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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 루이자 메이 올콧 | 세계문학전집류 2020-01-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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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콧 저/김양미 역
인디고(글담) | 201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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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서는 가끔 우리 형제를 보면서 "딸이 있었더라면..."으로 아쉬움을 표현하실 때가 있다. 요즘처럼 키우는 데 그렇게 손이 간 것은 아니었으니 그건 고마운데라고 말씀하시면서도 딱히 공감대를 갖고 이야기할 것들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니. 사실 가끔 어머니께서 드라마를 비롯하며 무언가 이야기를 꺼내도 나와 동생이 딱히 드라마를 볼 일이 거의 없어서인지 어머니와의 대화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오히려 며느리들과 말이 통한다면서 살갑게 대하시니 누나 또는 여동생이 없던 나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 확실히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남자들만 있어서 집안 분위기가 조용하고 무뚝뚝한 느낌이 있어서인지 어머니에게는 꽤 심심한 일상을 보내셨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적에 TV로 [작은 아씨들]네 자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즐겨 본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으니 어머니의 아쉬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유독 이 작품의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즈음과 달리 내가 어렸을 적에는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 노는 것 말고는 TV를 통하여 만화를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작은 아씨들]도 분명 TV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빨강 머리 앤], [플란다스의 개], [소공녀]와 달리 이야기의 세부적인 장면들이 기억 속에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하여 희미해진 그 과거의 추억을 다시 끄집어 내고 싶었다. 또한 최근 어렸을 적에 읽었던 내용들을 다시 접하면서 미처 알지 못한 꽤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경험하였기에 루이자의 [작은 아씨들]에서도 그러한 것들을 살펴보고자 한 것도 이 책을 만나고 싶은 이유라 할 수 있다. 어렸을 적에는 네 자매의 에피소드에서 마냥 재미와 감동을 느꼈지만, 작년에 읽었던 [작은 아씨들]의 내용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니 이 작품이 루이자의 삶을 다수 반영하면서 당시 미국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에 이야기에 가려진 다양한 의미를 이제서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부유한 집안이었으나 이제는 몰락하여 넉넉치 않은 마치 가(家)의 이야기가 우리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바로 메그, 조, 베스, 에이미라는 네 자매의 존재감 때문이다. 특히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는 전쟁으로 인한 아버지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아름답고 우아한 마치 가의 장녀 메그, 활달하고 생기 넘치는 고집쟁이 아가씨 ,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살아 있는 천사 베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막내 에이미.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영상으로 이들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나로서는 이제 글을 통하여 이들에 대하여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착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어떻게 '늪'에서 빠져나와 '좁은 문'을 통과하고 힘들게 가파른 언덕을 올라 왔는지 생각해 봤어."

 - p. 141 中에서 -

 만화에서는 마냥 착하고 여린 모습으로 표현되었기에 베스에 대한 이미지는 그렇게 굳어졌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러한 베스에 대한 기존의 생각에 더해 그녀의 확고한 신념을 새롭게 찾아보게 된다. 이는 베스에 한정되지 않는다. 메그와 조, 에이미 역시 그들의 개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면 이 작품이 단순히 네 자매의 성장과정에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로만은 볼 수 없게 된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하여 다소 성숙한 느낌의 메그가 허영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매 중에서 과거 부유했던 마치 가문의 기억을 가장 많이 갖고 있기에 그러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음도 그러한 의미의 확장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이유 중 하나라 할 것이다.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으로 인하여 이전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마치 부인의 존재감을 새롭게 느껴지게 된 것 역시 이 책을 통한 하나의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한 아버지의 부재를 기존에는 네 자매의 우애를 통하여 극복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의 에피소드 안에서 마치 부인은 마냥 가벼워질 수 있는 이야기들에 대한 균형추 또는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자만심은 훌륭한 사람도 망치고 마는 법이니까 진정한 재능이나 장점은 오랫동안 묻혀 있지 않아. 또 설령 아무도 몰라 준다 해도 자신이 그것을 의식하고 제대로 발휘한다면 만족을 얻을 수 있단다. 겸손만큼 값진 것은 없는 법이야."

 - p. 170 ~ 171 中에서 -

 라임을 가져오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가 부당한 체벌을 당한 에이미에게 선생님의 체벌은 지나친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동시에 선생님의 말을 어긴 에이미에 대한 이러한 조언은 백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중략) 들을 가치가 있는 칭찬과 그렇지 못한 칭찬을 구별하는 법에 대해 배우도록 해라. 예쁜 것도 좋지만 훌륭한 사람들에게서 칭찬을 들으려면 겸손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

 - p. 226 ~ 227 中에서 -

 상류층 파티에 다녀온 메그에 대한 마치 부인의 조언 역시 우리로서는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어느 정도 허영심이 있던 메그가 부푼 기대를 안고 참석한 상류층의 파티에서 몰래 자신을 비웃는 이야기를 듣고 상심한 상태에서 마치 부인은 마냥 딸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겸손'의 의미를 조언하는 것으로 메그가 보다 성숙해지기를 바라게 된다. [작은 아씨들]이 네 자매의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그들의 성장과정을 통한 교훈을 전해주는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조언을 작품 곳곳에서 딸에게 들려주는 마치 부인은 네 자매 만큼이나 그 존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부분을 깨닫게 되면 [작은 아씨들]은 그 이야기와 더불어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메세지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작품은 루이자 메이 올콧의 삶의 많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루이자는 네 자매의 둘째인 조에게 자신의 삶을 투영하였으며 막내로 등장하는 에이미 역시 실제 루이자의 여동생을 모델로 썼다고 한다. 루이자는 마치 이 작품의 베스를 연상케 하는 것처럼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이후 결혼도 포기한 채 아버지를 포함하여 집안을 돌보는 것으로 삶을 마감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본다면 [작은 아씨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배경이 루이자의 삶과 별개로 생각할 수 없음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게 된다.

 

 노예 폐지론을 주장하면서 여성주의자로 활약했던 루이자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마치 부인의 딸에 대한 결혼의 조언을 통하여 살펴볼 수 있다.

 "(중략) 너희들이 행복하고 사랑받고 만족할 수만 있다면, 자존심도 마음의 평화도 없는 여왕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가난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단다."

 - p. 228 中에서 -

 딸들에 위와 같이 결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마치 부인은 그 시대의 결혼관과는 분명 다른 것이며 이는 곳 루이자의 결혼에 대한 신념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마치 부인의 신념은 마치 집안의 할머니와는 전혀 다른 점이라는 점에서 돋보이며 메그의 결혼 결심에 대한 것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

 

 애초 메그는 이웃의 로렌스 집안에서 가정 교사로 일하던 브룩의 청혼에 대하여 자신이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하여 잠시 유보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할머니(고모 할머니)는 메그가 브룩과 결혼을 하면 자신의 유산은 한푼도 남겨줄 수 없다며 메그를 압박하게 된다. 기존의 내용들에 비추어 본다면 분명 메그는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메그는 그러한 할머니의 등장으로 인하여 브룩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당당하게 사랑을 선택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이들 네 자매가 결코 당시의 사회가 강요하는 분위기에 마냥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깨어있는 모습으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작은 아씨들]은 그저 우리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충분히 곱씹어 보고 또 따를 수 있는 다양한 조언을 해주는 작품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루이자 메이 올콧은 원래 [작은 아씨들]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다음으로 네 자매의 결혼에 초점을 맞춘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좋은 아내들(Good Wives)]를 따로 출간했다. 하지만 다시 이 두권의 작품을 [작은 아씨들]로 통합하여 출간을 하였는데, 이 책은 초기의 버젼처럼 두 작품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하여 앞으로 결혼을 포함하여 자신의 꿈을 펼치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은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에 걸맞는 책 속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들은 이내 우리를 네 자매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이끌고 있기에 이 책과의 만남은 이야기는 물론 그 아련한 과거의 추억에 대한 설레임으로 다가오게 된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가끔 외롭고 힘이 들 때가 많다. 그 곁에 이 책이 있다면 우리는 그 가슴을 따뜻하는 이야기에 충분히 위로를 받고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이 시점에서 [작은 아씨들]에 주목하는 이유일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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