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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2] 문장수집 | 문장수집_ 독서노트(에 다 담지 못한 문장) 2021-08-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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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화

 

[영혼의 집 2]을 읽으며 플래그를 붙여놓은 부분을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이 문장들을 다 담아 두고 싶었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이 소설을 읽게 될 수있을테고 어떤 감정으로 읽어내려가게 될지도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2권짜리에 총 700여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이었지만 꼭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영혼의 집 2

이사벨 아옌데 저/권미선 역
민음사 | 2003년 07월

 

 

 


 

8. 백작

 

에스테반 트루에바는 끔직하게도 싫어하고 인정할 수 없는 존재인 소작인의 아들 페드로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하게 된 딸 블랑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태어날 자신의 손자에게 제대로 된 가문을 주는 대가로,   장 드 사티니에게 엄청난 결혼 지참금과 엄청난 상속금을 약속하며 프랑스 백작과의 결혼을 통해 자신의 가문이 더러워지는 것을 정화시킨다.

 

블랑카는 남편과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다가 블랑카가 재정 상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할 때만 유일하게 말다툼이 일어났다. 블랑카는 장이 잡화점의 중국인에게 밀린 외상 값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그 많은 하인들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도자기들을 사들이고 고급차를 굴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 블랑카는 장 드 사티니가 자기 아버지와 타협해서 무제한으로 돈을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장과는 어떤 합일점에도 이르는 게 불가능해 보이자 블랑카도 결국 모른척 하게 되었다.

(18-19쪽)

 

그녀의 욕정은 잠들어 있었다. 자신의 불행한 운명에 대해 어쩌다 한번씩 생각할 때도, 블랑카는 유일한 동반자로 딸 하나만을 데리고 잔인한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 절망도 기쁨도 없이 성운 사이에 훨훨 떠돌아다니는 상상을 하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블랑카는 자기가 사랑하는 능력을 영원히 상실했으며, 타오르던 육체적 갈망도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믿게 되었다.

(19-20쪽)

 


 

9. 알바

 

클라라와 트루에바의 손녀딸 알바, 인정받지 못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알바의 삶이 그리도 고통스러웠어야 했을까 행각하게 된다.

 

 

알바는 다리가 먼저 나왔는데, 그것을 길운의 표시였다. 클라라는 알바의 등을 살펴, 진정한 행복을 타고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별 모양의 얼룩을 찾아냈다.

"이 아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걱정할게 없다. 이 아이는 운도 좋고 행복할 거야. 그리고 피부도 좋을 거다. 그건 유전이니까. 나도 이 나이에 아직 주름살 하나 없잖니. 게다가 나는 여드름 난 적도 없단다."

아이가 태어난 지 이틀 후에 클라라가 단언했다. 이미 별들이 다 알아서 알바에게 너무나도 많은 선물을 내려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아이에게 따로 인생 준비를 시키기 위한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따. 알바의 별자리는 사자자리였다.

(33쪽)

 

알바한테는 아버지가 지적이고 훌륭한 귀족이었으며, 불행히도 북부 지방의 사막에서 열병으로 죽었다고 얘기해주었다. 그것은 알바가 어린 시절에 참아내야 했던 몇 안되는 거짓말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 외에는 삶의 무미건조한 진실과 직접 맞닥뜨리게 했다.

(38쪽) 

 

평생 자신의 애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몰랐으며, 클라라와의 부부 관계가 악화된 이후로는 아무런 정도 느껴보지 못했던 에스테반 트루에바는 알바아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부었다. 에스테반에게는 손녀딸이 자식들보다 훨씬 더 귀하고 수중했다. 매일 아침 알바는 잠옷을 입은 채로 외할아버지의 방에 갔다. 알바는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가 외할아버지의 침대 속으로 쏙 기어 들어갔다. 사실 에스테반은 알바를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깜짝 놀라 깨어난 체하면서 알바에게 자는 걸 방해하지 말고 네 방으로 돌아가라고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알바는 외할아버지가 결국 항복하고, 자기를 위해 숨겨둔 초콜릿을 찾아도 된다고 허락할 때까지 외할아버지에게 계속 간지럼을 태웠다.

(54-55쪽)

 

"거의 집집마다 바보나 미친 사람이 한 명씩은 있단다. 얘야."

외할머니는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도 눈을 떼면 바늘을 놀릴 줄 몰라 뜨개질에 열중하면서 손녀에게 말했다.

"그렇지만 그들을 무슨 집안 망신쯤이라 생각해서 늘 숨기려 하기 때문에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거다. 손님들이 와도 볼 수 없도록 아주 깊숙한 골방에다가 가둬놓기 일쑤지. 하지만 사실, 그 아이들도 신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란다."

"하지만 외할머니, 우리 집안에는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알바가 대답했다.

"없지. 우리 집안에서는 사람들이 공평하게 골고루 미쳐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미치광이가 나오기 힘들지."

(66-67쪽)

 

"이름이 뭐예요?

아이가 물었다.

"에스테반 가르시아."

그가 말했다.

"나는 알바 트루에바예요. 내 이름 기억하세요."

"그럴게."

알바와 에스테반 가르시아는 서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알바가 경계를 풀고 그이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 청년은 아이의 목덜미에 코를 갇가 대고서, 난챙처음으로 맡는 깨뜻하면서도 행복이 가득한 향을 깊이 들이마셨다. 까닭도 없이 그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는 자기가 이 어린아이를 늙은 트루에바 못지않게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는 자기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을, 자기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것을 모두 누리고 있었다. 그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아이를 파괴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계속 아이의 냄새를 맡고, 갓난아이처럼 여린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아이의 부드러운 살갗을 계속 느끼고 싶었다.

(74-75쪽)

 

알바가 그 집안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 또 외할머니가 가끔 죽음의 상황과 의식에 대해 그녀에게 설명해 준 덕분이기도 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도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한단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우리 마음안에 있는 것일 뿐,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죽음은 탄생과 같은 거야. 그냥 옮겨가는 것일 뿐이지."

(82쪽)

 

 

 


 

10. 쇠락의 시대

 

블랑카는 함께 살면서 판에 박힌 일상에 젖는 것보다는, 호텔에서 잠깐씩 애인고 몰래 만나는 게 더 좋았다. 결혼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월말에 생활비가 모자라 쪼들리며 마음고생하면서 함께 늙는 것보다는 (...) 블랑카는 어쩔수 없는 낭만주의자였다. 블랑카는 가끔 그 촌스러운 가방과 양말에 남아 있는 보석을 집어 들고 집을 나와서, 딸과 함께 페드로 테르세로와 같이 살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늘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많은 시련을 이겨낸 위대한 사랑이, 함께 산다는 가장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시험을 이겨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알바는 아주 빨리 성장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딸을 돌봐야 한다는 핑꼐로 계속 연인의 요구를 미룰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렇지만 그 결정은 항상 나중으로 미루었다.

(119-120쪽)

 

 


 

12. 음모

 

점성도를 대조해 본 결과, 지금 이 역사적인 순간에 피와 고통과 죽음을 불러일으킬 무시무시한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예언이 나왔다고 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에스테반."

루이사 모라가 결론지었다.

"곧 끔찍한 시간이 닥칠 거예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을 거예요. 당신은 승자의 편에 서겠지만, 승리는 당신에게 더 큰 고통과 외로움만 안겨줄 뿐이에요."

에스테반 트로에바는 서재의 평화를 깨뜨리고 괜히 이상한 예언으로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방진 예언가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언짢았다. 그렇지만 한쪽 구석에서 흘깃흘깃 자기를 훔쳐보고 있는 클라라 때문에 대놓고 그녀에게 나가라고 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211쪽)

 

"너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전하러 왔단다, 얘야."

루이사 모라가 알바를 보고 반가워서 흘린 눈물을 훔쳐내며 말했다.

"죽음이 네 주변에 도사리고 있단다. 클라라 외할머니가 저세상에서부터 너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큰 재난이 있을 때에는 영적인 보호자들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 달라고 네 외할머니가 나를 보냈단다. 너는 여행을 떠나는게 현명할 것 같다. 바다를 건너가거라. 거기라면 안전할 거다."

(...) 그러나 열 달 하고도 열하루 뒤에, 통행금지 시간인 한밤중에 알바가 잡혀가던 날, 에스테반은 루이사 모라의 예언을 떠올리게 되었다.

(212쪽) 

 


 

13. 공포의 시대 

 

사회주의 대통령이 선출되었으나 군사 쿠테타로 인해 군사독재가로 많은 사람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실제 칠레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아이들도 대사관 담너머로 던지거나 창살 사이로 밀어 넣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사관마다 가시 철망과 기관총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그 일을 계속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알바는 다른 일들로 여전히 바빴다.

(...)

"죄수나 행방불명된 사람들, 사망자들의 가족은 먹을 게 없어. 실업자들도 마찬가지고. 하루 걸러 겨우 옥수수 한접시나 먹을까 말까야. 아이들은 너무 배가 고파서 수업시간에 잠들기 일쓰야."

(236쪽)

 

알바는 클라라 외할머니가 빈민가에 가서 정의 대신 자비를 베풀고자 했던 그 옛날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했다. 다만 지금은 자선을 베푸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좋지 않게 비쳤다.

(237쪽)

 

중산층 대부분은 군사 쿠테타에 동조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법과 질서, 여자는 치마를 입고 남자는 짧은 머리를 하고 다니는 미풍양속으로의 복귀를 의미했다. 그러나 곧 그들은 높은 인플레와 일자리 부족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기 시작했다. 월급으로는 먹을 것을 사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어느 집이든 슬픔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한 명씩은 꼭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 감옥에 잡혀 들어갔거나 죽었거나 망명을 갔어도 예전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라고 말하지 못했다.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문도 더는 부인하지 못했다.

(245쪽)

 

"미겔, 무서워."

알바가 말했다.

"우리는 이제 절대로 평범하게 살 수 없는 걸까? 우리 외국으로 가자. 아직은 가능하니까 우리 지금 도망치자!"

미겔이 아이들을 가리키자 알바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그럼, 나도 데려가 줘!"

이전에도 여러번 그랬듯이 알바가 애원하며 매달렸다.

"지금은 제대로 훈련받지도 않은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어. 더군다나 사랑에 빠진 여자는 더 안 되고."

미겔이 미소 지었다.

"자기는 지금 자기 일이나 열심히 하는게 좋아. 좋은 시절이 올 때까지 이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줘야 해!"

"그러면 적어도 자기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나 가르쳐줘."

"나중에 혹시라도 경찰에 체포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더 나을 거야."

(267-268쪽)

 


 

14. 진실의 시간

 

가르시아는 정신없이 바빴지만 하루라도 알바를 보지 않고 지나치는 날이 없었다. 그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굴다가도, 자기가 알바의 좋은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연극하기도 했다. (...) 알바가 구역질을 하며 기절할 때까지 오물로 가득 찬 양동이에 그녀의 머리를 처박던 날, 알바는 가르시아가 미켈의 행방에 대해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당해 온 상처를 복수하려는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알바가 무엇을 고백하건 간에, 가르시아 대령의 개인 죄수로 잡혀 있는 자신의 운명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290쪽)

 

어느 날 가르시아 대령은 알바를 연인처럼 어루만지며,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을 얘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때 그는 초록색 댕기 머리에 풀 먹인 나시옷을 입고, 외할아버지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알바를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때 그는 맨발로 진흙탕 속에 서서, 언젠가는 그녀의 거만함과 사생아로 태어난 자신의 고약한 운명에 복수하리라 맹세했다. (...) 가르시아 대령은 알바에게 온갖 고통을 주고 싶다는 열망에 균열이 생기자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마음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알바를 개집에 처넣으라고 명령하고는, 괜히 혼자 화를 내며 그녀를 잊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293쪽)

 

클라라 외할머니는 정신을 집중시켜 개집에서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종이나 연필 없이도 생각만으로 글을 써보라며 알바에게 권했다. 그러고는 한술 더 떠서 알바가 지금 아무도 모르게 겪고 있는 그 끔찍한 고통을 언젠가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글을 써보라며 권했다. 아무것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의 평온하고 정돈된 삶 한편으로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만방에 알려야 한다고 했다.

(294-295쪽)

 


 

15. 에필로그

 

다음 날 아침 그녀가 말과 짐마차를 가진 사람에게 나를 데려다 주었다. 그녀가 나를 집까지 바대다 주라고 그녀에게 부탁했고, 그렇게 해서 나는 집까지 오게 되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나는 모든 것이 끔찍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지저분한 잿빛 난민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 임시로 벽을 쌓아 아예 덮어씌워버린 갑갑한 오두막집들과, 영국식 정원과 공원에 유리벽으로 된 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금발의 어린아이들이 있는 부촌이 끔찍한 대조를 이루었다. 잘사는 동네에는 심지어 개들까지도 행복해 보였다. 모든 것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고 조용했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굳건한 평화를 이루며 사는 곳이었다. 이곳은 완전히 다른 나라 같았다.

(322-323쪽)

 

외할머니는 삶을 증언하는 노트를 오십 년 동안 써왔다. 공범이 되어준 몇몇 영혼들이 빼돌린 덕분에, 그 노트들은 식구들의 다른 글을 모두 사라지게 한 그 치욕스러운 불길을 기적적으로 피할 수 있었다. 노트들은 클라라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배열해 놓은 그대로, 연대순이 아닌 사건별로 분류되어 색색깔의 리본에 묶여 지금 내 발치에 놓여 있다. 클라라 외할머니는 내가 과거를 되살리고, 스스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 노트들을 기록한 것이엇다. 첫 번째 노트는 어린아이의 섬세한 필체로 쓰여진 평범한 스무 장짜리 학교 노트였다. 그 글을 이렇게 시작된다.

"바리바스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다......"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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