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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의 출판도 허용하는 나라, 미국! | 나의 번역서 2020-09-3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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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 일이 일어난 방

존 볼턴 저/박산호,김동규,황선영 역
시사저널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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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의 회고록이 나왔다. 자신은 사임했지만, 행정부가 여전히 국정을 수행중일 뿐 아니라,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는 이 시점에 전직 보좌관이 회고록을 발표하는 일이 온당한 일일까? 출판과 언론의 자유가 살아숨쉬는 자유민주국가 미국에서 그 누구도 이를 말릴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번역에 착수하면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보니 국내에서도 원서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주문 폭주로 정상적인 배송 기간을 지킬 수 없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 번역을 의뢰한 출판사는 미국 대선이 11월이기 때문에 늦어도 9월 안에 출간해야 한다고 했다. 존 볼턴 자신도 바로 이런 시점을 골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책을 낸다면 지금보다 더 잘 팔릴 때가 과연 언제일까 말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관심이 뜨거운가. 아직 읽지 않은 분도 이 책이 트럼프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일정이 워낙 급한 탓에 총 3명의 역자가 참여한 공동 번역서로 출간되었다. 그 중에 내가 맡은 부분은 8장에서 11장까지이다. 
존 볼턴은 왜 트럼프를 비난할까. 답은 책 1장에 나와있다.
“나는 오랫동안 국가 안보 보좌관의 역할은 대통령이 내려야 할 결정들에 대해 대통령에게 어떤 선택권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내려진 결정들이 '적절한 관료체계에 의해’ 실행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절차는 분명 각 대통령마다 다르다. 하지만 내가 앞서 말한 바가 바로 이 과정에서 이뤄내야 할 대단히 중요한 목표다.”
그가 말하는 절차란 바로 관료 체계, 즉 공무원들이 회의를 통해 도출해낸 결론, 그리고 그 과정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결정은 이런 과정 속에 ‘포섭’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약력에 나와있듯이 그는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부자의 집권 기간 내내 백악관에서 고위직을 수행한 인물이다. 한 마디로 그는 ‘틀에 박힌’ 공무원이다. 아마도 백악관이 어떻게 돌아가야하는지에 관한 한, 자신이 트럼프의 ‘선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명시적으로 그렇게 언급한 부분은 책 어디에도 없지만, 나의 느낌은 딱 그랬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지금은 바야흐로 세계사적 전환기다. 어떤 의미에서 전환기인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이른바 냉전의 종식과 함께 찾아온 ‘세계화’의 시기에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삼았다. 미국은 중국을 개방된 세계 시장과 국제 사회로 이끌어내면 그 내부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았고, 중국이 부유해질수록 민주주의도 성장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반대였다. 중국은 자유민주사회가 된 것이 아니라 더욱 공고한 전체주의 사회, 독재체제 국가가 되었고, 세계시장을 자신들의 패권 확보를 위한 마당으로 삼았으며, 공정한 규칙과 정당한 경쟁을 펼치기는커녕 반칙을 일삼으며, 자유 세계에 무질서와 해악을 퍼뜨려왔다.”
윗 단락은 나의 말이 아니라, 바로 이 책에서 존 볼턴이 설명한 내용이다! 바로 그 위에서 나는 존 볼턴이 틀에 박힌 공무원이라고 했지, 무식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이 있다. 이런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른다. 지금은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이른바 돌파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세계 경찰, 수퍼파워 미국의 지도자가 다행히도 그런 상황을 정확히 간파하고 그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리더십이 ‘올바르고’, ‘체계적인’ 정책을 신봉하는 볼턴 같은 사람의 눈에 과연 어떻게 보일까? 이 ‘백악관 선배’의 눈에는 트럼프의 일거수 일투족이 험한 물살이 넘실대는 강가에서 뛰어노는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이다.
존 볼턴이 관료주의에 찌든 기득권 세력, 즉 이른바 ‘딥스테이트’의 일원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어본 바로, 그는 충직한 애국자임에 틀림없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새벽 5시 반이면 출근하고, 아직 깊은 잠에 빠진 트럼프를 전화로 깨워 긴급 사항을 보고하는 사람이다. 그 나이에도 페루와 몽골, 러시아, 일본, 베트남, 한국 등 전세계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수시로 오가며 국익을 위해 몸바쳐 일한다. 게다가 그가 관료주의자라는 말에도 나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그는 국가안보회의라는 조직을 이끄는 동안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업무효율을 향상하고 인원을 감축했다. 관료주의자가 하기 어려운 행보다. 그리고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트럼프를 조롱하고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일을 잘했다는 자랑의 근거는 바로 ‘트럼프의 칭찬’이었다.
지난 주에 트럼프가 트윗으로 존 볼턴을 비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존 볼턴을 ‘멍청이’라고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그가 멍청하다고 했을 뿐, 그를 적이라거나 반역자라는 뉘앙스로 공격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세상은 한 가지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 한 장소, 한 시간에 일어난 일도 여러 가지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백악관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엿보는 일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임에 틀림 없다.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나는 책을 번역하는 내내 존 볼턴이라는 인물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트럼프를 비난하고 조롱하고, 또 그에게 충성했지만, 나 역시 계속해서 그를 나무라고 훈시하면서도, 그에게 탄복하고 또 포복절도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산 뒤에 4장과 8장을 꼭 읽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 먹은 가장 중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그 내용은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요약해놓은 분이 많은데, 그 중에 재야사학자 이윤섭 선생님이 페이스북 포스팅을 인용한다.

---- 이윤섭, 8월 30일, 페이스북 포스팅 -----------
존 볼턴 회고록에 나오는 아베 신조 일본 수상과 문재인 비교
1.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국가 지도자가 아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등장 이후에는 공동 1위가 되었다. 곁에서 지켜본 트럼프의 문재인에 대한 태도나 평가는 좋지 않다.
2. 트럼프는 아베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가미카제 특공대 조종사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아베 신타로는 해군비행학교에서 가미카제 훈련을 받았지만 전투에 투입되기 전에 전쟁이 끝났다.
3. 문재인과 아베의 對北觀(대북관)이 정반대였다. 문재인은 김정은에게 끌려다니면서 미국을 오도하려고 했지만 아베는 북한정권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에 서서 늘 정확한 정보와 시각을 제공하였다.
4. 트럼프는 아베를 만나는 것을 즐거워했고, 문재인을 만나면 짜증을 내거나 졸기도 했다.
5. 아베는 트럼프를 이용할 줄 아는 지도자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나면 반드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아베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일본을 방문하면 납치자 가족을 만나주었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을 위협하는 중거리 단거리 미사일과 화학 생물학 무기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심었으며,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야 굽히고 나올 것이란 주장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했다.
6. 작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 아베는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으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하였다. 트럼프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긴 하지만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는 트럼프를 옆에 세워두고 '안보리 위반'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에게 비위를 맞추려는 트럼프와 보조를 같이하면서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탄도미사일이 분명함에도 '발사체'니 '방사포'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도 미사일 발사를 '대포 발사'라고 말하곤 했다.
7. 아베와 트럼프 사이가 좋으니 그 아래 실무자들끼리도 협조가 잘 되었다. 볼턴은 상대역인 일본의 국가안보국장 야지와 긴밀히 협력하였다.
8. 한일간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역사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쪽은 일본이 아니라 문재인이다.
10. 문재인은 김정은을 위하여 한미동맹 정신과 국민의 안전을 희생시키는 사람, 그래서 트럼프와 볼턴으로부터 경멸을 받는 사람, 아베는 일본의 이익과 인류보편적 가치를 견지하면서도 트럼프의 존중을 받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다.
* 트럼프는, 김정은이 문재인을 상대하지 않으니 미국도 문재인을 존중할 이유가 많이 약해졌다고 보는 듯 행동하였다. 작년 6월30일 판문점 트럼프-김정은 회담 때 양쪽이 다 문재인을 따돌리고 싶어했다.
* 문재인은 내용없는 보여주기식 언론플레이를 좋아하였다. 작년 4월 백악관을 찾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날 것을 권하면서 판문점이나 미국 선박 같은 곳에서 회담을 하면 극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 트럼프를 짜증나게 했다. <트럼프는 졸고 있다가 문재인의 일방적인 독백을 자른 뒤 회담을 한 번 결렬시키는 것은 괜찮지만 두 번 결렬은 안된다면서 합의가 가능해야 회담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중했고 자신이 김정은 트럼프와 동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트럼프는 핵무기를 제거한 뒤에나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문재인에게 곤란한 질문을 했다. 한국이 일본과 군사훈련을 함께 하지 않더라도 동맹으로 함께 싸울 수 있는가? 문재인은 한국과 일본이 합동 군사훈련을 할 수 있지만 일본군이 한국에 오는 것은 국민들에게 역사적 기억을 일깨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다시 만약 우리가 북한과 싸워야 할 때 일본의 참전을 수용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문재인은 답하기 싫어하였는데, 그런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한국 영토에 일본자위대 병력이 들어오지 않는 한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 문재인의 방미 직후 아베 수상이 트럼프를 만나러 왔는데 문재인과 정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는 트럼프가 하노이 회담을 결렬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트럼프만이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對北제재는 계속되어야 하고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했다.
*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 이후 문재인이 김정은과의 관계가 끊어졌음을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문재인은 김정은 입장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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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와야할 책, 나올 때도 된 책! | 나의 번역서 2020-09-3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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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테크 심리학

루크 페르난데스,수전 J. 맷 저/김동규 역
비잉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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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심리학, 역사학, 그리고 사회학이 융합된 본격 학술서입니다.

제목은 <테크 심리학>입니다.
학술서 치고는 좀 가벼운 느낌이 드는 제목이죠?
원서 제목을 보면 더욱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Bored, Lonely, Angry, Stupid>입니다. 지루하고, 외롭고, 화나고, 멍청한 책?
그런데 제가 제목을 붙여보자면 <미국인의 감정사(史)>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미국인이 아니라 어떤 나라 사람이든, 한 국민의 감정을 추적하여 서술한 역사서라니, 신선하지 않습니까? 이런 책이 또 있었는지, 과문한 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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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awesome이라는 단어는 무슨 뜻일까요? 아니, 현대 미국인들은 어떤 상황에 이 단어를 사용할까요? 아마, 마음에 든 곡이 담긴 CD를 새로 산 대학생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이 바로 이겁니다.
i just bought this awesome new CD!
방금 새로 산 이 CD, 대박이야!
그런데 awe라는 단어는 이렇게 만만하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서구 기독교 문화의 전통에서 awe는 알 수 없는 신의 존재감을 향한 감정, 즉 경외심, 두려움이라는 뜻입니다. 이 정도의 고상한 단어가 오늘날 이렇게 통속적인 의미로 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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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감정은 불과 200년 전에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감정입니다!
이 책은 멀리는 17세기 유럽에서부터,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정의 역사를 추적합니다. 그리고 감정이 변화하는 핵심 요인이 바로 기술의 발달이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 책이 현대인의 감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하는 기술이 무엇일까요?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영국 프로축구 감독 한 분이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말에 공감하는 분들은 페이스북 따위는 금방 그만둘 수 있을 줄 아실 겁니다.
그런데 한 번 해보십시오.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과 SNS를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이것이 일상화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현대 문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과소평가될 수 없습니다. 21세기 현대문명이란, 바로 SNS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언젠가 나와야할 책, 나올 때가 된 책인지도 모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일독을 해보셔도 괜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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