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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박혜수 저
돌베개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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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_008

 

읽은날 : 2022.09.23~2022.09.30
지은이 : 박혜수
출판사 : 돌베개

 

 


 

"당신이 들었어야 할 누군가의 속마음, 그리고 마땅히 대답했어야 할 당신의 진심"

 

 

오랫만에 서평단 도서를 신청했다. 그리고 정말 오랫만에 서평단 도서에 선정되었다. 작년 9월 이후 거의 일년만에 쓰는 도서 리뷰인듯 하다.

예스블로그를 시작하고 짧은 시간안에 서평단 신청과 선정의 맛을 그리고 리뷰 쓰는 즐거움을 알아가며 일년이 넘도록 열정적(?)으로 예스블로그 활동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서평단 도서 선정의 탈락의 쓴맛을 느낄때쯤 일상의 바쁨을 핑계로)  블로그와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다. 자발적 거리두기라고 해야할까?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일상이 회복되어가면서 나의 일상도 바쁨바쁨으로 가득차 책을 읽고 리뷰쓰는 시간(보다는 마음의 여유)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이핑계 저핑계로 멀리하던 블로그에 오랫만에 맘에 쏙 드는 책을 발견했다. 서평단은 무슨.. 사서 읽으면 되지 하던 차에....(내돈내산 책은 리뷰의 무게감은 없으니까..)

선선한 가을 바람이 콧끝을 건드리며 마음이 살랑사랑 무언가 또 집중하라고 손짓을 하는데...

그래.. 가을이니까 오랫만에 신청하니까 선정이 될 수 있을거야 하는 기대감으로 신청을 했고 발표날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마냥.... 리뷰어클럽을 확인하고 또 오랫만에 꺅~~~ 아싸~!!! 소리를 질렀다. 감사합니다. 잘 읽겠습니다.

 

발표가 나고 바로 다음날인가 배송된 책을 받으면서 또 한번 놀랐다.

어쩜 이리도 책이 이쁜거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보라색 표지. 반해버리겠네~~

거기다 더 놀란건 책표지의 질감이다. 요즘엔 이런 질감의 책들이 꽤 있던데... 일반 책표지가 아니라 약간 패브릭(?) 느낌의 책표지이다. 손에 땀이 많이 나는 나는 이런 책표지를 만날때면 마구 마구 손으로 문지르곤 한다... 아.... 부드러워~~

이 질감을 더 소개하고 싶은데 내 어휘력의 한계이다. 아무튼 책의 표지 질감도 맘에 들고 책 색깔도 맘에 든다. 거기다 책갈피도 세개나 되는데 이것도 책표지랑 같은 질감... 감사합니다.

책을 읽기 전 습관적으로 비닐포장을 하고 읽는데, 이 책은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될거 같은 느낌이다. 이 느낌이 좋으니까.. 하지만 책이 닳는건 싫으니 또 비닐로 꽁꽁 싸매고 읽어보자~!!

 


 

"당신이 들었어야 할 누군가의 속마음, 그리고 마땅히 대답했어야 할 당신의 진심"

 

이라는 책표지의 문장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을 소개하는 표현으로 아주 적절하게 느껴진다. 딱이야~!!!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어야 하나? 그리고 진심은 꼭 전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생겼는데 책을 읽고 나니 누군가의 속마음을 듣는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대답해야 할 진심이 얼마나 어려운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박혜수 작가님이 누군지 몰랐다.

조각 설치 미술가이지 기획자이며 작가로 활동 중인 시각예술가 라고 하는데 시간, 꿈, 애정의 상실, 보통의 기준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설문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전 조사를 진행해서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품고 시각화하는 작업속에서 관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의 일상에서 해답을 찾기를 바라는 작가님이시란다.(책 앞날개 작가 소개에서~)

 

책을 다 읽고 또 작가님의 소개를 읽으니까 이해가 된다.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관객이 스스로 발견하고 생각하고 해답을 찾게 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역시 예술가는 다르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된 책이었다.

그림 보는것을 좋아하지만 미술등 예술을 잘 모르기에 전시관에 가도 작품을 온전히 바라보고 이해하는것을 어려워하는 나는 작품을 보고 난 후 작품에 해설(작가노트)등이 있는 리플렛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걸 읽고 봐야 작품을 이해하게 되는 전형적인 머리형 인간이다(작품을 눈으로, 마음으로는 도저히 바라볼 능력이 없다).

그렇기에 아마 박혜수 작가님의 전시작품을 보러 갔더라면 난 아마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런 감동은 느끼지 못하고 어리둥절 했을것 같다.

박혜수 작가님의 작가노트라고 되어 있지만 작가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전시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간 그 작품안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엿보는 그런 책인듯 하다.

이런 느낌 처음이라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적는데 횡설수설...

한마디로 읽어보시라는 말밖에는~~아주 매력적인 책이랍니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지 못했고, 무엇을 들었어야 했는지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설문을 통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을 설치하고 그 작품을 보러오는 관람객들과 또 다른 여러 형태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게는 신세계였다.

 

이 책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1장 꿈의 먼지라는 주제 와  2장 실연 수집이라는 주제였다.

 

 

 

 

"그래서? 무슨 과 가려고?"

"서울 안에 있는 대학 어딘가에 가겠지."

"가능해?"

"몰라. 엄마가 찾아서 알려준대."

"엄마가 이상한 데 찾아서 가라고 하면 갈거야?"

"막 살면 또 다른 거 찾아주겠지."

"하긴, 너희 엄마가 가만 계시겠냐?"

"결국 엄마가 원하는 거 시킬 거면서, 꼭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물어. 짜증 나게.... 그냥 시키는 대로 살래. 그게 편할 것 같아. 빌어먹을."

10여 년 전, 우연히 공공장소에서 '빌어먹을 꿈'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대화' 프로젝트의 첫번째 시리즈 '꿈의 먼지'가 시작됐다. 이제 갓 소년티를 벗은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절반 가까이는 알아듣지 못하는 은어와 욕, 무엇보다 자기 삶임에도 마주하기 회피하는 방관자적 모습이 내겐 충격적이었다. 마치 '꿈'의 본 모습을 봐버렸달까.

꿈은 밝고 긍정적이어야만 한다는 것,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것,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것, 한 사람 몫을 해야 한다는 것, 쓸모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것 ... 나는 꿈에서 이 모든것을 거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침묵하지 않게 할 꿈에 대한 질문은 '희망으로 가득 찬 꿈'이 아니라 사실은 '빌어먹을 꿈'이 아닐는지. 그렇게 나는 사람들에게서 실패한, '포기한 꿈'을 묻기 시작했다.

(34-35쪽)

 

 

이렇게 시작한 프로젝트의 여러 시리즈가 담긴 1장이다.

꿈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풀어가고 표현하다니~~ 단순한 설문지 형태로 끝날수 있는것을..

 

 

당신이 버린 꿈, 꿈의 먼지

당신은 어떤 꿈을 포기했나요? 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어떤 꿈들을 버렸는지 묻고 답을 받은 설문의 내용을 전시한 것이다.

 

 

 

 

나는 보편적인 주제를 가지고 심리적 접근 방식의 설문 조사와 분석을 거친 뒤 다양한 예술작품들로 발표하고 있다. 이미 이슈화된 사회분제의 결과보다 그 원인인 개인의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도록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사용한다. 한편으로 이런 작품들은 매우 사적으로 발아들여질 수도 있다. 왜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공공장소, 게다가 현실의 고단함은 다 내려놓고 편하게 쉬고 싶은 미술관에서 이야기해야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39쪽)

 

설문 <당신이 버린 꿈> 중에서 2017년에 수집한 답변들을 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2017년에 참여한 기획전시에서 나는 3천여 명의 '포기한 꿈' 답변을 분쇄하고, 관객들에게 여기서 당신의 '지금 꿈'을 조합하여 천장에 설치된 구(球)에 매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아래 사진은 관객들이 누군가의 '버린 꿈'들을 뒤져가며 자신들의  '지금의 바람'(Wish)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다.

(40쪽)

 

 

꿈을 주제로 작품을 한다고 했을때 미술계 사람들의 반응들은 예술적으로 뭔가 특별할 것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예술이란게 정말 특별해야 하는 걸까 싶다가도 그 특별함 속에 찾아낸 평범하기 그지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 귀기울여지고 가슴을 울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평범한듯 밋밋한 듯한 주제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게 우리 각자의 인생이니까.

또한 여러 형태의 예술로 표현해낸 작가의 프로젝트 전시가 나에게는 놀라움이었고 특별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 꿈과 내가 포기했던 허황된 말도 안되는 '버린 꿈'들도 생각하면서 부끄러움에 몸을 떨었다. 부끄러워 말도 못할 꿈~~

 

전시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은 저 꿈의 먼지에서 자신의 버렸던 꿈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현재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조합해나가고, 미래를 희망하는 순간들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것이 바로 작가가 원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장 실연 수집이라는 주제는 아주 재밌(?)었다. 누군가에게 아픔이고 고통이었고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과거이었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로서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슬프지만 재밌게 흥미진진하게 읽혔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헤어진 연인이 남긴 물건과 사연을 남겨주세요. 라는 설문과 그 사연자가 기증(대여)한 물품들을 전시한 것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실연의 사연과 물품이 소개되었지만 가장 웃픈 물건이 바로 분홍 칫솔이었다.

어떤 사연인지 리뷰에 쓰지 않으려고 한다.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라~~

(불친절한 서평단 리뷰어입니다....)

 

 

 

질문이 사라진 당신, 만사가 귀찮고 새로움도 설렘도 사라진 지 오래고 오직 염려하던 미래가 닥칠지, 어떻게 하면 그 재양을 피할 수 있는지만 골몰한다. 하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그렇게 홀로 살아남아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다. 나 홀로 살아남음에 대한 안도감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당신에겐 궁금한 것이 없다.

(...)

이제 그 길을 가는데 가장 중요한 첫 질문으로 이 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당신은 당신을 좋아하나요?

 

(363-364쪽 나가는 글 중에서)

 

 

 

 

만사가 귀찮고, 세상 궁금한 것도 신기한 것도, 셀렘이란것도 잊고 살아가는 귀차니즘에 몸부림 칠 힘도 없는 내게 다시금 꿈틀하게 해준 책이다.

요즘, 최근 몇일동안 이것저것 복잡한 생각들로 우울해 하며 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간을 보냈는데(정말.. 이런 내가 싫다 하고 있던 내게~~) 이 책의 마지막 질문은 나의 뒤통수를 치는듯 하다. 아니 심장을 찔러대는듯 하다.

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나?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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