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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길이 있다. | 기본 카테고리 2011-03-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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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 저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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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심지어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서도 책을 읽지 않는 내가 부끄러웠다. 우연히 서점에서 마주친 이 책을 보며, 평소 어렴풋이 짐작해온 그 책 속의 길이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독서법을 다룬 책이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독서법에 관한 책’, , ‘책을 읽으라는 내용의 책이 유익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런 책은 재미도 있다. 내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런 책은 읽고 있는 순간은 뜨거운 열정과 감동, 반성, 결심 등이 마음 속에서 솟아오르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즉시 현실 속의 일상으로 돌아와 하루 이틀 사이에 까맣게 먼 옛날 기억이 되어버린다. 과거 나의 경험이다. 한편,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서법을 쓸 정도의 저자라면 최소한 자신이 소개하는 책은 어쨌든 다 읽었을 테니까. 공병호의 실용독서의 기술’, 백기락의 패턴리딩’, 신효상,이수영의 스피드리딩등의 책을 읽으면서 똑 같은 과정을 경험했다. 특히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를 비롯한 대부분의 서양저자들은 자신의 책 한 권 한 권마다 엄청난 양의 참고도서를 각주로 소개한다는 면에서 사실은 모든 책이 또 다른 책을 안내하는 안내서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인문고전을 읽으라이다.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어 인문 고전을 읽다가 죽어버려라!’이다.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되면, 죽을 각오를 하고 읽으라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 인문고전인가? 저자는 체계적인 논리와 설득력을 발휘하여 인문고전 독서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먼저 교육자였던 자신의 직업적 배경에 어울리게 우리 교육의 현실을 고발하며 시작한다. , 우리 공교육의 체계는 천재를 키워내지 못하는 교육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도 세계의 지배적 국가와 문명은 그 속에 천재들을 키워내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천재들이 세계의 경제, 정치, 문화를 창조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오늘날 세계 질서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 교육의 핵심은 바로 인문고전독서라는 것이다.

또한 어려운 고전을 읽는 것은 비단 성인 뿐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도 가능하며, 심지어 아주 머리가 나쁜 사람도 가능하다. 가능할 뿐 아니라, 위대한 천재가 될 수도 있다. 믿기 힘든 저자의 이 주장은 인문고전 저자들 자체가 이런 일이 가능한 증거라고 소개하는 내용으로 뒷받침된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놀라운 초등교육 현장의 성공 사례도 나와있다. 지금 마침 내 아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 책만 보면, 너무 늦었다! 천재들은 이미 서너 살 때 고전이 쓰인 원어를 배워 원전으로 독서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인문고전을 읽을 것인가? 우선 고전은 원래 어려운 것이므로 초보자가 만나게 될 장벽 앞에서 좌절하지도 말고, 잘못된 방법과 동기로 인해 오류에 빠지지도 말 것을 안내한다. 책을 읽을 때는 백독백습의 각오, 즉 백 번 읽고 백 번 필사한다는 태도로 읽어야 하며, 위대한 인문고전 독서가들, 아니 고전 저자들 스스로가 실천해온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가장 큰 오류는 역시 읽고 알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것, 즉 지혜로워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책을 읽고 사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진정한 독서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대목과 만나게 된다. 그것은 고전의 저자들, 즉 천재들의 생각과 공감하는 것, 그들처럼 지혜롭게 되는 것이다. 나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천재들의 수준으로 변화하는 것이 독서의 목표이다. 따라서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지 않고, 모르는 것을 사색을 통해 깨닫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이요, 낭비요, 어리석음이 된다.

마지막으로, 읽어야 할 방대한 인문고전 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책이 어려운 것은 고사하고, 책의 면면과 양에서부터 압도된다. 그러나, 동시에 흥분이 되기도 한다. 새로운 세계이기 때문에 그렇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설 때의 마음을 우리는 초심이라고 한다. 그것은 잃어버리기 쉽다. 날마다 그 새로움을 새롭게 가꾸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새롭게 지금의 일을 시작한지도 6개월이 지났다. 벌써 처음의 그 설렘이 바래지는 순간이 느껴질 때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어쩌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고전독서의 궁극적인 단계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사랑이다. 책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사람들 사이에서의 일이다. 내가 설렘을 느낀 그 마음을 써놓은 글을 보고 누군가 나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그런 분들의 시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위대한 인문고전 작가들도 그런 사랑을 확장하여 위대한 인류애를 발현하고, 자신의 천재성을 싹 틔웠던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읽은 책 읽으라는. 새로운 인문고전 독서에 도전하게 되어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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