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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85. 전환시대의 문명 | 심리 2020-01-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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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환시대의 문명

칼 구스타프 융 저/정명진 역
부글북스 | 201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렵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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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리뷰를 쓸 수 있을까..? 뭘 써야 할지 아직도 확실히 잡혀 있지 않다. 리뷰 쓰고 발제하려고 했으나, 너무 늦어진 것 같아서 발제부터 했다. 발제하는데도 한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리뷰 쓰려니 더 막막하다. 단편적인 에세이 몇 편을 모아둔 거라 조금은 수월하게 융을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현실은 시궁창. 일단 융의 글 스타일인지, 글이 몹시 딱딱한데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끊어온 글이라 더 맥락이 안 잡히는 기분이기도 했다.

한국어를 읽는데 외계어를 읽는 것이 진정한 고전의 맛이겠지. 일고십의 장점은 일고십이 아니면 끝까지 읽기가 어려운 책들을 봐야 한다는 점과, 다른 책이 무척 쉽고 재밌어서 빠른 속도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는데 11시간 넘게 걸린 내 입장에서 끝내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얕게나마 내가 파악한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이 책은 전환시대에 관련된 에세이를 가져왔다. 이 전환시대는 세계대전, 특히 독일의 나치로 인한 만행이 일어난 뒤의 이야기다. 어떻게 히틀러의 만행을 그 누구도 저지하지 않았고, 그런 일을 나치가 실행할 수 있었는지, 왜 독일 사람들은 방관하기만 했던 건지, 그 누구든 이유를 알고 분석하고 싶었다. 그런 흐름에 따라 심리학자로서, 인간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그에 대한 답을 해줘야 했다. 자신이 연구하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세계를 분석하여 여러 글을 썼다.

-       유럽 대륙에서 빚어진 물리적 충돌은 기본적으로 심리적 갈등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6, 옮긴이의 말)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개인이 무의식을 알아야 한다는 것.

-       무의식은 의식처럼 하나의 정신적 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우리가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는 것은 우리가 생명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32)

저자는 무의식과 본능을 강조한다. 원시적인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추천한다. 무의식이 합리성과 계몽, 이성이라는 잘못된 기준으로 억압되면서 촉발제가 등장하면서 뒤틀려 왜곡되어 전쟁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무의식을 모른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무시했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저자는 더더욱 우리가 무의식을 알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전에는 종교가 우리의 무의식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의식이 깨워주지 못하므로, 신앙심이나 신비한 경험들을 통해 무의식이지만 여러 다른 이름을 가진 것으로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본다. 그러다 종교가 약해지고, 개개인의 합리성과, 계몽이라는 이름 하의 교육, 이성적인 사고 방식으로 무의식을 더 억압하고 믿지 않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우리 인간이 세상의 표면에 나타나는 수많은 특별한 것들과 별도의 세부 사항들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 꿈들의 문을 두드리면서 꿈에게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사실에 더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이 있을까? (104-105)

창조적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무의식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를 위한 한 가지 수단으로 저자는 을 든다. 꿈이란 그저 상상이나 단편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중요하게 우리에게 알려주는 메시지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원시적인 본능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며,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내는 놓쳐서는 안 되는 나 자신에 대한 힌트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게 꿈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의 의식으로 인해 일어난 분열을 꿈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그가 이야기 하는 꿈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필요성이다. 나를 알게 해주는 것.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니까 연구할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다.

-       개인을 다른 사람과 똑 같은 하나의 단위로 이해해서는 안 되고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최종적인 분석에서도 끝내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또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그런 존재로 말이다. (186)

-       개인이 엄격한 자기 반성과 자기 인식이 요구하는 것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때에만 확실히 나올 수 있다. 만약에 사람이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다 실천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중요한 진실을 몇 가지 발견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이점까지 누리게 될 것이다. (249)

 이제껏 믿고 맞다고 여겼던 표면적인 것들이 꿈을 통해 그것이 아닌 다른 길을 보게 하고,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 꿈은 본능 그 너머 무언가로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알려주고 힘을 줄 수 있는 매개체로 봐야 한다. 우리가 특별한 존재일 수 있게 도와주고, 그 어떤 것과 비교될 수 없음을 무의식에 내재된 우리만의 특별성을 통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엄격한 자기 반성과 자기 인식이 요구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집단 무의식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개인이 사라진 대중적 인간들이 독재자를 만나 독재 국가를 형성하게 되는 씁쓸한 이야기이다.

-       대중적 인간(특별한 가치관이나 뚜렷한 개성이 없고 개인적, 사회적 책임감이 부족한 것이 특징)이 계몽되는 목적도 바로 거기에 있으며, 따라서 대중적 인간에겐 국가의 한 부분이 되는 한에서만 존재의 권리가 허용된다. (197)

-       대중적 인간의 무기력과 도덕적 무책임을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살피기만 해도 대중적 인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어 개인의 원자화를 초래할 길로 들어서지 않을 수 있다. (198)

대중적 인간이 문제라는 것. 생각하지 않고, 타인에게 기대고자 하고, 자신이 져야 할 모든 선택과 책임을 전가해버린 자들이 초래한 결과가 히틀러와 나치당의 만행이었다. 이는 단순히 히틀러만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 나치는 히틀러의 공상적 허언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집단이다. 그런 집단을 수용해준 것은 독일인의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이 생각하지 않고, 깨어 있지 않고,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대중적 인간의 문제라고 본다. 당연히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히틀러의 히스테리로 인해 무의식을 뚫고 나와 폭발하면서 유례없는 비극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개개인의 책임감을 깨워야 한다고, 자신의 무기력을 극복해 원자화를 피해야 한다.

  사실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철학을 해야 하는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뒤에서 자자가 말하는 철학은 내가 생각했던 철학과 다른 모양이다. 사실 정확히 어떤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진 않는다. 하나는 언급한 것처럼 꿈을 생각하고, 자신의 본능이나 무의식을 탐구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에게 사랑이 있어야 함이다.

-       개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중략) 무엇보다 개인이 사회적 압력에 맞서 자신을 옹호할 수 있을만큼 강해져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잇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이 자신의 의식 세계뿐만 아니라 무의식 세계까지도 깊이 앎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칼 융의 기본입장이다. (7, 옮긴이의 말)

-       독재 국가의 경우에 무력해진 사회적 단위들의 거대한 축적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물리치기 위해, 자유 사회에서는 정서적인 성격이 강한 어떤 끈이 필요하다. 기독교인들의 이웃 사랑, 카리타스같은 원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중략) 사랑이 멈추는 바로 거기서 권력이 시작되고 폭력과 공포가 시작된다. (262)

옮긴이와 저자는 우리가 강해지고, 사랑을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강해져야 자신의 지식으로 세상에 설 수 있다고 본다. 이웃을 사랑하는 카리타스의 원리. 그가 돌아보는 그 비극은 결국 누군가를 미워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미운 마음이 비극을 낳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둠은 어둠을 채울 뿐이니, 그들이 마주한 결과는 몹시도 당연하다. 그러니 우리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랑으로 세상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게 쉽지 않았다. 3~4시간이면 다 읽을 분량의 책을 11시간 넘게 읽었다. 머리를 쥐어짜며 읽고, 징징거리며 읽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이해하고 읽는 건지 걱정했다.

-       독서 경험은 오래 전에 망각되었음에도 뒤에 흔적을 남기며, 이 흔적을 통해서 예전의 경험들이 인식될 수 있다. 이처럼 오래 지속되는 간접적인 영향은 인상들의 고착성 때문이며, 이 인상들은 더 이상 의식에 닿을 수 없는 때조차도 여전히 간직되고 있다. (19)

자신의 책이 이런 식으로 읽혀질 걸 알았을까? 책의 초반에 나온 이 문구로, 그래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이해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결국에는 다 남아 있고, 내 무의식이 잘 축적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 믿게 되었다. 사실이길 바라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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