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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를 잘 그리려면...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 | 책을 읽고... 2019-03-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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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

무로이 야스오 저/김재훈 역
영진닷컴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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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는 유전 계열이 좀 다른가 보다. 어릴 때부터 그리는 소질이 꽤 보였다. 그걸 느낀 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새 그림이었다. 그런 걸 생각도 못해 본 나로서는 솔직히 놀라웠다. 하지만 부모의 욕심은 그림에 있지 않았고, 여느 아이처럼 공대를 진학했다. 지금은 마지막 공부를 하고 있으며 다음 학기엔 물 건너갈 예정이다. 그런데 요 녀석이 틈틈이 애니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컴퓨터 바탕 배경화면의 환상적 일러스트 이미지를 어디서 내려받은 줄 알았더니 자기가 그린 거란다. 다시 한번 깜놀….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할까~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 2. 『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을 손에 잡아보았다. 아이 생각이 80%, 호기심이 20% 작용했다. 나루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등에 참여했다는 일본 프로 애니메이터의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했다는 이 책은 일견 활용도가 매우 높아 보였다. 가장 빠르게 실력을 키우려면 실력자의 좋은 그림을 모사해 보고, 실물을 선화로 그려보고, 자작 애니메이션 만들어 보는 것이란다. PART 01에선 얼굴과 몸 그리는 법 기초, 02에서는 ‘모사’의 요령, 03은 실물을 선으로 표현하는 스킬, 04는 역동적인 캐릭터 그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 3. PART 05는 앞 파트의 배움을 종합하는 '공간 표현과 레이아웃'이고, 이어 부록으로 저자가 지도했던 첨삭 자료를 담고 있는데 이 내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부분이 모여 이룬 전체가 자연스럽게 보일 때 완성도가 높다고 하지 않는가. 제한된 공간을 채우는 레이아웃을 잘 짜려면 눈길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그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책을 건네주자 휘리릭~ 거리더니 역시나 이 파트에서 눈여겨본다. 매력적인 레이아웃 구성 방법, 자유롭게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공간 비트’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진단다. 



# 4. 딸린 DVD에 담겨 있는 것은 동영상이다. 일본 아이돌이라는 '네모토 나기'를 대상으로 캐릭터의 기본적인 얼굴과 생동감 있는 포즈 그리기, 채색하는 방법이 3부작(?)으로 들어 있고 이를 종합한 '3차원 아이돌을 2차원 캐릭터로 핵심 그리는 방법'이란 이름의 동영상이 있다. 모든 영상이 일본어 대화인지라 잠시 당황…. 하지만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영상을 보다 보면 저자의 테크닉을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책 전체적으로 볼 때 그렇게 많은 예는 아닐지라도 애니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는데 매우 실용적인 책이라 하겠다. 애니나 만화 제작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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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가장 완벽한 시작] | 책을 읽고... 2019-03-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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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장 완벽한 시작

팀 버케드 저/소슬기 역
MID 엠아이디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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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 철학이며 상징이다. 어떤 이에게는 아브라삭스를 향하는 출발점이며 또 누구에게는 생명의 탄생과 부활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알은 원초적 시원이며 건국의 전설과 설화의 정신이 깃든 모태이다…. 생물학자에겐 진화론적 관점에서 "완벽한 것의 표본, 또는 적어도 새알에 가해지는 다양한 선택압력을 완벽하게 절충한 결과물"로 여겨지는 모양이다. 나에겐 그저 영양가 높은 먹거리에 불과하지만….


'알((卵)'에 대한 과학책을 읽었다. MID 출판에서 펴낸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의 하나인 『가장 완벽한 시작 _ 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인데, 그 주제의 친근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저자의 저술 방식이 익숙하지가 않았다. 처음에 알에 관한 선행연구에 대해 자기 생각을 덧붙여 반박 비슷하게 풀어나가는데, '그래서 결론이 뭐냐~' 라는 부분에 이르면 번번이 무얼 말씀하시는지 헷갈렸다.


내용이 부실하다는 건 아니다. 알의 난각(egg-shell, 卵殼, 껍질)에서 시작하여 안으로 향하는 탐구가 꽤 세밀하다. 다만, 새는 알을 "왜", "어떻게" 색칠하는지 이해가 쉽지 않았다는 거다. 사실은 아직도 알의 다양한 모양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왜 그렇게 생겼는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내가 알고 있는 평소의 상식과는 거리가 좀 있었고….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죽은 바다거북과 플라스틱의 공포 등 최근의 시사 뉴스와 관련하여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봤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겠다.


흰자는 미생물이 필요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담고 있지 않은데, 어쩌면 이것이 흰자가 미생물을 막는 가장 놀라운 방법일 것이다. (215쪽)


2장에 보면 맹금류의 부화 실패 원인이 살충제 DDT의 높은 축적 때문이란다. 2016년 1월 영국의 마지막 남은 정주형 범고래 9마리 무리 중 하나가 죽어 스코틀랜드 타이리섬 해변에 쓸려왔는데, 이 무리는 20년 넘게 새끼를 출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부검을 해보니 체내 농축된 PCB 농도가 기준치의 100배가 넘게 나왔다. 이런 유독물질은 눈앞의 편리만을 추구한 인간의 발명품이다. 인류의 종말도 결국은 이런 환경오염에서 시작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부화'를 다루는 8장도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산란과 부화 사이의 간격이 둥지마다 27~41일까지로 다양한데도 한 둥지 안의 새끼들이 단 두세 시간 만에 전부 부화하는 동시성에 대한 부분 등이 그랬다. 같은 둥지에 있는 알들이 찰칵거리는 소리 또는 촉각으로 서로 신호를 보내 활동 시기를 맞춘다고 하는데, 이런 알들의 소통이 신비롭기만 하다. 그리고 좁은 난각을 깨고 나오는 그 과정에서 줄탁동시(?啄同時)의 말이 떠올랐다. 안과 밖에서 함께해야 일이 이루어진다는...


한 분야에 오랫동안 천착하고 자기 일에 매진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저자 '팀 버케드'도 그런 분이란 걸 느낀 책읽기였다. 하지만 주절주절 늘어놓는 전개에 좀 질리기도 하였다. 과학책은 아무래도 관련 사진 등의 볼거리(?)가 많아야 쉽게 와닿는다. 데이터의 시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중성을 띠기 어렵지 않을까. 어쨌거나 '너무나도 매혹적인 알'을 통해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무튼, 이런 과학 관련 책이 앞으로도 계속 출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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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GY DREAM, 돼지 꿈... [트렌드 코리아 2019] | 책을 읽고... 2019-03-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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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등저
미래의창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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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는 해를 거듭해도 여전하다. 그해의 간지(干支)에 맞춰 키워드 두운을 뽑고, 오행에 맞는 색상으로 디자인을 한다. 작년 무술년 개띠해에는 웩더독 WAG THE DOGS, 즉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는 의미 속에 사회 현상의 흐름을 담아내었다. 올해 기해년(己亥年)은 황금 돼지띠에 맞춰 PIGGY DREAM (돼지 꿈)이란 키워드 머리글자를 만들었다. 재물과 다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자기실현적 예언)이 내포된 돼지 꿈…. 2019년 대한민국은 돼지 꿈을 꾸고 운수형통의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형통(亨通)'보다는 '암울'함이 더 가까운 듯한데….

 

 참고자료 출처: https://happyedu.moe.go.kr/happy/bbs/selectHappy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208&nttId=3740

 

2018년 WAG THE DOGS를 돌이켜보면, 언듯 제시된 키워드와 세상이 잘 맞물린 듯하면서도 설익은 느낌이다. 소확행, 가심비, 워라밸, 언택트 기술…. 이런 모든 트렌드의 저변은 경제적 여건이다. 사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있으나 큰 일상에 쫓기고 있고, 소비로 마음의 안정과 작은 기쁨 및 순간의 행복을 느끼기엔 지갑이 얇기만 하다. 52시간 근무제로 일과 삶의 균형을 잡으려해도 호주머니는 여전히 가볍다. 비대면과 4차산업의 연결은 조금씩 나아가고 있기는 하나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다. 자존심을 높이는 나만의 케렌시아를 실현하기엔 갈 길이 멀고, 창의적 서비스디자인 이런 것도 있는 사람들의 트렌드 같기만 하다.

 

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Added Satisfaction to Value for Money: ‘Placebo Consumption’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플라시보 소비’
Generation ‘Work-Life-Balance’ ‘워라밸’ 세대
Technology of ‘Untact’ 언택트 기술
Hide Away in Your Querencia 나만의 케렌시아
Everything-as-a-Service 만물의 서비스화
Days of ‘Cutocracy’ 매력, 자본이 되다
One’s True Colors, ‘Meaning Out’ 미닝아웃
Gig-Relationship, Alt-Family 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 해
Shouting Out Self-esteem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2019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PIGGY DREAM은 뭘까?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한 줄 요약한 저자의 직관은 언제나 존경스럽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중심주의의 심화가 아닐까 한다. 근래 몇 년간 마케팅의 주요 키워드인 컨셉도 어쩌면 그런 의미의 하나일 것이다. 솔직히 나는 ‘나나랜드’ 소비자들의 당당함이 부담스럽다.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산다는 것이 최선의 인간 사회일까? 개인의 인권이 중요하면 다른 이의 인권도 중요한 것이거늘 자기 목소리에 너무 심취하는 몰염치하고 파렴치한 행위가 일상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Play the Concept. 컨셉을 연출하라
Invite to the ‘Cell Market’ 세포마켓
Going New-tro. 요즘옛날, 뉴트로
Green Survival 필환경 시대
Y
ou Are My Proxy Emotion.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Data Intelligence 데이터 인텔리전스
Rebirth of Space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Emerging ‘Millennial Family’ 밀레니얼 가족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Manners Maketh the Consumer. 매너 소비자

 

소비 트렌드의 주요 변수는 나라 경제의 흐름인데, 그게 많이 위태롭다. 해마다 불안불안 하면서도 너무나 훌륭하게 잘 걸어왔다만, 올해는 왠지 어두운 그림자가 더 짙어지는 듯하다. "한국경제 역풍 직면”이라는 IMF의 이례적 강한 경고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난관 타개의 지혜를 모아야 할 정치권은 정말 믿을 게 못 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부디 돼지의 재물 복이 서민의 행복으로 와닿고, 남북 화해와 통일의 기운으로 이어져 모든 민중의 넉넉한 웃음으로 와닿길 간절히 바래본다.
사실 『트렌드 코리아 2019』를 읽은 지는 좀 되었다. 간단하게 몇 자 적는다는 것이 이 날 저 날 하고 미루어지다 오늘에 이르렀다. 더 늦기 전에 손 털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독후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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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 [라틴어 수업] | 책을 읽고... 2019-03-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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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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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리뷰를 올렸을 때, 블로그 지인께서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도 괜찮은 책이라고 필독을 권하셨다. 아마 '~어 수업'이란 단어의 연상에 의해 추천하신 게 아닐까 그렇게 이해했다. 그런데 '예스블로그 2018 올해의 책' 이벤트에 올라오는 포스팅을 보니 이 책이 더러 보였다. 특히 28개의 Lectio(강의) 중 어느 부분을 봐도 좋다는 말에 마음이 끌렸다... 2월 말 국외 출장이 있었고, 여정의 자투리 시간에 읽을 요량으로 이 책을 가방에 넣었다.


참 만족스러운 책이다.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했던 '초급·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는 이 책의 특징으로 '진솔함'을 꼽고 싶다. 라틴어 명언을 자기 자신의 성찰로부터 잔잔하게 풀어내는데, 그 솔직함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아 좋았다. 그러면서도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은근한 지적 포스를 뿜어내고 있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이란 부제에 어울리는 문장에서 진정한 고수의 품격이 느껴졌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시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 당신이 잘 있다면 다행이네요. 저도 잘 있습니다…. 로마인들이 편지의 처음 부분에 서로의 안부를 물을 때 주로 썼다고 하는 이 표현이 의외로 가슴에 콕! 박혔다. 종이가 귀한 시대라 주로 ‘Si vales bene valeo ’ 또는 S.V.B.E.E.V"(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로 줄여 썼다고 하는데, 이런 상대 배려의 관점이 세월의 더께와 어울려 인연의 소중함으로 와 닿은 것이다. 


대학에서의 학문 탐구에 대한 개념도 후학들에게 전해줄 만한 문장이다. "사실 언어 공부를 비롯해서 대학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틀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학문을 하는 틀이자 인간과 세상을 보는 틀을 세우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향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고, 그것을 빼서 쓸 수 있도록 지식을 분류해 꽃을 책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27~28쪽)


지금 우리 사회 청년들이 더 힘든 것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의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한 공부를 나눌 줄 모르고 사회를 위해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소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를 불리는 일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착취당하며 사회구조적으로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는 무신경해요.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과 자기 가족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의 신음소리는 모른 척하기 일쑤입니다.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들여 공부를 한 머리만 있고 따뜻한 가슴이 없기 때문에 그 공부가 무기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56쪽)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갈등과 긴장과 불안의 연속 가운데서 일상을 추구하게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평안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삶이기도 하고요. 결국 고통이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의 표시입니다. 산 사람, 살아 있는 사람만이 고통을 느끼는데 이 고통이 없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모순이 있는 소망이겠지요. 존재하기에 피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갑니다. (87쪽)


새들을 각자 저마다의 비행법과 날갯짓으로 하늘을 납니다. 인간도 같은 나이라 해서 모두 같은 일을 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고 저마다의 날갯짓이 있어요. 나는 내 길을 가야하고 이때 중요한 것은 ‘어제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정확히 모르는 내 걸음의 속도와 몸짓을 파악해나가는 겁니다.(174쪽)


지금의 고통과 절망이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어디엔가 끝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마침표가 찍히기를 원하지만 야속하게도 그게 언제쯤인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 끝이 날 거라는 겁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그러니 오늘의 절망을, 지금 당장 주저앉거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끝 모를 분노를 내일로 잠시 미뤄두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나를 괴롭혔던 그 순간이, 그 일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지나가버렸음을 알게 될 겁니다. (274쪽)

 

세네카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논 스콜래, 세드 비태 디쉬무스)"라고 했다. 인성이 사라지는 시대에 학습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잠언임을 새삼 깨닫는다. 지금 많이 공부해서 결과가 안 나타나도, 언젠가는 나타난다(Non efficitur ut nunc student multum, sed postea ad effectum veniet.)고 했으니... 우리 모두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보는 수밖에….


흔히 우리는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이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탄툼 비데무스 콴툼 쉬무스)란다. '아는 사람은 그만큼을 보겠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성찰하는 사람은 알고, 보는 것을 넘어 깨달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의 후렴은 뭘까?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Dilige, et fac quod vis 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요한 서간 강해'의 문장이 퍼뜩 떠올라 이어진다.


너무 좋은 말씀이 많아 다 언급하기도 어려운 책... 올곧은 자기 성찰이 돋보이는 책... 정말 필독을 권할만한 책... 그런 느낌을 받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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