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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독서] 삼국전투기 10 (3) | 이벤트 포스트 2020-10-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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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1) 읽은 책

삼국전투기 10

최훈 글그림
길찾기 | 2020년 09월

 

2)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 독서 시간 : 22:50 ~ 23:20, 읽은 페이지 : 58쪽 ~ 85쪽

 

3)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위나라의 실권을 장악한 사마의는 친구였던 왕릉마저 모반을 꾀했다는 이유로 가차없이 역모죄를 적용하여 삼족을 멸하게 된다. 하지만 사마의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한다. 사마의에 대한 평가가 흥미롭다. 삼국지연의가 워낙에 제갈량을 뛰어난 인물로 묘사하다보니 그 희생양이 된 것이 사마의지만, 역사에서는 사마의 역시 제갈량 못지 않은 뛰어난 전략가였다.

 

 뛰어난 능력과 더불어 자신에게 철저히 하며 타인의 모범이 되었으며, 결국 권력을 장악하였으며 그 시절로서는 장수라 할 수 있는 70까지 살았으니 확실히 사마의는 성공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에서 사마의의 인기가 그렇게 높지 않다. 이건 왜일까?

 

 바로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점이 그 대표적인 이유이다. 엄청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비와 그 아들인 유선을 성심껏 모신 제갈량이나 손권으로부터 나중에 홀대를 받았음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한 육손은 물론 삼국지의 유명 인물들은 적어도 자신의 주군에게 충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름을 날린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마의는 분명 주어진 역할은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문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불확실했다는 점이다. 아마 조조도 이런 부분이 꺼려져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마의를 두려워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 '예스블로그 독서 습관 이벤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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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외국소설 2020-10-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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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열린책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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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주는 수많은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글을 통한 작가와의 소통을 꼽을 수 있다. 오로지 글만으로 작가의 삶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면 독자는 물론이고 작가에게도 큰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현재 내가 글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작가 중 하나는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일 것이다. 1961년생인 그가 1991년에 『개미』를 출간했는데, 이 작품은 한국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도서 대여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빌려 읽게 되면서 이후 그에게 매료되었다. 한국 시장에서 그의 작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대부분은 한국에 꾸준히 출간되었고, 거의 모든 그의 작품들을 읽은 나로서는 언젠부터인지 글 너머에 있는 그의 생각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 60대에 접어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예전처럼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그의 작품들은 추상적인 미지의 영역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이를테면 아무도 밝히지 못한 6단계 잠의 비밀을 통하여 인간의 무의식의 영역을 넘어서 소통하는 내용을 다룬 『잠』이라든지 죽은 다음에 자신을 누가 죽였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죽음의 의미를 다룬 『죽음』, 최면을 통하여 심층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전생의 수많은 자신과 소통하는 것을 다룬 『기억』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초기에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靈界)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도 있었지만 유독 요즈음 그러한 소재에 집중하는 느낌이 든다. 주로 과학적인 분야에 대한 내용들을 소재로 삼던 그가 무의식과 전생, 죽음과 같은 것을 글로 쓴다는 것은 그 역시 생애 전반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출간한 『심판』 역시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특이하게도 『심판』희곡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두 번째 희곡이라고 하지만, 나로서는 그의 작품 중 처음 접하는 희곡이다. 가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긴 하지만, 솔직히 희곡을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다. 연극을 위하여 쓰여진 글이니 아무래도 연극이 아닌 글로 읽는다는 것이 왠지 어색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의 대부분의 작품이 소설로 출간되었는데, 왜 하필 이 작품은 희곡으로 쓴 것일까? 아무래도 이 작품이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 검사, 변호사 그리고 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다루고 있다보니 오로지 대화로 이루어진 희곡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법정에서는 오로지 진술과 증언을 토대로 결과를 내려야 하니 각 인물의 속마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배제한 채 오로지 대사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희곡으로 쓰여진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덕분에 우리는 독자이면서 동시에 이 작품의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죽음 이후에 사후 세계가 없다고 단언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후세계에 대한 어느 정도의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이 작품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큰 흐름에는 쉽게 공감대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저마다 다른 사후세계에 대한 세부적인 것들을 어떻게 납득시키냐에 대한 고민으로도 적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든다면 주인공인 아나톨 피숑이 폐암 수술 도중 죽음을 맞아서 천국에 갔는데, 그곳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무죄이면 천국에 남고 유죄이면 다시 인간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설정 역시 애초 유죄가 있다면 천국이 아닌 지옥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작품에서 그러한 논란이 오히려 자신이 다루려는 이야기의 본질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단 끝까지 읽어보고 판단하라는 의미에서 다소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스24에서 제공하는 도서 이미지 中에서)

 

 총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막에서는 주인공인 아나톨 피숑이 스스로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천국에서 변호사와 검사, 판사를 차례로 만나면서 죽었다는 것과 자신의 삶에 대한 법정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2막에서는 아나톨 피숑 스스로가 생각하는 삶과 검사가 지적하는 삶의 괴리를 보여주며 3막에서는 다음 생을 결정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죽음과 삶에 대한 심판, 환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심판』 시종일관 긴장보다는 오히려 유쾌하다. 그리고, 비현실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공감하면서 동시에 검사인 베르트랑이 유죄로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로 그것이 유죄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을 표하면서 우리는 이내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가브리엘(판사) :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중략) 각자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무이하다고 믿지만 실은 누구나 정확히 똑같죠.

카롤린(변호사) : 하지만 존재마다 고유한 서정성을 부여해 주는 미세한 결의 차이는 존재하죠. 케이스별로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예요. 

 - p. 54 中에서 -

 판사인 가브리엘이 말하는 태어난 해와 죽은 해 사이를 채우는 과정이 삶이라고 정의하는 부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이지만, 삶의 미세한 차이를 통하여 판결을 내리는 가브리엘이 그러한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왠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런 생각이라면 과연 자신이 내리는 명확한 판결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변호사인 카롤린이 피고가 된 아나탈 피숑의 수호천사로서 조언하는 장면이 더욱 납득이 된다.

 

 하지만 변호사인 카롤린과 검사인 베르트랑의 관계를 보면 과연 누군가가 걸어온 삶을 심판하고 그에 맞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 온전히 이루어질지 걱정된다. 이들은 원래 이승에서 부부였다가 이혼한 사이였으며, 이후 천국에서 각각 변호사와 검사로 남게 된 상태였다. 하지만 베르트랑은 여전히 카롤린에게 집적대는 상황이고, 카롤린 역시 그러한 베르트랑을 싫어하면서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모호한 관계였다. 우리가 봤을 때에도 왠지 천국의 법정에 참여하는 인물들에게 허술한 느낌이 드는데, 인간 세상에서 판사로 활동했던 아나톨 피숑에게는 그들이 과연 어떻게 보였을까?

 

 2막에서는 '생의 대차 대조표'를 통하여 아나톨 피숑이 걸어온 길에 대한 변론과 추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좋은 학생이었고, 좋은 시민이자 좋은 남편, 좋은 가장이자 가톨릭 신자, 좋은 직업인이라 스스로 자부하던 아나톨 피숑은 꽤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검사인 베르트랑은 그의 생애 전반을 짚어가면서 조목조목 그의 죄상을 밝히기 시작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충격을 받게 된다. "저게 유죄라고?"라는 물음과 함께 검사에 대하여 강한 반감을 갖게 된다. 저것이 유죄라고 한다면 아마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이 모두 유죄에 해당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사는 스스로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아나톨 피숑을 어떤 점에서 유죄라고 말하는 것일까?

 

베르트랑(검사) : 피숑 씨, 당신은 배우자를 잘못 택했고, 직업을 잘못 택했고, 삶을 잘못 택했어요! 존재의 완벽한 시나리오를 포기했어요...순응주의에 빠져서! 그저 남들과 똑같이 살려고만 했죠. 당신에게 특별한 운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 p. 128 中에서 -

 검사의 이러한 지적에 과연 나는 거기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삶에 있어서 진정한 사랑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지나칠 수도 있고, 자신의 적성이나 재능과 상관없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검사는 이것을 '순응주의'에 빠져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지 못하고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려는 그 자체가 유죄라고 단언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아나톨 피숑에 대한 이러한 지적은 쉽게 납득할 수 없지만, 놀랍게도 검사의 말대로 결국 유죄가 선고된다.

 

가브리엘(판사) : 그러니까 삶을 요리로 치자면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 의지 50퍼센트가 재료로 들어가는 거예요.

 - p. 104 中에서 -

 유죄의 근거는 가브리엘이 말하는 삶의 구성 요소인 카르마, 즉 무의식의 소리에 아나톨 피숑이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우리는 모두 억울할 수밖에 없다. 저런 논리대로라면 아나톨 피숑은 물론이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거의 유죄에 해당되지 않을까? 그런데, 『심판』의 배경은 천국이다. 유죄라는 단어에 우리가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천국에 있는 이 법정에서 죄를 가리는 것은 피고가 살아온 삶이 올바른지를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주어진 삶에 충실했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유죄의 의미였다면 애초 천국의 법정에 오기도 전에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이었을 것이다.

 

 3막에서 유죄에 따라 다시 인간의 생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더욱 확실해진다. 태어나면 기억할 수 없지만, 자신의 부모는 물론 자신의 재능과 단점, 직업까지 모두 선택을 한 뒤에 다시 인간 세계로 향하는 것이 이 법정의 유죄에 따른 처벌이다. 즉, 태어나기 전에 자신이 정한 경로대로 산다면 다음 심판에서 무죄가 될 것이고, 벗어난다면 또 다시 유죄가 되어 다시 인간의 생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러한 설정은 살아가면서 무의식의 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면서 자유 의지를 통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초반에 검사인 베르트랑의 지적이 어이없다가도 어느새 뼈를 때리는 팩트로 작용하는 것은 이러한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베르트랑 : 어떤 일이 어려워서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 p. 133 中에서 -

 

 『심판』이라는 제목이 마치 판결하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을 읽으면 오히려 심판에 다다르기 전에 생애 전반을 되돌아보며 지금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통하여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누가 정한지 알 수 없는 그 획일적인 삶의 기준에 도달하기 위하여 내면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작품 곳곳에서 마냥 현실과 유리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에 의하여 빚어진 다양한 장면에서 의료계와 교육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착하는 것 역시 이 작품의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예스24에서 제공하는 도서 이미지 中에서)

 

 그동안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반전으로 많은 재미를 선사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에 눈을 돌린 느낌이다. 그러한 생각들을 여전히 활발한 글쓰기를 통하여 만나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그의 팬으로서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스스로 이 작품을 쓰면서 그는 무의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유의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천국에서 준비한 삶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의 팬으로서는 그 역시 천국에서 유죄를 받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그의 글을 다음 생에서도 또다시 만나볼 수 있을 테니까. 아니면 무죄라고 하더라도 가브리엘처럼 스스로 다시 작가로서 자신의 다음 생을 선택하여 환생하기를 기대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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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앤 :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 버지 윌슨 | 외국소설 2020-10-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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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녕, 앤

버지 윌슨 저/나선숙 역
더모던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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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TV에서 방영했던 『빨강 머리 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나의 추억에 자리잡은 몇 안되는 만화 중 하나이다. 꽤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시골마을인 에이번리에 도착한 앤을 마릴라가 받아주기를 간절히 기원하기도 하고, 마릴라의 브로치 분실 사건과 절친인 다이애나에게 술을 먹인 사건에서는 앤의 억울함이 풀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등 앤에게 상당히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에이번리에 대한 낭만적 묘사와 함께 마릴라와 매튜를 비롯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매사에 긍정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앤에 의하여 감정의 변화가 생겨났던 것처럼 나 역시 그러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빨강 머리 앤』은 잊혀질래야 잊혀질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덕분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원작 『빨강 머리 앤』을 작년에 다시 읽어보며 그 추억을 회상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안녕, 앤』을 읽으면서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배경으로 앤의 이야기를 썼으며, 『빨강 머리 앤』의 이후의 이야기를 여러편 썼다. 처녀 시절을 다룬 『에이번리의 앤』을 비롯하여 대학생, 고등학교 교장, 심지어 앤의 신혼 초기 시절에 대한 내용들을 각각 책으로 썼다. 『빨강 머리 앤』만큼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앤을 사랑하고 기억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처음 『안녕, 앤』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루시의 잘 알려지지 않은 앤 셜리의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저자는 루시가 아닌 버지 윌슨이다. 그녀 역시 루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출신의 작가인데, '앤 탄생 100주년 기념작'으로 바로 빨강 머리 앤의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주제로 이 책을 쓴 것이었다.

 

 이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작품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작가 앤터니 호로비츠가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의 공식 『셜록 홈즈』 작가로 임명된 이후에 셜록 홈즈 실크 하우스의 비밀로 홈즈의 부활을 알렸던 것처럼 버지 윌슨 역시 루시 M. 몽곰리 협회와 캐나다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앤 셜리의 어린 시절을 다룬 안녕, 을 쓴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버지 윌슨이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원작의 이전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루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빨강 머리 앤』의 이후를 다룬 작품을 여러차례 발표했지만, 정작 그 이전의 이야기는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지 윌슨의 시도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에 이어 그 이후의 이야기를 쓰는 것과 그 이전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무게감에 있어서 결코 같지 않다. 이후의 이야기는 원작으로부터 다양하게 쓰여질 수 있지만, 원작으로 흘러가는 이전의 이야기는 하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지 윌슨 스스로 이 작품을 쓰면서 빨강 머리 의 속편으로 이전의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하여 부담감을 토로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앤의 이야기들을 다시 읽으면 읽을수록, 앤은 분명 어린 시절이 행복하거나 편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브라이트리버 기차역에서 매슈 커스버트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쾌활하고 낙천적이고 표현력이 풍부한 아이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 p. 5 中에서 -

 원작자의 명성에 누를 끼치게 될까 봐 걱정했던 버지 윌슨은 그럼에도 위와 같은 이유로 앤의 이전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앤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지닌 궁금증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빨강 머리 앤에는 태어나자마자 열병으로 부모님을 잃고, 여러 집을 전전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 일을 하던 고된 이야기와 고아원에 머물렀던 앤의 과거가 짧막하게 언급된다. 이런 점을 보면 우리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앤을 그저 해피엔딩의 주인공으로서만 바라본 것은 아니었는지 되묻게 된다. 따라서 『안녕,을 통하여 그동안 가려져 있던 앤의 과거에 대한 의문을 살펴보며 버지 윌슨의 독창적인 이야기가 원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초점을 두고 읽어볼 필요가 있다.

 

 "앤은 뭔가 특별한 느낌이에요. 'Ann'이 아니에요. 끝에 'e'가 붙은 앤. 이 아이는 우리의 완벽한 앤이에요."

 - p. 56 中에서 -

 교사 출신인 버사 셜리와 월터 셜리의 존재는 앤 셜리의 기원이자 우리가 알고 있는 앤의 원형처럼 묘사된다. 아버지인 월터의 걺붉은 머리카락과 긴손가락 윗면에 뿌려진 주근깨는 앤의 외모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며 버사가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으로 인하여 이웃인 제시 글래든과 가정부인 조애너 토머스가 따뜻함을 느끼는 모습도 훗날 앤이 프린스 에드워드섬의 커스버트 남매의 집에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월터가 의사에게 "우린 가족이 없습니다. 앤을 제외하면요. 이 아이가 우리의 세상이에요."라고 말하는 대목은 향후 앤이 겪게 될 불운함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러한 셜리 부부의 앤에 대한 사랑과 기대는 너무나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앤 셜리에게 너무나 일찍 찾아온 비극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이들 부부는 앤이 태어난 다음 석 달만에 열병으로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앤 스스로가 그 비극을 직접 자각하기도 전에 셜리 부부는 앤과 영원한 이별을 해야했기에 초반에 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과 마음이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작에서도 그러한 사정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생후 3개월만에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된 앤의 모습을 보면서 앤에 대한 동정심과 함께 어떻게 우리가 알고 있는 앤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몰입하게 된다. 더구나 대단히 슬프고 가슴 아픈 일들이 너무나 어린 앤에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빨강 머리 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조애너는 문득 깨달았다. 앤을 데려오고 싶었던 것이 사실은 앤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는 것을. 셜리 부부 집에서의 행복했던 짧은 몇 달을 상기시켜 줄 누군가를 원했던 것이다.

 - p. 93 中에서 -

 앤을 거두어 준 인물은 셜리 부부의 가정부 일을 하였던 조애너 토머스였다. 그녀는 셜리 부부의 상냥하고 따뜻한 모습에서 자신의 비참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행복을 느꼈던 인물이었는데, 그들 부부에 대한 보답으로 앤을 자신의 집에 데려간 것이다. 하지만 남편 토머스는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그녀는 홀로 새롭게 태어난 노아를 포함하여 총 7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조애너의 속마음처럼 그녀는 앤이 커갈수록 자신이 앤을 좋아하거나 월터 부부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그 집에서의 좋은 추억을 상기하기 위하여 그리고 자신의 집안일을 도와줄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앤을 데려온 것이기에 어린 앤에게 고달픈 상황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다.

 

 저자는 어쩔 수 없이 앤의 슬프고 가슴 아픈 상황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지만,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앤 주변의 여러 인물들을 통하여 앤이 성장하는 데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 함께 보여준다. 토머스 부부의 장녀인 일라이저는 앤을 잘 보살펴 주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아치볼드 부인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앤을 응원하였으며, 존슨과 헨더슨 선생 앤에게 단어를 포함하여 글을 가르치고 책을 읽을 수 있게끔 도와준다. 그래서, 앤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점점 빨강 머리 앤에서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된다. 찬장의 유리문 뒤에서 나타나는 환상의 친구를 '케이티 모리스'로,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를 '비올레타'라고 부르며 자신의 힘겨운 일상을 그들과의 대화(엄밀히 말한다면 자신과의 대화)를 통하여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록 앤이 어렸지만, 이 작품에서도 앤은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부모님인 셜리 부부와 마찬가지로 그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육아와 가정을 꾸리는 문제로 앤에게 많은 일을 시키는 조애너와 해먼드 부인은 앤의 그러한 선한 영향력을 애써 외면하는 인물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조애너의 남편 토머스는 앤의 그러한 선한 영향력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적어도 버트는 힘든 현실 속에서 앤의 상상력을 아예 무시하는 조애너와 해먼드와는 달리 앤에게 그것을 배우려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현실에서 앤을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이들과 같지 않을까?

 "그런 척한다는 거, 그것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해 줄래? 시작은 어떻게 하는 건데?"

 (중략)

 "나는 그게 잘 안 되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부터 생각해봐야겠구나. 어디 보자..."

 - p. 155 中에서 -

 

 하지만 앤의 매력은 역시나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사람들의 감정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부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로부터 배신을 받아 달걀 장수로 혼자만의 삶을 살던 존슨을 다시 원래의 삶으로 되돌리는 부분이라든지 헨더슨 선생에게 가르치는 즐거움과 사랑을 일깨워주는 모습, 아치볼드 부인과 해거티 양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모습은 거기에 해당된다. 또한 앤이 해먼드 부부에게 입양되어 그곳에서 만난 맥도걸 선생과의 에피소드는 그리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지만 더욱 인상적이다. 맥도걸 선생이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사진을 앤에게 보여주고, 앤은 그 섬을 동경한 나머지 사진 중 하나를 몰래 가져오게 된다. 맥도걸 선생은 나중에 앤이 그 사진을 가져간 것을 알고 앤이 고아원으로 다시 떠나게 된 날, 오히려 다른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서 앤에게 선물로 준다. 나름 어른으로서 배려를 했다고 앤을 떠나보내는 순간 맥도걸 선생은 자신의 주머니에 앤이 몰래 되돌려 준 사진이 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맥도걸 선생은 앤이 해먼드 부부의 집에서 아이로서는 너무나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도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너무나 순수한 앤의 모습에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이다.

 사랑의 마음과 도덕적 의무 사이에서 전쟁을 벌이던 이 서른다섯 살의 남자는 엉엉 울어 버렸다.

 - p. 535 中에서 -

 

 하지만 때로는 내가 너무 철들어 버리기 전에 어린애처럼 살아 봤으면 좋겠어요.

 - p. 401 中에서 -

 힘겹고 슬픈 상황 속에서도 과연 아이라고 의심될 정도로 긍정적이고 밝았던 앤 셜리의 이러한 바램은 이 작품이 빨강 머리 앤에 비하여 상당히 슬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읽기도 전에 그 결과를 알고 있다면 김이 새기 마련인데, 『안녕, 은 오히려 이후 앤 셜리가 커스버트 남매를 만나서 점점 행복에 가까운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알기에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그래도 끝까지 읽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고아원에 보내지지만, 거기에서 앤은 스펜서 부인을 만나서 맥도걸 선생의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가게 된다. 아마 빨강 머리 앤을 읽지 않았더라면 또 앤이 어떤 고생을 하게 될지 걱정부터 앞서겠지만, 오히려 그 결과를 알기에 스펜서 부인과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안도를 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빨강 머리 앤의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전의 이야기를 다룬 『안녕, 은 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원작에 등장하는 앤의 이전 상황에 대한 그 짧은 내용을 바탕으로 무려 원작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부분이라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에서의 앤의 됨됨이는 물론 이야기의 흐름과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태어나면서부터 고난과 시련을 겪은 앤이 이제 본격적인 행복을 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 안녕, 은 그 자체로서도 훌륭하지만 동시에 『빨강 머리 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니 '앤 탄생 100주년 공식 기념작'이자 '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공인받는 것은 결코 과찬이 아니리라.

 

 내가 앤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년 전 어린 시절에 앤을 만났기 때문에 앤을 읽는다는 것은 그 시절의 추억도 고스란히 소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힘든 와중에도 분명 즐거운 추억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나에게 앤은 그러한 망각 속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앤 셜리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또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Ann'이 아니라 끝에 'e'를 붙여 'Anne'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는 앤을 보면서 나 역시 앤이 그토록 강조한 'e'를 붙여서 나만의 'Anne'으로 기억하고 싶다. 바로 '영원'을 뜻하는 'e' 를 이름 앞에 붙여 나만의 'Eternal Anne'(영원한 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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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남 하동 여행 2 (10월 23일) | 일상, 가끔의 여행 2020-10-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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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양면 평사리 - 평사리 들판, 한산사, 동정호, 최참판댁, 박경리 문학관

하동의 오후 여정은 악양면 평사리였습니다. 많이 아시겠지만, 이곳은 바로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배경이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2가지 착오를 빚게 됩니다. 먼저 평사리 들판에 가을걷이가 이루어진 점입니다. 여행을 떠날 때, 가슴 속으로 제발 평사리 들판의 가을걷이가 아직 되어 있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가는 길에 가을걷이가 된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어서 혹시나 했지만, 평사리에 도착한 순간 저는 거의 가을걷이가 된 들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OTL

 

 

 

우선 차를 '최참판댁' 주차장(주차비 무료)에 주차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향한 곳은 바로 '한산사'라는 절입니다. '박경리토지문학관'의 뒤쪽으로 보이는 산에 위치한 이 작은 절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걸어서 약 20~3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곳이어서 먼저 그리로 향하였습니다. 물론 차로도 갈 수 있고, 절 앞에 주차도 가능합니다.

 

 

한산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평사리 들판과 우측의 섬진강입니다. 이렇게 보니 딱히 가을걷이로 인한 황량함은 느껴지지가 않네요.(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그리고, 요즈음은 모래톱을 보기 힘든데, 섬진강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네요.

 

 

 

한산사는 이렇게 작은 절이었습니다. 절 앞에는 이렇게 평사리 일대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밖에는 없더군요. 대부분 차를 타고 근처에 새롭게 생긴 '스타웨이 하동'이라는 곳으로 가더군요. 한산사를 바라봤을 때, 왼쪽에 새롭게 지어진 곳인데 카페입니다. 요즈음 블로그로 검색하면 항상 등장하는 곳인데, 거기에서도 평사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아무래도 섬진강쪽 뷰가 더 잘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요즈음 각 지자체에서 뷰가 좋은 곳을 선정하여 '사타웨이', '스카이' 등과 같은 이름으로 카페가 지어지는데, 저는 한산사에서의 감상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한산사에서도 이렇게 평사리의 풍경을 감상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연못(호수?)은 동정호입니다. 백제를 치기 위하여 건너왔던 소정방이 중국의 동정호를 닮았다고 해서 동정호라고 합니다.(근데 소정방이 하동까지 왔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들판 가운데에 '부부송'이라 불리우는 한 쌍의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10배줌으로 당겨서 찍은 모습입니다. 가을걷이가 되지 않았다면 들판에 벼로 꾸며진 글자를 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주 일부분만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한산사에 온 이유는 바로 한산사의 오른편쪽으로 난 숲길을 걸으면 '고소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레킹 책에서 소개된 곳이어서 이곳을 가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이렇게 좋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숲길을 걷다가 2번째 착오가 발생합니다. 바로 '고소성' 가는 길이 폐쇄된 것이었습니다. OTL

플랜카드로 길을 살짝 막아놔서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었지만, 아쉬움을 접어두고 발길을 되돌렸습니다.

 

 

 

 

한산사에서 내려와서 길건너의 동정호로 향했습니다. 여기에서도 핑크뮬리를 볼 수 있었는데, 이날 바람이 불어서 다들 누운 채로 찍혀 있네요. 길을 사이에 두고 연못이 있고 그 건너편은 습지 형태로 만들어 놓은 두꺼비 서식지였습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두꺼비는 볼 수 없었지만, 가끔 두꺼비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처음에는 오토바이 소리로 착각할 정도로 묵직하더군요.

 

 

 

 

동정호 가운데 출렁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이 있는데, 그곳에도 핑크뮬리를 심어 놓았네요. 바람이 다소 불었지만, 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살 때문에 오히려 온기도 느낄 수 있는 바람이어서 이래저래 가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본 부부송을 가까이 가서 찍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멀리서 보는 모습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이후 평사리 들판으로 난 길을 여기저기 걸어보았습니다. 가을걷이가 되지 않았다면 좌우로 황금벌판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쉬웠네요. 원래대로 2주전에 휴가를 왔으면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제 최참판댁으로 향했습니다.(입장료 : 2,000원)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배경을 재현한 곳이었는데,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못하여 이곳의 의미를 완전히 느낄 수 없었지만 구석구석 가을의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참판댁이라 불리우는 곳에서의 풍경입니다. 이곳에서서도 평사리 들판을 감상할 수 있었고, 또 앞마당의 아름드리 나무(상수리 나무였습니다.)도 참 인상적입니다.

 

 

 

 

 

 

최참판댁도 꽤 볼만한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가을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마지막 문 와주의 나무는 팽나무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바로 옆에 있는 '박경리토지지문학관'이었습니다. 실내에는 생전 박경리 작가의 모습과 목소리, 그리고 [토지]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작년 남원의 '혼불문학과'이 떠올랐네요. 언젠가는 이 두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2. 쌍계사

마지막 여정은 쌍계사입니다. 그 유명한 하동의 벚꽃십리길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라고 하는데, 가을의 쌍계사는 또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입장료(2,500원)를 내고 조금 길을 걷다 보면 이내 '일주문-금강문-천왕문'을 거쳐 쌍계사에 이르게 됩니다.(사진에서 일주문은 없습니다.) 그런데, 쌍계사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천왕문을 지나자 계단 위로 나타나는 '구층석탑'입니다. 이 탑은 석가여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인데, 탑으 1987년에 시공되어 1990년에 완공된 탑이었습니다. 예전에 지어진 탑이 아니라 불자의 시주로 지어진 현대의 불탑입니다.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과 유사한 형식으로 지었다고 하네요.

 

 

 

  

 

 

 

 

 

 

절이 좋은 이유는 절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계절과 자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곳 쌍계사가 완전히 가을로 물든 것은 아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가을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가 간 날은 문화제를 보수한다고 좀 시끌벅적했다는 점입니다. 아, 그리고 쌍계사를 지나쳐 '불일폭포'까지 가는 코스가 있는데, 가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왕복 3시간인데,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저는 쌍계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특이하게도 '쌍계 초등학교'라는 간판이 보여 그 길로 잠깐 가보았습니다. 쌍계사 매표소를 지나 왼편에 난 길인데, 이곳에 초등학교가 있다니 신기해서 가보았는데, 의도치 않게 이렇게 작은 차밭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차라고 하면 전남 보성을 떠올릴 수 있지만, 하동 역시 여러군데 차밭이 있어서 다원들도 꽤 많았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하동에 오게 된다면 이런 차밭을 찾아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쌍계사를 마지막으로 하동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화개장터를 거쳐 구례와 남원으로 해서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화개장터에 잠깐 내리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냥 지나쳐버렸네요. 가는 길에 섬진강을 계속 볼 수 있었는데, 구례쪽이 폭우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입은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더군요. 강 유역에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었으니까요. 쉽지 않겠지만 그 상처들이 어서 빨리 복구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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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독서] 삼국전투기 10 (2) | 이벤트 포스트 2020-10-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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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1) 읽은 책

삼국전투기 10

최훈 글그림
길찾기 | 2020년 09월

 

2)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 독서 시간 : 08:30 ~ 09:05, 읽은 페이지 : 36쪽 ~ 57쪽

 

3)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제갈량 사후 강유는 그 유지를 받들어 여러 차례 북벌을 감행한다. 하지만 강유의 북벌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끝나게 된다. 제갈량의 신급 능력으로도 성공하지 못한 북벌을 강유가 성공시킬 수 있으리라고는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강유는 무모한 북벌을 한 것일까?

 

 제갈량 사후 이제 비위가 촉의 내정을 담당하고, 강유는 군사적인 업무를 나누어 진행하고 있었다. 강유는 위나라의 고릉후 사건을 기회로 삼아서 북벌을 주장하지만, 비위는 강유에게 가용한 병력을 1만으로 제한한다. 10만으로 출전해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1만이라니!!!

 

 비위의 설명은 간단했다. 촉은 위에 비하여 국력이 약하기 때문에 내정을 탄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강유를 타이른다. 제갈 승상보다 뛰어나지 못한 강유가 수많은 병력을 과연 제대로 지휘할 수 있겠느냐라는 물음과 함께 말이다. 이에 대하여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제갈량은 삼국지에서 전무후무한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제갈량에 비하여 능력이 모자르니 더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는 생각도 들이만 비위는 안정을 중시하는 인물이었고, 강유보다 직급상 상관이었기에 강유로서는 딱히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이러니 강유의 북벌은 애초부터 성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강유의 북벌을 상대하는 위나라의 인물들이 아주 쟁쟁한 사람들이었다. 곽회와 진태, 등애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오히려 강유의 계책을 모두 뚫어보고 철저히 방어하면서 강유의 진격은 대부분 실패하게 된다. 나중에 등애는 결국 촉을 점령하는 엄청난 공을 세우기까지 하니 강유의 북벌은 이래저래 성공할 확률이 희박했던 것이다.

 

* '예스블로그 독서 습관 이벤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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