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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303. 죽음의 수용소에서 | 심리 2019-09-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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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저/이시형 역
청아출판사 | 200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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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내기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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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 중 나치 정권의 유대인 학살을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의 비극성과 잔인함을 극으로 드러냈던 사건이라고 일컫어지는 유대인 학살은 쉽사리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단편 단편으로는 많이 만났다. 팟캐스트에서도 이야기를 들었고, 여러 책들을 통해 종종 접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홀로코스트의 중심에 있었던 이야기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상상속으로 그리던 모습이 현실화 되는 기분이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면서, 무섭기도 하고. 그럼에도 그 속에서 전혀 다른 시대를 사는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었다.

  일고십에 이 책을 추천할 때도, 크게 의의를 두지 않았던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까, 좋은 책이라니까, 홀로코스트를 이제는 좀 들여다볼 때가 되었지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목 그 자체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문제를 다룰 것으로 기대되는 이 책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에게 이것이 절박한 문제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9)

어쩌면 몇 년 동안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삶의 의미였던 걸까? 무작정 나를 알아가고 싶고, 내가 궁금해서 시작한,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나의 의도는 어쩌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던걸까? 희망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를 변화시키고 발전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저 먹고 사는 것이 아닌 깊이가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 책에 끌렸던 걸까?

  저자는 정신과의사였고, 아우슈비츠를 시작으로 수용소 4군데에서 생활했다. 그 생활에서 그는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다. 정신과의사였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관점에서 관찰하여 본인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렇게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이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낙관성 덕분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       이 책은 강제수용소에서의 일상이 평범한 수감자들의 마음에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쓴 것이다. (25)

-       앞으로 전개될 글에서 내가 밝히고자 하는 것은 이런 체험의 명확한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29)

많은 집필을 하면서도 이 책이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의도가 온전히 받아들여졌기에 이렇게 큰 사랑을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수감자들, 그들이 느꼈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자신이 체험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어떤 상황인지 깨닫고 자신의 지식과 연결시키기. 심지어 곳곳에서 피폐해지는 자신을 다잡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체험이라고 하기에는 몹시나 고통스럽고 무서운 경험이었을 그 사건을 통해 그는 많은 것을 깨닫고, 인생의 초석으로 삼았다.

그가 그리는 수용소의 생활은 눈 뜨고 볼 수 없었으며,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답답하고 먹먹해져 쉽사리 읽어 내려갈 수 없었다. 그들의 고통과 그 무시, 그리고 학대를 묵묵히 지켜보기가 힘들었다. 중간 중간 뭔가 말이 맞지 않는 듯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종종 보이기도 했다. (아내의 죽음이야기와 같은) 그가 짧게나마 보여준 인간 군상의 모습들은 확실히 무서웠다. 그 속에서 살아남을 생각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혹은 그 속에서 삶을 놓지 않을 수 있었을까? 절망 혹은 모든 것을 내려놓을 생각을 어떻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상황에서도 성인이 될 수 있는 강한 사람들이 있다니.

-       그 분노는 육체적인 학대와 고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으면서 느끼는 모멸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60)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인격적으로 대우 받지 못하는 모멸감이었다. 허기짐이나 고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지 못하는 그 상황이 더 힘들었다고 한다. 정신적인 고통, 피폐함이 그렇게나 그들을 괴롭히고 절망으로 몰아넣고 삶의 의욕을 꺾어놓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살고자 하였다.

-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120)

충격이었다. 모든 게 빼앗긴 이들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왜 죽지도 못하고 저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가끔 내가 너무 악랄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종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왜 그들은 살고자 한걸까 싶은 생각. 내가 인간이라는 종을 너무 과소평가 했던 건지도 모른다. 나 자신은 빼앗기지 않는다는 것. 어떤 상황이 와도, 나 자신만은 내가 지킬 수 있다는 것. 나의 외부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순 있지만, 내가 나의 삶을 살 수 있는 선택권만은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멋있다. 그래, 우리는 그럴 수 있는 개체들이구나.

-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138)

지금 이 순간도 이 다음 순간도, 그러니까 매 순간을 오롯이 내가 결정 내리는 나의 삶이다.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떤 행동을 할 지 내가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반항하거나 저항하는 것만이 길이 아니다. 그 순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과 태도를 보임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나를 돌아봄에 있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면, 그것만으로 나의 삶은 이미 의미가 충분할지도. 그들은 충분히 자신만의 강단 있는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나는 삶으로부터 어떤 질문을 받고 있는가? 그리고 그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내가 취해야 하는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는 무엇일까?

일시적인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일시적인 삶이라니. 삶이 일시적이라고 구분할 수 있는가? 아니면 윤회하는 우리의 생은 당연히 일시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낯선 개념임에도 친숙한 느낌. 내 이야기였다.

-       실제 존재하는 현실에서 현재를 박탈하는 행위에는 어떤 일정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중략) 자신의 일시적인 삶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삶의 의지를 잃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 앞에 닥치는 모든 일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진다. (중략)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이것이 단지 예외적으로 어려운 외형적 상황일 뿐이며, 이런 어려운 상황이 인간에게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수용소의 어려운 상황을 자신의 정신력을 시험하지 않고 그것을 아무런 성과도 없는 그 어떤 것으로 경멸한다. 그들은 눈을 감고 과거 속에서 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생은 의미 없는 것이 된다. (130)

삶의 의지 혹은 목표가 상실된 삶을 이야기 하였다. 그래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이유로 일어난 것인지, 혹은 어떤 선물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각 상황에서 내가 깨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도 일시적인 삶을 살아온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탓이다. 나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지금 이런 나름의 편한 상황에서도 이런데, 저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게 됐을까? 어쩌면 저런 상황이었다면 더더욱 잘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살아야 하는 이유, 살고자 하는 의욕을 찾기 위해. 지금은 그저 바쁘게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살아내고, 또 살아내고. 그저 바쁘게만 살면 되는 줄 아는, 잘못된 방향으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김도인님의 말씀을 들으며 항상 세뇌시킨다. 명상을 하려면 명상을 하기 위한 조건들을 모으라고. 행복한 기분도 마찬가지. 행복한 기분, 좋은 기분과 같은 감정은 어떤 상황의 결과이므로 그런 기분이나 감정을 느끼기 위한 조건들을 모으라고 말이다.

-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찾으면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진다. 알다시피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221)

이 책에서도 정확하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행복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저 우울하고, 힘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속에 빠져 있다면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기분이 좋고, 행복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지금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여러 경로를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나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독서부터. 그리고 나의 좋은 인연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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