밤이 깊어갈수록

자꾸만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

윔블던 가족은 좀체 잠을 잘 수 없게 됩니다.

아버지 월터가 매번 확인을 하러 가는데요.

소음과 냄새의 주범은 항상 스텐리였죠. 그리고 같은 패턴으로 월터는

it's only stanley라고 얘기를 하며 스텐리가 한 행동들에 별다른 제재 없이 덤덤하게 얘기를 하지요.

결국, 참다못한 가족들은 폭발합니다. 네네, 수면 부족이지요.

비로소 아버지 월터는 지금 당장, 돌아가서 스텐리와 얘기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KAPOW!!!!

그러나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가족들이 날아갑니다.

Well, What on earth was that?

도대체 이게 뭐야?!!!

와우,

이 폭발음은 무엇이며, 윔블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리고 스텐리의 기묘한 행동들을 멈추고

윔블돈 가족들은 평온하게 잠들 수 있을까요?

:)



+

존 에이지의 또 다른 작품 <Life on Mars>입니다.

한 지구인이 화성에 착륙합니다. 그는 화성에도 생명체가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믿음을 가진 사람이지요.

그의 동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지만, 자신은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성에서 만날 누군가에게도 줄 선물을 가지고서 말이죠.

:)




+

그렇게 생명체를 찾아 걷고 또 걷습니다. 그러나 화성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우울하고, 어둡고, 추울 뿐만 아니라 수 마일에 걸쳐, 있는 것이라곤 오직 바위와 흙뿐입니다.

이쯤에서 그는 자신의 확고한 믿음과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Could anything possibly live here?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뒤에 커다란 생명체가 나타나서

계속 따라다니기 시작하죠. 물론 그는 모릅니다.

그렇게 홀로 상심하고 있을 때 바위 언덕 위에

노란 꽃이 핀 것을 발견하고, 그는 다시 생기를 찾습니다.

No way! It's life!

It's on Mars, and it's alive!

자신의 믿음이 옳았다는 것을 다른 동료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증명하기 위해

꽃을 꺾어 지구로 돌아갑니다.

I think I deserve a treat.

나는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런 자신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왔던 선물 상자를 푸는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



+

이번에 읽은 원서 역시 존 에이지의 또 다른 작품 중 하나인

<Lion Lessons>입니다. 한 소년이 사자 수료증을 따기 위해 사자 선생님을 찾아옵니다.

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총 일곱 단계를 거쳐야 하지요.

우선 스트레칭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1단계부터 7단계까지 사자 선생님과 함께 특훈 아닌 특훈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뭐 하나 선생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지요.

:)





+

정확히는

1단계인 Looking fierce부터 roaring, choosing what to eat, prowling around, sprinting, 6단계인 pouncing까지 말이죠.

그런데 소년이 각성을 합니다. 소년의 수업이 내내 탐탁지 않았던 사자 선생님도 엄청 놀라지요!

마지막 7단계 Looking out for your friends에서 말이지요.

적과 친구를 구별해서

친구를 찾아내는 마지막 단계였는데요. 소년은 이 단계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진짜 사자가 된 것처럼 행동을 하게 된 걸까요?

I let out a ferocious roar.

어쨌든

소년은 이를 계기로 사자 자격증을 무사히 취득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라면 문제가 생겨 버리고 말았지요.

ㅎㅎㅎ


+

존 에이지의 <The wall in the middle of the book>일 읽어 보았습니다.

책 가운데에 벽이 커다랗게 있죠. 이 벽은 책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왼쪽에는 한 기사가 살고 있는데, 자신이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지요. 반대로 반대편은

아주 위험한 곳이고요. 뭔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네요.

:)




+

기사는 벽에서 빠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벽돌을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계속 자신이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사다리 위로 조금씩 물이 차오릅니다.

물론 기사는 알지 못합니다. 반대쪽에 있는 동물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허사가 되고 맙니다.

기사는 반대쪽에 오거라는 거인이 사는데

그 거인이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말하지요. 아~ 그렇게 반대편 쪽을 계속

비난하는 동안 어느덧 물은 기사의 발밑까지 차오릅니다.

Wait a second. What's going on?!

잠깐만! 무슨 일이야?!

그리고 잠시 뒤 물은 기사를 삼켜 버리지요.

이런 위기 상황에 오거가 벽을 넘어 기사를 구합니다.

기사는 고마워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비난했던 반대편 쪽에 있다는 것과

자신을 구해준 대상이 오거라는 사실에 당황해합니다.

오거는 자신은 좋은 오거라고 얘기를 하고

이곳은 정말 멋진 곳이니 함께 가자고 합니다. 이제 기사의 앞날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

우리도 간혹 우리만의 벽을 치고 타인을 거부하며

자신이 있는 곳, 혹은 상황이 무조건 옳다고만 생각하진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언어세상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단어장 및 워크시트, 가이드북)들을

다운로드해 프린트도 했습니다. CD도 활용해 계속 들어 주고요.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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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 | 외국문학 2020-03-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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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저/박경리 역
arte(아르테)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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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녹음과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 있는 계절, 여름. 그러나 만약 여름을 비추는 태양이 없다면 여름은 그저 여름이라는 이름만을 가질 뿐 혹독한 추위 속 찬바람만 부는 한겨울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다. 아이들이 자라 무성하게 숲을 이룰 수 있도록 양질의 빛을 제공해 주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존재, 마치 태양처럼 말이다.

 

<여름의 겨울>속 '나'와 '나'의 동생 질은 가장 따뜻하고 안락한 보금자리여야 할 집이 그들에겐, 매 순간 살얼음 판을 걷는 것 같은 불안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공간일 뿐이다. 사냥과 TV, 술 외에는 관심이 없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아버지의 지속적인 폭력에 길들여져 무기력해진 어머니까지. 두 아이를 보호하고 따뜻하게 보살펴 줘야 할 태양은, 어른은, 부모는 그들의 세계엔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혹독하고 추운 계절, 긴긴 겨울만이 있을 뿐.

 

반면 '나'는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동생 질을 사랑한다. 어쩌면 추운, 이 계절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 동생 질에 대한 사랑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비극은 예고 없이 아이들 앞에 나타났다. 아이스크림 할아버지의 끔찍한 사고를 목도한 '나와 질. 이 생경하고도 생생한 사고는 이후 아이들의 삶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위태로운 여름의 한 가운데를 걷고 있는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바로 부모님이었다. 그들의 따뜻한 품 안, 따뜻한 손길, 따뜻한 숨결이 담긴 위로의 말 한마디.

 

"단지 곧 깨어날 악몽을 꾼 것뿐이라고,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는 단 한 마디의 말.

 

그러나 '나'와 질은 폭력과 무기력이라는 각자의 감각 속에 갇힌 부모로 인해 방치되고 유폐된다. '나'는 동생을 지키려 하지만 '나'역시 위로가 필요한 어린아이일 뿐. 결국 동생 질은 자기 자신을 잃고 해소되지 못한 두려움과 공포, 트라우마는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고 만다. 아버지의 전리품들이 가득 쌓여있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도 좋지 못한 환경이랄 수 있는) '시체들의 방'은 동생 '질'의 유폐 장소가 된다. 그 스스로가 유폐한. 머릿속 악의(하이에나)가 둥지를 틀고 조금씩 조금씩 질을 갉아먹어가면서 질은 아버지와 같은 잔인한 폭력의 길을 걸어간다. 주위에 희생양이 될 것들은 충분함으로.

 

'나'는 시간 여행을 결심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이스크림 할아버지의 사고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니 최소한 그 사고를 목도하지만 않았다면 질을 내 동생 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기에. 나뭇잎 사이로 비춰드는 한 줄기 햇살처럼 빛나던 질의 눈동자, 포근하고 따사로운 질의 머릿결, 그 아이의 순수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기에.

 

이후 과거로의 여행이 불가능함을 막연하게나마 깨닫는 '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나'. 영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과학과 수학 두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챔피언과 깃털이 사는 집 아이들을 돌보면서 '나'는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는다. 폭력이 지배하는 집으로부터, 아버지의 감시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구원할 돌파구를. 하지만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에선 늘 그렇듯 시한폭탄은 언제든 터질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버지와 질, 그리고 다른 한 무리의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에 '나'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냥감이 되어 참가하게 되고 크게 다친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와 공포가 '나'에게서 포식자를 키워내고 '질'은 상처 입은 누나로 인해 아주 잠깐이지만 예전의 반짝이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여자로서 어머니와는 달리 폭력의 굴레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 '나'는 공포를 삼키고 분노를 내뱉는 포식자를 앞세워 아버지에게 대항한다. 그러나 '나'의 대항은 강인한 마음과는 달리 여름날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그녀 앞에 잔인하게 내던져진 삶과 죽음의 기로에 '나'는 '질'은 무기력하기만 했던 '어머니'는 '아버지'를 상대로 고통받은 육신과 상처 입은 영혼을 구원할 수 있을까?

 

두렵지 않았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이것만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열다섯 살에 내 죽음을 받아들였다. 나는 삶이 나에게 선사한 그 모든 경이로움을 보았다. 공포를 보았고,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움이 승리했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나는 질을 영원히 잃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나는 먹잇감이 아니었다. 』-270page

 

김창옥 작가님의 책 제목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라는 문장을 좋아한다. 실연, 사별, 이별, 수많은 고통과 슬픔을 겪어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분명 어떤 면에선 강할 거라 믿는다. 아직 어린 '나'와 질. 그 속에서 싹튼 포식자와 하이에나는 잠들지 언정 쉽게 떠나진 않겠지만, 혹독했던 만큼 차갑고 시린 시련의 계절을 결국엔 이겨내리라 믿는다. 앞으로 시작될 그들의 인생 2막에.

 

차갑고 두꺼운 땅을 뚫고 나온 맹아는 오랜 웅크림 속에서 인내하는 법을 배우고 결국엔 저항하고 저항하여 대지 위로 초록빛 얼굴을 내민다. 마치 <여름의 겨울> 속 '나'처럼. 그러다가 언젠가 그 고통의 세월이 잊힐 만큼 아름다운 꽃을 만발하겠지. 이제는 나 역시 이 어린 소녀를 보내줘야 할 것 같다. 더 넓고 넓은 세상 속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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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일생일대의 거래 | 외국문학 2019-1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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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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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나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서 내가 죽으면
그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섯 살 짜리의 죽음은 기사로 다루어지지
않고, 석간신문에 추모사가 실리지도 않는다.
그 아이들은 아직 발이 너무 작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발자취를
남길 시간이 없었다.
-26page

내가 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너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할수만 있다면 그 아이를 살리겠지?
당연히 그러겠지.
그래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여자가 아이의 병실 문을 열었을 때 내 안의 일부분이 무너졌다.
알고 보니 내가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었거든.
-82page

항상 네 눈에 비치던 헬싱보리가 아주 찰나의
순간 내 눈에도 보였다. 네가 아는 어떤 것의
실루엣처럼. 고향.
그곳은 마침내 그제야 우리의 도시가 되었다.
너와 나의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다.
-105page

삶의 정점에 선 한 남자가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에 둔 순간,

아들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글이다.

아버지인 나는 병원에서 한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겨우 다섯 살 나이에 암에 걸린 아이.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사랑스러운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주변을 서성이는 사신까지.

나의 삶 속, 매 순간 죽음이 드리울 때 늘 보았던 사신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동생이 죽었을 때에도.

삶이 허락한다면, 이 어린 아이에게 어떤 삶이 펼쳐질까.
이 아이에게 보장 될 일 없는 미래지만 아이의 삶과
생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나이때 아들이 나에게 던졌던 질문들과
여느 평범한 아버지들처럼 아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성공, 부, 자유를 쫓아 여기까지 왔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뒤늦게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는 건
인간이 어리석기 때문일까, 미련하기 때문일까.

가족. 나의 아내, 나의 아들. 이기적인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나의 가족.

회환으로 점철 된 삶이었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만큼은
망설이고 싶지 않다. 나는 이 어린 여자아이를 살리고 싶다.
아이에게 삶을, 미래를 주고 싶다.
예전의 나였다면 생각지 않았을...

죽음을 앞두고 제안한 사신과의 일생일대의 거래
그것은 죽음으로써 목숨을 살리는 것이 아닌
목숨과 목숨을 맞바꾸는 것.

나의 업적, 나의 발자취, 나의 모든 것, 그리고 나의 가족까지.
그대로 남겠지만 그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후회하지 않겠냐고.
두렵지 않겠냐고.
아쉽고 슬프지 않겠냐고.

나는 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나의 모든 것들을 걸고서.
아들에게서, 아내에게서 잊혀지면서 까지.
나는 선택할 수 있을까... 일생일대의 이 거래를.

짧은 작품이었지만 긴 여운과 짙은 슬픔이 남은
프레드릭 베크만의 <일생일대의 거래>
삶을 살아가면서 죽음, 성공의 척도, 행복의 가치
생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로써 나의 부모님이 걸어 왔던 길을 관통하고 있는 이 길목에서

당신들이 느껴왔을 무게감과 책임감, 고독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니, 그때 이해해 드리지 못했던

사실이 가슴이 사무치도록 아프다. 이제는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가 없으니.

#다산북스 #일생일대의거래 #프레드릭배크만
#매3소 #매3소열독응원프로젝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star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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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열세 번째 배심원 - 스티브 캐버나 ★★★★☆ | 외국문학 2019-04-1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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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열세 번째 배심원

스티브 캐버나 저/서효령 역
북로드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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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장면부터 강렬함을 선사하는 스티브 캐버나의 <열세 번째 배심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전 하나로 사람의 삶과 죽음을 운에 맞기는 남자, 조슈아 케인. 그는 전무후무한 연쇄살인범이자 변신의 귀재로서, 작가는 첫 장부터 범인의 정체와 잔학성을 공개한다. 그에게 있어 살인이란 ?단순한 유희가 아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사명이자 소명이다. 책 서문의 문장 "악마의 가장 위대한 속임수는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세상이 믿도록 한 거요."라는 말처럼 케인은 자신이 지은 죄를 목표로 할 희생양에게 덮어 씌움으로써 자신과 자신이 지은 죄를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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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범죄의 완성을 위해 케인은 자신을 대신해 법의 심판대에 오른 희생양을 단죄하기 위해 배심원이 되는 것이다. 그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은 냉혹하게 제거해서라도. 현재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주 정부 VS 로버트 솔로몬 형사재판은 할리우드 인기 배우인 바비(로버트 솔로몬)가 아내와 경호원을 무참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기소된 재판인데, 케인은 이 재판의 배심원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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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83%89%EC%97%B0%ED%95%84무고한 사람들이 범죄로 기소되는 것은 슬픈 사실이다. 우리의 사법 시스템은 그것에 기초하고 있다. 빌어먹게도 그런 일은 매일 일어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치게 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무고한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에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때와 거짓을 말할 때를 알아볼 수 있었다. 거짓말쟁이들은 갖지 못하는 표정이 있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상실과 고통이 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있다. 의심할 여지없이 분노와 두려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극도로 부당하는 느낌. 나는 이런 사건들을 아주 많이 겪어왔기에 그것이 눈 한구석에 드러난 불꽃처럼 춤추는 것을 거의 알아볼 수 있었다. (...) 바비 솔로몬에게는 그 표정이 있었다. -64Page

바비의 변호를 맡은 대형 로펌은 그가 무죄임을 주장하지만, 모든 정황과 증거들이 명백하게 바비가 유죄임을 가리킬 뿐 무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로펌은 에디 플린이라는 변호사를 차석 변호인으로 영입하기에 이른다. 에디는 한때 LA 뒷골목 사기꾼 출신 변호사로서 여느 변호사와는 달리 독특한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단, 유죄가 분명해 보이는 의뢰인의 의뢰는 절대 맡지 않는다는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유죄가 분명해 보이는 바비의 사건을 맡지 않으려 하지만, 바비를 직접 만난 후 그의 눈 속에 담긴 진실을 알아 본 에디는 결국 사건을 수락한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대형 로펌은 바비의 사건에서 손을 떼고, 에디 홀로 남아 바비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 하나, 모두가 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희생자들 주변에서 발견된 나비 모양의 지폐. 하퍼와 FBI의 도움을 받아 오래전 사건 속 희생자들에게도 나비 모양의 지폐가 발견되었었다는 걸 알게 된 에디는 이 사건이 연쇄살인사건임을 확신한다. 지폐 속 범인의 표식과 그 의미, 희생자들 사이의 연관성 등 사건을 추적해 갈수록 진실에 다가가는 에디 플린.


%EC%83%89%EC%97%B0%ED%95%84나는 씻고 면도하고 나서 옷을 차려입었다. 미국의 국새 생각뿐이었다. 달러의 표식들. 화살. 올리브 잎. 별. 달러당 세 개의 표식. 살인당 세 개의 표식. 그리고 칼의 입속 나비 지폐의 지문. 대체 경찰은 어떻게 그 지폐가 인쇄되기도 훨씬 전에 이미 죽어버린 리처드 페나의 DNA를 그 지폐에 심었을까? -222Page

 

 

 

이 모든 것들을 배심원석에서 지켜보는 한 남자 케인오랫동안 준비하고, 치밀하게 계획해 왔던 그의 완벽한 범죄행각은 늘 그래왔듯이 순풍에 돛 단듯 순항해 왔으나 에디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이 둘의 두뇌싸움은 더욱더 치열해진다. 스티브 캐버나의 <열세 번째 배심원>은 법정 스릴러 소설인 만큼 검사 측과 변호인 측의 법정싸움을 지켜보는 재미, 희대의 연쇄살인마이자 치명적일 만큼 뛰어난 두뇌를 소유한 조슈아 케인이라는 인물과 독특한 이력의 사기꾼 출신 변호사 에디 플린의 두뇌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더불어 케인에게 희생당한 희생자들의 죽음 직전의 그 두려움, 남겨진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생각하느라 책을 읽는 내내 헤어 나오지 못할 만큼 힘들기도 했다. 그만큼 몰입감이 엄청나다는 것!!!! 다만 책의 번역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뭔가 중간중간 이해할 수 없는 맥락들이 좀 있었던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그래서 별 하나를 뺐다. 다른 리뷰어들의 후기를 보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던 듯싶다. 번역이 조금 아쉬웠지만, 작품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다. 전 세계 거장들이 극찬할 만큼!


 

?%EC%83%89%EC%97%B0%ED%95%84나는 네 이름을 알아. 네가 한 짓을 알아.

잠깐 케인은 가면이 벗겨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이 이러한 생각들에 휩쓸렸을 때 그의 소극적인 표정,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몸짓이 한순간 바뀌었다. 그는 기침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배심원단에서 알아챈 사람은 없었다. 피고 측 변호인을 보았다. 플린 역시 알아차린 것 같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다. 케인은 알았다.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엔, 과거사에 대한 기억이나 향수에서 오는 가벼운 기쁨의 전율이 아니었다. 다른 무언가였다. 두려움. (...) 배심원 컨설턴트, 아널드가 케인을 열심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뭔가를 봤다. 그의 진짜 얼굴을 봤다. -281Page


%EC%83%89%EC%97%B0%ED%95%84동전을 던졌다. 삶과 죽음이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운명 자체가 순전히 우연에 의해 결정됐다. 케인은 동전이 어떤 면으로 내려앉건 신중할 것이다. 그 불확실성이 케인을 흥분시켰다. 뱃속 깊숙이 느낄 수 있었다. -341Page


%EC%83%89%EC%97%B0%ED%95%84나는 속이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여기에 패턴이 있었다. 기본 미끼와 스위치. 희생자들은 살해되었다. 다른 주에서 다른 수법으로. 달러가 심어졌다. 그리고 경찰은 놓쳤다. 이에 대해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었다. 나 역시 나비 지폐에서 그 표식을 보았고 뉴욕 경찰과 똑같이 그것들을 무시했다. 우리 모두 그랬다. 델라니만 빼고 모두가. -36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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