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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운 디스토피아가 가능할까 | 2019.12 2021-10-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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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람의 아이들

P. D. 제임스 저/이주혜 역
아작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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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하면서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이란 걸 눈치챘습니다. 읽고 나서, 영화를 다시 보니, 영화에서 놓쳤던 부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같은 팬더믹 시대에 가장 가능성 있는 인류 멸망 시나리오를 꼽으라고 한다면 흔한 핵전쟁이나 외계인 침공 보다는 유행병이 더 가까워보입니다.

 

과학소설은 현실에서 지금 있을 것 같지 않은 어떤 만일 가정합니다.  이 소설에서 가정한 만일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바이러스가 폐 대신 생식기 계통을 공격하여 생식이 불가능하게 한다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바이러스가 전 인류를 휩쓸었음에도 폐가 아닌 생식기 감염이기에 아프지 않고 죽지도 않으며, 그래서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인류 전체를 감염시켜 버렸다면? 이라는 가정입니다. 더 이상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인류는 희망을 잃은 후입니다. 

 

디스토피아가 끔찍하고 파괴적인 방법으로  다가올 때 공포에 휩싸인 인류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파괴적 재앙은 언제나 늘 우리 곁에 크고 작은 형태로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는 태퐁과 지진과 폭설과 폭우와 해일과 가뭄과 수많은 자연 재해를 겪으면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사람들과 죽음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소식에 늘 노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10년이 머다한 주기적 전쟁과 각종 내전도 매체를 통해 묵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일 신이 있고, 인류를 멸망하기로 작정했는데, 쟝르적으로 하드한 걸 싫어하고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디스토피아를 가장 평화롭고 조용하게 만들려면 이런 방법이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누구도 죽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냥 아이들이 없을 뿐이지, 핏빛 가득한  세상이 부서지고 쪼개지는 모습으로 스러지는 인류가 아닌, 그저 모든 사람들이 점점점점 늙으면서 하나 둘 씩 죽어가며, 천천히 소멸할 테니까요.

 

작가는 이런 가정 속의 소멸해가는 사회, 늙고 병들고 염세적인 사회를 그렸습니다. 아이들이 없어서 인류가 자신들을 끝으로 멸종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며 적응하며 그 나름대로의 질서를 찾는 사회를 그렸습니다. 곧 멸종하는 인류는 앞으로도 영원히 번성하리라 믿는 인류와는 다릅니다. 멸종에 다달은 각국은 질서를 잃고 점점 무정부사회에 가까워갑니다. 유일하게 질서가 살아있는 영국에서는 주인공 테오의 사촌 젠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고 나라를 컨트롤해갑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질서를 가능하게 한 건, 노예제에 버금가는 이민자 착취 및 차별, 범죄자 추방, 자발적 자살을 빙자한 노인 살해 등입니다.

 

책에서 주인공 테오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다소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인상적이지 못했던 결혼 생활은 자신의 차로 후진하다가 자신의 아기를 치어죽인 후 곧 파경을 맞았습니다. 옥스포드의 역사학 교수지만, 학교는 대학생 아이들이 없어서 시민을 위한 교양강좌 같은 걸로 바뀌었습니다.  미래가 없다면 역사를 연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게 직업이므로 따분한 강의를 맡아,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합니다. 여기서 줄리엣이라는 한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는 테오를 통해 통치자 젠을 만나, 사회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를 원합니다. 이 때부터 테오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선과 악을 가르지 않습니다. 범죄자가 늘어나고 사회의 질서가 점점 어지럽혀져 방화와 약탈과 무정부적인 무질서만이 남아있는 사회에 범죄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강력한 통치자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 사회 전반에 안정을 주었다면, 남아있는 생존 기간이라도 다수가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니까, 탄압으로 다소 억울한 소수의 피해자가 있다면 그건 감수해야 하는건지, 멸종하는 마당에 범죄자를 포함한 노약자 동의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건지.. 책을 읽으면서도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모릅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칠드런 오브 맨에서 어리버리한 다섯 명의 저항 그룹 대신 저항군이라는 거대 집단을 만들고 그 유명한 15분의 롱테이크 전쟁신을 삽입하였습니다. 아기 울음 소리에 전쟁이 멈추는 장면은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원작에서 테오라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과 내면, 그리고 드라마에 집중하였다면  영화에서는 멸망도 하기 전에 스스로를 멸망시키는 인간의 본성이 사회에 드러나는 현상과 비주얼에 집중했습니다. 몇번 봐도 디스토피아는 저런 형태가 될 것이라고, 현실적인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신이 만일 파괴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렇게 인류를 멸망하기로 했다고 해도, 결국 남은 인간은 멸종이 오기 직전까지 서로를 죽이며 싸우게 될 것이라는 원작에 대한 재해석은 어쩐지 숙연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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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 2019.12 2021-08-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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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집짓기 바이블

조남호,문훈,김창균,문성광,송형국,정재식,문병호 공저
마티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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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내 인생이 무탈하고, 그래서 무미건조하고 심심하고 재미없을 지언정 아무 일도 생기지 않고 그저 그런 똑같은 날들이 지속되기를 바랐습니다. 내 안의 생각들과, 그 생각의 원료가 되는 글자들, 휴대폰과 컴퓨터 스크린과 탭과 이젠 VR기기(오큘리스퀘스트)까지 그런 보이지 않는 연결 속에 자신을 맡겨놓고 보면, 그깟 바깥쪽 세계야 뭐 좀 좁거나 낡았거나 지저분하거나 아무렴 어때주의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사는 힘든 거고, 이사를 전후해서 해야할 산더미같은 쓰레기와 청소 같은 일들을 생각만해도 몸살이 날 것 같기 때문에, 그냥 여기 지금 사는 집에 죽을 때까지 그냥 살고 싶었습니다. 

 

시골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 배우자가 평생을 원해왔던 것이지 내가 원했던 건 아니기에 집을 짓기로 결정한 후에도 이리 저리 시달리는 것이 성가셨습니다. 땅을 보러 다닐 때도, 자잘한 물건 하나 사는 데는 결정장애에 시달리면서도 억단위가 넘어가는 땅을 사는 건 왜 이리도 힘겹고 그냥 아무거나 사고 싶은지, 배우자 혼자서 알아서 사면 안되는건지 힘들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산에 드는 맘에 쏙 드는 땅이 나타났고, 우여곡절 끝에 구매하게 되면서 집짓기 1단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짓는 것은 내 관심 밖의 일이니까요. 저에게는 그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연금)이 필요할 뿐, 그 외의 장소는 관심밖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집짓기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가끔 수영장이 있으면 좋겠다거나 유리문으로 뚫린 중정 같은 게 있어서 집을 환히 밝히면 좋겠다는 허황되거 실현 불가능한 바람들만 툭툭 던지는 식으로 무관심을 관심으로 가장하고 살아가던 중, 남편이 내게 건넨 책이었습니다. 

 

당연히 설렁설렁 책장을 넘겼죠. 골치아픈 얘기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시골에 예쁜 전원주택을 짓고 싶은 환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지으려 하는 사람이 알아야 되는 아주 실제적인 내용이거든요. 읽다 말다 하면 필요하다며 다시 뺏어갔다가 또 읽겠다고 가져와서 읽다말다 하면 또다시 필요하다며 뺏어가기를 반복하며, 어느덧 우리는 집짓는 설계하는 아주 세부적인 단계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무관심은 대단한 관심으로 변했습니다. 무식한 사람들의 관심은 해당 분야에 박식한 사람들에게 때로 피곤한 것이기도 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공간들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제가 욕망하는 공간이 무엇인지 파악하면서 제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엔 어린 시절이 다가왔어요. 넓은 마당과 온갖 과실 나무들과, 햇살이 늘 따뜻했던 대청마루와 눈이 오면 온통 하얀 세상이 방문을 열면 바로 맞아주던 그 개방성.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 공간이 아니라, 그 때 함께했던 사람들, 북적북적 시끌시끌했던 내 가족들,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내 할머니, 내 아버지가 젊고 건강하고 싱싱했던 시간들을 가족과 함께 보내던 그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공간 자체가 아니라 공간이 만들어 낸 미화된 추억일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저 자신을 공간과 연결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제 방에 대한 약간의 바람도 생겼습니다. 건축가님이 제 방에 작은 다락방을 만들어준다고 했을 땐, 도리스 레싱의 19호실을 품은 방이 생겼음을 알았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어디로 숨거나 사라지고 싶은 공간이 없어요.  감정이 마모되는 느낌이 들거나 할 때 말이에요. 평행 세계나 어떤 4차원 세계로 빠지는 구멍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끔씩 거기에 올라 가서,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세상 밖으로 사라지고 싶습니다.  

 

또. 저는 제 집이 저를 담고, 제가 살고 있는 집일 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저의 일부, 제가 가진 내면을 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헨리 제임스의 워싱턴 스퀘어라는 작품을 보면, 아버지의 눈엔 우둔하기할 뿐 지성도 센스도 외모도 떨어지는 딸이 유독 옷에 큰 관심을 보이고 과감하고 화려하게 차려입는 걸 비꼬는 부분이 나옵니다. 저는 언변이 떨어지는 그 딸이 자신을 표현하는 한 방법으로 의상을 즐겨입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옷 대신 저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담기 위한 집을 설계하기 위해, 건축가님에게 틈나는 대로 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집을 짓고 이사를 가게 되면 많은 책을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전에도 여러 차례 도서관에 사정사정해서 신간만 골라 몇 번 기증을 했고, 또 이제는 종이책은 사지 않는고 이북만 산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그래도 계획하게 될 집은 두 사람의 책을 모두 담을 만큼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 방은 아주 작고, 남편의 서재에 내 책이 들어갈 자리도 없을 것 같기에, 많은 책들과 가구들과 옷들은 버림받을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버려질 책들 중 하나는 아니라는 사실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말이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멀고 또 멀어진 코로나 시대에, 책을 읽고 함께 나누던 공간이 그대로 있다는 것이 약간은 위로가 되는군요.

 

모두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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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고 | 2020.01 2021-06-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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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매매의 기술

박병창 저 저
포레스트북스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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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의 직원 권유로 약간의 미국 주식을 갖게 되었었는데, 수익률이 좋아서 조금씩 늘려왔는데 내년쯤에 현금이 필요해 팔아야 해서, 매도 타이밍을 잡으려다가, 읽게 된 책입니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는 시황이라 수익률은 나쁘지 않았지만, 매수/매도 타이밍항상 반대로 잡아 사자마자 마이너스로 물려 강제 장투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 첫 챕터만 읽었을 뿐인데 이 정도도 모르고 뛰어들었던 무식의 용감성을 확인했다고나 할까요.

무튼 주식투자를 취미로 하시는 분들, 장투하시는 분들이라도 매수/매도 타이밍을 잘 잡으면 기본 3~5프로는 남기고 시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삼프로 등 유튜브로도 기술적 매매에 대한 좋은 영상들이 많지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관계로, 책으로 보며 꼭꼭 씹어 읽어야 실천할 때 생각날 거 같아서, 메모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올려봅니다. 

 

1. 기본사항
- 저점을 형성했는지를 확인하려면 가격의 반등만이 아니라 거래량의 급증을 동반하는지를 봐야 한다.
- 주가가, 급등할 때는 5일선 위에 있고, 상승 중 조정일 때는 5일선과 20일선 사이에 있다.급락할 때는 20일선 아래에 있다. 
- 매도 타이밍: 20일선 아래에서 급락할 때 매도한다면 이미 타이밍이 늦은 것이다. 5일선이나 20일선 위에 있을 때 매도 판단이 되어야 한다. 
- 주가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온갖 호재와 악재는 생명력이 60일.

 

매수의 기본원칙 
-  거래량이 증가. 전일 발생한 장대음봉의 50%를 넘는 양봉이 발생할 때
- 상승하던 주식이 하락할 때 음봉이 발생할 것이고, 그 음봉의 50%를 넘는 양봉과 거래량 급증이 매수의 기본 신호다. 

1. 시장이 급등하는 시기: 제1원칙
- 5일선 위에서 상승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할 때 장중 매수 방법: 
   o 장 시작 후 10시 이전에 저점을 형성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며 다시 상승할 때 매수
   o 10시 이후에 하락 전환하는 것은 하락 신호. 매수 대상에서 제외한다.
   o 오전에 매수 신호가 없었던 주식은 장중에 거래하지 말고 시장이 끝날 무렵까지 관찰. 매수 세력이 매도 물량이 온종일 소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가 장 막판 무렵 다시 매수하여 올리기 때문. 오후 2시 이후 매수세 진입으로 다시 시가를 돌파하며 상승할 때를 매수.

 

 

2. 시장이 추세 상승 시기: 제2원칙
-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주식의 눌림목 조정을 기다려 매수하는 방법. 상승하던 주식이 5일선과 20일선 사이까지 하락한 상태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는 방법
   o 하락하는 동안 거래량이 현저히 감소해야 '조정'이다. 거래량이 많으면 추세전환이다.
   o 하락폭이 직전 추세의 상승폭의 50% 이내여야 한다.
   o 강한 매수세에 의해 급등한 주식이 조정 후 재상승하는 힘이 강하다. 강한 주식일 수록 10일선 전후에서 조정을 마무리하고 상승추세를 다시 이어간다.
   o 조정후 다음날 상승시 거래량 증가가 관건. 거래량 없는 상승은 매수세력이 약한 것으로 다시 하락할 수 있다. 거래량 증가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면 매집주체가 재진입한 것임. 직전 하락폭의 50%를 넘는 양봉일 때 매수.
   o 즉 조정시에는 거래량 급감, 하락추세일 때는 거래량 증가

 * 강세 주식의 하락 +  거래량이 급감 : 매수 기회. 시장 대표주 및 테마주 등 위험이 없는 주식에 적합. =>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 못사는 주식의 매수타이밍.

3. 시장의 급락 시기: 제3원칙 
- 크게 하락하고 있는 종목의 저가 매수 원칙 
 o 20일선 아래에서 연속적으로 급락하고 있는 주식 중에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했던 주식 중 다시 거래량 증가와 함께 양봉을 만드는 주식을 매수
 o 손실상태의 매물을 모두 소화해야 하므로, 단기 반등 후 매물을 맞으며 다시 하락할 수 있는데, 이때 거래량이 감소하고 직전 저점을 하향하지 않아야 한다. 
 o 직전 저점 위에서 다시 상승할 때가 매수 타이밍
 o 1차 매수 신호 후 반등, 재반락 때의 상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매수하는 것이 가장 확실

* 시장이 약세일 때 
- 약세 종목은 오후 2시 30분 이후 장 마감 무렵 거래량 증가 장대양봉을 확실히 확인한 후에 매수 (오전에 매수했는데 오후에 다시 하락하여 음봉을 만들면 다음 날도 더 하락) 
- 강세 종목은 오전 10시 이전이 매수 타이밍, 약세 종목은 오후 2시 30분 이후가 매수 타이밍

===

딜레마: 
시장이 급락하고 있는데 강세 주식을 추종하다가 상승에 매수, 하락에 손절매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시장이 급등하고 있는데 약세 주식만 쳐다보다가 강한 주식에서 얻을 수 있는 큰 수익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원칙에 맞지 않는 시황에서는 투자를 멈추고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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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년전 | 밑줄 2021-03-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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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년 전 우리는 이 행성을 네안데르탈인 사촌들과 공유했다... 그들은 사피엔스보다 뇌 용량이 컸다. 그들은 그 모든 뉴런들로 정확히 무엇을 했을까? ... 아마 그들은 어떤 사피엔스도 경험하지 못한 많은 마음의 상태들을 지녔을 것이다.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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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갖에 새겨 넣는 소망을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 | 2020.01 2020-03-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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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구병모 저
arte(아르테)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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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까봐 귀도 못뚫고 평생을 변변히 귀걸이도 못하고 살아온 나는 타투를 하는 행위는 일종의 경외의  대상이다. 피부에 지울 수 없는 무언가를 새긴다는 건 변치 않을 무언가를 가슴에 새기는 것과 같은 행위일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서로의 몸에 타투로 서로의 이름이나 표식을 새겨놓을 땐 , 그 사랑이 영원토록 변치 않을 거라는 걸 조금도 의심치 않고 믿어서일 거라는 것만큼은 알겠다. 한 때 조폭들이 표식으로 서 뱀이나 호랑이 같은 자기들 표식을 나타내는 문신을 몸에 깊게 패어 새길 때 내가 이 길이 삶의 길이다, 이렇게 폭력과 불의로 생계와 (나름 그쪽에서의 )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게 내가 갈 길이고 다른 삶은 없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의지인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구병모 소설을 좋아한다. 그의 소설은 삶의 비루함과 치열함을 견뎌내고 살아가는 심리와 일상을 현미경처럼 지극히 현실적이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 마법적이고 환상적인 스토리를 결합한다. 내가 무슨사조 이런 걸 모르지만 남미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책을 받아보고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에 놀랐는데, 이렇게 작은 중편들이 아르테에서 내는 시리즈였다.  작은 사이즈인만큼 중편 정도의 분량인데, 구병모 소설이 대개 사이즈와 상관없이 스토리가  다이나믹하다.  


기이한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미스터리 장르와 주인공이 회사에서 겪는 소소한 일상이 교차되어 가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 주인공의 회사생활은 경력 단절을 겪다가 복귀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과 높은 연령 때문에 회사에서 겪는 잘잘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복귀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실상을 전달하고 있지만, 주인공과는 전혀 관련있을 것 같지 않은 엽기적 살인사건들이 교차로 벌어지면서 독자는 궁금증을 헤어나올 수 없다. 


그런데 하나씩 둘씩 벗겨지는 살인 사건의 비밀 속에서, 피해자는 죽어 마땅할 수도 있는 가해자였음이 드러나고, 실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지만, 그 어떤 증거도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살인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용의자들은 살인의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어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니까 용의자인 이유도 그동안 죽은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해왔다거나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을 여러 피해를 당했기 때문인 것인데, 단지 이 사람이 죽은 사람에게 그동안 피해를 많이 당했다고 해서, 증거도 없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기소할 수는 없는 것인데, 그렇다면 누가 죽였단 말인가라고 질문한다면, 어찌되었건 용의자 밖에는 누구도 접근 불가능한 상태에서 죽었기 때문에 더더욱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목 뒤에 타투를 한, 신입이라기엔 나이가 많으나 경력이라기엔 어디서 차분히 몇년 일하며 쌓은 경력이 없기에 그냥 신입인 화인과 마찬가지로 나이는 들었지만 경력단절로 인해  아무 직책도 갖지 못한 주인공이자 화자인 시미는 상무라는 아주 지극히도 상사의 언어 폭력과 맞닥뜨리는데, 도디체 이 나이대의 이런 직급의 사람들에게는 개인의 사생활이라던가 하는 남녀 평등이라든가 하는 개념이 없다. 목에 살짝 살짝 보이는 화인의 타투를 보며, 노골적으로 지적질을 하니 선배로서 시미는 화인을 지켜주고파 한 마디 거들었다가, 그나마 본전도 못찾을만큼 된통 언어 폭력을 당하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화인과 가까워진 틈을 타, 타투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타투 집에 방문하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하는데.


어느날 화인은 앞에서 벌어졌던 이상한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된다. 집에 불이나고 아버지가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고, 화인은 심하게 맞은 상처로 발견되었지만 화상은 입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화인은 이제껏 발생한 미스터리 살인 사건들과 타투와의 관계를 서서히 파악해나가기 시작한다. 


옛부터 사람들은 부적을 지니고 있곤 했다. 어떤 그림이나 글씨들을 지니고 있으면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타투도 그런 의미로 새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를 지켜준다는 어떤 상징, 그것을 몸에 새김으로써, 위안을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편의 폭력 때문에 일찌감치 이혼을 했던 시미의 삶은 상처와 상실로 가득하다. 이 때 전남편이 두고 온 아들과의 만남을 막아, 어릴 때에도 커서도 점점 더 만나기 어려워지고, 어렵게 성사시킨 처음이자 만남 때에는 다시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혹독한 소리를 듣고서야 폭력적 아버지를 두고 어미가 떠난 삶을 살아야 했던 아들의 삶에 자기가 끼여들 여지가 조금도 없다는 것을 시인한다. 


짧으면서, 술술 잘 읽히면서도 구병모 소설에서 기대하는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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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귄-환영의 도시] 파괴된 행성 | 2020.01 2020-02-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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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환영의 도시

어슐러 K. 르 귄 저/이수현 역
황금가지 | 200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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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최초의 종족이 있었고…… 두 번째로 정복자들이 왔다. 정복된 이들과 정복한 이들 모두, 수백만의 생명이 지난 시간의 흐릿한 지평선 아래로 끌려 내려갔다. 별들이 모였다가 다시 길을 잃었다. 여전히 세월은 계속 가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 인간이 역사를 일구고 유지하던 시대에 완전히 파괴되었던 고대의 숲은 다시 자랐다. 


르 귄의 헤인 시리즈에는 항상 연맹이 있습니다. 이 연맹은 모든 세계의 연맹으로, 우주 개척 시대에 보이지 않는 어떤 적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거의 모든 헤인 시리즈에서 연맹의 실제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연맹에서 파견되었거나, 연맹을 전설로 여기고 있거나, 보이지 않는 어떤 가느다란 줄을 통해 연맹의 일을 수행하고 있거나 그렇습니다. 환영의 도시에서 연맹은 몰락한 듯 보입니다. 이 책은 앞서 리뷰한 유배행성 다음에 출간되었습니다. 유배행성에서는 연맹에서 잊혀지고 몰락해가는 인간의 후예들이 공전주기가 엄청나게 긴 행성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그렸지요. 그곳에서 테라인의 눈동자는 기이합니다. 하얀색 바탕에 검은 눈동자가 그곳에서 원래부터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기이하게 보입니다. 애초 먼 먼 초기에 헤인인들이 씨를 뿌렸다는 전설에 따르면 그들의 원래 조상은 헤인인들로 같습니다. 행성의 환경과 진화 과정에서 눈동자가 변했을 겁니다. 


이 곳의 공간적 배경은 지구입니다. 먼 미래의 지구. 몰락하고 무너져 폐허가 된 지구입니다.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져 씨족 공동체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혜택도 이상합니다. 썰매라고 불리는 후버크래프트 같이 지상에서 약간 띄어져서 날아다니는 개인 탈것이 있고, 레이저총 같은 살상 무기도 있지만, 생활은 영 원시인같습니다. 그들은 두렵습니다. 싱이라는 존재가 있는데, 싱이 두려운 존재입니다. 은유가 넘실대는 르귄의 책에서 싱이란 어쩌면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싱의 정체는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납니다. 


헤인 시리즈를 비롯한 르귄 소설의 특징중 하나가 로드 무비를 연상시킨다는 점입니다. 길을 떠나고 길 위에서 온갖 시련을 겪습니다. 헤인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었던 <로캐넌의 세계>에서 로캐넌은 행성을 구하기 위해 행성 반대편에 있는 적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하늘을 나는 말을 타고 말이죠.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겼습니다. <빼앗긴 자들>에서는, 주인공 완전히 새로운 무정부주의적인 체계  그들이 스스로 낙원이라 일컷는 오도니즘을 실현시킨 아나레스 행성에서 아나레스에서도 주인공은 고향행성을 떠나 우라스로 가서 말할 수 없는 개고생을 하며 계속해서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어둠의 왼손> 역시 전형적인 로드무비입니다. 어떤 행성을 연맹에 편입시키려고 대사의 역할을 하러 갔는데, 그들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망명자가 되어 반대쪽 나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어둠의 왼손은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이 혹독한 추위 속을 걷는 중에 마치 남극 탐험기 같은 배경 속에서 일어납니다. <환영의 도시> 도 전형적인 여행담입니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팔크는 어떤 마을에서 발견되어 보살핌을 받습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도 없는 그야말로 빈 서판과 같은 아기와 같은 상태에서 과거는 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는 생김새가 특이합니다. 눈이 일반인들과 다릅니다.  흰자위가 없이 노란색의 고양이 눈입니다. 가족처럼 보호해주던 마을의 가정에서 눈동자의 차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상관하지 않으니까요. 모든 것을 빠르게 배운 팔크는 어느날 길을 떠나게 됩니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것이죠. 그 집 딸래미랑 사랑에 빠졌던 팔크 스스로 떠난 건 아니고, 떠밀려서 떠나게 됩니다. 


그는 여정에서 자신의 눈이, 그 차이가 다른 사람에게 괴물로 비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싱이라고 오해받기도 합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싱일까. 싱이 보낸 자일까 의심합니다. 그가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는 도시 입니다. 그곳에 싱이 있습니다. 거기서 자신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왔는지 그 모든 것을 밝혀줄 것이라 생각한 거죠. 그는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요? 거기서 무엇을 발견할까요.


앞의 리뷰 <유배행성>의 내용을 읽으셨다면 고양이 눈을 한 사람들이 흰자위를 가진 사람들을 외인이라 부르며 괴상하게 취급했던 걸 기억하셨을 겁니다. 그곳에서 두 개의 이질적인 세계가 로맨스로 연결되지요. 거듭되는 유산과 불임으로 쇠퇴해가던 테라인의 후예들은 그곳에서 그곳 세계와 화해하고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건설했을 겁니다. 고양이눈을 했던 부족 수준의 원주민들에게도 우주를 날아다니는 과학기술이 생겼다는 거지요. 그 어떤 쓰이지 않는 우여곡절이 롤레리의 후손들을 연맹에 편입시켰던 거죠. 그래서 날아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우주선도 없고, 홀로이고, 발가벗겨지고, 기억이 지워져 있었던 겁니다. 그 모든 것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 소설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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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행성-르 귄] 어쩌면 남은 생에 전부를 보내게 될, 겨울 | 2020.01 2020-02-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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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배 행성

어슐러 K. 르 귄 저/이수현 역
황금가지 | 200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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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귄의 해인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헤인 시리즈의 각 작품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시간 갭은 수백년 수천년까지이며 우주의 여러 행성이 배경입니다. 게다가 지구에 사는 인간이 주인공인 것도 아닙니다. 시리즈의 전편인 로캐넌의 세계는 테라인(지구인)인 로캐넌이 연맹의 반란군으로부터 구했다고 해서 후에 로캐넌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행성을  배경으로 합니다. 연맹의 역할은 우주 곳곳을 누비며 지성 생물체를 발견하면, 그들에게 문명을 심어주고 연맹에 편입시킵니다. 하지만 연맹은 과거 서구 제국주의적인 방법으로 세계를 정복하거나 지배하지 않습니다. 처음 발견한 지성체들에게 진보된 기술을 무력으로 그들을 무릎 꿇리지 않습니다. 


<로캐넌의 세계> 이전에 단편 <샘레이의 목걸이>에서의 설정과는 다소 다릅니다. 영주의 아내 셈레이는 우주 어딘가에서 전쟁을 한다며 세금을 걷어가는 연맹을 스타로드라고 불렀고, 그들의 지배하에서 궁핍한 모습을 보입니다. 훗날 진흙족을 만나 목걸이를 찾으러 왔던 셈레이를 만났던 박물관장 로캐넌은 외부 세계에 대한 무시한 연맹의 개입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되고, 문명 전달은 좀 더 엄격한 룰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로넌이 그렇게 개고생을 해서 반란군으로부터 행성을 지켰건만, 수많은 시간이 흐른 후, 유배 행성에서의 배경은 더 나빠진 듯 보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공전 궤도가 극단적으로 깁니다. 계절도 극단적으로 길지요. 한 사람이 삶을 살면서 네 번의 계절을 평균 한 번씩  경험합니다. 두 번의 계절을 나게 되면 장수하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이 세계에는 월기라는 낯선 개념이 있는데 그것은 달과 지구가 서로의 주위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약 400일입니다. 이 60번의 월기가 항성과의 공전주기에 해당되며, 이 1년은 거의 한 사람의 일생이라는 기간과 맞먹습니다. 총 2만 4천일입니다. 하루와 시간이라는 개념이 똑같다면 말이지요, 이들의 태양은 감마 드라코니스입니다.


긴 여름, 긴 봄, 긴 가을 모두 살만 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길고 긴 겨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Winter is coming'. 겨울을 대비하는 것은 일생의 활동입니다. 르귄은 이렇게 색다른 세계의 문명을 매우 섬세하게 디자인했습니다. 천막같은 곳에 살며 혈족 중심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그곳 원주민인 월드 혈족의 문화는 혹독한 겨울을 대비한 계절 활동을 중심으로 같은 계절에, 봄과 가을에 아이를 낳습니다.  봄에 태어난 아이는 가을이 되면 가임기가 되어 아이들을 잔뜩 낳습니다. 그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겨울을 넘기고 봄에 가임기가 되어 아이들을 낳습니다.  시간 배경은 겨울을 앞둔 시기에서 시작하여 혹독한 겨울동안 벌어지는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간 배경상 월드 혈족에게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 만한 젊은 여성은 없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롤레리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녀는 잘못된 계절에 태어났습니다. 스무번의 월기를 지난 나이라고 나오는데, 지구나이로 계산하면 400*20/365 = 약 22세 정도이군요. 잘못된 계절에 태어난 남자 아이가 없다 보니, 또래의 남자는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미 모두 혼인하여 가을에 아이들을 잔뜩 낳았습니다.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아직 너무 어립니다. 봄에 태어난 늙은 남자의 두번째나 세번째 아내가 될 가능성만 남아 있는 여자 아이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군요. 이 소설은 대단한 러브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롤레리에게는 어떤 로맨스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 월드 족의 생활 구역 경계 너머 해안 도시 랜딘에는 원주민들이 '외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연맹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연맹으로부터 잊혀진 사람들입니다. 랜딘은 연맹이 이 땅에 첫 발을 내딛었던 이래 옛중심지이자 첫번째 거류지입니다. 오래 전 10지역년 전, 이 행성에  뿌리를 내린 이후 한 때 랜딘은 강하고 부유한 나라의 수도였습니다. 이들은 한 때 많은 큰 번성을 주렸지만,  어떤 이유로 그들은 점차로 고립되어 갔습니다. 땅을 지배하려던 오래 전의 꿈은 잊혀지고, 힐프들에게 무너지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길고 혹독한 겨울과 적대적인 힐프를 피해 랜딘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인구는 열 세대에 걸쳐 점점 줄어들었고,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기술과 영혼을 지지해줄 에너지와 영혼은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그들의 문명은 점차로 퇴보합니다.  아이들에게 알테라들의 옛 지식과 옛 관습 그러니까 문명을 가르쳤지만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세대가 거듭되며 더 적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점차 초라해졌고, 간소해졌고, 평온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연맹의 책이라 해서 모든 지혜가 다 실려 있는 것은 아니었고,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그 지식도 조금씩 소실되어, 지금 이곳의 일상 생활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들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책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대부분 이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대체 어떤 유산이 지금까지 남아 있겠는가? 오랜 희망과 전설 속에 나온 대로, 별들 사이로 불을 내뿜으며 배가 내려앉아 그 속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온다면 그들을 같은 사람으로 알아줄까?


배는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죽어 없어질 것이다. 이곳에서의 삶, 이 세계에서의 긴 유배와 투쟁도 사기 조각처럼 깨어져 사라질 것이다.


퇴보하고 쇠락해가고 있지만 우주선과 같은 모든 현대적인 과학지식이 있고 텔레파시  능력까지 있는 외인들과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서구 침략 당시 인디안들의 수준에 불과한 저수준의 문명을 가진 월드 혈족 간의 만남은 롤레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또래가 전혀 없어 평생 외톨이인 롤레리는 혼자서 다닙니다. 그녀는 알테라 구역의 해안, 모래톱, 바다, 그리고 '검은 바위'를 보고싶습니다. 롤레리가 말하는 검은 바위는 높은 성, 요새입니다. 하지만 해일처럼 빠른 밀물에 대해 무지한 롤레리는 위험을 알리는 텔레파시를 감지하고, 가까스로 구출됩니다. 롤레리를 구출한 사람은 아가트, 외인들의 대표 알테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맹은 규칙상 그들에게 진보된 기술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외인과 힐프들은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랜딘인들과 월드 혈족들은 서로에게 무심한듯 적대적이지만, 지역을 맞대고 있으므로 공동의 관심사가 생기게 됩니다. 북쪽에 가알이라는 아주 적대적이고 야만적인 종족이 있는데, 그들이 이제껏 겨울을 준비해온 월드족을 침략하고 약탈할 거라는 소식입니다. 가알이 침략한다면 랜딘도 무사하지 않을 것입니다. 20세대간의 투쟁의 역사가 막을 내릴 위기입니다. 두 이질적인 집단은 서로 협력해서 가알을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가트는 무지하고 편협한 월드 종족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월드 혈족의 딸 롤레리는 자크 아가트와 썸을 타고 있거든요. 월드의 사내들은 이 사실을 아주 불쾌해합니다. 


단순하게 본다면 로맨스와 전쟁이 적절하게 배치된 액션 스토리지만, 르 귄 여사는 인류학자인 부모님의 영향과, 박물관 살아있는 전시품이 되었던 마지막 인디안 혈족과의 관계 등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서로 다른 아주 이질적인 두 문명의 충돌과 융화 과정을 이러한 고스란히 담아내었습니다. 게다가 선진적 문명의 침투 과정은 서구인들의 제국주의 시절과는 매우 다릅니다. 진보된 기술의 사용이 금기되었기에, 전멸적인 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파괴력 뿜는 무기 사용 금지 사항을 지킵니다. 그들과는 이미 연락도 안되는 연맹인데도 말이죠. 어디서 어떻게 망했는지도 모르는 연맹인데도 말이지요. 가알을 막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큰 위기에 빠지지만, 롤레리와 자카드와의 사랑은 그 큰 혼란 속에서도 훈훈하게 진행됩니다. 


여기에 두 문명의 충돌, 결합, 그리고 그 결실이라는 카드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진화한 인간이 이 이상한 행성에서 세대가 진행할 수록 서서히 불임과 유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두 외계인은 생김새도 제법 다릅니다. 특히 눈동자는 서로가 서소를 이질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르 등장합니다. 이러한 생김새의 이질성은 후속편 <환영의 도시>에서도 연결됩니다. 


월드는 고개를 들어 처음으로 아가트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다. 월드의 눈은 겨울 태양처럼 흐릿한 노란빛을 띠었고, 비스듬한 눈꺼풀 아래에 흰빛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검은 얼굴에 보이는 아가트의 눈은 홍채나 눈동자나 할 것 없이 검었고 한쪽 구석이 희었다. 지상의 것이라 할 수 없는 이상한 눈이었다.


자크 아가트의 눈동자는 지구의 다른 동물들과도  크게 차이나는 흰자위가 드러나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주인공은 흑인입니다. 이 작품이 1960년대 혹은 70년대쯤 쓰여진 것을 생각하면 영화판이나 드라마 시리즈에서 전형적인 화이트 와시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점을 볼 때 르귄 다운 과감한 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의 작품이 영화화되거나 시리즈로 제작되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백인 위주의 영화/드라마 판에서 인종적인 구성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쟁의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서로 협력하게 된 두 인종은 이종 교배 즉 두 인종 사이의 생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은 서로에게 재앙일 수도, 구원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는 분노합니다.


“제대로 아이를 낳는 한 우린 인간이었어요. 유배자이고, 알테라이며, 제대로 된 인간이었단 말입니다. 지식과 인간의 법에 충실한. 이제 우리가 힐프와 더불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일 년도 채 지나기 전에 인간의 피는 잃어버리고 말겠죠. 묽어지고 엷어져서 아무것도 아니게 될 거란 말입니다. 이 기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이도, 이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이도 남지 않겠죠. 자콥 아가트의 손자들은 돌을 두 개씩 들고 둘러앉아 시간이 끝날 때까지 함성이나 질러대겠지요……. 망할 놈의 머저리 야만인들 


하지만 외인과 결혼한 롤레리, 두 사람 사이에 생식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던 롤레리는 '죽음으로 가득한 폐허의 도시 아래, 잠든 부상자들 사이에 앉아서 말없이 생명의 기회를 곱씹어' 봅니다. 폐허 속에서의 유일한 희망, 그것은 새 생명입니다. 


장엄한 마지막 구절을 올립니다.


겨울이었다.    

5000번의 밤과 5000번의 낮, 그들의 남은 젊음은 물론이고 어쩌면 남은 생애 전부를 보내게 될 겨울.    


... 비탄도 자부심도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찬 바람을 맞아 흔들리며 불꽃처럼 밝고 짧게 타오르는 기쁨만큼 진실하지는 못했다. 이곳은 그의 요새였고, 그의 도시요, 그의 세계였다. 이들은 그의 동족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더 이상 유배자가 아니었다.    


그는 불길이 사그라져 잿더미로 변하자 롤레리에게 말했다.    

“자, 집에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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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2020.01 2020-02-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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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저/이중원 역
쌤앤파커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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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카를로 로벨리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로 한국에서는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라는 책이 번역된 적이 있고, 그 때 책은 감명깊게 읽은 작가여서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시간이라는 주제를 물리학적으로 풀어가는데, 이 양반 글쓰는 솜씨가 물리학을 굉장히 뭐랄까 시적이고 철학적인 문체로 쓰는 관계로, 과학책을 싫어하는 독자에게도 어필이 된다.


제목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인데  영어 제목은 <The Order Of Time>이다. 제목을 영어처럼 지으면 뭔가 아주 딱딱해지니까 조금 도발적인 제목으로 흐르는 시간을 흐르지 않는다로 바꾼 것 같은데, 본문에서는 실제로 시간을 우리가 시간에 대해 알고 있는 방식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제목이 유효한 것 같다. 


가만히 멈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시간이다. 친숙하고 은밀하다. 시간이라는 도둑은 우리를 끌고 간다. 1초, 1분, 1시간, 1년의 쏜살같은 흐름이 우리를 삶 속으로 밀어넣었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로 끌고 간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사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산다. 우리 존재는 시간 속에 존재한다. 시간의 애가哀歌는 우리의 영양분이 되고, 우리에게 세상을 열어주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한편, 편안한 요람이 되어주기도 한다. 세상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시간이 이끌어가는 일들을 펼쳐나간다.


작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개념을 부정하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 어디서나 동일하게 가고 있다는 착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그렇고 다른 SF 소설에서 우주 공간에서 시간 흐름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간극으로 인해 상실과 아픔을 겪는 스토리를 통해, 빠르게 이동하는 우주선에서의 시간은 지구에서의 시간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많이 접해왔다. , 특히 어슐러 르 귄은 이 주제를 그의 헤인 시리즈에  여러가지 변주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왔다. 

로벨리는 지구상 시간이 어떻게 우리의 개념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여러 방식으로 보여준다. 

시간은 장소마다 다른 속도로 흐른다. 
우주선을 타고 멀고 먼 다른 우주로 가지 않아도 말이다. 그러나 그 시간차는 아주 매우 미세해서 우리가 느낄 수 없다. 느낄 수 없는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 들리지 않는 소리들, 이런 것들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한달 가까이 (해외 여행 후 에방 차원에서)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미세한 것의 힘을 강력하게 느끼게 된다.  같은 장소라면 높은 곳의 시간이 낮은 곳의 시간보다 더 빨리 간다. 그러므로 동일한 척도 하에서 산에서는 평지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평지에서는 더 적은 시간이 흐른다. 같이 태어났어도 평지에 산 사람은 더 짧은 시간을 살아 젊고, 산 위의 사람은 더 오랜 시간을 살아 더 늙었다. 그런데 저자는 물체가 떨어지는 것도 이러한 시간 지연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물이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아래쪽일수록 시간이 지구 때문에 느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가 없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를 설명하는 유일한 방정식은 열역학 제2법칙(에너지 보전의 법칙)인데, 이 방정식에서 세상을 찾아낸 과학자가 루트비히 볼츠만(1844-1906)이다.  그는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기본적인 운동 법칙이나 심오한 자연의 문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무질서해져서 특수하거나 특별한 상황이 점점 사라지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로벨리는 볼츠만의 이론을 한묶음의 카드로 설명한다. 카드들이 색깔별로 특별하게 정렬해놓았다면, 이는 엔트로피가 낮은 구성이다.  이 카드들은 다시 하트와 스페이드로만 구분되어 있다면 또 다른 구성으로 특별하다. 이렇게 어떤 특성을 기준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특수성이 생기지만, 모든 카드를 다 구별하면 그 어느것도 특별해지지 않는다. 볼츠만은 엔트로피를 우리가 세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구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산출하는 양이라는 것을 증명해 냈고, 과거의 미래의 차이는 이 희미함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사물의 미시적 상태를 관찰하면 과거와 미래의 차이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미래는 과거나 현재의 상태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원인이 결과보다 앞서지 않고, 미래와 과거는 현재를 중심으로 대칭적이다. 즉 볼츠만의 연구는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세상을 보는 희미한 시선에서 나온다는 것이며, 이것이 시간을 이해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약화시킨다.

게으르면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
멈춰있는 사람과 빠르게 왔다갔다 한 사람 역시 다른 길이의 시간을 산다. 멈춰있으면 더 많은 시간을 살아 더 늙게 되고, 빠르게 달린 사람은 더 적게 살아 더 젊게 된다. 더 많이 살았다는 것은 더 많이 호흡하고, 세포들이 더 빠르게 교환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말이다.  비행중의 1970년대에 시간과 지상의 시간을 초정밀도로 재어 비행중인 시계가 덜 갔다는 것을 증명했다. 앞의 높낮이의 경우에서도 그랬지만 우리의 천재 아인슈타인은 초정밀도 시계가 나오기 전 이를 알아냈다. 우주의 시간 구조는 아버지이자 형제이고 동시에 삼촌이 되는 근친 관계의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의 왕가의 가계도처럼 꼬여있다. 우주의 시간 구조 역시 원뿔형으로 이루어져, ‘완전’하지 않고 ‘부분’적인 우주의 사건들 간의 순서를 정의하는 특수상대성이론이 우주의 시간 구조가 친척 관계와 같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A의 미래는 B의 과거이고 A의 과거는 B의 과거가 되는 복잡하고 이상한 관계다. 시공간은 시간 구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의 층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광원뿔들이 교차하며 흐트러진 상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뉴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러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고요 속에서 아무런 신체적 경험이 없지만 우리 마음속에 어떤 변화가 생긴다면, 우리는 즉시 어떤 시간이 흘렀다고 가정한다. 우리 내면에서 흐른다고 인지한 시간도 우리 내면의 움직임이므로 시간이 흐른 것이다. 뉴턴은 정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 외에 또 다른 시간, 사물이나 사물의 변화와 상관없이 ‘진짜’ 시간이 있다고 보았고,  모든 사물이 멈추고 우리 영혼의 움직임마저 얼어붙어버려도 ‘진짜’ 시간은 냉정하게 그리고 동일하게 계속 흐른다고 보았다. 공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동일하게 개념을 적용했다. 뉴턴은 두 물체 사이에 ‘빈 공간’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공간은 사물의 정렬 상태일 뿐이므로 사물이 없고 이 사물들이 확산되어 있지 않으며 접촉하지도 않으면, 공간도 없는 것이다. 뉴턴은 사물은 어느 한 ‘공간’에 위치해 있고, 이 공간은 사물을 치워도 빈 상태로 여전히 계속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과 뉴턴의 시간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이론으로 통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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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온 감사드려요 | 생각 조각 2020-02-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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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년만에 받아보는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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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현재의 탄생]오늘을 만들 어제 | 2020.01 2020-01-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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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947 현재의 탄생

엘리사베트 오스브링크 저/김수민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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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지 햇수로는 2년이 지난 1947년. 한 해 동안 일어났던 일 현대사의 파편화된 역사를 저자 엘리사베트 오스브링크의 시각으로 꿰어 본 전쟁 이후 1년간의 세계 곳곳의 모습이다. 2차대전 이후 연합국의 승리는 후세에게 휴무 하는 안도감을 주었다. 필립 K 딕은 이 안도감이 나치와 일본의 전제정권의 자만감으로 채워졌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끔찍하고도 아찔한 상상을 했다. 디스토피아는 먼 미래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암울한 세계가 아니었다. 지금도, 어제의 어떤 선택에 따른 인과의 결과로, 수많은 중첩된 세계 속의 디스토피아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 세계, 이 제도, 이 사회가 발전단계의 가장 마지막이고, 이상화된 사회라는 믿음을 강요당할 때 어쩌면 그것이 현실 속 디스토피아 일 지 모른다.

연합군은 이겼다. 유대인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을 대량 학살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세계를 극소수의 손 안에서 주무르고 싶었던 학살자들의 시대가 끝났다고, 그래서 아마도 이제는 그 정반대의 가치가 삶을 모두의 삶을 구원해 줄 것이라 믿었던 1947년 미국의 존재와 파워, 그리고 미국의 선택이 많은 약소국들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지었을 때 세계전쟁을 치르느라 지치고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느라 힘겹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아들들을 애도하고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느라 아마도 여유가 없었던 서유럽 국가들은 직접적인 대도시 피폭과 같은 대규모 학살과 피해가 없었을 미국의 결정에 편입될 수 밖에 없었다.

증오가 증오를 낳고, 학살이 또다른 학살을 낳고, 테러가 테러를 낳고, 끝없을 것처럼 반복되는 반목과 증오의 정치. 오늘날 팔레스타인 분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 날, 1947년을 전후한 국제 정치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희석되고 섞인  스스로를 선택된 민족이라 규정한 유전자 배치가 대체 어떻게 2천년이 지난 후에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몰아내고 그 곳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영국은 전쟁을 치르느라 국력도 대영제국의 영향력도 추락했고, 미국은 연합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으며, 나치의 인종청소 정책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자신들을학살한 독일로 돌아가기를 희망 하지 않았으며, 시오니스트들은 이미 팔레스타인에서 테러를 시작했으며, 갈 곳을 잃은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자신들의 고향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유대인 난민을 실은 배가 팔레스타인 해협에서 영국 군함에 의해 저지당하자 국제적 여론은 영국을 비난했고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 수용 정책은 분리 독립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급선회한다. 연합국의 그러한 결정의 배후에는 미국 정치인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나치에 의해 학대받고 핍박받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인종을 향한 증오와 폭력은 나치의 그것을 닮았다. 이 책은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전후 나치에 가담했다는 혐으로 재판도 없이 무차별적인 보복적 처형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치를 숭배하는  전범들은 스위스의 한 도시에서 다시 순수한 혈통을  지키겠다는 혐오의 회생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세계의 국제 정세는 지각 변동을통한 재편에 돌입하지만..

전후 독일 철저한 전범의 처벌은 곧잘 일제 강점기동안 친일파 및 전범의 부당한 재등용의 국내 사례와 비교되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치의 비호세력은 전쟁 후에도 세를 불리고 있었고, 그들의 혐오의 정치는 청산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한 해동안 일어난 일들은 먼 훗날인 현재를 만든 인과성 안에 있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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