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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서 지평을 넓히는 사람들 | 기본 카테고리 2021-03-0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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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냥, 사람

홍은전 저
봄날의책 | 202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홍은전 작가는 13년 동안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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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배달된 신문에 홍은전 작가의 글이 있으면 가슴이 무거웠다. 읽고 싶은 마음과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싸운다. 아니다. 읽어야 한다는 마음과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싸운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 시대 가장 아픈 사람들 곁에서 그들을 쓰는 사람. 홍은전 작가의 글은 우리 시대의 가장 민감한 곳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기록이라서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아침부터 너무 아픈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고 싶다는 바람이 충돌했다. 그래도 연재 초기에는 당위성이 앞섰다. 꼬박꼬박 읽은 것은 아니더라도 읽으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읽고 있지 않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세월호 이야기 때부터였을까. 세월호 이야기는 세월호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했으니까. 그런데 결국 연재된 글을 한꺼번에 읽게 되었다.

 

 홍은전 작가의 글을 읽게 되기까지도 이렇게 한바탕 마음이 싸운 뒤인데 그이는 현장에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작가는 “고통을 기록하는 마음은 광장에서 미경 씨의 머리를 밀어주며 “죄송해요”하고 말했던 여성의 마음과 비슷할 것 같다”고 한다. 미경 씨는 세월호 유가족이다. 참사 1주기가 다가오던 2015년 4월의 어느 날 광화문 광장에서 삭발을 하기로 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터지는 현장에서 미경 씨는 아직도 이 상황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예쁘게 잘라주는 사람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기도 했다. 미경 씨의 망설임과 두려움을 읽어준 것은 머리를 밀어주던 사람이었다. 그가 미경 씨를 뒤에서 안으며 “어머니, 미안해요”라고 말한는 순간 미경 씨는 눈물을 쏟았다.

 

홍은전 작가는 13년 동안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일했다. 살면서 잘한 일 세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노들야학을 시작한 것, 노들야학을 드만둔 것, 그리고 그것을 글로 쓴 것”이라고 할 만큼 그이는 노들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그곳은 세상의 끝이었으나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그 끝을 최전선으로 만들어 세상의 지평을 넓히는 경이로운 존재들”이었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리하여 책에는 백도라지 백두산 백민주화라고 자식의 이름을 지었던 백남기 어른(「도라지, 백두산, 민주화 들」), 자식의 유골을 업고 떡을 돌리는 세월호 어머니(유골을 업고 떡을 돌리다」), 이마트 매장 안 “진열대의 붉은 포장육 위에 국화를 한 송이씩 올리”(「그들이 본 것」)는 청년들 이야기가 있지만, 노들야학에서 만난 경이로운 존재가 가슴에 가장 와 닿는다.

 

모욕적인 자선을 거부하고 위태롭지만 당당한 자립을 선택한 그녀. 그리고 혹독하게 자유로웠던 10년의 증거, 2천만 원. 매월 20만 원씩 차곡차곡 모았던 그 행위는 평생 자신에게 씌워졌던 ‘쓸모없는 존재’라는 누명을 벗기 위한 그녀만의 의식이 아니었을지. 10년 전 활동가들의 손에 이끌려 서울에 도착한 꽃님 씨가 이제는 반대로 활동가들의 등을 떠민다.

“어서 가서 한 사람이라도 더 데려와. 내가 차비 줄 테니까.”

아름다운 역전! (「혹독하게 자유로운」, 55쪽)

 

당신에게 정태수는 어떤 의미인가요, 하고 묻자 경석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장애인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그랬던 내가 그 불쌍한 장애인들 속으로 떨어졌으니 인생이 비참해 죽을 것 같았는데, 그때 태수가 왔지. 그런데 그 장애인이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그냥 사람. 태수는 나한테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줬지, 충격적으로.”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는데, 그 순간 경석이 ‘그냥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사람」,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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