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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21기 - 왠지 클래식한 떡볶이]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리뷰 | 기본 카테고리 2021-09-2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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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랩걸 Lab Girl

호프 자런 저/신혜우 그림/김희정 역
알마 | 2017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비록 낯선 전문 분야의 용어들이 조금 버거웠을 뿐 내용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전체적인 내용 구성이 상당히 짜임새있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끄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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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집 밖을 나서며 버스정류장을 향해 늘 바쁜 걸음을 재촉하곤 하는데, 종종 집 앞에서부터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드리워진 가로수들을 한 번씩 쓱 훑으며 걷곤 한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 햇빛을 받아 더욱 싱그럽고 푸르게 빛나는 잎사귀들이 청명한 하늘빛과 어우러지는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절로 기분이 좋아지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힘을 얻는다.

 

 식물, 그 중에서도 나무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 호프 자런의 인생 발자취를 담은 책- '랩 걸'에는 호프 자런의 순수한 열정의 불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실험실을 드나들며 과학자의 삶을 자연스럽게 꿈 꾼 저자가 한 사람의 생물학자로서의 길을 걸어가는 그 과정은 결코 밝은 빛만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겪으며 수도 없이 받았던 불공정한 대우와 차별이 있었고, 연구하는 동안 늘 저자를 괴롭혔던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게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척박한 현실에 수도없이 부딪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그 모든 것을 헤쳐 나간 저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인상 깊었다.

우리 모두 일하며 평생을 보내지만 끝까지 하는 일에 정말로 통달하지도, 끝내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좀 비극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대신 우리의 목표는 세차게 흐르는 강물로 그가 던진 돌을 내가 딛고 서서 몸을 굽혀 바닥에서 또 하나의 돌을 집어서 좀더 멀리 던지고, 그 돌이 징검다리가 되어 신의 섭리에 의해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내딛을 다음 발자국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우리의 비커와 온도계와 전극봉을 관리할 것이다. 내가 은퇴할 때 전부 다 쓰레기 취급당하지는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p.272)

 

 생물학자의 시선과 사고방식, 그리고 사고하는 과정이 아주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는데, 뼛속까지 문과의 피가 흐르며 탐구심이 조금은 부족한 나로선 작가의 탐구심과 열정이 정말로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니, 이렇게까지 파고들며 생각한다고..? 대단하다...'라는 감탄사(?)를 계속해서 연발할 정도였으며, 뒤이어 놀란 점은 사고의 과정을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가 그 동안 많은 기록물을 남겨두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는 것도 가르쳐줬다. (p.49)

 그렇게 기록을 습관화 한 덕분일까. 저자의 글 쓰기 능력 또한 상당히 출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낯선 전문 분야의 용어들이 조금 버거웠을 뿐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의 연구 관련 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전체적인 내용 구성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의 흥미를 계속 이끌어가면서 비교적 쉽고 매끄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을 읽은 이후, 식물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 여전히 내 생활 주변의 녹음은 아름답고 푸르게 우거져 있지만, 이 순간에도 생태계는 계속해서 파괴되고 있음을 잊지 말고 나부터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이 책을 한 호흡으로 다시 한 번 쭉 읽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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