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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발흥과 분열과 지속, 그리고 현대사회 | 도서 리뷰 2020-10-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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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미니언

톰 홀랜드 저/이종인 역
책과함께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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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사를 좋아하는 개인적 독서 편력에 미친 영향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의 저자인 톰 홀랜드만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서양사에 관심이 생겨 이러저러한 책들을 뒤적이던 12~13년 전, 우연히 그의 <<페르시아 전쟁>>을 읽게 되었을 때, 풍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듣한 흥미 있는 서술에 빠져들었고, 역사 읽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그의 <<이슬람 제국의 탄생>> <<루비콘>> <<다이너스티>>을 출간되자 마자 읽었다. 그러니까 이번 책인 <<도미니언>>은 벌써 국내에 출판된 그의 다섯번째 책이다. 


  지금까지 출간된 저서들의 키워드는 바로 고대 제국이다.. <<페르시아 전쟁>>은 페르시아 제국을 중심으로 한 고대 희랍 국가들과의 전쟁을, <<루비콘>> <<다이너스티>>는 로마 제국의 지배권을 둘러싼 주요 변곡점을, <<이슬람 제국의 탄생>>은 고대 후기에 초점을 두어 아랍제국의 발흥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도미니언>> 또한 <<이슬람 제국의 탄생>>과 비슷하게 고대 로마에서의 기독교의 발흥 과정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읽고 보니 다루는 범위에 있어 예상을 훌쩍 넘어섰다. 이번 저서가 앞선 저서들과 다른 점은 이뿐만 아니다. 서문에서 톰 홀랜드는 이 책의 의미를 일종의 자기고백에서 찾고 있다. 기독교인이었던 자신이 겪은 신앙의 위기와 시간이 지나며 이를 재고(再考)하게 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서술했음을 밝히고 있다.

 

  톰 홀랜드는 기독교가 탄생하고 발흥한 모태인 고전고대부터 시작하여, 기독교 세계관이 중심이었던 중세를 거쳐, 탈종교화 시대인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기독교라는 종교의 긴 여정과 영향력을 연대기순으로 서술하고 있다. 1~3부 구성 중 1부는 고전고대’, 2부는 중세 시기인 기독교 세계’, 3부는 근현대 시기, 그리고 각 부의 장을 7장씩 배치하여, 각 시기별 서술의 균형에 공을 들인 모습이 뚜렷하다. 서술상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각 장을 특정한 인물과 사건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나 그 시대에는 독특했던 결혼에 대한 기독교의 정의(일부일처제 등),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만의 독특한 규정짓기를 다룬 ‘11장 육체 ? 1300년 밀라노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도미니쿠스파와 그들의 대리인들은 키아라발레 수도원에 도착하자 곧장 굴리엘마가 영면한 곳으로 달려갔다(368p).

 

  이런 서술방식의 장점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읽자마자 정신없이 몰입한 장들이 한 두 장이 아니다. 또한 다음 장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궁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저자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방식과 어우러져 해당 장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페르시아 전쟁>>에서부터 보아 온 그의 필력이 고스란히, 아니 한층 성숙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기독교의 발흥과 분열, 과거와 현재에 미친 그리고 여전한 기독교의 영향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개인적인 역사적 호기심은 기독교의 발흥 과정에 있었다. 물론 이를 다룬 1부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고대 희랍 철학의 유산을 활용하여 초기 기독교 사상이 정립되었다는 것, ‘자선이라는 그 당시의 시각으로 보자면 독특한 형태의 기독교의 행위가 미친 영향력 등은 앞으로 탐구해볼만한 주제라고 생각된다. 기독교 세계의 전성기를 다룬 2부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 여럿 있다. 앞에서 언급한 ‘11장 육체’, 정통(카톨리코스katholikos ? 보편)의 정립 과정에서 이단으로 지목되어 박해받은 카타리파, 알비파의 사례(10장 박해), 루터의 종교 개혁, 그리고 진정한 개혁에는 반대했던 루터의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13장 종교개혁)은 호기심을 자극해 관련 독서 목록을 찾아보게 만든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부분은 기독교의 현재적 영향을 주로 다룬 3부이다. 서구인들이 여전히 기독교의 자장 속에서 그들의 사고방식에 여전히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다시 말해 보이지 않아 당연하게 여기지만 필수 불가결한 공기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검토해 볼 만하고 곱씹을 만하다. 동성애와 이성애라는 성적 질서로서의 욕망을 개념화하는 방식, 종교와 세속(()과 속())의 분리하는 태도로서의 세속주의라는 개념, 현재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인도주의의 가치등에는 기독교의 영향과 기독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기독교의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대한 얘기나 리처드 도킨스의 트윗에 대한 내용(718p) 등의 흥미있는 사례는 설득력을 더한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나 또한 곰곰이 생각하며 3부를 읽어 나갔다. 주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팽겨칠 수는 없다. 설명과 사례가 설득력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자기 고백으로 미루어볼 때 이러한 생각은 깊고 넓은 고민과 연구 속에서 나왔으리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탈 종교화 시대에 톰 홀랜드의 다음과 같은 생각은 충분히 탐구하고 숙고해볼 만하지 않은가?

 

기독교 세계는 여전히 기독교 세계로 남아 있다(722p).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현재까지 출판된 톰 홀랜드의 저서, 밑에서부터 위로 출간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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