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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일상 | 진달래의 책 리뷰 2012-10-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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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미의 프랑스 일기

미미 저
소담출판사 | 2009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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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에서 산 <미미의 프랑스 일기>라는 살짝 두꺼운 책을 지난 주에 다 읽었다.

예쁘고 개성 있는 그림들도 많아, 사실 읽기도 했지만 더 많이 보기도 한...

나름 두꺼웠음에도 가방에 넣고 지하철 다니면서 다 봤다.

사실 요즘은 피곤하고 기운도 없으니 책도 읽기 싫고 머리 쓰는 건 더 싫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50분 넘게 간다는 건 좀 지루하더라.

간혹은 앉지도 못하고 서 있을 땐 다리도 아프고 죽을 맛이다.

그래서 무거웠음에도, 무거운 거 넘 싫었음에도 들고 다니며 봤다.

역시나... 책에 빠져들면 덜 지겹고 어느 틈에 다리 아픈 것도 잊고 또 시간은 참 잘 간다.

 

첨엔 그저 그런, 시류에 편승한, 예쁘장한 그림책이려니 싶었다. 좀 뻔하지 않은가.

젊은 여자애(!)가 또래들이 꿈꿀만한 빠리에 가서 공부하고 생활하고 쓴 책이니.

그런데 좀 나이 든 여자(!)가 나름 재밌게 읽고 배운 것도 있고 또 괜찮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역시 편견은 무서워... 나이 들면서 더 심해지는 고집과 편견 그리고 늙음의 절친인 아집...

이 녀석들이 내게도 친구하자고 덤벼들기 시작하면서 나도 나이 들어가나봐 한다.

다행인 건 이런 책들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깨어있으려고 노력하는 거... 아직 젊다는 게다.

어느 순간 나이듦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런 깨어있음을 느끼는 걸 보면 아직 꼰대가 되기엔 넘 젊다. 

프랑스에서 느꼈던 수많은 것들, 보고 들은 거, 공부하고 깨지고 넘어지면서 깨달은 거...

외국에서 닥치게 되는 일상의 어려움들 그리고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우정...

이런 것들이 세상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가득한 한 젊은이에 의해서 편한 필체로 펼쳐진다.

낭만의 대명사, 프랑스에서의 일상을 외국인으로서, 학생으로서, 여자로서... 부담없이 그린 책이다.  

눈이 피로해질 때쯤 나타나는 개성 있는, 예쁜 색채의 그림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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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재밌게 읽고 느끼고 반성하고 배우기 | 진달래의 책 리뷰 2010-08-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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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저/국가인권위원회 기획
창비 | 201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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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재밌는 인권 이야기라는 부제는 사실 좀 애매한 표현이다. 읽기는 무지무지, 느무느무 재밌게 읽었지만 인권이라는 주제가 재밌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제는 아주 불편하고 또 불편했다. 우리의 현실이지만 외면하고 싶은 거였다. 내 몸의 상처였지만 치료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기에 그냥 진통제 한 알 삼키고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은 거였다. 안다. 그런다고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인권이라는 주제는 내게 그랬다.
영화를 통해 그 불편한 진실, 인권에 대한 얘기를 저자는 무척 편안하게, 재미있게, 소탈하게 펼치고 있다. 객관적인 시선이지만 야단을 치진 않는다. 넘어서지 못하는 진실 앞에선 본인도 과감하게 부족함을 드러낸다. 감성과 이성 그리고 지성을 다해 읽을 책이었다. 그렇게 읽고 느꼈으면 자연스럽게 반성도 했을 테다. 그러고 나면 이제 제대로 배워서 내 사고를 바꾸고 현실에서도 이를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동서고금의 영화를 통해, 간혹은 책을 통해 우리의 인권이 어떻게 변해왔고 현재 주소가 어떤지를 보여주고 있다. 고발성이 짙은 영화도 있고 민감한 주제를 다룬 영화도 있고 문제작도 있다. 실제로 이런 주제들을 갖고 우리가 토론(!)을 한다면 몇 마디 오고가지 않아 곧바로 싸움이 날 주제들이다. 그러기에 쉽게 다수 앞에서 꺼내기 힘든 주제들이다. 그런 민감한 주제들을 영화를 통해 논리적으로 때론 감성적으로 풀어내 다 읽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그렇다고 저자의 논리나 생각, 결론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백분 이해는 간다. 못 본 영화들은 다 챙겨봐야 할 것이고 못 읽은 책들도 읽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눈 돌렸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아이들의 인권을, 성소수자의 인권을, 폭력 앞에 휘둘리는 여성의 인권을, 장애인의 인권을, 노동자의 인권을, 종교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인종차별의 문제를, 제노싸이드의 문제를 영화를 통해 논한다.
결론은 내 자리에서 내 능력에 있는 인권을 최대한 지켜내고 혼자서 힘들면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지켜야할 인권들이라는 것이다. 책 한 권 읽는다고 그 동안 외면했던 인권을 위해 운동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외면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아무리 불편해도 인권을 위해서라면 말을 꺼내고 행동을 하고 내 생각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한다. 세상엔 아직도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정말 너무나 좋은 책이다. 몰라서 잘못하고 있는, 알면서도 안 하고 있는 이들까지도 모두 인권의 품안으로 이끌 수 있는 정말 감사한 책이다. 인권, 그건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지켜야하지 않는가. 재수가 좋아서, 머리가 좋아서, 환경이 좋아서 그동안 내가 문제없이 내 인권을 주장했다면, 이젠 타인들의 인권에도 관심을 갖고 지켜주어야 할 때이다. 모두가 같은 인간이니까.

 

‘우주보다 더 귀한 것이 한 사람의 생명입니다. 죽음은 당사자에게 우주의 소멸과 같습니다. (…) 내 것, 네 것 할 것 없이 인류라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사는 모든 사람들의 생명은 똑같이 고귀한 것입니다. 생명의 귀중함을 인식하는 것은 인권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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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강남의 이야기 | 진달래의 책 리뷰 2010-08-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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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강남몽

황석영 저
창비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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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선생님의 글은 뭘 읽어도 일단 기본적으로 재미나 문학성이 보장 되니 간혹 스토리나 이념에 공감이 가지 않더라도 또는 진한 감동이 없더라도 언제나 반갑다. 더구나 요즘 책들이 그 어떤 것도 주지 못하는데 질렸을 땐 이보다 더 반가울 수가 없다.
일단 <강남몽>, 재밌다. 각기 개성을 지닌 여러 인물들의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를 포함한 삶의 스펙트럼을 통해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급작스럽게 참혹한 전쟁을 겪었듯, 어느 날 벼락부자가 엄청나게 생겼듯, 우리나라가 발전(?), 변화해온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버린 삼풍백화점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강남의 요지에 자리해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럭셔리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이 무너져 수천 명의 희생자가 생겼다. 그 수천 명 가운데 몇 명의 삶을 대표 격으로 잡아 이야기가 이어진다. 정치와 요정과 관련된 사람들, 조폭과 사업, 전쟁 전후 애국심이나 독립운동과는 별개로 기득권을 차지한 사람들, 늘 낮은 자리에서 희생을 강요당하던 사람들 등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삶의 모습들이다.
하나 아쉬웠던 건, 김진 등 일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역사성을 위주로 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스토리텔링의 면에서는 너무 전형적이면서 약간 지루했던 부분이다. 또 하나, 삼풍백화점이 무조건적으로 향락과 퇴폐로 질타당할 때, 그곳이 그저 삶이었고 일상이었던 사람들의 삶을, 의외의 시선으로 잡아냈던 정이현의 작품과 비교가 되어서 이 작품이 너무 정형화된, 우리가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방향으로만 너무 흘러버려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글은 황석영이기에 또 가능한 글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만이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글, 그가 했기에 괜찮은 이야기가 아닌가.
어쨌든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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