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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가치와 사랑에 관한 작은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0-07-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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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컵 이야기

박성우 저/김소라 그림
오티움 | 2020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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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시인이 쓴 '컵 이야기'라는 책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인이 그리는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도 같이 일어난다.




먼저, 싱그러운 겉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더불어 겉표지 안에 감춰진 부드러운 색감의 속표지도 예쁜 삽화와 어우러져 책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책을 펼치자, 프롤로그에서부터 시인 특유의 섬세한 어휘가 하얀 종이 위에서 통통 튀어 오른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불러도 될 만큼 따스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래서 이번 서평은 그저 느낌대로 적어가는 감상문의 형식이 될 듯하다.



강가 풀숲 미루나무 아래에 누군가가 놓고 간 머그컵 하나가 놓여있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p.7)

이름을 붙여준다는 것은 그  존재가 의미있게 다가온다는 뜻일 것이다.

주위에 그런 존재가 있는가?  

그동안 어떤 시선으로 주위를 바라보고 대하고 있었던가를 되물어본다.



(p.19)

살다 보면 싫어도 이런 순간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그때 가장 현명한 사람은 그 시간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그 힘든 시간을 가장 빠르게 통과할 수 있기에...



갑자기 세상 밖 낯선 곳에 혼자 남겨져 초조하고 불안해하던 커커.

그러나 쓸모없는 존재로 남고 싶지 않았던 그는 기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능동적인 존재로 변화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런 커커의 주위로 배추흰나비 나나, 일개미 일일이, 소년 참게 차차, 딱새부부 따따와 띠띠, 깡충거미 외로로, 땅강아지 삽삽이, 민달팽이 핑핑이, 나팔꽃 모모, 그리고 귀뚜라미 뚜뚜와 도마뱀 도도... 등의 다양한 친구들이 찾아오게 되고, 그 만남의 과정을 통해 서로 소소한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는 속 얘기를 하면서 조금씩 밝아진다. 안쪽을 누르고 있는 무언가를 들어내면서 가벼워지고 유쾌해진다. 마음을 꺼내놓으면서 점차 환해지고 후련해진 그는 자신이 하는 말에 커커가 귀를 기울여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며 마음 한편을 어루만져주는 것만으로도 무겁고 탁하고 답답하던 것이 제법 개운하게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한결 가뿐해지고 맑아지고 시원해지는 기분이랄까. 일일이는 이러한 기분은 상대와 자신이 온전히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마음을 내보이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것도...         (p. 46)

잘  들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인가.

내 얘기 하느라 바빠, 남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요즘 사회를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더 상대를 들여다보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p.175)

타고난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그 다름에 걸맞은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해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소명이 아닐런지....



 (p.192)

소란스럽지 않아도 때가 되면 꽃은 피어나듯이... 자신의 진짜 매력 또한 삶의 매 순간의 과정을 통해 더욱 가치있는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나 싶다.



(p.212)

커커처럼 이미 준비를 마친 이들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의 대부분은 여전히 비움과 채움 사이 그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고 쓸모가 있다. 그런 우리는 소소한 만남과 관계를 이루어가며 서로에게 조금은 더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동시에 자신의 쓸모와 가치를 알아간다. 보이지 않는 안쪽을 키워간다.   (p.228~229)


홀로 낯선 곳에 놓였지만 낙담하지 않았던 커커는 다양한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동안의 수동적이던 컵의 용도에서 벗어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담아내고, 품어낼 수 있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세상을 넉넉하게 품어가던 커커는, 한 소년의 집으로 가게 되어 지금은 그곳에서 꽃병의 일을 하며 여유롭고 향기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시종일관 따뜻함과 격려를 담고 있어서인지... '이 책을 읽고  이 책의 두께만큼 착해진 듯하다'는 안도현 시인의 추천사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에게 혹은 다른 그 누군가에게 따뜻한 격려를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선택지 중의 하나가 되어 줄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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