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한승원의 &apos겨울잠, 봄꿈&apos 연재 블로그
http://blog.yes24.com/hanseungwon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한승원
한승원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8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겨울잠, 봄꿈' 연재
작가소개
이벤트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태그
녹두장군 봄꿈 99퍼센트의편에섰으나99퍼센트에의해죽은마지막영웅에대하여 겨울잠 전봉준
2020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책 잘 받았습니다. 감.. 
뽑아주셔서 감사합니..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 
괴발개발 님을 비롯한.. 
축하해요. 
새로운 글
오늘 2 | 전체 48141
2012-09-26 개설
[YES블로그 공지] 리뷰/한줄평 리워드 적립 후 삭제 시 포인트 환수 조치
[겨울잠, 봄꿈] 연재를 마치며 / 댓글 이벤트
[겨울잠, 봄꿈] 마지막 연재
[39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8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7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6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5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4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3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2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1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0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9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8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7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6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5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4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3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2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1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0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9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8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7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6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5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4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3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2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1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0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9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8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7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6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5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4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3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2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1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겨울잠, 봄꿈' 연재 기념 이벤트
[겨울잠, 봄꿈] 연재를 시작하며...

전체보기
겨울잠, 봄꿈 출간 기념 이벤트 당첨자 공지 ^^ | 이벤트 2013-04-18 16:36
http://blog.yes24.com/document/720441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안녕하세요?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순간을

댓글을 통해 함께 지켜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정성스러운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

아래 다섯 분께

소설로 출간된 <겨울잠, 봄꿈>을 보내드립니다.

 

괴발개발 님

파란자전거 님

페르세우스 님

neomuse 님

책읽는 낭만푸우 님

 

축하드립니다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반드시 쪽지로

아래와 같이 배송처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함/우편번호/주소/전화번호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3)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겨울잠, 봄꿈] 연재를 마치며 / 댓글 이벤트 | 이벤트 2013-04-04 15:07
http://blog.yes24.com/document/718268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안녕하세요?

 

40회에 걸쳐 연재된 <겨울잠, 봄꿈>이 드디어 도서로 출간됩니다.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세상을 꿈꾼 조선의 영웅 전봉준이

의금부로 끌려가 마지막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은

도서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도서 출간 기념으로 댓글 이벤트를 엽니다. ^^

 

연재 시작일부터 남겨주신 모든 댓글을 포함하여,

책이 출간되는 4월 15일까지 남겨주시는 모든 댓글이 자동 응모된답니다.

혹시 그동안 댓글을 써볼까 망설이셨다면 이번 기회에 도저~언! 하면 어떨까요?

 

좋은 댓글을 남겨주신 5분께 소설 <겨울잠, 봄꿈>을 보내드립니다.

 

 

    일러스트 _ 최용호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3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3        
[겨울잠, 봄꿈] 마지막 연재 | '겨울잠, 봄꿈' 연재 2013-04-04 14:36
http://blog.yes24.com/document/718263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밥이 하늘이다

 

 

 

아침이었다. 바야흐로 떠오른 치자색 햇살이 문틈으로 새어들었다.


지난밤에 건장하고 상투 뭉툭한 가마꾼이 도망을 치다가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는 변함없이 떴다.


중노미가 고깃국 두 그릇과 밥 두 그릇을 들고 와서 전봉준과 이토 앞에 놓아주었다. 이토가 전봉준에게 말했다.


“드십시오.”


전봉준은 숟가락을 들고 건더기는 젖혀놓고 국을 한 모금 떴다. 그 건장하고 상투 뭉툭한 가마꾼이 죽었지만 나는 이렇게 밥을 먹어야 한다. 밥 한 숟가락을 입에 떠 넣고 씹었다. 그래, 먹자. 많이 먹어야 변비도 해소된다. 살아 있는 한에는 건강하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 건강하게 살아서 어찌하자는 것인가. 내가 일어선 것, 사람들이 벌떼처럼 일어난 것이 밥,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한양에 사는 벼슬아치들에게 말하자는 것이다.


밥이 하늘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밥을 만들려고 산다. 밥을 쟁취하려고 싸운다. 더러운 밥이 있고, 깨끗한 밥이 있고, 떳떳한 밥이 있고, 부끄러운 밥이 있다. 내가 일어선 것, 고부 사람들이 관아로 몰려가 사또에게 대든 것, 아버지가 사람들의 소두로서 항거하다가 곤장을 맞고 장독으로 죽은 것, 호남 일대의 사람들이 죽창을 들고 일어선 것이 다 이 밥 때문이었다. 일본 사람이 조선 땅에 들어온 것도 조선 사람의 밥을 빼앗아 가려고 온 것이다. 조선 사람에게는 쭉정이만 먹이고 저희는 알곡을 탈취해 가려고 그러는 것이다. 전봉준은 국물을 후루룩후루룩 마시면서 생각했다. 나는 죽을 때 죽더라도, 그 슬픈 밥에 대하여 모두 말하고 나서 죽어야 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4        
[39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 '겨울잠, 봄꿈' 연재 2013-04-02 15:02
http://blog.yes24.com/document/717915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겉보리 닷 되

 

 


모닥불 속에 밤나무 장작들이 들어 있는 모양인지 총포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전봉준이 이토에게 말했다.


“저 건장한 가마꾼은 돌려보내지그래요?”


이토가 도리질을 했다.


“장군은 아무것도 상관하지 말고 그냥 모른 체하시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제 생김새와 깜냥에 따라 이리 쓰이기도 하고 저리 쓰이기도 하는 것이어라우.”


전봉준은 이토가 가증스러웠다. 조선의 피를 받은 이 사람 속에 웬 잔혹스러움이 그렇듯 들어 있을까. 누가 이토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조선의 관리와 관리 밑에 사는 졸개들이 이 사람을 잔인하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일본으로 건너가서, 이토 히로부미가 양아들을 삼겠다고 하는 대로 자기 몸뚱이와 영혼을 통째로 내주었겠는가. 이토 겐지는 일본인보다 더 잔혹하다. 만일 나도 이토가 주선하는 대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인이 되어 조선으로 돌아온다면, 일본 사람보다 더 잔혹해질지 모른다. 전봉준은 진저리를 쳤다. 장작불 소리가 잠잠해졌을 때, 무슨 새 한 마리가 울면서 날아가는 듯싶었다. 전봉준은 이토에게 무슨 이야기이든지 하고 싶어졌다.


‘애초에 내가 왜 조병갑을 징치하겠다고 나섰는지 아시오?’ 하고 이토에게 물으려다가,


“우리 조선 땅에는, 이른 봄의 서릿바람 부는 밤하늘을 ‘꺼포리 타훗데, 꺼포리 타훗데’ 하고 우짖으며 나는 새가 있소.” 하고 말했다.


이토가 벌떡 일어나더니 전봉준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전봉준에게 뺨을 모질게 얻어맞은 뒤부터 이토는 말조심 몸조심을 했다. 전봉준의 오른쪽 손목을 묶은 포승이 두 자쯤 뻗어 가다가 이토의 왼쪽 손목에 묶여 있었다. 다나카는 출입문 쪽에 누운 채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전봉준은 조선 사람들의 한스러운 정서를 이토의 가슴에 심어주고 싶었다.


“가난하디 가난한 홀아비 집에 열두 살 난 딸 하나가 있었는디, 그 홀아비가 흉년에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딸을 한 부잣집 늙은 영감에게 겉보리 닷 되에 팔아버렸소. 그 영감은 밤이면 다시 회춘을 할 욕심으로, 그 동녀 배꼽하고 자기 배꼽하고를 마주 붙인 채 끌어안고 자곤 했는디, 어느 날 밤 그 동녀가 배가 아프다면서 측간엘 가겠다고 했어요. 부잣집 늙은 영감은 측간에 간 동녀가 하마나 올까 하마나 올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런디 측간에 간 동녀는 목을 매달고 죽어버렸어요. 그랬는디 그다음 날 새벽부터 그 동녀 혼령이 새가 되어서, ‘겉보리 닷 되, 겉보리 닷 되’ 하고 울면서 저렇게 날아다닙니다.”


이토가 낮은 목소리로 탄성을 질렀다.


“하아, 네!”


전봉준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바로 그것이, 내가 조병갑이를 징치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우두머리가 된 이유요.”


이토가 다시 탄성을 질렀다.


“하아, 네!”

 

 


도둑

 

 


이토에게 겉보리 닷 되 이야기를 하고 나자 질매마을에서 훈장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몇 년 째 흉년이 계속되던 해 봄의 보릿고개였다. 한 집씩 두 집씩 굶는 집들이 늘어났다. 골목길에서는 사람 그림자를 보기 힘들었다. 모두들 부황이 들어 방 안에서 엎드려 있는 것이었다.


배들마을 전봉준의 집 식구들도 굶주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봉준은 대궐 같은 집을 짓고 사는 부잣집에서 곡식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부잣집에는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저녁 무렵에 찾아가서 그 불구인 아들의 독선생 노릇을 해주고 저녁밥을 얻어먹고 서당으로 돌아오곤 하였으므로 그는 그 집 어른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아이의 글공부를 보아주고 저녁밥을 얻어먹은 다음 전봉준은 주인장에게 어려운 청이 있다고 말했다. 주인장이 그 청을 말해보라고 했다. 전봉준은 배들마을의 집안 식구들이 굶주리고 있음을 이야기하고는,


“곡식 한 말만 적선해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주인장은 선뜻 허락하며 머슴에게 명령했다.


“여봐라, 또바우야, 광에서 보리 한 말 반만 퍼 담아가지고, 훈장 선생님 가시는 데까지 짊어져다 드리고 오너라.”


스무 살을 갓 넘긴 또바우가 보릿자루를 짊어지고 앞장섰다. 바야흐로 개밥바라기가 서쪽 하늘에 떠 있었다. 전봉준은 주인장에게 정중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고 또바우의 뒤를 따라갔다. 소나무 숲이 칙칙한, 별로 높지 않은 재를 앞둔 산언덕에 이르렀을 때는 깜깜한 밤이었다. 전봉준이 또바우에게 말했다.


“그거 여기다 내려놓고 또바우 너는 돌아가거라. 이 재만 넘어가면 우리 마을인데, 너는 질매마을까지 다시 되돌아가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하니까……”


또바우가 주인이 댁에까지 가져다드리라고 했다면서 고집을 부렸지만, 전봉준은 한사코 보릿자루를 빼앗고 나서, 또바우를 돌려세우고 등을 떠밀었다. 또바우는 하직의 절을 하고 등을 돌리자마자 냅다 달려갔다.


밤하늘에는 푸른 별 누른 별 붉은 별들이 초롱초롱했다. 전봉준은 보릿자루를 한쪽 어깨 위에 걸치고 재를 올랐다. 하루에 반 쪽박씩을 갈아서 죽을 쑤어 먹는다면, 아내와 자식들이 최소한 두 달 동안은 부황 들지 않고 넘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자 곡식자루가 무겁지를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재의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어두운 숲 속에서 덩치 큰 남정네가 식칼을 들고 걸어 나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야, 이놈, 너, 목숨이 아까우면 그것 놓고 가거라!”


숨을 가쁘게 쉬면서 올라온 전봉준은 어깨 위의 보릿자루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그 강도와 마주 섰다. 금품을 탐하지 않고 곡식자루를 탐하는 것으로 미루어, 식구들이 굶고 있는 강도임에 틀림없었다. 전봉준은 거칠게 숨을 내뿜으면서, 칼을 든 큰 허우대를 향해 굽실거리며 통사정을 하듯 말했다.


“내 집은 저기 배들마을에 있는데, 거기에 굶는 식구가 다섯이나 있소. 그 식구들한테 먹일라고 이것을 구걸해 오는 길이오.”


강도가 칼을 들이밀었다.


“여러 말 말고 그것 얼른 놔두고 가기나 해!”


전봉준은 별빛에 비친 강도의 두 눈과 손에 든 칼과 앞으로 내디딘 발을 재빨리 살폈다. 강도는 자기의 칼과 큰 허우대만 믿고, 체구 작달막한 전봉준 앞으로 바싹 다가서서 칼끝을 목에 가져다대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이 사람이 카, 칼 무서운 줄을 모르고!”


남자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다리도 떨고 있고, 손에 들고 있는 칼끝도 떨리고 있었다. 초보 강도이고, 마음이 순하고 착한 자임을 알 수 있었다.


전봉준은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서 수벽치기와 칼 쓰기와 씨름 기술을 익힌 바 있었다. 체구 작달막한 전봉준은 발재간과 손재간이 여느 누구보다 재빨랐다. 그는 무서워서 뒤로 한 발 물러서는 체하며 재빨리 한쪽 발로 강도의 정강이를 걷어차면서, 칼 잡은 손목을 힘껏 쳐버렸다. 강도가 어이쿠 하면서 칼을 떨어뜨리고 주저앉았다.


전봉준은 상대의 멱살을 잡아 끌어 올렸다가 힘껏 뒤로 밀쳐버렸다. 오랫동안 굶주린 강도는 몸에 힘이 없었다. 맥없이 뒤로 나동그라진 강도는 버리적거리다가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고, 전봉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강도가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아이고 제발 목숨만 살려주시오. 새끼들이 굶는 것을 보다 못해 이렇게 나섰소. 양반 나리, 제발 이 곡식자루에서 한 됫박만 퍼주시면, 부황으로 죽어가는 새끼들을 살려놓을라요. 뼈가 가루가 되더라도 은혜를 잊지 않을 텐께, 제발 한 됫박만 적선하고 가십시오.”


전봉준은 빌어대는 허우대 큰 강도를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말했다.


“그럼 바지를 벗어서 자루를 만드시오. 나하고 이 곡식을 반으로 나눕시다.”


강도가 벌벌 떨면서 바지를 벗어 자루를 만들었고, 전봉준은 그 바지자루 속에다 자기의 곡식자루의 입을 대고 주르르 따라주었다. 아랫도리를 벗은 강도는 가랑이 사이에 양물을 달랑거리면서 곡식자루를 끌어안고 전봉준에게 절을 하고 또 한 번 절을 한 다음, 그것을 어깨에 걸치고 재 아래로 도망치듯이 내려갔다.


전봉준이 반으로 줄어든 곡식자루를 어깨에 걸치고 막 재 아래로 내려가려는데, 숲 속에서 또 한 강도가 나와 앞을 막았다. 키가 땅딸막한 그 강도는 애초부터 칼을 거꾸로 들고 머리를 깊이 조아리면서 애걸했다.


“나리, 제발 우리 집 새끼들도 좀 살려주십시오.”


먼젓번의 강도가 전봉준에게 당한 다음 곡식을 얻는 과정을 숲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그 강도는, 미리 아랫도리를 벌거벗고, 홑바지로 만든 자루를 손에 든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이고, 양반 나리, 적선 좀 하시오! 제 새끼들도 굶어서 다 죽어가요. 그 곡식 가운데서…… 많이도 말고, 저한테는 꼭 한 됫박만 좀 퍼주시오.”


전봉준은 도깨비같이 나타난 가련하고 착한 강도를 앞에 두고, 웃지도 울지도 못한 채 멍히 하늘을 쳐다보았다. 물 머금은 푸르고 붉고 노란 별들이 눈을 끔벅거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전봉준은 자기 곡식자루의 주둥이를 가련하고 착한 강도의 홑바지로 만든 자루에 처넣고 부어주었다. 보리알들이 다 흘러 들어가고 그의 자루에는 겨우 두어 됫박만 남았다. 가련하고 착한 강도는 전봉준에게 열 번도 더 머리와 허리를 굽실거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자드락길을 달려 내려갔다. 전봉준은 쏟아지는 별빛 아래서,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강도가 가랑이 사이의 양물을 달랑거리며 산기슭을 벗어나고, 밤안개 자욱한 들판 저쪽으로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전봉준은 겨우 두어 됫박만 담긴 보릿자루를 어깨에 걸친 채 재를 내려가면서, 별들이 수런거리는 밤하늘을 쳐다보며 허허허허 하고 웃었다. 그 웃음은 울음이 되고 있었다. 그는 눈물 흘리는 별들을 향해 “으헉, 으헉” 하고 울면서 집으로 갔다. 돌멩이를 걷어차며 걸으면서 소리쳤다. 아, 한울님, 용천하시는 한울님, 저 사람들을 저렇게 슬픈 강도로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38회]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백일 [겨울잠, 봄꿈] | '겨울잠, 봄꿈' 연재 2013-03-28 10:26
http://blog.yes24.com/document/716568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가마꾼 보충

 

 


아침을 먹고 난 다나카가 하사에게 부족한 가마꾼을 보충하라고 명령했다. 하사가 군인 둘을 데리고 옆 마을로 들어갔다.


이토가 몸살감기 든 곰보 관노에게 말했다.


“자네는 얼른 고향으로 돌아가! 그렇게 감기 든 몸으로는 가마를 메고 달릴 수가 없어.”


곰보 관노가 이토를 향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비비면서 울음 섞인 목소리로 통사정을 했다.


“살려주시오. 나 감기 다 나았어라우. 가마 넉넉히 메고 갈 수 있어라우.”


이토는 고개를 저었다. 다나카가 어눌한 조선말로,


“빨리 가!” 하고 명령했다.


군인 하나가 그 곰보 관노의 목덜미를 잡아끌었다. 곰보 관노는 어찌할 수 없이 끌려갔다. 군인이 그의 등을 산모퉁이 쪽으로 떠밀었다. 얼굴 창백하고 호리호리한 곰보 관노는 몸을 웅크린 채 산모퉁이 쪽으로 걸어갔다. 산모퉁이 쪽으로 뻗어 있는 자드락길에는 억새풀이 무성했다. 억새풀의 흰 꽃들이 바람에 출렁거렸다. 그 숲 속에 경계를 서기 위해 일본군 후발대 둘이 은신하고 있었다. 얼마쯤 뒤 산모퉁이 저쪽의 억새숲에서 으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뒤에 마을로 들어간 하사 일행이 건장한 사내 넷을 데리고 왔다. 가마를 본 사내들은 손사래를 치기도 하고, 도리질을 하기도 하면서 뒷걸음질했다. 이토가 끌려온 네 사내에게 말했다.


“저기 저쪽 고을에 가서 가마꾼들을 구할 때까지만 수고를 좀 하드라고이.”


상투가 유달리 뭉툭한 건장한 사내가 이토에게 말했다.


“나는 보내주시오. 집 사람이 만삭이라 제가 옆에 있어주어야 혀유.”


이토는 아랑곳하지 않않다.


“어서 가마를 메라.”


새로이 끌려온 장정 넷이 가마를 메고 갔고, 철동이와 담양의 관노 셋이 뒤를 따랐다. 이토가 가마꾼들에게 소리쳤다.


“달려라!”


가마꾼들이 발을 맞추어 달렸다. 논두렁 밭두렁에 마른풀들 무성한 들판을 건너고, 살얼음 언 내를 건너고, 산모퉁이를 돌았다.


겨울 해는 짧았다. 서쪽 하늘에서 새빨간 노을이 타올랐다. 서쪽 하늘을 왼쪽에 끼고 나아갔다.


“싸게 달려!”


말 위의 이토가 가마꾼들을 독려했다. 날이 저물기 전에 밤을 새울 주막을 찾아야 했다. 소나무 무성한 나지막한 재를 넘었다. 군인들은 사방을 경계하면서 가마를 호위했다. 무성한 솔숲에서 땅거미가 파도처럼 기어 나왔고, 그것들이 서쪽의 빨간 노을을 잡아먹었다.


재를 넘자 들판이 나왔고, 들판 한가운데에 주막이 있었다. 이토가 다나카에게 속삭이고 가마꾼들에게 “멈추어라!” 하고 명령했다.


가마가 섰고, 척후병 둘이 총을 겨눈 채 그 주막을 향해 갔다. 잠시 후 주막에서 괴나리봇짐을 진 나그네 둘이 나왔다. 척후병들이 그들을 쫓아냈다. 나그네 둘은 주막을 등진 채 노을이 사그라진 서쪽 들판을 향해 걸었다. 그들이 한 이백여 보 갔을 때 척후병 중 하나가 그들을 향해 총을 쐈다. 하나가 쓰러졌다. 남은 하나가 도망을 쳤다. 다른 척후병이 총을 쏘았고 도망치던 그도 쓰러졌다. 주막 안을 수색하고 나온 척후병 하나가 다나카를 향해, 이제 아무 일 없으니 어서 오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가마가 주막을 향해 움직였다. 주막 안에는 몸과 볼에 군살이 붙은 늙은 주모와 알상투 바람인 늙은 남정네와 앳된 중노미가 있었다.


가마 호송하는 군인 일행과 가마꾼들은 그 주막 하나를 통째로 차지했다. 가마꾼들이 짊어지고 온 곡식 한 자루와 고기 한 덩이를 주모에게 주고 밥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군인들과 가마꾼들은 여느 밤과 마찬 가지로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노숙을 했고, 이토와 전봉준과 다나카는 봉놋방에서 잤다.


중도에서 끌려온 건장한 사내가 봉놋방으로 들어와 이토에게 징징 울며 통사정을 했다.


“나리, 제발 저는 보내주시오. 우리 각시, 체구는 참새만 한데 배가 동산만 하게 불러 있어라우.”


이토가 문 앞에서 집총한 채 지키고 있는 군인에게 턱짓을 했다. 작달막한 군인이 건장하고 상투 뭉툭한 가마꾼을 밖으로 끌어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밖에서 모닥불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닥불 옆에서 건장한 사내가 계속 징징 울고 있었다.


“아이고 어쩔까, 우리 각시, 아이고 하느님, 우리 각시 좀 살려주시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