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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김지현 역
미래지식 | 2015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백년 전 지식이 아직도 먹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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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펼쳐본 책이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무렵, 아기가 갓난쟁이라 품에 안고 재우면서 펼쳐 봤다. 일고십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막연히 좋은 책인 것 같았고, 생각을 많이 해주게 만들었던 책이었던 점에서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었다. 처음에 한 번 읽었을 때는 그저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 이 번에 다시 읽으면서 나에게 맞는 행동 변경이나 좋은 점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다시 읽으면서 이전의 메모와 밑줄과 같은 흔적들을 보며 정말 열심히 반성하고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기록해둔 과거의 내가 보였다. 오히려 이 번에 읽으면서 덜 메모하고, 덜 줄을 그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뭐가 다른 걸까?

  일단 이 책은 정신과 행동 둘 다를 개조하기 위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손에 닿는 곳에 두고 수시로 들여다보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우리는 새로운 습관을 형성시키려 하고 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적용하는 중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하고, 일상 속에서 계속 적용하고 실천해야 한다. (19)

이제껏 살아왔던 삶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혹은 다른 특별한 뭔가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읽었을 지도 모른다. 그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방대한 양이다 보니 이 중에 하나는 얻어 걸리는 게 있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다가 책을 읽고 얻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그건 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니, 반드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이제껏 살아온, 내 몸에 익숙한, 이미 내 생활에 스며든 행동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그와 관련된 책들도 얼마나 많은가?!) 저자도 지적한다. ‘상당한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제대로 나에게 스며들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버텨야 한다.

  어릴 적 가장 큰 실수 중에 하나가, 쉽게 다른 사람들을 비판했다는 점이다. 육아서와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바로는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투영시켜 나쁜 점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꼭 짚어 줘서 수정해줘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내가 모난 사람이라서라기 보다는(?)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 당연하게 몸에 베여있고, 그만큼 타인에게도 그리 하는 것뿐이다. 그로 인해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도 쉽사리 고치지 못한 건 초점이 틀려서였다.

-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십중팔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비판은 아무 쓸모가 없다. 당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방어를 하게 만들고, 필사적으로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도록 한다. 비판은 위험하다. 사람들의 소중한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고 그 사람의 가치를 손상시켜 적의와 분노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30)

-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일이나 말을 할 권리가 내게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사람의 체면을 상하게 하는 일은 범죄다.’ ? 생텍쥐페리 (307)

물론 이 책은 단순 자기계발서이므로 나를 돌아보는 과정 따위 없다. 그저 그렇게 해봤자 좋을 게 없으니 하지 마라가 초점이다. 그 내용만으로도 처음에 읽었을 때 내가 잘못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여러 순간들이 생각나면서, 나는 좋은 의도로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틀린 점을 수정해주려고 했지만 결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애초에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 상대방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싸움과 분란만을 일으킬 뿐이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좋지 않은 점을 지적할 권리가 나에게 없다. 상대가 원하지도 않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 말로 전해 긍정적인 결과를 갖게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불쾌한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명심해야 할 사항은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안 좋은 점을 지적하고, 잘못된 부분을 상기시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며, 범죄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 그러는 사람이 타인에게 그러지 않을 리가 없다. 나 자신에게 가혹하면 가혹할수록 다른 사람에게도 가혹해지고, 그렇게 관계에 문제가 발생하여 다시 스스로에게 가혹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그 누구의 체면도 상하게 하지 마라. 그 누구의 소중한 자존심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입혀 가치를 떨어뜨려선 안 된다.

대신 해야 하는 생각과 행동이 있다. 이 논리로 본다면 아주 당연한 것이다.

-       아낌없이 격려하고 간단한 일이라고 말해주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을 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자. 그에게 숨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해주자. 그러면 그 당사자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밤을 새면서 노력하고 연습할 것이다. (322)

그저 믿어 주고 격려해주면 된다. 그럼에도 그 사람에게 변화가 없다면 때가 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스스로가 자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차피 타인이 그런 사항을 자각시켜 줄 수 없기에, 타인으로써,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그저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밖에 없는 것이다. 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 결국에는 해 낼 것이라는 이야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정신승리의 내용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심을 다해 믿어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는 상대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쉽게 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잊어 버리기도 할 것이다. 진심으로 그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사람이 해내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며 응원해줄 것이다. 그렇게 움직일 수 있도록 믿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자기 개발서를 이제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부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면 감사해야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감사 일기를 쓰는 등과 같이 여러 시도를 해보았으나, 억지로 꾸며내는 듯한, 별거 아닌 걸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는 뭔가 가증스럽고, 위선적인 느낌에 거부감이 심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제대로 와 닿는다. 

-       내가 만든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든 나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에게 배운다.” (62)

주변의 모든 것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배울 점을 제대로 알아차리기 위해 해야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고, 나보다 뛰어난 것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감사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감사를 전제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배울 수 있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독서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꼭 과하게 나에게 믿음을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라는 기분으로 듣다가, 나에게서 무엇을 보았길래 저렇게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결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나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세상에 감사할 줄 아는, 작은 것도 허투루 보지 않는 섬세한 사람들이라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더더욱 배워야 한다. 하루를 어떻게 감사하며 보낼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나의 이 못난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한 방울 한 방울씩이더라도.

이제까지 나의 삶은 인정 받고 싶어 발버둥 치던 과정이었다고 봐도 무관할 것이다. 나라는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성취나, 결과물에 목숨 걸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사라질 것 같았고, 나라는 사람이 무용해져 그 누구도 나를 찾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집착하게 되었다.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떻게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틀렸던 것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반대로 타인의 입장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것이 결국 큰 독이 되어 날아왔다.

-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을 기억해주고 그 사람이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127)

심지어 타인을 인정해주는 것은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가 인정받고 싶고, 존중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그렇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책을 읽으며 얻게 된 이런 지혜는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조금씩 나에게 스며 들고 있다. 이름을 기억하고, 그의 좋은 점만 기억하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어쩌면 당연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도무지 자연스러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데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렇게 책으로라도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 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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