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MBTI 검사를 했던 것은 막 서른을 넘어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당시에 사귀던 여자를 통해 검사를 진행했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가 ISTP였다. 그리고 40대에도, 50대에도 검사를 해 봤지만 늘 결과는 똑같았다. 남들은 변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다만 그럼에도 공통된 것이 있다면 I와 S는 매우 경향성이 높게 나타난 것이었고, T와 P는 그 경향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편이었다. 쉽게 얘기하면 I와 S는 90% 이상의 경향성인데 반해 T와 P는 52~58% 수준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난 이런 MBTI 검사 결과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편이다. 만약에 내가 하는 일에 누군가를 참여시켜야 하는데 어떤 MBTI 결과인 사람은 안된다던가, 꼭 어떤 MBTI 결과여야 한다던가 하는 것은 없다. 그냥 요즘의 내가 어떤 환경에 있었거나, 이런 경향이구나 하고 참고나 할 뿐이다. 당연히 사귀는 사람이나 친구의 MBTI 결과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사실 요즘에 들어서야 MBTI 검사가 보편화되어 연예인의 MBTI 결과가 검색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1000명의 사람들이 있다면 1000가지 성격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MBTI 결과로 사람을 16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요즘들어 MBTI 성격이 나와서 그렇지, 예전엔 혈액형에 따라서, 또는 별자리에 따라서 사람을 나누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엔 띠에 따른 궁합도 여전히 존재하기도 한다. 그런데 혈액형 성격론에 대해선 난 예전부터 믿지 않았다. 그것은 내 혈액형에 관한 남들의 평가 때문이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내 혈액형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고등학교때는 A형 아니면 O형이라는 소리도 들었었고, 대학에 다닐 땐 틀림없는 A형일거라는 소리도 들었으며, 대학원에 다닐 땐 B형일거라는 소리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시 내가 주로 어떤 사람들과 어울렸는가에 따라 남들은 다르게 판단을 했었다.
MBTI는 사람의 성격 유형이라기보다는 당시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성격에 대해 검사를 하고 싶다면 Hexaco 검사를 해 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여러분도 Hexaco 검사를 해 보시길 바란다.
Hexaco 검사(Chrome을 쓰신다면 Google에서 알아서 한국어로 변역해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