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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 굽시니스트 |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20-01-1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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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본격 한중일 세계사 1~6권 세트

굽시니스트(김선웅) 저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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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 3국의 역사를 다루는 것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의 사례와 같이 역사적인 사실을 자국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그것을 자국 국민들에게 주입시키는 것만 보더라도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 내부적으로 친일 역사관이 그 명맥을 이어오면서 이제는 대놓고 일본의 왜곡된 역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의 역사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이들의 논리에 놀아나게 되어 왜곡된 역사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일 우려가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한중일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는 왜 한중일 3국의 근대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일까?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하여 한국과 연관된 부분들을 자국에 대해 유리하게 해석 또는 왜곡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의 입장에서 지엽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워낙 큰 국가이다보니 한국은 물론 러시아와 인도, 베트남과 같은 다수의 국가와 국경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 내부적으로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최근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 논란의 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역사는 꽤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과의 역사에 대한 왜곡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어떠할까? 서양에 의한 근대화가 먼저 이루어지면서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입구(脫亞入毆)'론처럼 일본의 시선은 아시아 역사의 일부가 아닌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같은 서구 열강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역시 동아시아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와 상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중일 세계사'는 오로지 한국의 시선에만 맞춘 일방적인 관점일까?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이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시리즈를 통하여 한국, 중국, 일본의 근대사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임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시기에 한국은 약소 국가로서 열강의 침력과 더불어 결국에는 일본에 강제로 지배되는 암울한 역사의 길을 걷게 된다. 비록 우리에게는 치욕적이지만 오히려 이 시기에 한국과 중국, 일본이 전통적인 관계에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관계가 정립되기 때문에 저자는 이 시기의 한중일 세계사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한다. 3국의 근대 이후의 역사가 결국 한중일의 관계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설명될 수 없기 때문에 비록 이 시기에 대한 3국의 관점은 다르더라도 그에 대한 연구는 필요할 수 밖에 없음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이 시리즈에서 한국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근대사에 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상세히 다루고 있는데, 한국의 근대사에 비하여 그들의 역사가 우리에게는 더 낯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열강의 아시아 진출에 따른 19세기 중국의 상황을 시작점으로 하고 있다.

 

 [서세동점의 시작]이라는 1권의 타이틀처럼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열강은 중국으로의 진출을 꾀하게 된다. 이 시기를 아편전쟁(1차 : 1840~1842, 2차 : 1856~1860)이라는 사건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책들이 많지만, 이 시리즈는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면테크 전성시대'라는 이름하에 당시 영국의 산업의 발전에 따른 제국주의의 흐름을 먼저 언급하게 된다. 과거 양털을 이용한 모직에 주력하다가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방에서 면화를 수입하여 그것을 가공하는 면직산업이 기존의 모직산업을 대체하기 시작하였고, 산업혁명을 통하여 면직산업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더구나 인도마저 영국의 제국에 포함되면서 확실한 원료 공급처를 확보한 상황에서 영국은 이제 가공된 면직물을 팔기 위하여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기계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였기에 영국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본격적인 '서세동점(西勢東漸)'이 도래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어떤 나라였던가? 애초 자신들의 국부만으로도 충분히 세계를 호령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중국은 영국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영국은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비단과 차를 수입하고, 이를 면직물 수출로 만회하려고 하였지만, 중국은 비록 영국과 같이 대규모의 생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으나 가내 수공업만으로도 그 생산량이 영국의 물량을 넘어섰기에 영국의 면직물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지 못하였기에 날로 적자가 심해졌다. 이러한 위기에서 영국은 바로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그 적자를 만회하려고 하였고, 이는 결국 역사상 가장 비도덕적인 전쟁이라 일컬어지는 아편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른 열강과는 달리 유독 영국은 중국에 대한 아편 수출에 적극적이었기에 흠차대신으로 임명된 임칙서에 의한 아편 몰수를 빌미로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었다.

 

 일본은 또다른 형태의 개항에 직면하게 된다. 에도 막부의 쇄국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1853년 미국 페리 제독이 이끄는 함대가 일본 본토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일본의 문호가 개방되는 이 역사적인 사건은 사실 우리로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일본보다 조선이 먼저 서구 열강에게 문호가 개방되었다면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가정을 떠올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개항을 너무나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우리의 헛된 바램임을 이내 깨닫게 된다. 저자는 비록 에도 막부가 쇄국정책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나가사키를 창구로 하여 네덜란드를 통하여 열강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관측하고 있었으며, 중국의 아편 전쟁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쇄국정책이 마냥 폐쇄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더구나 존 만지로와 같이 표류하다가 우연히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일본에 돌아온 인물을 최대한 활용하던 막부는 호전적으로 알려진 사무라이가 지도부 계층을 형성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호 개방이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진다. 물론 '존왕양이론(尊王攘夷論)'이 대두되면서 막부를 타도하려는 세력들이 등장하면서 내부적인 갈등을 겪게 되지만, 오히려 이러한 갈등은 서양 열강과의 문호 개방을 더욱 촉진시키게 된다.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은 중국과 일본의 개항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871)를 통하여 더욱더 쇄국을 강조하던 조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일본과는 달리 여전히 유교적인 질서 체제만을 우선시하는 조선의 상황은 두 번의 열강과의 전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문호 개방에 대하여 유연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또한 유학(儒學)을 바라보는 조선과 일본의 관점 역시 문호 개방에 대한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일본은 정유재란 당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의 강항에 의하여 성리학이 크게 발달하기 시작한다. 명나라가 멸망하면서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하던 조선은 성리학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성리학의 본토인 중국에서조차 양명학, 고증학과 같은 다양한 학파로 실용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오로지 성리학에만 몰두하였다. 하지만 일본은 막부 체제에서 사무라이에 의한 지배질서가 확립되었기에 성리학이 조선과 같은 자리를 점하기 어려웠으며, 그에 따라 유학(儒學)을 막부 체제를 유지하는데 활용하기 위하여 국학(國學)과 같이 실용적인 부분으로 변형하여 활용하게 된다. 이는 훗날 일본의 충의지사들의 등장의 명분이 되었고, 이후 이들은 일본의 근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 애들은 열정만으로 저렇게 열심히 유학(儒學)을 공부해서 그 학문의 광렙이 눈부신데, 조선의 선비란 놈들에게 유학(儒學)은 과거 시험 족집게 예문집이고 정쟁용 저격 재료일 뿐인 지 오래. 앞날이 걱정된다.

 - 3권, 235쪽 中에서 -

 만화로 표현하다보니 유학(儒學)에 대한 조선과 일본의 차이점을 다소 날것의 표현을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문호 개방에 대한 두 나라의 차이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조선이 먼저 개항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은 이미 그 시작부터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이 쇄국정책을 고수하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천지개벽의 변화를 겪으면서 격동의 근대사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대부분 우리에게 짧막하게 소개된 그러한 변화를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상세히 설명한다.

 

 홍수전과 그 추종세력이 일으킨 '태평천국운동'은 우리에게 그동은 그리스도교를 표방하면서 토지의 균등한 분배사유재산의 부정, 남녀 평등과 같은 혁신적인 구호와 함께 일어났으나, 결국 청나라에 의하여 진압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 '태평천국운동'은 1851년에 시작되어 무려 1864년까지 지속되었으니 오랜 시간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와중에 청나라는 2차 아편전쟁(1856~1860)마저 겪게 되었으니 내우외환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청나라는 태평천국군에 연전연패하는 무능을 보이면서 오히려 그들의 북벌을 두려워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태평천국운동'에 대한 이 시리즈의 상세한 설명을 통하여 우리는 왜 그렇게 망해가는 청나라를 서구 열강이 완전한 식민지로 삼지 않았느냐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이 원한 것은 바로 통상이었기 때문이다. 즉 무역을 통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그들 입장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완벽하게 굴복시켜 직접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청 정부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열강이 태평천국과 교섭을 하다가 결국 청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그나마 청은 멸망을 뒤로 늦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역시 미국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청나라와 마찬가지로 내부 분열에 직면하게 된다. 기존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천황을 받들고 서구 열강을 멸하자는 '존왕양이론(尊王攘夷論)'이 조슈와 사쓰마번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움직임은 곧 막부 타도로 이어지면서 일본 내부의 분열이 더욱 심화된다. 열강의 압력에 굴복하여 문호를 개방한 막부는 명분적인 부분과 후계자 문제로 인하여 예전과 같은 강력한 중앙정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조슈와 사쓰마와 같은 지방번으로부터 점점 압박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압박은 교토와 에도의 갈등 심화로 이어지면서 무수한 정쟁은 물론 내전으로까지 치닫게 된다. 하지만 조슈번과 사스마번은 '양이론(攘夷論)'에 입각하여 단독으로 서구 열강과 전투를 벌였다가 패배를 경험하면서 그들 역시 외국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막부 체제에 대하여 도전하게 된다. 그러니 단순히 일본이 미국의 페리 제독에 의한 개항으로 근대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메이지 유신이 이루어지기까지 내부의 많은 변화와 희생이 있었음을 이 시리즈를 통하여 우리는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와중에도 조선은 세도정치에 따른 부패가 사회에 만연하였으며, 별다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청나라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것이 유일했지만, 2차 아편전쟁으로 열하로 피신한 청나라 정부로부터 태평천국운동과 열강의 움직임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왜곡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여 안일하게 대처하였으니 조선의 불운한 역사는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수적 허탈에 대한 추악한 기형적 형태의 파괴, 건설의 싹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파괴."라는 표현으로 태평천국운동을 비판하면서 그들에게 건설적인 대안의 부재가 운동의 실패 원인이라는 마르크스의 지적은 향후 마오쩌둥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지만, 조선보다 멀리 떨어진 유럽에서 오히려 태평천국운동의 의미를 꿰뚫어보고 있었으니 조선의 국제적인 안목이 얼마나 제한적이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현재 6권까지 나온 이 시리즈는 이제 중국은 태평천국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를 계기로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증국번과 이홍장과 같은 향신 세력들이 추진하는 양무운동(洋務運動) 이전의 내용까지를, 일본은 막부에 대한 조슈번과 사쓰마번의 저항이 더욱 거세진 상황에서 마지막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노부의 등장 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조선은 고종이 왕위로 등극하기까지의 과정까지를 보여주고 있다. 6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길이 먼 한중일 3국의 근대사를 감안한다면 이 책이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이 시기의 역사를 얼마나 상세히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도 이 책은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만화로 너무나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저자가 애초에 이 시리즈를 기획했던 목적을 우리는 그저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점은 이 시리즈에 저자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만화가 주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동아시아 3국의 역사를 접하면서 근대사의 그러한 변화가 오늘날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오늘날 역사에 대한 왜곡 논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역사의 무지 또는 편협함이 그러한 논쟁에 휘둘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보다 세밀하게 3국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으니 이 시기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유용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학문으로 그치지 않는다. 국가 또는 민족의 뿌리이자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역사이다. 중국과 일본이 그토록 많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역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거나 또는 왜곡을 일삼으면서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에 반하여 우리는 어떠한가? 외부의 역사 왜곡에 맞서 올바른 역사 연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왜곡된 역사에 동조하면서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의 잔재들마저 정당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나라를 되찾은지 채 100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역사관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일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그리고 뻔뻔하게 이루어지는 우리의 현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의 의미를 떠올려 보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 스스로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기에 [본격 한중일 세계사]도 그러한 관심의 일환으로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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