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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자 만남]네이버 인기 블로거 ‘꽃님에미’가 알려주는 생활놀이 레시피 - 『초간단 생활놀이 150』 저자 전은주 | 작가와의 만남 2009-10-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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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현장 취재
‘놀이를 알려주는 책도 있나?’ ‘그냥 놀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것도 책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들이 줄줄이 엮여 나왔다. 어른들이 생각할 때는 ‘뭐 저런 책이 필요해?’라고 생각할 테지만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던 내겐 신선하고 기발한 책이 아닐 수 없다.

하나라도 뭔가를 머리에 집어넣으려는 학습서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생활놀이 레시피로 구성된 책. 놀이가 창의력을 키우고 어쩌고 하는 이론적인 것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저자 자신이 절실히 놀이 책을 필요로 했다고 한다.

아이가 어릴 때 놀아주는 것도 잠깐인데, 그 잠깐의 시간을 우왕좌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놀아주고, 애착 관계를 돈독히 형성하는 것이 후에 질풍노도의 시기라 할 사춘기가 와도 끄떡없을 완충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는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일했고,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 ‘꽃님이네(http://blog.naver.com/mollafasa)’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공개방송을 기획하고, <문단열의 잉글리쉬 카페>와 같은 프로그램을 맡은 경력이 있어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무 떨려 민망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무리 자기 분야의 베테랑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누구나 긴장되기 마련인가 보다. 그런데 웬걸. 방송작가가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의 사회를 봐도 좋을 만큼 감정이입도 잘하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아이가 6개월이 되기 전까지 한마디 말조차 건네지 않았을 만큼 초보 중에도 영 꽝인 초보 엄마였다. 기저귀 갈아줄 때 다른 엄마들이 ‘우리 예쁜이, 똥 쌌어?’라는 말을 걸어준다는 것조차 몰랐단다. 돌 가까울 무렵, 선배를 보고 자극을 받아 ‘애는 저렇게 키워야 해.’라고 생각했고, 그 일은 굉장히 충격이었다. 그래서 수첩에 1교시엔 가베를 하고 2교시엔 미술 수업을 해야지, 하는 식의 계획표를 빡빡하게 짰다.

물론 계획의 3분의 1도 실천하지 못했지만 시도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전부 실천하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놀면서 내가 아는 놀이가 생기니 응용이 되고 자신감이 생겼다. 저자는 놀이가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엄마들은 육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놀이’로 꼽는데, 실제로는 그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10분, 20분 이상을 넘기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저자는 일종의 부채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밥을 먹이는 것보다 힘겹다는 생각이 들면 24시간이 스트레스로 피곤할 수밖에 없다. 어떤 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부모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부모는 늘 아이에게 베풀어야 하고, ‘심심해’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의 욕구를 100퍼센트 해결해주어야 하는 마법사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기에. 때문에 잘 놀아주기 위해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 포인트를 알면 스스로 변형시켜 놀이에 적용할 수 있어 놀이 책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무엇보다 엄마가 놀이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엄마가 의무적으로 놀아주면 아이들은 놀이에서 정작 중요한 재미는 쏙 빠진 채 아이도 엄마의 놀이 상대가 되어주는 것일 뿐이다. 엄마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아이들은 금방 느낀다. 그래서 엄마가 너무 힘들거나 화가 나 있을 때는 오히려 놀아주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놀이를 통해 아이를 가르치려고 해서 부담을 느꼈다는 저자의 말에 속으로 다들 뜨끔하지 않았을까? 숫자 놀이를 통해 셈을 빨리 습득하게 하고, 블록을 가지고 놀면 공간 지각력이 생긴다거나 하는 학습적인 측면, 솔직히 있었지 않은가.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하고 놀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인데, 그것이 즐겁게 노는 것에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먼 길을 돌아왔는데 학습이 아니라면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고민일 때 발견한 책이 있었다. 쉬운 영어 책인데도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연관성을 찾지 못해 자신이 없었는데,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적용했더니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아이들한테 논리는 필요치 않다. 아이가 좋아하면 그만이다.

“slowly slowly~” 노래와 함께 손가락은 이미 미리 준비해온 인형의 몸에 올라가 있다. 이내 자신의 아이와 놀던 것을 재연한다. 과장된 목소리와 몸짓, 이 부분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현장에서 시연을 한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하던 것만큼의 오버가 나올 리 만무하다. 그야말로 ‘미친 척’했다 ‘척’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볼지도 모르니까. 엄마는 내 아이 앞에서만큼은 체면도 창피함도 던져버린 지 오래다. 필자 또한 집에서는 오버에 오버에 오버를 하니, 가끔은 아이들의 눈초리가 이상하다. 그러나 뭐 어쩌랴. 내가 가진 우아함을 어디다 던져버렸는지 찾을 길 없는데.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서 놀아라.’ 이것을 간과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나와 내 아이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내가 해석했던 영어 책 속 문장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그럼 오늘 강연회의 포인트를 찾아볼까?

내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아야 변용이 된다는 것, 영어 동요 50곡을 엄마가 아이한테 불러줄 수만 있다면 영어 유치원과 같은 웬만한 사교육이 필요 없을 만큼 파닉스의 효과가 확실하다.

또 하나. 동생을 본 첫아이 꽃님이에게 해주었던 ‘손가락 뽀뽀’는 아이가 동생을 시샘하지 않은 이유다. 이것은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것으로, 열 손가락 하나하나에 뽀뽀해주는 단순한 것이다. 이때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라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방법을 신랑한테도 써봤는데 대단히 좋아하더란다. ‘내 아이는 이미 컸는데.’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시도해보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책에도 소개된 초간단, 초강력, 거기에 재미까지 만점인 ‘보수놀이’는 학습적으로도 대단히 효과가 높고, 실제 연산에서도 중요하다. 달걀판을 이용하여 눈으로 금방 알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젖먹이 둘째를 안고 하기가 어려워 입으로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일명 ‘마법 보수문’.

예를 들어 “음홧홧홧~ 다 잡아먹어버리겠다. 에잇, 3의 공격을 받아라!” 하고 외치면 “크크크, 2로 막아버리겠다!” 하는 식의 놀이, 정말 아이디어 만점이다. 준비물도 필요 없고, 차에서 놀기에 최고다. 꽃님이가 이 놀이를 하면서 숫자를 거의 틀리지 않은 것은 바로 ‘놀이’라는 방법 때문이다. 만약 연산만 하는 학습지였더라면 틀리지 않았을까? 놀이를 하면서 동네 남자 아이들이 쓰는 의성어를 따로 적어두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응용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누구나 이런 열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놀이 매뉴얼을 많이 아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시간적인 여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한테 잘해주려면 남편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실 아내에게 잘해주라는 얘기를 남편들에게 하고 싶은데, 이날 참석자 중에는 남편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 마음을 추스르고 다독여보자는 말에 다 함께 유쾌하게 웃어넘겼다.


지금부터는 보너스~ 종이접기를 쉽게 가르치는 비결이 이어졌다.

편집팀장은 책을 만들면서 종이접기에 대한 부분을 부록으로 넣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자를 만나면서 쉽고 큰 효과를 보는 종이접기를 자신의 아이와 경험했기 때문에 결국은 부록으로 넣게 되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그럼 안 따라 할 수 없지. 역시 저자는 센스쟁이! 색종이 인심을 팍팍 쓴다.

오늘은 박스 접기를 통해 종이접기를 해보았다. 색종이를 받아 설명대로 다림질을 쫙쫙 해준다. 이때 아이와 색종이를 접으면서 끊임없이 약장수처럼 떠들어야 한다. 그 시간은 평소 아이의 속상함을 풀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방석 접기 → 액자 접기 → 입술 접기 → 상자’ 순으로 완성.

완성작을 만들어봄으로써 성취감과 도전 정신이 마구 생기지 않는가?

<우리 아이 종이접기 달인으로 만드는 비법>

1. 쉬운 말로(아이들 말로) 설명한다.
2. 종이 접기의 ‘각’을 살리는 다림질. (다림질만으로도 결과물의 수준이 달라지므로 강조!)
3. 구체적인 단어 이미지로 순서를 가르쳐준다.
4. 가지고 놀 수 있는 완성품 만들기. (완성작을 만들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스스로 터득하는 게 다르다. 혼자 다섯 가지를 확실히 만들 수 있다면 응용력도 생기고, 종이접기를 잘할 수 있게 된다.)

예정에 없던 개구리 만들기까지 배웠다. 내 아이에게 뽐내며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엄마들의 얼굴이 행복해보였다.

놀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더 많은 놀이가 궁금하면 책을 구입해보길.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는 것도 좋지만 놀이를 통해 엄마는 편해지고, 아이는 창의력과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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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자 만남]당신과 나의 풍성한 비어라이프를 위하여! - 『유럽 맥주 견문록』 이기중 | 작가와의 만남 2009-10-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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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현장 취재
#1. 최근 흥미로웠던 기사 중의 하나. 독일 바이에른에 ‘세계 최초의 정력증강 맥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단다. 이름하여, ‘에로틱 맥주’. 바이에른 쇤브론 마을의 위르겐 호프(53) 씨가 만들었다는 이 맥주는, 제조 과정이 좀 웃긴다. 전통 요의(腰衣)만 걸친 반나체 상태로 한밤중에 제조되고, 제조된 뒤 특수 네온 조명을 갖춘 ‘에로틱 맥주 창고’에 일정기간 보관된다. 창고에는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울려 퍼진다. 성욕뿐 아니라, 번식력과 정력도 증강시킨다고 주장하는 이 맥주. 호프 씨는 같은 상표의 맥주잔, 잔 받침, 병따개, 티셔츠 등도 판매하고 있단다. 그저 마케팅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맥주도 어쨌거나 진화한다. 맥주라고 입으로만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동원해 마시는 맥주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은 사례. ‘에로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니, 말초신경을 자극하겠다는 의도인지는 몰라도. 근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2. 과거 우리나라의 맥주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 OB맥주와 크라운맥주만 있던, 해외파 맥주도 찾아 마시기 힘든 때도 있었다. 그러다 2002년 초반 주세법이 개정됐다. 허가 없이 맥주를 제조, 판매할 수 없던 것이 2002월드컵을 앞두고 소규모 양조장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른바 ‘하우스 맥주’의 등장. 자신만의 양조기술로 맥주를 빚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양한 해외파 맥주들도 속속 등장했다. 세계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줏집도 속속 생기고 다양한 브랜드의 맥주들이 각축을 벌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다양한 입맛에 맞출 수 있는 맥주 춘추전국시대의 오픈. 비로소 내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아 마실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과연 다양해진 맥주만큼이나 해당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나 맥주 문화도 함께 구축된 것일까.

이기중 전남대 인류학과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맥주를 맛보기 위해 세계를 누비는 비어 헌터이자 맥주통(通)이다. 식도락가이기도 한 그는 맥주는 하나의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각 나라마다 음식문화가 있는 만큼 맥주에도 문화가 있으며, 이를 아는 것도 맥주를 더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된다고 확신한다.

그런 그가 지난해 여름, 50일 일정으로 맥주여행을 떠났다. 각 나라, 각 도시에서 어느 맥주를 마실지, 어느 맥주 카페나 펍에서 맥주를 마실지 미리 자료조사를 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매일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내놨다. 『비어헌터 이기중의 유럽 맥주 견문록』(이기중 지음/즐거운상상 펴냄)이 그 결과물이다. “유럽에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와인의 나라’로 부른다면, 이 다섯 나라는 ‘맥주의 나라’로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마다 맥주의 역사, 맥주 문화, 맥주의 종류가 서로 다르다. 맥주를 맛보기 위해 각 나라를 순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p.9)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1일 강남에서 ‘비어헌터 이기중과 함께하는 유럽 맥주 시음회’를 가졌다. 유럽 맥주 순례를 하면서 공수해온 맥주들을 풀어놓고, 말하자면 함께 취해보자는 수작(?)이다. 오호라, 솔깃하지 않은가. 맥주의 세계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을까. 그래서 만사 제치고 갔다. 맥주 한 모금으로 맛볼 수 있는 세계라니. 꿀꺽꿀꺽, 세계를 마셨다. 맥주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세계. 캬~ 좋다. 어쩌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일지도 모를 유럽맥주 테스팅의 현장. 당신도 슬쩍 그 세계에 동참하시라. 자자, 한 잔 받으~시오~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 맥주의 종류

제공: 즐거운상상

유럽(맥주)를 만나고자 모인 사람들. 이 교수도 시음회는 처음이란다. “재미있으면 또 할 테고, 재미없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맥주 테스팅은 처음인데, 괜찮다 싶으면 계속 이어갈 생각은 있다. 물론 장담할 수는 없다. (웃음) 오늘 마실 맥주는 개인적으로 골라온 것이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도 맥주 문화가 좀 더 성숙할 것으로 예상한다. “몇 년 전부터 와인이 많이 들어왔는데,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맥주도 몇 년 후면 와인처럼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커피도 옛날 자판기에서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엄청나게 많이 확산됐는데, 맥주도 와인이나 커피와 비슷하게 될 거다. 그런 불을 지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도 냈다. 선발주자로 맛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이고 (맥주도) 문화니까 알린다는 입장에서 시음회도 갖게 된 거다. 책의 목적은 한편으로 맥주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맥주 브랜드는 엄청나게 많다. 네덜란드 칼스버그 맥주박물관에 소장된 맥주 수만도 1만7000가지가 넘을 정도다. 그런데 재료나 제조방식에 따라서 나눈다면, 맥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거기에는 효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보리로 만들었다고만 생각했던 맥주의 진수는 효모에 있는 셈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발효 음료 가운데 두 가지를 꼽는다면 바로 맥주와 와인이다. 효모가 없다면 이 둘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맥주를 만드는 효모는 한 종류가 아니다. 맥주 효모는 크게 ‘자연 야생 효모’ ‘상면 발효 효모(에일 이스트)’ ‘하면 발효 효모(라거 이스트)’가 있다. 효모의 종류는 발효의 종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만들어지는 맥주의 종류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효모의 종류와 발효방식에 따라 맥주 종류 또한 크게 ‘자연발효맥주’, ‘에일(맥주)’, ‘라거(맥주)’로 구분된다.”(p.124)

우선, 자연발효맥주, ‘람빅’으로 불린다. 벨기에에서만 양조한단다. 물론 수출하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맛볼 수 있긴 하다. 수가 많지 않다. “‘람빅’은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야생효모로 만든 ‘자연발효 맥주’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람빅은 맥주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맥주라 할 수 있다.”(p.216) 람빅은 마치 주스 같다. 완전 색다르다. 보통 맥주에서 느끼는 맛이 아니다. 이 교수는 이렇게 표현을 해놨다. “일반 맥주를 녹음실에서 잡음 없이 녹음된 시디(CD)의 음악으로 친다면, 람빅은 관객들 앞에서 즉석으로 연주되는 ‘라이브음악’으로 비유할 수 있다. 제대로 된 람빅을 마시고 나면 마치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솔로 음악을 듣는 기분을 느낀다.”(p.218)

다른 하나는 하면 발효 맥주, 즉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마시는 ‘라거’계열의 맥주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하고 말하자면, 대세다. 과거 ‘OB라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라거는 브랜드가 아니고 맥주 계통의 하나다. 나머지는 상면 발효 맥주, 에일이다. 라거가 깔끔하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면, 에일은 깊고 과일향이 특징이다.

“‘상면 발효 맥주’란, ‘맥주가 발효되면서 거품과 함께 발표통의 위쪽(상면)으로 떠오르는 성질을 가진 효모로 만든 맥주’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면발효 효모, 즉 에일 이스트로 만들어진 맥주는 향긋하고 과일 향과 맛이 강하며 진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오늘날 대표적인 상면발효 맥주로는 영국의 비터와 같은 에일 계열 맥주, 기네스로 대표되는 아일랜드의 스타우트 맥주나 밀 맥주, 또는 벨기에의 수도원 맥주를 꼽을 수 있다.… 하면 발효 맥주를 뜻하는 ‘라거’는 독일어로 ‘저장’을 의미하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뮌헨의 양조자들은 맥주를 동굴에 저장하면서 경험적으로 차가운 온도에서는 효모가 저장통의 바닥에 가라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면발효 맥주는 이처럼 맥주의 발효가 끝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맥주다. 그래서 ‘하면발효’라는 말이 붙여졌다.”(pp.94~95)

맥주, 잔을 따져서 마셔라

이 교수가 전하는 중요한 팁이 있다. 맥주는 맥주 잔에. “책을 쓰고 기쁘게 생각한 것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앞으로 맥주를 마실 때 아무 잔에나 마시진 않을 거다. 소비자가 바뀌면 회사도 바뀔 수밖에 없다. 맥주에 맞춘 맥주잔을 (소비자들이) 요구해야 한다. 맥주 종류에 따라 잔 모양도 달라진다. 벨기에를 가서 맥주를 시키면 맥주에 맞춘 맥주잔이 나온다. 이는 회사에서 고심한 결과물이다. 자기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전용잔을 만든 거다. 우리나라는 이런 고심을 안 하고 있는데, 바뀌어야 한다.”

제공: 즐거운상상
아니 그렇담 왜 그러냐고. 당연히 이유는 있다. “모든 맥주는 그 맥주에 어울리는 전용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 "왜 맥주잔의 모양에까지 신경을 쓰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맥주잔은 맥주의 향, 거품, 맛, 온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전용 잔에 마시는 것이 좋다.”(p.206)

이 교수는 이는 결국 ‘오감’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맥주도 잔에 따라서 아로마(Aroma)나 플레이버(Flavor)가 다르고, 코가 들어가는 깊이가 다르며, 맥주가 혀로 떨어지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곧 맛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래서 잔은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시각, 후각, 미각 등을 따져서 만든 것이 잔이다. (맥주에 맞는 제대로 된) 잔을 주장해야 한다. 그건 일종의 문화발전이다.”

그리하여, 맥주를 제대로 음미하기 위한 맥주잔의 기본형을 제시한다. 와인을 마실 때, 잔 선택을 중요시하듯, 맥주도 그 캐릭터에 맞는 잔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맛있는 맥주를 마시는 법.

- 벨기에 후가르든(호가든)은 커다란 텀블러.
- 벨기에 레페는 고블릿잔.
- 독일 쾰쉬는 가늘고 긴 직선의 잔.
- 발리 와인은 브랜디 술잔이나 커다란 와인 잔.
- 스타우트는 노닉 잔.
- 비에르 드 가르드는 튤립 모양의 잔.

푸드매칭과 거품의 중요성

이어 푸드매칭. “안주도 중요하다. 기네스는 굴이나 어패류가 잘 어울리고, 초콜릿 스타우트는 다크 초콜릿이나 초콜릿 케이크와 잘 어울린다. 남들은 재수 없이 여길 줄 모르지만, (웃음) 안주와 매칭시켜서 마시면 맥주의 맛이 더 낫다.” 그는 사실 안주보다는 빈속에 마시는 맥주가 더 낫다는 빈속 예찬론자다. “모든 음식도 빈속에 넣는 것이 좋은데, 이 책 때문에 빈속에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조금 늘어났다. (웃음) 우리나라에는 안주 없이 맥주를 못 마시는 곳이 많은데, 안주 없이 마실 수 있는 가게들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맥주 마실 때 늘 빈속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첫 잔 등 초반에만. “맥주는 특성상 다른 술보다 많은 양을 마시게 되기 때문에 안주까지 양이 많으면 맥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빈속보다 더 좋은 안주는 없다. 그래서 나는 맥주를 마실 때 철칙처럼 첫 잔은 가장 배고플 때 안주 없이 마신다.” (p.190)

아울러 거품. 우리나라는 맥주를 따를 때, 이상하게 거품이 나는 것을 싫어한다. 거품 같은 인생이 될까 봐 그러는 걸까. 옛날, 아버지로부터 술을 배울 때, 자고로 맥주는 거품이 나야 한다고 들었다. 맥주가 산화되기 때문에 맛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품이 있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지론이었다. 그런데, 많은 술자리가 맥주 거품을 어떻게든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나는 거품이 있는 맥주가 좋다는 말을 계속하는 것에도 지쳤다. 이런 거품론에 이 교수는 확인사살을 해 준다. “거품이 나오면서 산화 방지를 해준다. 그래서 잔에 따라서 마신다. 맥주는 산화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피처를 시키는 것은 그래서 좋지 않다. 마시다 보면 이내 산화되기 때문이다. 거품비율은, 맥주마다 다르긴 한데, 대략 7대3 정도가 좋다. 가게에서 거품 없이 가득 따라주는 것도, 손님에게 욕 들어 먹을까봐 그러지만 좋은 맥주는 마실 때 거품이 남아 있어야 한다.”

책에 좀 더 많은 설명이 나온다. “맥주 광고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이 맥주를 멋들어지게 병이나 캔으로 직접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왜 그럴까? 맥주는 맥주잔에 따르면 거품이 일어난다. 이 맥주 거품은 맥주가 직접 산소와 접촉하여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병이나 캔으로부터 맥주를 직접 마시면 거품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병이나 캔의 입구로 직접 들어간 맥주가 조금씩 산화되어 맛이 없어진다. 또한 맥주를 맥주잔에 따르면 맥주의 탄산이 적당히 방출되어 입맛에 알맞은 상태가 된다. 더욱이 맥주를 투명한 맥주잔에 따르면 맥주 특유의 아름다운 색이나 기포의 생생한 모습, 거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p.209)

부디 앞으로 나에게 맥주를 따를 땐, 거품 걱정은 마시고, 그냥 따라주시라. 거품이 내 인생의 무기력한 산화도 막아줄 수 있다면, 나는 적당히 거품 낀 생을 살아가리라.

‘진짜’ 생맥주를 마시고 싶다

참, 우리가 흔히 마주 대하는 생맥주-병맥주-캔맥주의 맛도 분명 차이가 있다. 원래 열처리나 살균처리를 않은 진정한 생맥주가 가장 맛있는 맥주. “독일에는 ‘양조장 굴뚝이 보이는 곳에서 맥주를 마시라’는 말도 있는데, 살균 처리를 하면 나쁜 균도 없어지지만, 좋은 균도 함께 없어진다. 맥주는 생맥주가 가장 맛있고, 병맥주, 캔맥주의 순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맥주 맛은 캐스크(cask, 나무통) 맥주가 가장 좋단다. 이어 케그(스테인리스 통) 맥주, 병 맥주, 캔 맥주 순으로 맛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의 생맥주는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생(生)이 아니다. “맥주 문화가 발달한 독일이나 영국, 벨기에, 아일랜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양조장에서 가까운 펍이나 카페에서 통 맥주를 즐긴다. 실례로 영국의 리얼 에일(Real Ale)의 경우, 숙성된 맥주는 여과나 열처리를 거치지 않고 나무통에 넣어 펍으로 보내면 펍의 지하실 셀라에서 2차 숙성을 거친 후 손님에게 내놓는다. 영국 펍에서 나오는 리얼 에일이 맛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통 맥주, 즉 캐스크 맥주야말로 효모가 살아 있는 ‘생(生)맥주’이다. 그렇다면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정말로 효모가 살아 있는 맥주일까? 사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생맥주라는 말에는 ‘생(生)’이라는 한자어가 붙어 있어 효모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느낌이 들지만, 일본 맥주회사는 여과를 거친 후 가열처리를 하지 않은 맥주를 ‘생(生)맥주’로 이름 붙여 출하하고 있다. 실제로는 반쪽 생맥주인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pp.195~196)

어디 우리나라에서 진짜 완전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 알고 계신 분, 손! 데려가 주시면, 술값은 제가 내 드립니다.

맥주가 인도하는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

올해 탄생 250주년이 됐다는 기네스 한 잔씩을 마시면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맥주 이야기에 취한 마당에 마침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시음회가 펼쳐졌다. 다만, 맥주의 특성에 맞춘 온도나 잔을 맞추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으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약간 설렜다.

우선, 벨기에의 람빅 계열인 ‘Gueuze’를 시작으로 우리는 또 다른 세계와 만났다. 역시 벨기에의 람빅 계열인 ‘FRAMBOISE’, 독일 훈제맥주 종류인 ‘Aecht Schlenferla Rauchbier’, 최초로 다크초콜릿을 넣어 만들었다는 초콜릿스타우트인 ‘Double Chocolate Stout’, 벨기에의 수도원에서 만든프라피스타 계열의 ‘Trappistes Rochefort’, 스코틀랜드의 스트롱에일인 ‘Ultrabrune’까지. 아쉽게도 시간 관계상 이 교수가 가져온 맥주를 다 맛보지 못했지만, 오감으로 느끼는 맥주의 신세계는 앞으로 나의 비어라이프를 차츰 바뀌어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제공: 즐거운상상

알싸하게 살짝 취한 맥주의 밤, 이 교수의 맥주 덕담으로 시음회는 마무리됐다. “맥주를 마실 때 여러분의 감각을 믿어라. 맥주는 오감으로 마시는 것이다. 항상 차게 마시는 것이 맥주는 아니다. 술을 끊지는 마시고 좋은 술을 찾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내겐 커피가 그랬지만, 맥주도 같음을 확인한 자리. 즉, 오감의 작동. “좋은 맥주는 오감을 즐겁게 한다. 맥주를 마신다는 것은 청각, 시각, 후각, 미각, 촉각이 동원되는 총체적인 감각의 경험이다. 맥주는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다. 맥주는 귀로 마시고, 눈으로 마시고, 코로 마시고, 혀로 마시고, 입으로 마신다. 좋은 맥주를 마셔보면 맥주를 마신다는 것이 왜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는 경험인지 알 수 있다.”(p.282)

아니 모든 음식,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믿고 있는 ‘음식은 1분 만에, 음악은 3분 만에, 영화는 2시간 만에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는 말에 약간 덧붙이고 싶어졌다. ‘맥주와 커피는 10분 만에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최재천 교수의 지론인, ‘알면 사랑한다.’를 빌리자면, 알면 더 맛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탈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만큼 당신의 견문도 넓어진다. 맥주를 통해 즐거운 유럽여행의 추억을 갖고 있는 당신이라면, 맥주를 통해 이생에서 즐거운 추억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 당신이라면, 혹은 맥주 거품처럼 풍성한 사랑을 찾고 싶은 당신이라면, 우리 일상의 맥주에서도 우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 받을 수 있다.

당신의 ‘훼이보릿’(favorite) 맥주는 무엇인가. 이에 분명하게 대답하고, 훼이보릿과 어울리는 작은 디테일을 충족할 수 있다면 당신의 비어 라이프는 좀 더 풍성해지리라. 자, 건배하자. 우리네 비어라이프를 위하여! 캬아~ 좋다~ 이 맛이 맥주다! 여기 한 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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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187호] 추천 작가 블로그 '권지현' - 그 혹은 그녀의 대담함 외 | 예스 공감 2009-10-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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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186호] 아름다운 만남 "이기중" - 당신과 나의 비어라이프를 위하여 | 예스 공감 2009-10-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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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185호] 추천작가 블로그 "꿈꾸는 현자, 양성관" - 책을 쓰는 이유 외 | 예스 공감 2009-10-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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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거야 로시난테>의 '양성관'님의 블로그가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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