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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그림] 2021_062 | 시/에세이/만화/예술 2021-08-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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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위로하는 그림

우지현 저
책이있는풍경 | 2015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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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_062

 

읽은날 : 2021.07.22~2021.07.27
지은이 : 우지현
출판사: 책이있는풍경

 

 

 

 


 

 

 

나와 마주하는 시간, 그림을 보다

 

 

그림이 어떤 해답을 알려주거나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저 질문할 뿐이다. 그래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냐고,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떠하냐고, 우리는 그림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서 가슴 깊이 숨어 있던 자신의 슬픔과 온전히 마주하고, 슬픔을 견딜 수 있는 방식을 터득하며, 이윽고 슬픔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친다. 설혹 슬픔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지라도 그 어떤 슬픔도 곁에 둘 수가 있음을 깨닫는다.

(프롤로그 중에서~)

 

 

나는 그림을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그림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읽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림을 보면서 그림의 작가는 누구이고 그 시대의 화풍은 어떠했으며, 화가는 어떤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의 재료는 어떻고 구도는 어떻고, 소재는 무엇이고 주제는 어떻고... 등등 이런건 궁금하지 않다.

 

그림을 보면서 감정과 내면의 변화를 발견하거나 무언가를 깨닫거나 하는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거나 그림을 감상하는(전시회를 다닌다거나 하는)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그림만 있는 책보다는 그림을 읽어주는(단순히 그림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을 좋아한다. 그림을 볼 줄 모르니 그림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감상을 읽는것이 좋았다. 

 

그림 감상이란 두렵고도 즐거운 명상의 시간이자, 내면을 들여다보는 깊은 호흡이며 심연의 나와 만나는 의미있는 과정(p. 5)이기에 그림을 바라봄으로써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수 있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나는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면서 내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내는것이 어렵다. 아니 감정들을 언어로 표현하는것이 어렵다고 말하는게 맞을 듯 하다.

분명 무언가 내면에서 꿈틀거리기는 하는듯 하나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깨닫고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림을 감상하는것은 지극히 개인적 차원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설 음악과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이론으로 배워서 그런가 보다.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감정을 말하기 보다는 그림이나 음악을 설명하는 이론적 바탕에 나의 감정을 쥐어 짜내며 감상문 숙제해야 했던 주입식 교육의 폐해 때문일까? 라고 탓해본다.

 

[나를 위로하는 그림]과 같은 이런 종류의 그림에세이가 좋다.

저자가 그림을 감상하면서 마주한 작가의 내면의 움직임들을 글로 나눠준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의 저자가 마주한 감정들을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야 나의 감정을 찾아 낼수 있게 된다.

저자가 느낀 감정이나 상황과 전혀 다르지만 글을 통해, 그리고 그림을 통해 나만의 고유한 감정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그림을 바라보면서 일어나는 내 안의 변화들은 책의 제목 처럼 나에게 위안이 되어 준다.

 

그림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며, 분석이 아니라 감응하는 것이라(6쪽) 말해주는 저자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베이지색 외투가  여인의 오른편 의자에 대충 걸려 있고, 살짝 웨이브진 세팅된 머리와 신고있는 검은색 구두를 보니 지금 막 출근하려다가 순간 포기하고 소파에 풀썩 주저앉은 것 같다. 출근하기에는 너무 늦은 <오전 11시>라는 그림의 제목이 이런 추측을 확신하게 한다. 무엇이 그녀를 소파에 주저앉게 만들었을까.

(...)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결락감을 느끼며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여인의 모습이 지독하게 쓸쓸하다. 처절한 고독의 경기로 함입한 모습이다. 그 마음이 고요하고도 격렬해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멈춰 있다. 까마득한 밤보다 어두운 아침이다.

(23쪽)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림에서 여인의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 개인의 몫이다. 저자는 출근하려다 말고 쓸씀함과 고독함에 위태로움을 감지해 내고 글을 써내려갔다.

 

나는 그림을 보면서 여인의 벗지 못한 구두에서 시선이 멈췄다.

저 구두가 의미하는 것은 무얼까 하고? 출근 하려다 만것일까 아니면 퇴근하고 들어온걸까? 누군가를 만나러 가려다 만걸까? 생각하다 보니 저 검정 구두가 오히려 여인을 움직이지 못하게 옭아매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발을 신고 있다는 것은 움직임(외출, 밖을 향해 나가는 행위를 위한 마지막 단계)을 의미하는데 신발을 신은채 주저앉은 것은 움직일수 없는 상태를 표현한것 같았다.

 

몸을 숙이고 있기에 팔꿈치에 눌려진 허벅지의 통증이 느껴진다. 아프다. 그런데 아픈줄도 모르고 멍하게 밖을 응시하고 있다. 세상을 향해 나가기 두려운걸까? 하는 맘이 든다.

 

'까마득한 밤보다 어두운 아침이다'  아침인데도 밤인 느낌을 주는 내면의 상태로 저자는 표현하고 싶었던 문장인듯 하다. 이문장을 읽은 순간 심장이 툭 내려앉았다.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10년도 넘었네).

응급센터에서 일했던 그 시절. 내가 가장 아팠던 그시절.

 

나도 저렇게 (나는 변기에 앉아서 울었다 매일을) 까마득한 밤보다 더 어두운 매일의 아침을 맞았더란다. 아침이 두려웠던 시절이 떠올랐다.

 

저 여인에게서 내가 보였나보다. 세상으로 나갈 힘이 없었던 나를 본것 같다.

 

 


 

 

오늘 리뷰를 쓰려고 플래그 붙여놨던 문장들, 그림들을 다시한번 보면서 맘에 끌리는 그림들을 몇개 골라봤다.

 

맘에 남았던 그림들을 사진을 찍어서 한눈에 보는 순간 지금 내 감정 내지는 내 욕구들이 한마디로 정의되었다.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일상을 끊임없이 원하고 있구나 하고.

책을 읽으면서 이그림들이 주었던 여러 감정들(저자가 쓰고 또 읽는 내내 읽었던 내 감정들)은 사실 기억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바로 리뷰를 쓰는게 아니라서..

 

오늘의 나는, 어쩌면 나는 이런 모습의 나를 가장 좋아하고 갈망하는 것일지도...

 

 

온 방을 가득 채우는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세상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하루의 일과를 보내고

 


 

 깊은 밤 어둠을 뒤로 한채 하루를 마감하는 글을 쓰고, 글을 읽는것

 

 

 

 

 

 


이런 일상을 그려보며 그림을 통해 또다른 형태의 만족을 느껴본다. 이런 감정도 위로라 할수 있는 것이겠지?

 

 

 

 

 

이 책은 예스블로그 이웃님이신 march님이 [풍덩!]과 함께 보내주신 보내주신 우지현 작가의 책입니다. 그림에서 삶을 보고 그림으로 슬픔을 건너도록 손 내밀어 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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