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규는 2학년이 된 날, 같은 반 친구 혜리의 모습을 처음 봤다. 선규는 혜리가 예쁘고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혜리와 같은 피아노 학원에 다니며 친해지고 싶어 했다. 선규가 새로운 피아노 학원에 간 첫 날, 선규는 혜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놀래켰다. 혜리는 깜짝 놀랐고 기분이 나빠졌다. 나는 선규가 혜리를 좋아해서 놀라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혜리 입장에서는 선규가 자기를 싫어해서 놀래켰다고 오해하고 선규를 미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1학년때 나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심하게 장난을 쳤던 기억이 났다. 엄마는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소리까지 질렀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엄마가 말씀하셨던 대로 나를 좋아한 것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고백까지 했다. 나는 고백 편지를 받고 나서야 그 친구가 나에게 장난을 쳤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선규도 혜리에게 괜히 심한 장난을 치면 안될 것 같다. 왜냐하면 혜리에게 오해를 받아서 혜리가 선규를 미워하거나 싫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규는 혜리에게 장난을 쳐 놓고 선물을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아끼는 자동차 장난감을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혜리는 선규의 장난감 선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반응했다. 다음으로 선규는 혜리가 좋아할 것 같은 지우개를 선물로 줬다. 하지만 이번에도 혜리는 지우개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반응했다. 마지막으로 혜리가 좋아한다고 들은 솜사탕과 달콤한 뽑기를 줬는데도 혜리는 충치 때문에 선물이 싫다고 했다. 계속 거절만 당한 선규는 더 이상 혜리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제서야 혜리가 선규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규가 관심을 줄때는 신경도 안쓰다가 관심을 주지 않으니 관심을 갖다니! 나는 이런 여자 아이들의 마음이 잘 이해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