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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붕괴, 지옥문이 열린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9-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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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후 붕괴 지옥문이 열린다

마이클 클레어 저/고호관 역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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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는 기후 문제다. 누군가는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내게는 인생의 중대한 계획들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품게 한 큰 사안이다.

 

비록 한국 안에서였지만, 지리적으로 위도 차이가 있는 여러 고장을 옮겨 다니며 살았기 때문에 지역마다 기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살았다. 작은 곤충 하나가 그 사실을 명징하게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광주로 이주했을 때, 여름이 저물 무렵부터 숲속에서 울리는 쇠를 두들기는 듯한 요란한 곤충 의 소리 때문에 상당히 놀랐다. 소리의 주인공은 보통의 메뚜기보다 두 세배는 큰 덩치의 철써기였는데, 고향인 충청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남방을 상징하는 곤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전주에서 동네 호수를 산책할 때마다 철써기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철써기들이 사는 북방한계선이 조금씩 위로 북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기후 붕괴, 지옥문이 열린다는 미국 국방부가 기후 위기 상황에 얼마나 정교하게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동안 지구촌에서 일어난 인구 이동은 여러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유학, 취업 등의 이유로 이루어진 이동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진 이동이다. 그 과정은 점진적이었지만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평화적이지 않은 인구 이동도 자주,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가장 가까운 대규모 이동 사례는 시리아 내전 이후 발생한 난민들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재집권에 따른 난민 문제도 가시적인 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대규모의 난민을 발생시킬 중대한 요인으로 예측되는 것이 기후 위기. 기후 변화로 인해 국가나 공동체가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통제 불능이 된다면 난민 발생은 필연적이다. 그들이 향할 곳이 어디인가는 명확하다. 아직은 생존이 가능한 공간이고, 그 이동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주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 부족이나 농사 실패와 같은 스트레스는 두 국가 사이에 존재하던 긴장을 악화하거나 불을 붙일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국가의 붕괴와 무질서한 이주, 무정부 지대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15, 프롤로그)

 

왜 미국은 여러 국가기관 중 기후 문제와 가장 무관해 보이는 펜타곤에서 전략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기후 변화가 야기하는 문제는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구분 가능한 영역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압도적인 문제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념적인 문제로 도미노를 떠올리게 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상황보다 더 가혹한 시나리오로 전개될 것이다.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미래가 지옥불 같겠지만, 일시에 닥치지는 않을 것이다. 붕괴는 국지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미국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미국의 국익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미국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헤게모니를 잃게 만들 수도 있다.

 

“CNA의 보고서가 나온 뒤로 기후변화가 여러 국가의 붕괴로 이어지고 미국에 심각한 안보 위협을 가한다는 개념은 군의 담론에 스며들었다.” (86쪽)

 

국제 시스템의 붕괴는 미국의 국가 안보 영역에 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국가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동맹국은 팬데믹과 집단 이주, 주원 부족의 파괴적인 영향에 노출되어 미국이 이끄는 안보 작전을 지원할 영향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주요 무역 상대국의 경제와 긴밀하게 이어져 있어서, 외국에서 대규모 경제 혼란이 일어나면 미국 경제도 어쩔 수 없이 피해를 본다.” (139)

 

피해는 어쩌면 위협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중국이 그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팍스 아메리카나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

 

미국은 자국의 기득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기후 문제를 해석하고,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떤가? 아마도 한국은 기후 문제에서 종속적인 위치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속적인 위치에 있다고 해서 피해가 피해가지도 않는다. 더 가혹한 양상으로 겪게 되고, 피지배에 아주 근접한 상황으로 국가의 운명을 몰고 갈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가를 경영하는 이들의 인식은 참 안이하다.

 

이 책, 기후 붕괴, 지옥문이 열린다는 비록 미국 국방부가 전략적인 입장에서 들여다본 기후 위기 상황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일반적으로 접하지 못했던 상당히 구체적인 지구촌 여러 국가의 상황들을 알려주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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