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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학교 행사 참여 기록 1(학예회 편) | 육아일기 2015-11-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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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작은 학교,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이런 저런 행사가 조금 많은 편인 것 같다.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학교가 '살아남기'위해서라는  저런다는 느낌보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어서' 이러구나 하는 느낌이 더 크게 든다.

그치만 면(面)에 딱 하나 남은 초등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 전에 아이들을 위한 이런 저런 행사를 많이 해서 입소문 나는 학교로 발돋움하자는 의도도 있을 것 같긴 하다.

70명이 좀 안되는 전교생을 가진 초등학교이지만 귀농 귀어 귀촌 등 유입인구가 조금 있어서 올해 입학생은 두자릿 수를 기록하였다. 학교에서도 매우 반가워했다고 한다.

선생님들의 구성이 젊은 편이다. 사택이 잘 지어져 있어서 아이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같기도 하다. 그리고 선생님 성별 비율도 고른 편이라 초등학교 치곤 드문 경우의 학교가 아닌가 한다.

내년엔 행복맞이학교 지정을 받고자 고군분투 중인 열성적인 선생님들이 눈에 보여 더욱 감사했다. 연구학교 지정을 받으면 선생님들 승진점수에 가산되지만 행복맞이 학교 선정은 그와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선생님들께서 회의를 통해 아이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줄 수 있는 '행복맞이학교' 선정이 되기 위해 도전해보기로 하셨다고 한다. 학부모로서 정말 감사했다.

여기에 학부모 회장님도 많이 힘을 쓰신다. 당신의 아이는 이미 고학년이지라 곧 졸업해버리면 그만인데도 이 학교가 더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해선 학부모들도 함께 해야한다고 설득하시며 다양한 행사를 적극 시도하신다. 쑥떡만들기, 우리 고장 산오르기, 학부모와 함께 요리하기, 방학땐 학부모 참여 수업에 석방렴체험, 카약 체험까지. 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여 학부모들에게 함께 하자고 나서신다. 그 많은 행사들도 끝이 보인다. 행사의 마무리라 할 있는 프로그램이 11월에 두 건 있었다. 하나는 학예회, 또 하나는 학부모와 함께 하는 음식만들기 행사였다.

학예회는 1년 동안의 아이들의 성장과 끼를 보여주는 장이다. 여기에 엄마들도 참여하여 공연 한 무대를 마련하였다. 열성적인 엄마들 십 여 명이 학교의 교실을 빌려 밤에 나와 일주일간 춤 연습을 했다. 영화 '써니'처럼 복고 복장을 하고 "엄마는 예뻤다"는 팀명으로 춤을 추었다. 나는 펜션 바닥 공사가 연습주간과 겹쳐 다행히(?) 참여하진 않았다. 그치만  "엄마는 예뻤다"란 팀명은 내가 지은 것!(ㅎㅎㅎ 깨알 자랑~~)

엄마도 한 때 젊고 예뻤던 시절이 있었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자는 마음에 팀명을 제안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싫어하진 않지만 엄마가 예쁜 모습으로 무대에 서길, 남 앞에 서길 바라는 마음은 크다. 우리 엄마가 남들 앞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면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될까 두려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이 무대에 서더라도, 예쁜 모습으로 무대에 서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제안한 것이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 위한 목적도 살리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 지역은 정월대보름이 되면 줄긋(끗)기 행사가 크게 열린다. 당연히 농악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면 지역의 농악팀이 지역의 초등학교 학예회의 여는 마당을 맡아주셨다. 순전히 어르신들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지역민과 학교는 함께 가야한다. 아이들은 세대를 뛰어넘으며 손을 잡고 협력한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경험해야 한다.


 

 

 

학부모들 뿐만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참석을 좀 하신 모습이다. 내 옆자리에 앉으신 스쿨버스 도우미 선생님은 작년에 학예회 보러 오지 않았다고 아이들이 하도 타박하여 올해는 가게 문도 닫고 오셨다고 웃으며 말씀하신다. 학교는 공동체의 장이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모일 수 있는 또다른 기회가 된다. 마을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의 일환이 이런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격려하며 박수 쳐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전엔, 아이들이 전시한 작품에 대해 관심도 없었다. 지금은 내 아이가 커가고 있고 내 아이의 수준에서 그림그리기나 만들기 등이 얼마나 애써야 나올 수 있는 작품인지를 알기에 무대 행사 시작 전에 전시회부터 꼼꼼히 감상했다. 아이들이 준비하면서 누군가 봐주길 얼마나 기대하며 만들었을까, 가족의 칭찬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록차원에서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살아가면서 가장 평범한 진리임을.

 

 

 

그렇다. 계속 보고, 자세히 보면 누구나 예쁘고 사랑 스럽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통을 살리는 만들기 시간을 많이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들이 곳곳에 보여서 더 반갑고 학교측에 감사했다. 아이들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전통적인 것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겠나.

 

 

전통 복식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을 시간.

 

 

아들의 작품.
아들아 임금님 입는 어의를 만든거야?
(집에 들고와 선반에 잘 두었다.)

 

 

격자무늬도 알게 되었을 테고
한복의 문양에 대해 생각해봤을 시간.

 

 

크리스마스 트리를 도일리 종이로 만든 이 아이디어에
나도 모르게 '아하'를 내뱉었다.
이것도 우리집에 고이 모셔와 잘 전시하고 있다.

 

바깥엔 전교생이 시 하나씩 쓴 것을 플랜카드 형식으로 인쇄하여 전시했다.
액자보다 보관이 편리하고 아이방에 데코용으로 걸어두기 좋을 것 같다.

 

 

 

아들이 쓴 시.
"니가 쓴 거 맞아?"
머뭇거리며 쑥쓰러워하더니
손으로 문구를 짚어가며
"이건 내가 썼고 이건 선생님이 다시 해주셨어."라고 이실직고한다.
그래, 니가 '코끝을 간질이는' 이런 표현 어찌 알겠니?
'수놓인' 이런 말을 어떻게 알겠니? 수놓는 게 뭔지도 모르는데 ㅎㅎ

그래도 잘 했어.

엄마는 니가 뭐라도 해내면 그 모습이 멋지고 예쁘기만 해.
어느 계절을 사랑하는 아이라는 게 기쁘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계절에 따른 사물의 변화, 바람의 느낌을 알아가는 게 신기하구나.

이렇게,
많이 자라줘서,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장난기 넘치고 깐돌이처럼 행동해도
엄만, 니가 차라리 이렇게 밝게 행동하는 게 더 좋다.
도시에서 살 때처럼
말없고 수줍어 하고 뒤로 숨던 너보다
지금처럼 까불이가 더 좋아.

그렇게...

많이 웃으렴 :)



+ + + + +고슴도치 엄마 모드 ON+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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