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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딸] 시간이 남는다면... | Life is Egg 2017-07-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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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고 있는 배우 윤제문에 대한 기억은 악역, 그것도 자신의 힘으로 보스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 아닌 삼촌이나 형 등 주변인의 도움으로 상무나 이사 정도 되는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선천적으로 시기심과 질투로 점철되어 있어서 자신의 능력으로 2인자의 자리에 오른 주인공과의 반목과 암투가 기본이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눈에 힘을 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시대의 아저씨 역을 하곤 했다.


그랬던 그가 딸과 영혼(?)이 바뀌어 여고생의 정신을 가진 아버지 역을 맡았다.


[아빠는 딸]은 영화를 보기 전에도 어느 정도 스토리가 예상되는 영화이다. 구체적인 전개 과정만 궁금할 뿐 너무 뻔해 보이는 주제의 영화이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도 다른 영화와는 결을 달리 해야 할 듯 했다.


과연 여고생의 마인드를 어떻게 성인 아저씨를 통해 표현해야 할 것인가. 반대로 기성세대인 아버지의 마음을 여고생을 통해 표출할 것인가.


사람의 몸값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도 한 사람이 받아들이는 감각의 90%는 눈을 통해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만큼 눈을 통한 정보 전달이 많다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눈에 보이는 아저씨와 '저 아저씨의 정신 세계는 여고생이지' 라는 생각과의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여고생이 보이는 '아저씨'스러운 행동도 어색하기만 했다.


몇 가지 소소한 일상들, 즉 여고생의 짧은 치마가 어색한 아버지가 과감히 바지를 입는다던가, 노안이 온 아버지가 폰으로 엄청 빠르게 문자를 보내는 일 정도를 빼면 서로의 정신 세계가 바뀐 것을 실감하긴 쉽지 않았다.


따라서 윤제문은 별로 여고생스럽지 않았고, 전소민도 그닥 아저씨스럽지 않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무도의 저주' 때문이었을까. 흥행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물론 주연인 윤제문의 음주운전과 음주 인터뷰 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영화는 일본 작품이 원작이었다. 원작이 만화인지,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원작을 보지 못했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일본 만화가 원작이었던 [올드보이]는 원작에 비해서 월등히 좋은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물론 결말 부분과 다소간의 스토리는 변경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원작에 비해 훨씬 세밀해지고 풍부해진 미술감독의 노력이 곳곳에 눈에 띄었기 때문이리라. 


[아빠는 딸]은 그냥 여름 휴가에 타임 킬링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약에 유료 결제라면 본전 생각이 날 영화다, 최소한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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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를 벌써 틀어주다니... | Life is Egg 2017-07-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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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참 많다. 한국 영화의 첫 흥행기를 이끌었던 한석규에서부터, 세계에 한국 영화를 알린 최민식 등등 참 많은 배우들이 TV 드라마보다 영화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극장에서 내려진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사도]가 CGV를 통해 TV에서 방영되는 것은 아마도 송강호의 차기작 [택시운전사] 때문이리라.


내가 기억했던 송강호의 초기 작품에는 [초록물고기]라는 영화가 있었다. 문성근 밑에서 일하는 양아치 역할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당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저거 진짜 양아치 아냐?'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쉬리]에서 조금 더 존재감 있는 연기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의 보다 많은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본 것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었다. 분명 그 영화를 보긴 봤는데, 그가 나오는 장면을 눈여겨 보지 않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러다 장선우 감독이 영화 [꽃잎]으로 히트를 친 후, 다큐 형식으로 만들었던 [나쁜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때 아주 눈에 띈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송강호가 출연한 부분이었다. 서울역 노숙자들을 촬영하면서 일부는 연기자를 투입했다. 그때 노숙자 중의 한 사람이 송강호였다.


영화 속 노숙자인 송강호는 진짜 노숙자처럼 나왔다. 그가 출연했던 장면을 다시 보고서야 진짜 노숙인이 아닌 연기자라를 것을 눈치챌 수 있었으니... 영화 속 송강호는 누더기 옷에 신발, 양말도 없이 노숙인들 틈새에 맨발로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때 옆에 있던 진짜 노숙인이 자신의 양말을 벗어 송강호에게 신겨 주었다. 자신은 양말이 없어도 신발이 있지만, 송강호는 맨발이기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었다. 영화를 두 번째 보고서야 노숙인이 진짜가 아닌 연기자 송강호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로도 송강호라는 배우를 향한 내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덕분에 영화 [접속]의 배경이 되었던 그 극장, 그 카페가 있는 곳에서 [반칙왕]이라는 영화도 아주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대구 사는 촌놈이 서울까지 가서 공짜로, 그것도 여자랑 같이 영화를 봤으니 이런 복이 있나. 물론 삼촌과 여조카처럼 생긴 커플이 들어오면서 내가 '누나~' 라고 부르자 주위 사람들의 눈길이 쏟아진 건 안 비밀...


나는 보통 연기자를 보면서 세 등급으로 연기력을 평한다. 첫 번째는 정말 그 역을 잘 소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등급에도 못 미치는 배우들은 자주 접할 수 있다. 아직 연기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돌 들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연기를 잘 하면 정말 의사나 검사, 변호사같이 보인다. 선한 역이나 악한 역이라도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그 역할 잘 소화해내면 연기를 잘 해 보인다. 


두 번째는 자신이 그 역이고, 그 역할이 자기 자신인 경우다. 누가 누구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래서 그 역할과 자기 자신의 경계가 무너지는 배우들이다. 물아일체의 경지라고나 할까. 뭐라고 딱히 표현하기가 좀 그렇지만 송강호가 [사도]에서 영조 역할을 하면 칠, 팔십대 노인같이 느껴진다는 점이랄까.


마지막은 그것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호해지는 순간이라고 할 것이다. 최불암 선생님의 부인은 김혜자 선생님일 것 같고, 김혜자 선생님의 남편은 최불암 선생님일 것 같다고나 할까. 영화 [마더]를 보면서 전원일기가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연기자 김혜자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자식을 방어해주려 했지만 알고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사실 속에서 이중적 현실을 받아 들어야 하는 그 역할은 누구라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을 것이다.


어떡하다보니 책 이야기를 나누는 곳에서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냥 쓰고 싶은 것이나 쓰자. 스토리를 위주로 쓰면 좋겠지만 그러면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도 있고... 오늘은 뭘 볼 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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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즌]을 보다 | Life is Egg 2017-07-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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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지 영화 [프리즌]을 이어서 보게 됐다.

 

어제 봤던 [불한당]과 비슷하게 교도소 안의 생활을 그린 영화였다. 이 영화 속에선 경찰이 왜 교도소에 가게 되었는지 보다는 교도소 안에 있는 마약 판매조직의 간부의 눈에 들기 위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가 중요했다. 그래야 출소 후에 조직을 일망타진 하기 위한 주인공(임시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불한당]에서는 누가 선()인지, 누가 악()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 결국 나쁜 놈들의 세상을 살아가는 각자가 주인공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것이 선의였는지, 악의였는지도 모호했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오가며 출연진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반면 [프리즌]은 너무나 뻔한 영화였다. 절대 악이라고 볼 수 있는 정익호(한석규)와 교도소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으로 뛰어든 절대 선 송유건(김래원)과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그 둘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상상한대로의 권선징악. 결국 선은 이기고 악은 멸망하고 만다. 그 뻔한 이야기에 어떤 변주를 주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불한당]에 비해서는 사실성이 훨씬 나은 편이었다. [불한당]에서 팀장으로 나오는 여자 경찰의 직급은 총경이었다. 총경이라면 일선 경찰서의 서장이다. 파출소 소장이 아닌 경찰서 서장.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총경은 청량리 588 일대를 대 정비했던 경찰서 서장이었다. 지금은 군대의 별에 해당하는 경무관까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이 한 줄을 쓰기 위해 검색해보긴 귀찮다) 당시로는 유일한 여자 총경이었다. 또한 총경이 일망타진을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 그녀를 말리는 사람은 회의의 최고 책임자가 아닌 치안정감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치안정감은 서울청장, 경기청장, 부산청장, 인천청장, 경찰정 부청장 뿐이다(맞나? 암튼 그럴거다). 게다가 인천청장은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이 된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회의에서 최고 책임자는 경찰청장이라는 얘긴데... 게다가 작전에 투입된 임시완은 경찰학교(경찰대학이 아니다)를 갓 졸업한 순경이다. 총경이 순경한데 지시를 내린다고? 연대장이 이등병, 아니 하다못해 병장에게 근무를 명령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얘기냐? 그럼 말이 되게 임시완이 경찰대를 나온 경위라고 치자. 그래도 연대장이 대대장, 중대장 다 건너뛰고 소대장에게 근무를 명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반면 [프리즌]에거 감옥에서의 잠복수사를 자진하는 송유건(김래원)은 경위로 나온다. 경위라면 경찰대학을 졸업하면 받는 직급이다. 극 중에서 송유건의 나이를 생각한다면(실제 나이를 감안해서) 경찰대 출신은 아닐 것이다. 그곳 출신이라면 그 나이에 보다 더 높은 계급에 있을 터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순경 공채 출신이거나 경장 특채를 통해 공장(경찰들은 자기 직장을 공장이라고 한다)에 입사했을 것이다. 순경 출신이래도 진급이 빠르면 충분히 경위가 될 수 있고, 경장부터 시작했다면 충분한 직급이다. 내가 아는 형은 사시 포기하고 경장 특채로 들어가서 지금은 경감으로 있으니 말이다. 또한 극 중에서 송유건을 백업해주는 과장은 경정으로 나온다. 일반적인 경찰서 과장이 경정이니 당연한 설정이다.

 

이런 사실적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남는다. 교도소 내의 교도관의 복장 문제이다. [프리즌]에서의 시대적 설정은 93년으로 나온다. 극의 배경이 교도소였다면 교도관의 복장이나 직급에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영화 [프리즌]200만이 조금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너무 뻔한 주제였고, 누구나 충분히 상상 가능한 변주(교정국장)가 있는 스토리였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사실성은 많이 뒤처지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저런 설정까지 해야 했나 라는 느낌이었던 [불한당]에 비해 [프리즌]의 흥행은 나쁘지는 않은 듯 하다.

 

다만 나은 점이 있다면 너무 뻔해 보이는 김래원의 연기보다 한껏 힘을 뺀 한석규의 연기였다. 그는 젊은 시절 [넘버3][초록물고기]를 통해 동네 양아치나 건달의 배역을 맡은 적이 있었다. 그는 얼굴 자체에서 악랄함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 두 영화에선 작위적으로 악역을 표현하기 위해 한껏 힘이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교도소 내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정익호 역을 하면서 충분히 힘을 뺐지만, 그럼에도 여긴 내 구역이야! 여긴 내 세상이야라고 울부짖으며 한껏 악의를 드러냈다.

 

... 짧게 쓸려고 했는데 두 영화를 비교하다보니 생각 외로 길어졌다. 그런데 끝은 어떻게 맺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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