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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플레이머

마이크 큐라토 글,그림/조고은 역
F(에프)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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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플레이머(에프 그래픽컬렉션)

 

저자 마이크 큐라토

역자 조고은

출판 에프(F)

출간 2022.6.10.

 

그래픽노블 ‘플레이머’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14살의 에이든의 성장소설이다. 개인적으로 그래픽노블을 좋아한다. 장르와 장르 그 어디 중간 즈음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가는 것이 경계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만 관심은 잃고 싶지 않은 나의 어정쩡한 관종력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이크 큐라토의 이번 소설은 기대를 넘치게 채우며 그래픽노블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린 에이든에게 자꾸만 나 자신을 대입하게 되는 것은 모두가 죽음 앞에 서는 그날까지 아마도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멈추지 않는 삶을 살기 때문이며, ‘나’와 ‘타인’을 변별하는 것이 가능해진 후로 인간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의 성장과 사회화의 과정에 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의 연장에서 ‘플레이머’는 다행히 조금 더 나은 나의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167cm, 볼록 나온 배, 과체중, 세련되지 못한 옷차림은 외적으로 보여지는 에이든의 모습이다. 에이든의 내면은 보다 더 복잡한 미로처럼 얽혀있다. 새로운 고등학교의 선택, 괴롭힘에 시달리던 중학교 시절, 불안정하고 암울한 가족들, 남들과 다른 성체성. 에이든을 힘들게 하는 것은 도처에 형태와 방법을 달리해 도사리며 덮칠 기회만 엿보고 있는 것처럼 의문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아빠와의 불화로 우울증에 걸린 엄마, 10살 어린 쌍둥이 동생들, 가족들 모두에게 위협적인 아빠. 그럼에도 에이든은 엄마의 대화상대가 되어 주고 동생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악몽 같은 집을 떠나 좋아하는 보이스카웃 캠프에 와 있다.

 

어떤 일을 당할지 뻔한 예측이 가능한 학교와 일상보다 규칙과 규율에 맞게 운영되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캠프에서 에이든은 자유를 느낀다.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일상을 지내는 에이든은 캠프에서 『나는 언제나 기타 항목에 속해야 한다. 이젠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성체성으로 스스로를 옥죄는 불안과 무언가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편견은 에이든의 인생을 매 순간 불필요한 도전에 직면하게 한다. 이런 성향의 에이든은 사사건건 아이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이해받지 못한다.

 

내가 ‘정상’적으로 행동하려 할 때마다 사람들은 나를 훨씬 더 심하게 놀렸어. 내가 아무리 해도 안 되다는 걸 다들 아니까. 어느 쪽으로 해도 당하기만 하니 그냥 포기했어. 나는 아무도 만족시킬 수가 없다고. 애 그걸 이해를 못해? 난 네가 아니고, 절대 네가 될 수도 없어!!!

 

작가는 흑백의 그림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만은 붉은색을 사용해 강조한다. 격동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에이든은 도덕적 상식과 정형화된 안정감을 추구하나 비정형의 반대급부를 원하기도 한다. 그 열망과 무의식의 꿈, 심장은 붉게 칠해진 불꽃에 의해 표현되어 유일하게 화려하고 웅장하며 강렬하고 희석되지 못한 감정이 그 색 안에 거칠게 담겨있다. 보이스카웃 캠프라는 한정된 시공간에서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나 그곳은 작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캠프에서의 짧은 여정과 그 안에서의 갈등과 위협은 심연아래 숨어 있던 에이든의 불안과 자신을 향한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를 수면위로 끌어 올려 맹렬한 기세로 번져나간다.

 

- 이해가 안 돼요. 너무 바보 같잖아요. 진북, 자북 왜 북쪽이 두 개나 있어요?

뭐가 맞는 거예요?

 

- 사실 ‘맞는’ 북쪽은 없어. 전부 네가 가야할 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아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일 뿐이야. 무조건 앞으로 나가는 일만 중요한 게 아니야. 이 세상에서 네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먼저고, 그 다음에 길을 찾기 위해 오류를 조정해야 해. 누구나 가끔은 길을 잃었다고 느끼게 마련이야.

너도 잘하고 있어, 에이든. 네 나름의 속도로 너의 길을 찾게 될 거야. 꾸준히 노력하렴.

무슨 말인지 알겠니?

 

한사람의 진심어린 이해와 각성은 에이든 자신을 바로 보게 하고 단단하게 만들며 세상 어딘가에 나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야기 안에서 몇 개의 단어만 바꾼다면 바로 나의 삶이, 일상이 된다. 인생은 불행하지만 축복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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