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오디세이
나 역시 BTS팬으로서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책이다. 솔직히 BTS의 인기에 편승한 책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 책만큼이나 BTS를 멋지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같은 팬으로서 공감과 위로, 고통과 치유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표현한 글을 없었던 것 같다.
저자의 이력부터가 범상치 않았는데 김송연 작가는 자신을 삶의 나락에서 도망치기 위해 한국을 떠났고 기대했던 행복을 먼 타국 프랑스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채 우울증과 무기력한 상태로 결혼생활을 이어왔다고 소개한다.
그러던 차에 융의 사상에 빠져 탐구해왔고 뒤이어 BTS를 보게 되었는데 BTS 바로 융의 정신을 구현하는 매개체였다는 발견하고 그 순간 느낀 전율, 신명으로 자신을 찾기 위해 쓴 글이 바로 이 책이었다.
BTS가 위로가 되고 상처를 치유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세계에 수억명이 될 것이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그 생각과 경험, 느낌들을 이토록 문학적 감수성과 심리학절 통찰로 해석한 사람은 처음 만나보게 되었고 그래서 이 책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BTS의 맑은 사랑이 그들의 멜로디와 노랫말로 전달되고, 저마다의 아픈 마음들은 그들 노래를 따라 부름으로써 자신을 향해 계속 주문을 건다.
“나는 소중해.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
그들을 통해 우리는 매순간 자기 암시를 걸며 사랑 에너지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BTS 치유 원리는 그렇게 작동한다.
저자는 BTS의 강력한 힘을 무한한 사랑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융의 정신을 BTS 현상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통찰뿐 아니라 외롭고 상처받아 웅크리고 있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오롯이 BTS에 대한 책이 아니라 김송연 작가의 책이었고 BTS에 위로 받은게 아닌 김송연 작가에게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
보라색 표지에 중간중간 보라빛 멋진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이 책은 여섯개의 챕터로 이어지며 그 아래 길지 않은 여러 글들이 엮여있는 형식이다. 초반부에는 작가의 융과 BTS를 만나게 된 스토리가 펼쳐지고 그것을 BTS 유니버스의 탑승권을 끊었다고 표현한다.
이후로 BTS 공명 주파수가 바꾼 영혼들과 살아 있는 연금술사 BTS를 노래하고 BTS를 우주의 안내자라 말하며 융과의 접속을 얘기한다.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Black Swan, Going ON!을 외치고 웸블리를 점령한 일곱 개의 별과 파리 콘서트, 프랑스에 침투한 BTS 문화 혁명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