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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강승영 역
은행나무 | 201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미니멀리즘과 자연인의 선구자이자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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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자자한 월든.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무소유를 주창하며, 물질문명을 부정하고, 사회 모순을 풍자하면서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책일 거라고. (맞긴 하다.) 무수한 사람들이 언급하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모르면서 막연히 좋은 책이겠지 했다. (월든이 호수 이름인지도 몰랐다.) 읽을 때쯤 소로우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월든이라는 책이 어떤 내용이며, (조금 지루하다는 평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것은 확실하다는 걸 느꼈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어떤 정신적 성숙을 고양시킬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생각보다 어린 나이(28-30)에 월든 호숫가로 가 혼자만의 삶을 가진다. 하지만 어린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그의 사상은 엄청나다.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 진정성을 추구하는 마음, 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그의 마음. 그러한 것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에서 최소한의 삶을 살아가는 생활기와 그 주변 자연에 관한 이야기 책일지도 모른다. 그런 삶에 기반한 그의 사상을 한껏 녹여낸 책으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두 파트로 나눌 수 있겠다. 내가 몹시 흥미진진하게 읽으며, 읽을수록 잠이 깨고, 마음이 뭉클해지며, 별 말 아닌 것 같은데 혼자 감동받아 신나 하는 부분. 나의 열정을 마구 마구 충족시켜 주는 부분들이 있다. 문단 자체를 줄 친 부분도 꽤나 많고, 줄을 친 대부분의 여백에는 내 생각으로 메모를 정리해나갔다. 이 책이 고전인 이유가 이것이리라. 내 생각을 끌어낼 수 있게 도와주며, 저자가 전해주는 교훈을 기반으로 나만의 사상적 토대를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에 반해 지루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 어려운 부분들. 후자는 대부분 그가 월든 호수에 살면서 알게 된 자연 환경을 묘사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사실 자연에 대해 관심도 없고, 공간 지각 능력이 부족하여 그 모습이 상상도 잘 되지 않으며, 동물 이름이나, 그 용어들이 쉽게 인지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동물, 호수 등과 같은 부분은 밑줄이 전혀 없이 깨끗할 정도다. 무의식적인 거부랄까-_- 자연을 노래하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찬양할 줄 아는 저자에게 미안하게도, 자연에 관한 부분은 내게는 고역이었다.

 

이 책을 고전으로 여기고 많은 사람들이 아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나 또한 내 인생에 영향을 주는 많은 문장들을 만났다. 특히 매일같이 이불킥을 하며 과거에 저지른 일들에 대해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데 과거에 해놓은 일만을 가지고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없고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인간이 시도해본 것은 너무나도 적기 때문이다. (26) 이렇게 한 방에 털어준다. 어차피 우리는 순간을 살며 그 시간 동안 많은 일을 할 수 없다. 그리고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실패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나를 더 이상 책망하지 않는 걸로.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 앞으로의 삶에 대해 더 깊은 통찰을 준다.

-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한 가지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40)

-       사람들은 누구나 가지고 할그 무엇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그 무엇, 혹은 차라리 자기가되어야 할그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이다. (45)

-       인생을 놀듯이 보내거나또는 인생을 공부만 하지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을 진지하게 살아보라는 것이다. (82)

-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때 그는 과거를 뒤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을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법칙이 그의 주변과 내부에 확립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묵은 법칙이 확대되고 더욱 자유로운 의미에서 그에게 유리하도록 해석되어 그는 존재의 보다 높은 질서를 허가 받아 살게 될 것이다. 그가 자신의 생활을 소박한 것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이다. 이제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빈곤도 빈곤이 아니며 연약함도 연약함이 아닐 것이다. 만약 당신이 공중에 누각을 쌓았더라도 그것은 헛된 일이 아니다. 누각은 원래 공중에 있어야 하니까. 이제 그 밑에 토대만 쌓으면 된다. (479)

몇 년 째 뭐해 먹고 살지에 대해 고민한다. 분주히 지속적으로 뭔가 하고 있긴 한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도대체 난 뭐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최근에도 계속 고민하고 또 생각만 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두려웠다. 이제까지 살아온 내 삶 내도록 삽질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난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이렇게 살고 있는 삶의 방식에 대해 회의를 느끼면서도 나는 왜 바꾸지 못하는 걸까? 그렇게 챗바퀴 도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도 살지 않은 삶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막연히 누군가처럼 좋은 집, 좋은 물건, 좋은 음식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내가 되고 싶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마땅히 이 나이, 혹은 이 상황이 되면 이 정도는 있어야지 라는 물질적인 기대치가 아닌, 이 정도로 깊이 고민하고 생각했으면 이 정도의 경험치를 성찰할 수는 있어야지로 바꿨다. 하루 하루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내가 살아낸 경험을 살펴보며 나를 다독이고 나를 성장시키는 삶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그것이 공중에 떠있는 저 누각의 튼튼한 토대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       하루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소한 부분까지도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에 음미해 볼 가치가 있도록 만들 의무가 있다. (138)

내 하루의 본질을 깨닫고, 순간 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돌아보며 헤아릴 줄 알아야 하겠다. 그렇게 내 삶을 귀하게 여기며 예술이 되어 가는 과정을 하나 하나 세심히 관찰하여 내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인생책으로 등극. 앞으로 몇 차례 읽을 일이 있는데 상황이 가능하다면 그 때마다 반복독하고 싶을 정도. 진정한 미니멀리즘이 보여주는 생활 태도와, 자연인이란 이런 것이다 라며 윤택씨를 초빙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는 솔직히 거부감이 들긴 한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생각에 기반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솔직히 읽는 내도록 혼났다. 물욕에 눈이 어두었던 내 모습에 혼나고, 커피에 집착하는 내 모습에 혼나고, 여행 가고 싶어 하는 내 모습에 혼났다. 이러한 혼남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보다 높은 법칙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매우 멋있으며, 감동적이고, 본받고 싶었다. (읽다보면 언젠가는 자연 사랑에 대한 마음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엄청 많은 문장들을 리뷰에 넣고 싶었으나 2/3은 거둬냈다. 그만큼 내 마음에 써두고 싶고, 너무 좋아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책이다.

-       사람들이 땅을 파헤치지 않는 한 풀잎 위에는 먼지 하나 앉지 않는다. (62)

-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 (171)

(필사 이벤트겸, 내 인생책 등극 겸 써서 책상 앞에 붙여뒀다.

악필이지만, 문장이 좋아 마음이 간다.

책 읽는 고양이라 더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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