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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6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 완독하기 2021-10-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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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민음사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여전히 힘들긴 하다..ㅎ 그래도 뿌듯뿌듯!^^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6권은 요독증을 앓고 있던 할머니의 병세가 심해지고 급기야는 죽음을 맞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았던 할머니가 점점 평소의 모습에서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화자는 이미 혼자인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할머니 마음속에서 떠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예전의 할머니와의 끈끈했던 애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할머니가 병으로 인해 무력해지는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할머니의 이마에 키스하려고 했으나 할머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침착하고도 냉정한 묘사에서 화자의 무너지는 마음을 오히려 더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인간이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육체적, 심리적으로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었다.

 

 

할머니의 눈빛은 완전히 변했다. 자주 불안해하고 불만이 깃든 그 거친 눈빛은 더 이상 예전의 눈빛이 아닌, 헛소리를 내뱉는 늙은 여자의 침울한 눈빛이었다.’(P41)

 

 

 그런 마음은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할머니의 가슴에 묻혀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프랑수아즈는 어머니의 그 차분함에 분노할 지경이었다. 어머니는 총명했던 어머니가 무너져 내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고, 당신을 걱정해서 마음 아프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곧 나을 거라고 안심시켰다. 이런 중에도 프랑수와즈의 충실함은 화자의 가족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몇 날 며칠을 잠을 안자면서도 온갖 힘든 일을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라는 듯이해주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인들이 화자의 가족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도 프랑수아는 용납하지 않았기에 질서가 유지되었다. 프랑수아즈의 이 사명감은 콩브레 시절부터 갖고 있던 것이었다.

 

 

 할머니가 아팠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중에는 베르고트도 있었는데, 그의 명성은 높아져 갔지만,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있었다. 게르망트쪽2 에서는 할머니의 죽음을 비롯하여 베르고트의 병, 마지막에 스완의 병을 언급하면서 죽음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야기는 생각지 않던 알베르틴이 찾아오고 게르망트 공작부인 살롱 만찬회 장면 이야기로 길게 이어진다. 알베르틴은 이전의 솔직하고 착한 모습이 아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조금 성숙한 것일까.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중심을 지키려는 태도가 느껴졌다.

 

 

 게르망트 부인을 보기 위해 아침 산책을 하던 아들에게 어머니는 그런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화자는 오랜 잠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여인을 만나지 않고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실제 프루스트가 동성애자가 되는 계기인가 보다. 한편 게르망트 부인을 사랑했던 그의 마음을 내려놓았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살롱에 초대하려고 안달을 하거나 교제에 힘쓰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생루와 샤를뤼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게르망트 부인에게 시들해진 마음은 다시 뜨거워지지 않는다.

 

 

 생루의 도움으로 스테르마리아 부인을 만나려는 기대감으로 가득 부풀어있는데 생각지 않게 알베르틴이 찾아온다. 발베크에서 알베르틴을 향한 초조했던 마음과 달리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이미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마음과 달리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한껏 스테르마리아 부인에 대한 상상을 하며 만날 시간을 고대하고 있었건만 급한 일이 생겨 못 온다는 전갈이 오자 절망에 빠지다가 흐느껴 울기까지 한다. 이 부분에서 좀 웃겼다. 그렇게 몽상을 하며 함께 만나는 순간을 기다렸지만, 물거품 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때 생루가 나타난 것은 화자에게 있어 구원이었을 만큼 반가워했다. 화자는 생루와의 우정을 논하며 생루와 생루의 친구들과 식사를 하던 일 동시에르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게르망트 부인의 살롱 만찬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식사 문화, 문학, 그림, 칸트를 언급하기도 했고 화초와 식물학, 역사, 음악, 미술 등으로 이어졌다. 게르망트 공작 부부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왔는데 당시 귀족들의 생활상과 허영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게르망트 공작은 부인 외에 많은 정부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귀족들의 사치스럽고 문란한 생활을 알 수 있었다. 기 드 모파상의 벨 아미가 떠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공작부인은 남편의 정부를 살롱 만찬에 초대하여 얘기도 나누고 어떤 정부에 대해 남편과 함께 흉을 보거나 하는 부분은 우리의 정서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놀라웠다. 게르망트 공작부인에게 실망은 했지만, 공작 부인이 빅토르 위고의 시를 인용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화자에게 반향을 일으킨다. 위고의 시집 가을의 잎을 고향에 기증했던 걸 저주하면서 같은 책을 사오라고 하인에게 시킨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완이 등장하는데, 이탈리아 여행에 같이 가자는 게르망트 공작의 권유에 스완은 자신은 몇 달 살지 못할 거라는 얘기를 한다. 병을 앓고 있는 스완도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게르망트 공작은 그런 사람을 앞에 두고 아내와 자신의 몸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스완에게는 1607년에 지어진 퐁뇌프 다리만큼이나 오래 버틸 거라는 말을 한다. 또 검정 구두를 신은 게르망트 부인에게 빨간 구두를 신으라고 다그치는 장면도 웃겼다.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고 때에 따라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빅토르 위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아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었던 건 황금만능주의가 파고들어서였을까. 이 게르망트 공작의 살롱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프랑스 귀족들의 삶과 여인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자주 언급되고 있는 드레퓌스 사건 얘기를 통해서 반유대주의를 프랑스에서 전 유럽으로 확산시켰고 세계 1, 2차 대전의 집단적인 광기를 예고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어머니가 유대인이었고, 어머니에게 고백할 수 없는 사실을 글쓰기로 녹여냈으니, 이 작품은 프루스트에게 있어 삶의 한 양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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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5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 완독하기 2021-09-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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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민음사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대로 쭉 나아가면 완독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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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르망트로 이사를 온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할머니의 건강이 나빠져서 공기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온 것이다. 프랑수아즈와 재봉사 쥐피앵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전에 큰 길가의 집에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존경의 표시를 받으며 살았는데, 이곳은 너무 조용해서 지나가는 사람이 부르는 노랫소리마저 들리는 집이다. 프랑수아즈가 눈물을 흘리며 슬러하는 것을 비웃던 내가, 이제는 슬픔을 느꼈는데 반대로 프랑수아즈는 냉정한 태도를 보인다. 프랑수아즈가 이웃집에 대한 호기심은 식지 않고 관찰하면서 전달하기 바쁘다.

 

 

 이웃에 살고 있는 게르망트 공작 부인에 대한 이야기, 그집의 하인 집사 이야기가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낯선 곳에 이사를 오면 정이 들기까지는 호기심이 들기 마련이니까. 게르망트 성이 공작 부인의 소유라는 등. 부엌 창문을 통해 엿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그집 안 식당이나 가구들까지도 묘사하고 있다. 게르망트 공작과 부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라 베르마를 처음 본 이후, 다시 보러 가게 된다.

 

 

 극장에 [페드르]를 보러 간 화자는 게르망트 공작과 게르망트 공작부인 등 극장에 온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묘사해 놓는다. (귀족과 하류층들의 좌석을 칸막이를 쳐서 구분한 것 같다. 그들에게 괴물이라고 부른 걸 보아 멸시하는 풍조가 있었던 것 같다) 라 베르마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질베르트를 만났을때도 그랬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리고 그녀를 찬미하는 것인지 헷갈렸는데 연기에 담긴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고 생각의 폭을 넓히며 애썼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고전극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유명해질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게르망트 부인을 지켜보면서 사랑에 대한 상념과 추억을 달랜다. 어떻게든 그녀를 쫓아가는데,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될 때는 실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렇게 만나게 되는 걸 귀찮아한다는 사실을 프랑수아즈가 눈치를 주는 바람에 알게 된다. 한편, 생루와 함께 어울리는 이야기도 길게 언급되고 있다. 파리에 있을 때와 달리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파리에 두곤 온 여러 일들이 떠올라 불안했고, 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걱정하고 슬퍼서 생루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화자는 생루를 보러 자주 병영에 갔다. 병영에서 연대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케스트라 연주자의 모습을 떠올리고 다시 어린 시절 정원으로 여행을 한다.

 

 

 

‘(전략) 가장 깊은 잠의 지하 갱도로 우리를 내려가게 하면서, 몸을 덮고 있는 흙과 응회암을 그토록 완전하게 뒤집어, 근육이 잠기고 그 가지를 비틀고 새로운 삶을 호흡하는 바로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정원을 되찾게 해준다. 이런 정원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여행을 하기보다 우리 마음속으로 깊이 내려가야 한다. 땅을 덮었던 것은 더이상 땅 위가 아니라 땅 아래에 있다. 죽은 도시를 방문하려면 여행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발굴해야 한다. 얼마나 덧없는 우연한 몇몇 인상들이 이런 유기체의 분해보다 더 정교한 정확성으로, 보다 가볍고 비물질적이며 현기증 아는 확실한 비상으로 우리를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145P)

 

 

 

 문장이 참 많이 와 닿았다. ‘여행을 하기보다는 마음속으로 깊이 내려가야한다는 것. 그리고 여행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발굴해야한다는 것. 점점 어린 시절의 시간은 희미해져 갈테니.

 

 

 로베르(생루)는 인기가 많았다. 생루의 친구와도 화자의 친구가 된다. 생루가 있는 병영에 가서 자고 오기도 하는 등 병영 이야기도 길게 묘사된다. 생루의 길고 긴 군사 이론에 대한 연설이 이어지는데, 이 장면은 1917년 추가 집필된 것으로 전쟁에 대한 예감과 실제 일어난 현실을 비교하려고 썼다고 한다. 나폴레옹 전쟁과 관련있는 울름과 로디, 라이프치히 전투 등 많은 역사적 전투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다. 전쟁터로 쓰였던 곳이 한번 만 전쟁터로 쓰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거라는 생루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또한 과거에 좋은 전쟁터였다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현실에서도 보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오래전에 전쟁이 일어났던 곳에서 수십 년을 거듭하면서 되풀이고 되고 있으니 말이다.

 

 

 

게르망트 부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문장이다. 14일이나 되도록 부인을 못 만난 일을 되새기면서 보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이는데... 질베르트를 사랑했던 마음은 이제 깨끗이 사라진 것일까. 나이어린 화자의 마음을 빼앗았던 게르망트 부인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앓이를 하는 화자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한때 사랑했던 여인을 잊고 다른 사람에게서 또 그러한 감정을 느끼다니. 시간이 모든 것을 희미하게 해 준다는 것을 상기시키게 한다. 화자는 파리에서 어떤 소식이 없었는지 생루에게 확인하며 온통 게르망트 부인에게 마음이 향한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생루는 애인과의 불협화음으로 힘들어한다. 이런 중에서도 화자는 어떻게든 게르망트 부인을 만나고 궁리하다가 엘스티르의 그림을 다시 보고 싶다는 욕망을 떠올린다.

 

 

그런데. 게르망트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을까?- 그 절실한 마음이 와 닿았는지 빌파리지 부인의 살롱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상상 속의 사랑은 언제나 현실의 사랑을 이기지 못하는 법인가. 아무래도 그런 건 있겠지. 상상의 나래를 펼 때가 모든 건 아름다운 법이다. 실제로 마주한 게르망트 부인에게 실망을 하고 놀라고 나중엔 무관심하게 되었다. 화자가 품고 있던 환상이 깨진 것이다. , 많이 웃겼다. 그렇게 마음을 졸일 때는 언제고. 살롱에 초대된 유명 인사를 비롯하여 노르푸아 씨 등 친구인 블로크, 생루, 스완 부인까지 이야기는 날 새는 줄 모르고 이어진다. 작품 전반에 자주 언급되는 드레퓌스 사건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블로크는 노르푸아 씨에게 귀찮을 만큼 질문을 하며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 사건은 화자의 집사와 게르망트네 집사와 말다툼을 벌일 정도였다는 것으로 보아 민중에게까지 확산된 이슈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할머니의 병환으로 게르망트에 오게 되었는데 그다지 병 치료에는 도움이 안 되었던 것일까. 편찮으신 할머니에 대한 화자의 걱정, 슬픔이 자주 보였다. 그러다가 아래의 문장을 만났다.

 

 

 

우리는 병에 걸려서야 비로소, 우리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세계의 존재에 묶여 있으며, 어떤 심연이 우리를 그 존재로부터 갈라놓아 그 존재는 우리를 알지 못하고, 우리도 그 존재에게 자신을 이해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이 존재가 바로 우리 몸이다,’(496P)

 

 

 

몸에 대한 통찰인가. 연세 드신 엄마를 만나고 와서인지 그냥 가볍게 읽고 지나갈 수가 없었다. 정말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의 육체를 빌려 마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 문장 바로 뒤에는 이런 얘기도 있었다. ‘할머니의 관심이 늘 우리를 향하고 있었으므로, 할머니 자신은 스스로의 병을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 우리 부모들이 다 그렇지 않은가. 할머니의 병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박사의 말을 듣고 눈물로 기쁨을 나누지만...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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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4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 완독하기 2021-09-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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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민음사 | 2014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드디어 4권 완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질베르트를 향한 안타까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녀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그라들었을 때 화자는 할머니와 함께 발베크로 떠나는 장면에서 4권이 시작된다. 하지만 발베크로 와서도 그녀를 깨끗이 잊은 것은 아니었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은 똑같은 아픔으로 화자를 괴롭혔다. 어쨌든 낯선 장소로 여행을 왔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옅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겠지. 화자는 질베르트에 대한 고통과 사랑의 부활이 오래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 감정을 오래 지속시켜 줄 만한 옛 습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 그래서 기분전환이 필요하거나 삶의 전환점이 되기 위해서는 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구나. 항상 있던 자리에서 일상의 루틴이나 감정의 습관이 우리 자신도 모르게 배어 있을 것이다. 화자는 그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습관의 변화, 습관의 일시적 중단이 내가 발베크로 떠날 무렵에 습관의 작품을 완성했다. 습관은 사물을 약하게 하지만 안정시켜 주고, 사물의 붕괴를 초래하지만 그 붕괴를 무한히 유보한다. 몇 해 전부터 나는 날마다 이럭저럭 정신 상태에 따라 다음 날 정신 상태를 가늠해 왔다. 그런데 발베크에서는 새로운 침대가 - 그 침대 옆으로 파리의 아침 식사와는 다른 식사를 가져오는 - 질베르트에 대한 내 사랑을 길러왔던 상념을 더 이상 받쳐 줄 수 없었다. 칩거 생활은 세월의 흐름을 정지시키므로 시간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소를 바꾸는 일일 때가 있다.(물론 드문 일이긴 하지만) 발베크로의 내 여행은 그저 자신의 치유된 모습을 보고자 나서는 회복기 환자의 첫 외출과도 같았다.’(12P)

 

 

 

 그런데 아픈 몸 ? 아주 건강한 편은 아니었으니까 ? 에 예민한 성격은 낯선 장소에 머무르는 일이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떠나올 때부터 어머니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난 어머니가 나 없이도 살 수 있으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다고 느꼈’(19P)다는 부분에서는 웃음도 났다. 이미 청소년 나이인데도 분리 불안을 느끼다니. 어쩌면 부모를 향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일 수도 있겠지. 호텔 꼭대기의 전망 좋은 방도 파리의 내 방처럼 편하지 않았다. 잠을 못 이루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할머니와 손자의 애틋한 사랑과 할머니를 향한 존경심, 친밀함을 묘사한 부분은 따뜻한 감동과 함께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다. 하긴 그랬기에 할머니와의 여행이 가능했겠지.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이런 장면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을까.

 

 

 호텔 창문으로 바라본 풍경 등 당시 부자들과 국제적인 저명인사들이 묵었던 호텔 분위기 등 묘사를 통해서 당시 귀족층의 여행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화자와 할머니가 묵었던 이 발베크 그랜드 호텔은 노르망디의 유명한 해변 도시 카부르 해변의 그랜드 호텔이 모델이며 프루스트는 1907년부터 1914년까지 휴가철을 보냈다고 한다. 여행지에 모인 여러 군상들의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삶, 여배우를 기다리는 연미복 차림 남자들의 설렘, 음식 이야기 등으로 계속된다.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은 재미있다. 그런데 화자는 전혀 평온하지 않다. 하지만 낯선 고장의 사람들 모습에서 르그랑댕과 스완네 문지기와 스완 부인을 만나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스완이 <모세의 생애>벽화에 나오는 이드로 딸의 모습에서 오데트를 떠올렸듯이 말이다. 우리가 아는 인간 유형을 책 속 인물에서 발견하곤 하지 않는가.

 

 

 할머니의 옛 친구 빌파리지 후작 부인을 같은 호텔에서 만났는데도 할머니는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나의 눈에도 그 할머니는 귀족 계급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고 자기 할머니와 담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다지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결국 아는 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17세기 극작가 몰리에르의 아내의 학교의 장면을 소환해 낸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1689년 세비녜 부인이 쓴 글이나 편지가 자주 인용되고 있는데 당시 문화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해변에서 열리는 교향곡 연주회를 언급하는 장면은 오래전 가족 여행 때 해인사 경내에서 교향악단의 연주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멋진 감동을 떠오르게 했다. 정말 흔치 않았던 여행에서의 경험이었다.

 

 

 만연체 문장에 좀 적응이 된 것일까. 술술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읽힌다. 당시 귀족들의 문화생활이나 정치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처음에 화자의 할머니가 옛 친구인 빌파리지 부인을 아는 척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둘도 없는 대화 상대가 된다. 샤토브리앙, 발자크, 빅토르 위고 등 위대한 작가들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일하지 않는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귀족들의 삶을 비판하기도 한다.

 

 

 화자 또한 낯선 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을 어찌할 줄 몰랐는데 차츰 적응해간다. 마차를 타고 여행하는 중에 보이는 꽃들, 사람들, 풍경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이나 삶을 관대하게 생각하게 되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있었다. 할머니를 비롯하여 어른들에 세계에 어울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병약해서 혼자 외출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기에 꿈꿀 수 있는 이성에 대한 동경, 아직은 아니지만 상상력을 동원하여 꿈꾸며 행복해한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은 또 얼마나 애틋한지. 할머니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고 말하는데, 어린아이의 천진함과 순수함이 느껴졌다.

 

 

 빌파리지 후작 부인의 조카인 생루와 화자의 친구 블로크, 샤를 뤼스 씨 등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야기의 맥을 자꾸만 놓쳤다.ㅎ 그래서 앞으로 다시 가서 또 읽고...를 반복하고. 그러다가 발베크를 떠나기 전에 생루가 할머니께 사진을 찍어 드려도 좋은지 물어봤다며 들떠서 치장하는 할머니를 보고 화가 났고 그동안 할머니를 잘못 보아 온 게 아닐까, 하는 화자의 복잡한 감정이 엿보여서 웃음이 났다. 역시나 독점하고 싶은데, 할머니를 빼앗긴 기분이 들어서 질투를 하고 있었다. 단둘이 있고 싶고 할머니 얼굴에 키스하고 싶은데 아무리 기다려도 무관심한 할머니를 원망하며 울다가 잠이 들었다. 이런 손자가 있다면 요즘 할머니들 정말 행복하겠지. ㅋㅋㅋ 너무 귀엽다.^^

 

 

 마차 여행을 하면서 거리에서 보게 되는 소녀들을 향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다. 한창 이성에 관심 있을 나이였으니까. 그 무리들은 노인을 뛰어넘는 등 장난이 지나친 걸 보고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무례한 아이들로 비친다. 시모네 댁 딸이라는 아름다운 소녀와 사귀고 싶어하다가도 변덕스럽게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아무튼 발베크에서 아름다운 소녀들의 얼굴을 보고 사귀어보고 싶은 마음, 그들을 관찰하고 몇 장에 걸쳐 묘사해 놓은 부분을 보면 소녀들을 보는 즐거움을 낙으로 살았다는 걸 알 수 있다. 날마다 다른 옷을 입었으며 새 모자와 새 넥타이를 보내 달라고 파리에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 특정한 누구를 향한 것이 아니라 소녀들의 모습을 보고 관찰하는 것만으로 행복으로 여겼다. 소녀들을 향한 마음은 아래의 문장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그녀들 모두를 사랑하면서 그중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을 만날 가능성이 내 일상에서 유일하게 감미로운 요소였기에, 다니지 이 만남의 가능성만으로도 내 삶의 온갖 장애물을 허물 수 있을 듯한 희망이 생겼고, 동시에 이 희망은 내가 그녀들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주 분노로 이어졌다.(319P)’

 

 

감성이 넘치는 청년의 이성을 향한 애끓는 마음이 엿보여 웃게 만들었다.

 

 

 이후 이야기는 거의 소녀들 틈에서 어울리며 보낸 이야기다. 스완이 말했던 화가 엘스티로를 리브벨의 레스토랑에서 만나게 되고 교류가 시작되면서 끝없이 그림 이야기가 펼쳐지고, 화실에 드나드는 소녀들과 교제하면서 그 중 알베르틴을 사랑하게 된다. 어느 정도 서로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화자는 알베르틴의 요청으로 그녀의 방에 놀러 갔는데, 뜻밖에 거부당하게 된다. 그 충격인지 화자의 마음은 소녀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라는 제목이 참 시적으로 다가왔는데, 어떤 향수를 느끼게 했다. 바로 소녀 시절의 추억 말이다. 여기서 는 마음껏 소녀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의 목소리가 새의 목소리보다 더 다양하고 음량이 풍부한 악기보다 더 많은 음이 담겨 있다고. 그리고 목소리가 변하듯이 얼굴도 계속해서 변해 가리라는 시간의 흐름 그 덧없음을 연상시켜주었다. 이 작품에는 사랑이 없다고 한다. 뒤에 나오는 제목을 보면 알베르틴도 지나가는 사랑을 예고하는 것 같다. ‘대상 없는 탐색이나 내면에서 나오는 감정인 질투가 프루스트적인 사랑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완전한 소유는 그 자체로 사랑의 소멸을 의미한다는 부분도 신선한 해석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고통의 과정을 거쳐 글쓰기에 천착하며 이런 대작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원래 되찾은 시간의 일부분으로 계획되었던 것을 알베르틴에 관한 부분을 추가 집필하여 191912월에 공쿠르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완독!^^

 

 

<기억에 남는 문장>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니라 근면한 습관이 한 권의 작품을 탄생시키듯이, 현재의 기쁨이 아닌 과거에 대한 현명한 성찰이 우리에게서 미래를 보호해 준다.’(291P)

 

 

 

 이번 이야기는 작가의 꿈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1909년부터 1912년까지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작품 전체적인 구상과 집필을 마친 다음 출판사를 찾았다고 한다. 아마도 위의 저 문장을 되새기며 근면한 습관으로 그 많은 분량의 원고를 썼나 보다. 몇 군데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하고 그라세 출판사에서 자비출판을 조건으로 출간되면서 빛을 보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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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3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 완독하기 2021-08-0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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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민음사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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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을 오래 붙잡고 있다가 겨우 완독했다. 주된 내용은 스완 부부의 살롱 이야기와 화자와 질베르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전직 대사였던 노르푸아 씨가 화자의 아버지의 초대받은 손님으로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게 이어진다. 아버지는 항상 외교관이 되기를 바랐는데, 화자는 처음부터 문학에 뜻이 있었다. 그에게 보여 주었던 짧은 글에 대한 노르푸아 씨의 말에 낙담하고, 평소 존경하던 작가 베르고트 이야기도 듣게 된다.

 

 

 스완 부인의 집에 초대된 손님들이 화가 제롬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한다. 오늘날 파리지앵들의 토론 문화도 널리 회자되고 있는데, 당시 이러한 살롱 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었다. 스완 부부는 초대에 참석하지 못하는 지인들의 전보를 모두에게 공유하는 바람에 온천지 호텔과도 같았다. 예전의 삶과 다른 오데트의 변화된 삶이 자긍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

 

 

 스완 부부 이야기가 길게 언급되고 있었다. 그렇게 반대하는 결혼을 했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듯했다. 이전의 스완은 게르망트 사단의 교제에 있어서 따분하고 천박한 느낌이 들면 제명선고를 내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리 신중하지 않았고 까다롭게 굴지 않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변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던 스완이 다른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하지만 그 이야기는 더이상 언급이 없다) 스완은 결혼하기 전에 오데트에게 받은 고통을 복수하고 싶던 열망도 벌써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는 오데트가 눈치 챌까봐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한편 의 질베르트의 사랑은 어디까지 진전되었을까. 스완은 둘의 교제를 그다지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는 여전히 함께 어울리다가 헤어질 때면 슬프고 그녀가 어머니와 함께 외출할 때는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니 슬프다. 언젠가는 질베르트를 만나러 갔는데 그녀는 없고 스완 씨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온 적도 있다. 스완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마음이 찜찜했는데 질베르트에게 이런저런 영향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라는 스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 얘기를 듣고는 내가 뭘 하는지 더이상 알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스완의 이런 바람에도, 그녀를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질베르트가 를 거부하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지는 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안타깝고도 웃음이 났다. 짝사랑은 원래 그런 게 아닐까.

 

 

 오데트가 연주하는(스완이 그토록 좋아했다는 뱅퇴유 소나타 일부를) 소나타를 듣고 베토벤의 사중주곡 이야기로 이어진다. 바그너와 슈만, 베토벤을 마르셀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였다고 한다. 여기서 예술가의 지향점을 언급하는 부분이 나왔다. 자신의 작품이 제 갈 길을 가기 원한다면, 작품을 아주 깊은 곳으로, 아주 먼 미래의 한복판을 향해 내던져야 한다고 는 소나타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스완 부인의 연주를 들으며 황홀해한다. 그게 질베르트를 향한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겠지.

 

 

 그러던 어느 날 스완 부인의 작은 회식에 초대되었는데 거기서 베르고트를 만날 줄이야! 그렇게 존경하던 인물을 만났는데.. 상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해 전당처럼 축조해 놓았던 그 몸을 뜻밖에 보게 되었는데 땅딸막한 키의 그를 보자 어이없이 무너진다.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기가 그토록 좋아한 책을 쓴 사람, 그 작가에 대한 당혹감을 길게 표현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노르푸아 씨가 말했던 이야기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목소리도 괴상하고 발음도 글쓰기 방식도... 모든 것에서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작품에 대한 비판이 길게 이어지는데.. 베르고트의 모델로 그려진 작가는 아나톨 프랑스라고 한다.

 

 

 

취향에 대한 엄격함이나 단지 부드럽다고 할 수 있는 것만을 쓰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를 수년간 무익하고도 멋부리는 하찮은 것들의 세공사로 통하게 했던 그러한 것들이 반대로 그의 힘을 만들어 내는 비결이었는데, 왜냐하면 습관이란 인간의 성격뿐 아니라 작가의 문체를 만들어 내며, 또 자신의 사상을 표현하는데 있어 여러 번 기쁨을 느끼며 만족하는 작가는 그렇게 하면서 자기 재능에 영구히 한계를 긋기 때문이다.(231P)

 

 

 

 주석에 의하면, 아나톨 프랑스는 19세기 작가들을 부드러움을 가진 작가들과 을 가진 작가들로 구별했다고 하는데 위에서는 그의 글쓰기에 대한 취향을 비판하는 부분이었다.

 

 

 위대한 음악가와 철학자들이 말하는 음악에 관한 견해를 언급하는 장면도 나왔다. 도대체 프루스트는 얼마만큼의 독서와 다양한 문화, 예술을 섭렵하고 있었던 것일까,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래서 20세기의 사건이 되는 작품이라고 하는구나 싶었다. 최근 미술 관련 책을 읽는데 이 작품이 많이 언급되고 있었다. 거기서 인용된 내용을 만나서 반가웠다. 짝사랑인 듯 위태로움이 느껴졌는데 결국 후반부는 만날 수 없는 질베르트의 집에 가서 스완 부인을 만나 이야기하거나, 실연의 아픔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많은 나날 눈물을 흘려야 했고, 사랑하던 여자 질베르트를 마음속에서 잔인하게 죽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길고 긴 이야기였지만 참 안타까웠다. 그 과정에서 조금 성숙한 화자가 보였다. 2권에 비해 좀 지루했지만, 한 권씩 이렇게 나아가는 기쁨을 우선으로 여겨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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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 완독하기 2021-04-2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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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민음사 | 201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남의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ㅎ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1권을 통과해서 그런지 2권은 읽을 만했다. 스완의 사랑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불행한 사랑 이야기가 아주 길게 이어진다. 벼락부자가 된 베르뒤랭 씨의 저녁 파티에 오데트의 꼬임에 빠진 스완이 초대된다. 이 모임은 작은 동아리’, ‘작은 그룹’, ‘작은 패거리로 불리며 가입하기 위한 소정의 조건이 있었는데 어떤 신조를 말없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항 중의 하나가 베르뒤랭 부인이 후원을 하며 칭찬하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프랑테와 루빈슈타인을 능가하며’, 코타르 의사가 임상학에서는 포탱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모임의 조건에 어울리게 화가, 의사 코타르 부부 등 당시 명망 있는 귀족들이 모여서 음악과 미술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한마디로 당시 파리의 살롱 문화를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스완과 만나기를 원했던 오데트와 극장에서 대면하게 되는데, 스완의 눈에 비친 오데트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신의 취향이 아니어서 묘한 감정이 복잡하게 일어난다. 그는 거장들의 그림 속에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 특징을 찾아내는 특이한 취향이 있었는데, 보티첼리의 그림에서 오데트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시스티나 성당 벽화 속 이드로의 딸 제포라의 얼굴에서 오데트를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사랑과 질투로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스완과 오데트의 사랑이 진전되는 과정은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재미있다. 처음엔 오데트가 스완에게 거의 구걸(?) 하듯이 스완을 만나고 싶어했다. 스완이 오데트의 집에 갔다가 담배 케이스를 두고 왔는데 오데트는 왜 당신 마음도 두고 가지 않으셨나요. 마음이라면 돌려드리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을 써서 편지를 보내온다. 오데트의 표현이 참 시적인 것 같아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오데트의 마음이 어디로 달아났는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스완은 질투와 절망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스완의 사랑 이야기는 330쪽이 끝나도록 길게 이어진다. 그러니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다 할 수는 없다. 인용 문장 몇 개만 읽어도 스완의 애타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내가 둘 중 하나인 당사자라면 재미없고 슬픈 일일 것이다. 남의 사랑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모든 남자가 오데트의 애인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염세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그의 질투는 처음에 오데트에게서 맛보았던 그 관능과 즐거움보다 더욱 스완의 성격을 바꾸어 놓았고, 또 그 성격이 나타나는 겉모습까지 남의 눈에 완전히 달라 보이게 했다.(P170)

 

 

야식이 끝나면 그녀가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어떤 충동적인 생각으로 포르슈빌의 품에 안길지도 모르니어쨌든 이 가증스러운 여행의 비용을 그가스완이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녀를 막을 수만 있다면그녀가 출발하기 전에 발이라도 삐어 준다면! (P199)

 

 

그리고 스완의 사랑이라는 이 병은 너무도 확산되어 그의 모든 습관이나 모든 행동그의 생각이며 건강이며 수년이며 생명이며 심지어는 그의 죽음 뒤에 그가 소망하는 것에까지도 밀접하게 섞여 그와 하나를 이루었기 때문에스완 자신을 거의 전부 파괴하지 않고는 그로부터 제거할 수 없었다외과 의사 말대로 그의 사랑은 더 이상수술할 수 없는 병이었다.(P210)

 

 

인간적인 상념이무언가 휴식과 명상의 순간에 전념할 때 모든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그런 착한 감정이노란 광선처럼 그녀 눈에서 분출되었다곧 그녀 얼굴 전체가 구름에 덮인 잿빛 들판이 석양빛으로 비쳐 구름이 걷히면 갑자기 변모하듯 환하게 밝아졌다그런 순간이면 스완은 오데트 마음속 삶이나 그녀가 꿈꾸듯 바라보는 것처럼 보이는 그 미래조차도 그녀와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P219)

 

 

 삶이란 참 놀랍다이렇게 엄청난 뜻밖의 일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요컨대 악덕이란 것만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퍼진 모양이다. (P305)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P330)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부르짖던 스완, 그렇게 그의 사랑이 끝난 줄 알았다. 그 이전에 오데트의 과거를 알게 되고 가엾은 연민을 느끼는 것 같았다. 자신을 향한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데트는 꽤 스완의 애를 태우더니, 그래도 사랑의 결실을 맺어서 다행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3부 고장의 이름에서는 스완과 오데트가 결혼하여 딸 질베르트를 낳았는데 화자는 또 질베르트를 좋아해서 쩔쩔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질베르트는 엄마 오데트를 닮았는지 꽤 화자의 애간장을 태운다.

 

 

그 장소들은 당시 우리 삶을 이루었던 여러 인접한 인상들 가운데 가느다란 한 편린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추억은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 ! 집도 길도 거리도 세월처럼 덧없다.(P407)

 

 

3부 고장의 이름에 나오는 위의 문장(끝부분)을 읽으면서는 오랜 유년의 기억 속에 골목, 친구들의 웃음소리, 한낮의 비둘기 울음소리 등이 떠올랐다. 화자의 말처럼 추억이란 그리움의 다른 이름인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모두 변해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데 우리 기억 속에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 덧없음이여.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1905년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귀족들의 살롱에서 살다시피했던 딜레탕트 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파리의 가장 번화한 오스만 거리 102번지에서 낮에는 자고 밤에는 글을 쓰는 긴 칩거 생활 끝에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으로 기록된다는 이 작품 말이다. 칩거한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데. 그 위대한 칩거 덕분에 우리는 19세기 말 벨 에포크시대 사회상을 알게 되는 것이다. , 이렇게 2권을 완독했구나.3권도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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