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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 장은영 | 미스터리 및 추리 2022-05-2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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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장은영 저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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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어 본 한국의 미스터리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앨러리 퀸으로 대변되는 영미의 전통적인 추리물과 최근 쏟아져 나오는 일본 추리물은 꽤 많이 읽어봤지만, 한국의 추리물은 거의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를 꼭 읽어보고 싶었다. 더구나 이 작품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향수를 맛보고 싶은 이에게 권하는 추리소설"임을 표방하고 있으니 자칭 애거서 크리스티의 팬으로서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이중인격 살인마가 폐쇄된 건물에 사람들을 납치해놓고 한 명씩 죽인다는 설정은 좋아. 그런데 시점이 너무 자주 바뀌고 이야기가 지나치게 얽혀 있어. 줄거리를 좀 더 간소화해봐."

 - p. 11 中에서 -


 작가 지망생인 O가 쓰고 있다는 소설에 대하여 이미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던 AB의 평가는 추리물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러한 평가는 앞으로 이들에게 다가올 복선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을 금세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고등학생 시절 같은 독서 동아리를 함께한 이들은 술자리에서 하나둘씩 만취 상태로 잠이 들게 되고, O의 소설의 설정이 이들 앞에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들이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인적이 드문 건물에 모두 납치되어 줄에 묶여 있었으며 그들 앞에는 복면을 쓴 총을 든 남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괴한은 자신이 납치한 7명에게 4년 전에 있었던 또 다른 독서 동아리 회원이었던 사과의 죽음을 언급한다. 자살로 알려져 있었지만, 괴한은 누군가가 그녀를 죽였고, 그 범인이 바로 그가 납치한 사람들 중에 있다고 말하면서 살인범을 찾으라고 협박한다. 지금까지 모두 같은 동아리 회원이었던 사과의 죽음을 자살로 알고 있던 이들은 충격을 받게 된다. 더군다나 그들 중 사과를 살해한 사람이 있으며, 그를 찾지 못하면 복면을 쓴 괴한에게 모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니 확실히 흥미로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살이 살인 사건이었다는 점과 더불어 그 사건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 이들이 서서히 사과에 대하여 나름의 살해 동기를 갖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된다. 그 와중에 하나씩 동아리 회원이 기괴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되기 시작한다. 

 

 고립된 공간에서 등장 인물이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은 확실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떠올릴 수 있다. 그 작품에서도 고립된 사람들이 겉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나름의 이유로 하루에 한명씩 죽음을 맞이하였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한명씩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알고 있는 두 명의 독백은 '마피아 게임'을 연상케 한다. 마피아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정체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하여 시민들을 마피아로 몰아가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도 초반부에 사과를 죽인 진범으로 의심되는 두 인물의 관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독자 입장에서는 명백히 범인으로 보이는 인물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정말 이들이 범인일까? 범인이라면 과연 이들의 정체는 누구에 의하여 어떻게 밝혀질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가지 질문 속에서 쉽사리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어려워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명을 제외하고 사과의 죽음과는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다른 회원들의 속사정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오히려 용의자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심지어 이들을 가둬놓고 4년 전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판을 마련했던 괴한에게도 일이 생기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된다. 한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남은 인원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쉽게 누가 진범인지 또 4년이 지난 이 시점에 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며, 하필 O의 작품과 비슷한 상황이 그들에게 벌어지게 된 것인지 쉽게 파악할 수 없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도달하더라도 작가가 설계한 반전의 장치들로 인하여 정확히 이 모든 것의 실체를 파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는 추리물로서 괜찮은 시도를 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몇몇 작품을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은 오마주이자 그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추리 장치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든지 실제 이름이 아닌 A, B, O, AB, 만년필, 햄버거, 회장과 같이 이름이 아닌 별명 또는 혈액형으로 등장 인물을 설정하여(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설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별명의 특징, 이를테면 혈액형의 경우 흔히 알고 있는 혈액형의 특징을 캐릭터로 활용한 점도 괜찮았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추리소설들이 나름의 차별화를 위하여 무척 고심하고 있다는 점을 떠오려 본다면 이 작품도 그것을 위하여 꽤 노력하였음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구나 나는 이 작품의 작가가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무척 반갑다. 한국의 추리소설이라는 불모지에 어렸을 때부터 읽었던 추리소설의 영향을 받아서 자신만의 추리소설을 쓰는 젊은 작가의 탄생은 한국의 추리소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나름 흥미롭게 읽은 나의 입장에서 앞으로도 '장은영'이라는 작가의 이름으로 쓰여진 추리소설을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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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12 : 임오군란과 통킹 위기 - 굽시니스트 글, 그림 |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22-04-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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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본격 한중일 세계사 12

굽시니스트 저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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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한중일 세계사 12 : 임오군란과 통킹 위기]는 일리 지역을 놓고 러시아와 힘겨루기를 하게 된 청과 1882년에 조선에서 일어난 '임오군란', 1884년 베트남을 놓고 벌어진 청불전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애초 이 시리즈를 읽게 된 이유는 중국과 일본의 근대화와 관련된 역사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저자 역시 비록 제목은 '한중일'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역사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에 좀 더 많은 양을 할애하였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12번째 책에서는 1882년에 일어난 '임오군란'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과연 내가 이 시기의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임오군란'은 수박 겉핥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임오군란'을 신식군인인 '별기군'의 창설에 따른 구식군인에 대한 차별, 민씨 세력에 의한 세도 정치에 대한 불만, 흥선대원군의 정권 복귀에 대한 야심이 결합되어 일어난 사건으로 인식해 왔다. 특히 2년 뒤인 1884년에 일어난 '갑신정변'과 비교되면서 수구세력 내지는 위정 척사파에 의한 사건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이 책의 13권에서 '갑신정변'을 다룰 예정인데, 이 시점에서 과연 개화파에 의하여 일어났다는 '갑신정변' 역시 근대화를 위한 개혁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종래의 그러한 '임오군란'의 원인과 배경을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조선 후기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임오군란'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읽는 이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하여 '임오군란'과 관련하여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조선 후기 군대를 통한 조선의 자화상

 1881년 '별기군'이 창설되면서 이전의 조선의 군대는 구식 군인으로 묘사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임오군란'을 단순히 구식 군인에 대한 차별과 불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먼저 당시 조선 후기 군대의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하여 이 시기의 조선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 시기의 훈련도감을 중심으로 한 5군영 체제의 조선 군인들에 대한 이 책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이들 군졸은 서울 자택에서 도성 각지 근무처로 출퇴근하는 도시 샐러리맨이었고, 군사 직무와 도성 경비 외에도 나라에서뭔가 사람 쓸 일이 있을 때마다 불려 나오는 만만한 인력이었습니다. 그리 빡세게 작업하는 군졸들의 급여는 관아 심부름꾼과 비슷한 수준. 

 So, 서울의 군졸들은 근무 외 시간에 각종 노가다나 도시 근교 농업을 부업 삼아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습니다. (중략) 군졸들은 나름 공무원 파워와 조직력, 머릿수를 갖췄기 때문에 그들의 이익이 걸린 일이면 상당한 야료를 부릴 수 있었다.

 - p. 232 ~ 234 中에서 -


 

 위의 설명대로라면 조선 후기의 군인들은 그래도 서울 서민 체계에서 가장 위세 등등한 조직력을 과시하면서 도서의 밑바닥을 주름잡고 있는 세력이라 볼 수 있다. 풍족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라에서 급여가 지급되고 몇몇 이권 시장에도 개입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강력한 쇄국정치의 시행에 따른 군사력 증강 정책으로 인하여 군인에 대한 대우는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었으니 흥선대원군이 물러나고 고종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구식 군인에 대한 대우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고종의 입장에서는 구식 군인들이 바로 흥선대원군 세력의 핵심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1873년 흥선대원군이 실각한 이후 고종은 궁궐 경비 병력인 숙위군을 무위소로 개편해 국왕 친위대로 삼고, 진무영을 폐지하며 대원군이 늘려놓은 군 전력을 감축하여 친흥파 군인들을 숙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881년에는 5군영을 폐지하고 무위영과 장어영의 2영 체제로 중앙군을 개편하였으며 군 수뇌부는 민겸호를 비롯한 민씨 일족이 장악하게 된다. 별기군 역시 근대화를 위한 신식군인의 창설로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구식 군인에 대한 견제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로 인하여 구식 군대의 불만은 점점 쌓여가는 상황에서 고종은 1873년 청전의 사용을 폐지하면서 극심한 재정 부족을 겪게 되었고(청전은 상평통보의 구리 함량이 1/3이었기에 흥선대원군이 들여와서 청전과 상평통보를 같이 유통시킴으로써 통화량을 확대하였지만, 고종은 청전을 폐지함으로써 통화량이 1/3으로 다시 축소됨) 이후 흉년이 지속되면서 조선의 재정은 더욱 악화되었다. 심지어 당시 조선의 세금은 수로를 통한 조운선으로 운반되는 쌀이었는데, 조운선의 운항 역시 파행이 지속되면서 군대에 대한 급료 지급은 더욱 암울한 상황이었다. 이를 통하여 급여에 대한 구식 군대의 불만은 조선 후기의 열악한 경제적인 상황 역시 크게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에 나눠 준 쌀의 태반이 모래와 겨가 들어있었으니 중간에서 이를 착취한 민씨 세력에 대한 군인들의 불만은 폭발하게 된다. 

 

 2. 흥선대원군의 가세

 1873년 실간한 이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대원군의 입장에서 군인들의 반란은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이전에도 정계 복귀를 노리던 대원군은 몇몇 음모를 진행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고종의 세력 강화에만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사실 고종으로서는 친정 이후에 여전히 위정척사파의 눈치를 보면서 미국을 비롯한 열강과의 외교에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고종의 형이었던 이재선(이복형)을 복위에 올리고자 진행되었던 위정척사파의 음모가 탄로나면서 이제 고종의 외교 정책에 반대하는 위정척사파에게 역적이라는 주홍색 글씨를 새길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란을 일으킨 조선의 군대가 대원군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으니 대원군은 이들을 이용하여 곧바로 정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임오군란'은 단순한 구식 군인의 불만이 아닌 조선 후기의 치열한 정권 다툼을 벌이던 세력들의 대리전으로도 볼 수 있다. 

 

 3. '임오군란'이 촉발한 국제정세

 '임오군란'은 청의 무력 개입으로 대원군은 청으로 압송되면서 진압된다. 일본 역시 '임오군란'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조선과 '제물포 조약'을 맺게 되었으니 이제 조선은 대놓고 일본과 청나라의 간섭을 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도성에 청나라의 군대가 주둔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병자호란에서 청에게 패배한 이후에도 조선에 청의 군대가 배치된 적이 없었는데, 열강들로부터 잠식당하던 청나라는 '임오군란'을 진압한 이후 아예 조선에 군을 배치한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조선을 청의 보호국임을 천명하는 것이었으며 또한 1882년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체결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였다. 일본은 아직 청과의 전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되어 조선에 대한 주도권 다툼에서 살짝 발을 빼게 되었으니 당분간 조선에 대한 청의 영향력을 공고히 되는 상황이었다. 이는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킨 세력들이 왜 일본에 지원을 요청하게 되는지에 대한 배경이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러한 내용들은'임오군란'에 대한 내용들은 이 사건이 단순히 구식 군인들의 반란이 아니라 조선 후기의 상황에 대한 상징 및 방향성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내가 어렸을 적에 접했던 책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이기에 과거에 일어난 사건은 고정되어 있지만 어떻게 연구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사건이 달리 보여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역사에 대한 연구가 그저 과거에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한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다각적으로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 '임오군란'에 대한 모든 해석과 설명이 절대적으로 옳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책에서 고종이 구식 군인에 대한 조직적인 숙청으로 불만을 야기하였다는 점을 논하고 있지만, 과연 조선 후기의 고종이 진행한 군 개혁이 꼭 대원군 세력에 대한 견제로만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대원군 세력에 대한 견제만을 위한 것이라면 친흥파 군 수뇌부만 숙청해도 충분한 일이었기에 굳이 대대적인 군 조직에 대한 체제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또한 실록에도 급여를 받고 불만을 터뜨린 군에 대한 보고를 받은 고종은 오히려 구식 군대가 충분히 그런 불만을 가질 수 있겠다고 옹호한 기록이 있었으니 고종의 친정 이후에 진행된 군에 대한 정책은 개혁의 측면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임오군란'을 그저 2~3줄로 서술하던 것이 전부였던 내가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사건 중 '임오군란'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리뷰를 쓸 수 있게 된 것만 보더라도 이 책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리뷰에서는 아예 다루지 않았지만 '임오군란'을 제외한 청나라와 베트남의 역사가 은연중에 당시 조선은 물론 오늘날의 외교 정세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 역시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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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가 그려진 오랑오랑 커피클럽의 [마티스 머그컵 커피세트]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일 것입니다. 커피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이카루스]를 비롯하여 앙리 마티스의 걸작들로 꾸며져 있기 때문입니다.

 


1. 팔각머그 세트 2입 : 세라믹 머그컵으로서 각각 대나무 재질의 뚜껑과 스테인레스 재질의 스푼이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컵의 디자인은 마티스의 작품 [Grande tete de Katia], [Nadia aux cheveus lisses]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종이코스티 : 마티스의 [Femme Au Manteau violet(1937)], [The Rumanian Blouse(1940)] 작품으로 되어 있고, 뒷면에는 각각 컵의 삽화와 동일한 마티스의 작품이 그려져 있습니다.

3. 오랑오랑 블렌드 고빈다 : 과테말라 50%, 브라질 30%, 콜롬비아 20%

4. 오랑오랑 블렌드 조르바 : 과테말라 50%, 에티오피아 50%

5. 오랑오랑 싱글 디카페인 : 콜롬비아 디카페인 100%

6. 오랑오랑 다크블렌드 커피백 : 브라질 40%, 과테말라 40%, 콜롬비아 20%

7. 오랑오랑 싱글디카페인 커피백 : 콜롬비아 우일라 에센시아 디카페인 100%


 

 제가 먼저 마신 커피는 바로 [오랑오랑 싱글디카페인 커피백]이었습니다. 하루에 커피 여러 잔을 마시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디카페인 커피 위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커피백'이라는 생소한 이름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상품을 직접 받아보기 전까지 구성품의 '커피백'은 커피를 보관하는 작은 주머니인가 싶었는데, 바로 '커피 티백'의 형태를 '커피백'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 200ml에 커피백을 넣고 살살 흔들어 적셔준 후에 5분간 우려내면 되니 간편한 방법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커피백'입니다. 제공되는 컵의 용량이 320ml이니 컵의 반이 조금 넘도록 물을 부으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물을 좀 더 붓거나 우려내는 시간을 조절해도 될 것 같습니다.

 

 티백 방식이다보니 '커피백'으로 우려낸 커피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맛은 전반적으로 커피의 마일드하면서도 의외로 약간의 산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예가체프'와 같이 산미가 강한 커피도 가끔 즐기는 편인데, 그에 비한다면 산미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히 산미를 즐길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오랑오랑 싱글디카페인 커피백]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커피를 입으로 즐기면서 동시에 초콜릿 향을 느낄 수 있었서입니다. 약간의 산미와 초콜릿 향의 조화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번째로 마신 커피는 바로 [오랑오랑 싱글 디카페인]입니다. 이 커피는 드립백으로 되어 있어서 먼저 컵의 양쪽에 종이클립을 걸어서 고정시켜 준 다음에 원두전체가 적셔질 정도로 따뜻한 물을 붓고 30초 정도 뜸을 들인 이후에 2~3회 정도 나누어 물 150~200ml정도 부어 준 다음에 추출이 완료된 이후 필터를 제거하고 마시면 됩니다. 

 

 요즈음 제가 즐겨 마시는 커피가 바로 이 드립커피인데 그 이유는 물을 조금씩 따르면서 커피가 조금씩 흘러내리는 모습과 동시에 풍겨져 나오는 향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 지나치게 물을 많이 붓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제품의 컵은 320ml로 그리 크지 않아서 물을 많이 부을 수는 없습니다. 많이 부으면 티백이 아예 커피에 적셔지니까요. 넉넉한 양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좀 더 큰 머그컵을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같은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커피의 추출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커피백과는 달리 드립커피인 [오랑오랑 싱글 디카페인]은 맛에서는 좀 더 산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커피백에서 느껴지던 초콜릿 향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콜롬비아 원두 자체가 부드럽고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원두 특징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체적으로 [마티스 머그컵 커피세트]의 커피들은 디카페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블렌드 커피입니다. 아마도 커피에 대한 다양한 취향성을 감안하여 그렇게 구성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브라질은 물론 에티오피아까지 다양한 원두를 혼합하여 구성하였으니 그래도 고객의 다양한 커피 취향을 만족시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도 총 5개의 커피 중에서 2개를 먼저 마셨는데, 같은 콜롬비아 원두로 되어 있지만, 방식에 따라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또한 [마티스 머그컵 커피세트]는 제목처럼 마티스의 작품들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소장하고 싶은 욕심도 많이 생기는 제품입니다. 아마 이 제품을 체험단 리뷰어로 선정이 되서 받은 것이 아니라면 아직까지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박스채로 보관해 놓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무를 자주 하게 되면서 홀로 방에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문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커피의 맛과 향을 어느 정도 구분하면서 즐길 수 있었는데, 이 제품을 통하여 커피에 대한 재미를 다시 한 번 더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오랑오랑 커피클럽의 제품들을 예스24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회사의 제품들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YES24 리뷰어클 체험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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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북 상주 여행 - 경천대, 경천섬(9/18) | 일상, 가끔의 여행 2021-09-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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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리뷰 한 편을 쓰고 나서 계속 책을 읽으려다가 가만히 고개를 들어 마주한 가을 하늘을 보는 순간 짧게나마 상주를 다녀왔습니다. 

경북 상주는 그동안 문경새재를 가면서 지나치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오후 늦게 가보기에는 적당할 것 같아서 그동안 도로 표지판에서 자주 보았던 '경천대'를 먼저 가보았습니다. '경천국민관광단지'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곳인데, '경천대'를 비롯한 그곳은 산책하기에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경천대'가 유명한 이유는 드넓은 낙동강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인데, 전망대에서의 풍경보다는 '경천대'에서 보는 풍경이 확실히 좋더군요.

 

 

 

이 모습들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낙동강과 함께 건너편의 회상리라는 동네의 논의 풍경이 잘 어우러져 있더군요. 이렇게 강이 회돌아나가면서 몇몇 지역은 마치 한반도의 형태를 보여주는 곳들이 우리나라에 몇군데가 있죠. 예천하고 옥천, 영월에 그런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망대보다 아래에 있지만 오히려 낙동강의 풍경을 보기에는 '경천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나무에 가려지는 부분없이 눈에 그 풍경을 담을 수 있을테니까요. 생각해보니 이런 지형이 나온 것은 학창시절에 지리시간에 배운 강의 침식 및 퇴적 작용 때문임이 떠올랐습니다. 굽이쳐 흐르는 강 바깥쪽은 침식 작용이 강하여 산 아래까지 깎아지는 풍겨을 만들었고, 건너편의 강 안쪽은 그에 비하여 퇴적 작용으로 인하여 저렇게 농사 짓기에 적당한 지형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덕분에 가을의 파란 하늘과 더불어 이런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네요. 

 

 

 

 

관광단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경천대' 이외에도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더군요. 꽃무릇과 나비, 그리고 곧 붉게 변할 초록의 단풍까지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소소한 풍경이 산책하는 내내 평온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경천대'에서 대략 차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경천섬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그곳도 가보았습니다. 경천교와 상주보 사이에 낙동강 한가운데에 있는 이 섬은 두 개의 다리가 나란히 연결되어 이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8년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 왔었을 때에는 조성되지 않은 곳인데, 2019년 섬으로 다리가 건설되면서 조성된 곳이었습니다. 

사실 2018년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 갔을 때 무언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걸어서 경천섬에 갈 수 있어서 상주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게 된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주변에 캠핑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실제 이날 수많은 캠핑카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해질녘 경천섬에서는 아름다운 가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은 이곳을 상주에서 잘 조성을 해놓은 것 같습니다. 어둠이 깊어지면서 캠핑장과 주차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상주 시민은 아니지만 참 뿌듯했습니다. 

 원래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의 이름에서 유래될 정도로 상주는 과거에 큰 도시였지만, 지금은 인구수가 10만 밑으로 떨어지면서 당장 시의 지위를 상실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보통 시의 승격 조건 중 하나가 인구수가 10만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몇 년 전에 상주의 인구가 9만대로 떨어져서 고심중이라고 하네요.)

 다행히 이렇게 좋은 관광지도 조성되고 또 최근에 한 대기업의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그나마 희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삼백(쌀, 누에고치, 곶감)의 도시인 상주가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3일만 있으면 한가위의 대보름이로군요.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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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만든 사람들 - 존 그리빈 | 과학 2021-09-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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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학을 만든 사람들

존 그리빈 저/권루시안 역
진선북스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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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과 그들의 삶은 그들이 살아간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그래서 나는 예컨대 한 과학자의 업적이 다른 과학자의 업적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한 세대의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 주고자 한다.

 - p. 14 中에서 -


 무려 900여 페이지가 넘는 [과학을 만든 사람들]은 제목 그대로 과학을 과학을 만든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과학의 흐름을 과학자들의 업적 그러니까 그들의 삶을 통하여 다루고 있다. 전공자이거나 과학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과학을 누구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과학자들의 삶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러한 부담감은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과학 시간에 행성 운동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이론은 바로 '케플러의 법칙'이다. 3개의 법칙으로 구성된 이 이론은 행성 운동의 비밀을 수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천체 물리학의 획기적인 업적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케플러의 법칙'에 대한 상세한 설명보다 그 법칙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더욱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먼저 그가 어렸을 때 앓았던 천연두로 인하여 시력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동안 그의 뛰어난 과학적인 성과와는 달리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그가 스스로 천체를 관측하여 방대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튀코 브라헤와의 만남이 그의 업적에 크나큰 기여를 하였음을 알게 된다. 실제 이 책에서는 케플러가 브라헤의 자료를 넘겨받기 위하여 노심초사한 부분을 보여준다. 또한 케플러의 중후반부의 삶은 유럽의 30년 전쟁과 얽히면서 그의 종교관으로 인하여 현실(경제,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고달팠음을 언급하는 대목은 이 책이 추구하고자 하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심지어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인 예언과 점성학의 주술을 덧입히는 기술 덕분에 명성을 쌓았다는 점에서 신비주의적인 측면도 있었다는 그의 개인적인 삶은 그 시기의 과학이 온전히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1543년은 유럽의 과학사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해이다. 아드레아스 베살리우스가 [인체 구조론에 관하여]를, 코페르니쿠스가 [천체 공전에 관하여]를 출간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럽의 과학은 여전히 신 중심의 세계관에 종속되어 있었으며, 또한 그 성과와 움직임 역시 그리스의 자연철학에 비하여 상당히 미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이 시기에 지동설을 주장하고, 베살리우스 역시 근대 해부학을 창시하였으니 과학사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케플러(1571~1630)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시기의 과학은 신학 또는 점성술, 연금술과 같은 부분과 연관 또는 종속되어 있는 상황이고, 여전히 이론과 주장이 과학적인 실험과 검증을 거친 것이 아닌 추측에 불과한 것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최초의 과학자라 일컬을 수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이 책에서는 윌리엄 길버트(1544~1603)최초의 과학자라 칭하고 있다. 그 이유는 17세기에 실험과 관찰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여 쓸모없는 가설을 가려내는 과학적인 방법을 그가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실제 윌리엄 길버트가 추종한 그런 방식은 오늘날의 과학 분야에서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과 동일하기 때문에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윌리엄 길버트가 '최초의 과학자'라 일컬어진다.

 

 이처럼 이 책은 기존의 책과는 달리 과학을 과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지어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수많은 과학자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에 대한 인명 사전으로 활용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읽은 인물을 바로 라부아지에이다. 화학에서 걸출한 업적을 남긴 그는 교과서에서 그의 과학적인 성과가 항상 등장할 정도이다. 그런데, 내가 흥미를 가진 대목은 이토록 위대한 과학자가 프랑스 혁명 당시에 단두대에서 처형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행정 관료이자 과학자로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훌륭한 성과를 냈던 이 인물이 도대체 무슨 죄목으로 처형이 된 것일까? 그동안 과학을 다룬 책에서는 라부아지에의 그런 비극적인 죽음을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것에 비하여 이 책은 그 내용마저 라부아지에의 수많은 과학적인 업적과 함께 다루고 있었다. 

 

 라부아지에의 비극적인 죽음은 바로 1786년 그가 한 선택 때문이었다. 그는 이 해에 세금 징수 대행업체의 지분 3분의 1을 사들이는 일생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 세금 징수 대행은 루이 14세와 루이 15세의 시기에 전쟁과 사치로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된 프랑스 정부가 원활히 세금을 걷기 위하여 세금 징수 대행을 내세우면서 세금을 걷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인데, 라부아지에는 일종의 재테크로 세금 징수 대행의 3분의 1을 매입한 것이다. 세금 징수 대행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우선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고 시민들에게 세금을 거둘 때 세금과 더불어 자신들의 이익을 추가하여 받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라부아지에가 그 과정에서 정당하게 납득할만한 수익만을 추구하였는지 아니면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무리한 징세를 하였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이러한 이력은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인하여 그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혁명 이후 라부아지에는 제3계급을 대표하는 오를레앙 지방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어 "불평등 징세는 부자들이 희생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용인될 수 없습니다."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였으니 그의 세금 징수 대행 업체의 지분 매입은 그 시대의 통상적인 재테크 방법이며 그 시기에 진보적인 개혁가로 비춰질 수 있음에도 결국 1794년 시민들에게 본보기로 징세 대행업자로서 단두대에서 처형당하게 된다. 과학이라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과학과는 사실 별다른 관련이 없는 내용처럼 보여지지만 이 책에서는 이처럼 저자의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다수 등장한다. 


 과학을 하는 과정은 개인의 활동이지만 과학 자체는 본질적으로 비개인적이다. 과학은 절대적, 객관적 진실을 다룬다. 과학을 하는 과정과 과학 자체를 혼동하기 때문에 과학자를 논리만 따지는 냉혈한 기계로 보는 관념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과학자는 궁극의 진실을 추구하면서도 열렬하고 비논리적이며 심지어 광적이 될 수도 있다.

 - p. 913 中에서 -


 과학은 절대적, 객관적인 진실을 다루지만, 그 과학을 하는 과학자는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우리가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과 방향성이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 존 그리빈은 천문학 박사이면서 동시에 어렵다는 인상을 주는 과학을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통하여 객관적이면서 절대적인 과학과 그것을 연구하는 개인으로서의 과학을 그간 과학사에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의 삶을 통하여 다루고자 한 것으로 보여진다. 

 

 코난 도일은 '홈즈 시리즈'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홈즈의 세심한 관찰력과 논리적인 추론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코난 도일은 훗날 심령주의에 심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학을 만든 사람들]에서도 과학자들에게 이런 면모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케플러를 비롯한 당시 천문학자들은 점성술을 활용하여 예언과 점을 치는 신비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화학은 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연금술이 그 기반이 되었으며, 뉴턴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 역시 종교와 과학을 완전히 분리하여 바라보지 않았다. 실험을 통하여 증명된 과학적인 원리를 접하다보니 저자의 지적처럼 우리는 과학자들을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인물로 인식하기 쉽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부분도 상당하다는 점을 이 책에서 접할 수 있다. 그러한 의외의 모습은 결코 과학자들의 업적을 평가절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을 개인의 삶의 이야기라는 측면으로 조금은 쉽게 공감하며 다가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면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이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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